향기마을
미네르바는 누구인가? 본문
2008년 3월 포털 다음 ‘아고라’에 처음으로 등장한 미네르바는 8월 말 세계적인 투자회사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예측했다. 같은 해 9월 중순 리먼 브러더스는 파산했다. 특히 그가 8월 자신의 블로그에 쓴 환율급등, 국내 증시폭락,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의 경제 위기 시나리오는 섬뜩하리만큼 적중시켜 온라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객으로 떠올랐다.
그는 정부가 금융기관과 주요 수출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전문을 보냈다는 글과 관련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지난 1월 9일 검찰에 구속됐고, 4월 20일 1심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한편 그가 유명세를 치르자 ‘가짜 미네르바’까지 등장,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 미네르바의 적중 예측 5
1.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한국 불똥 예언
7월부터 주장, 미네르바라는 필명 알려짐
2. 리먼 브라더스 파산 예언
9월 10일 리먼브라더스 파산 5일 전 리먼 파산과 이후 시나리오 예측
9월 14일 리먼 브라더스 파산 신청
:미네르바를 알린 결정적 주장. 이후 예언자 대접
3. 환율 1400원 예측
10월 6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해 300억 달러 이상 안 가져오면 환율 1400 간다.”
10월 23일 환율 1400원
4.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예상
미네르바 10월 초부터 줄기차게 스와프를 주장
10월 30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환율 하루만에 151 급락해 1200대 진입
5. 50위권 건설사 1~2곳 부도
9·10월 하도급 순위 50위 안에서 1~2곳 부도처리 가시화
11월 12일 시공능력 평가 41위 중견 건설업체 ‘신성건설’ 부도
친구 아버지 주식 실패 자실에 위기의식
![](http://isplus.joins.com/component/htmlphoto_mmdata/200906/htm_200906291353210107000001070100-001.jpg)
미네르바에게 좀 생뚱맞은 질문을 던졌다. 그의 대답은 간결 명쾌했다. “나도 나를 모른다”고 했다. 그는 “1980년대는 군부 독재정권을 타도해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청년으로서의 사회적 명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정확히 무엇을 바꾸겠다는 대의명분이 사라졌다. 그래서 나를 몰라 정신적 공백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활동을 한 이유가 “뭔가를 바꾸고 나를 찾고 싶은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토로했다. 인터넷에서 경제문제에 특히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해 “한국 경제의 초고속 성장과 함께 사회변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경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중학교 때부터였다”고 말했다.“1997년 IMF 때 아버지가 부동산 보증을 서는 바람에 피해를 봤다. 친구 아버지는 주식 실패로 자살까지 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도와 파산이 났다. ‘나도 당할 수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느껴, 경제 잡지와 신문·서적 등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이어 “IMF를 겪으면서 거시경제와 세계경제에도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IMF 발생 원인에 대해 “김영삼 정부의 외환시장 개방 자율화 조치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난 사실주의자”라고 표현했다. 기관이나 특정단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개인의 관점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첫째 거시경제, 둘째 수치, 셋째 개인적인 자산 방어다. 특이한 것은 ‘국가나 전체의 이익보다 개인이 살아야 조직이 산다’는 관점이었다. 존경하는 경제학자로 존 케인즈를 들었다.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과 복지라는 사회 안전망이 확대돼야 정책 결과를 극대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 자신의 관점과 맞아 떨어져서다. 자신의 경제적 스승으로 ‘경제학원론’을 쓴 이준구 서울대 교수와 DJ 정부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를 꼽았다. 그는 마르크스 레닌주의와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너무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산업화가 진행된 현재는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펼칠 당시와 많이 다르다. 유물론적 시각은 요즘 시대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0일 미네르바가 무죄로 석방되자 국내 언론들이 그를 논객으로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여기에 해외 언론까지 가세했다. 특히 올 2월 한국을 방문했던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미네르바와 면담하기를 희망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 경제전문가들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던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미네르바가 적중시키자 그와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어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당시 미네르바가 구속 중이어서 힐러리 장관과의 면담은 불발됐다. 미네르바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은 그의 말 하나 글 하나가 미칠 엄청난 정치 경제적 폭발력 때문이었다. 언제나 서민들의 편에서 서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려고 했던 그의 모습이 네티즌들에게는 그의 예측력 못지않게 그를 환호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미네르바는 내년 초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올 9월 학기 등록은 늦어 내년 3, 4월쯤 미국으로 건너가 5월 학기에 입학할 생각이다. 올해 항소심이 끝나면 마음 편히 1년쯤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니고 3학년에 편입해 정통 경제학(선물 분야 전공)을 공부 할 계획이다.
버지니아에 있는 교포 후원자가 숙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학비는 직접 벌 생각이다. 지역은 LA·뉴욕·버지니아·시카고 중 하나를 생각 중이다. 해외 여행 경험이 전무한 그는 “한국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일본과 영국에도 가고 싶다”는 말도 피력했다.
누구도 나를 이용하지 마라!
![](http://isplus.joins.com/component/htmlphoto_mmdata/200906/htm_200906291341430107000001070100-001.jpg)
미네르바는 독서가 생활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칠 정도다. 그런 미네르바의 어릴 적 꿈은 화가였다. 미술, 특히 서양화에 관심이 많다. 미네르바는 요리 솜씨도 최고다. 삼계탕을 잘 끓인다. 한 번은 갈비를 사왔더니 저녁 메뉴로 갈비찜을 만들어 놓았더라.
미네르바는 잠이 별로 없다. 하루 3시간도 안 잔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서다. 지저분한 것은 보지 못하는 성격이다. 나 혼자 살 때는 청소하지 않아 집이 엉망이었다. 미네르바와 같이 지내면서 집이 호텔급이 되었다. 정리정돈의 ‘대마왕’이다.
출감 100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사람을 경계한다. 하루는 안경을 바꾸고 머리를 깎았다.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오늘 지하철 타고 집에 오는데 어떤 노인분이 자기를 알아보고 하시는 말씀이 ‘주식 뭐 찍으면 될까? 좀 알려줘’라고 하기에 안경을 바꾸고 머리를 깎았다’고 했다. 미네르바는 지친 서민들의 삶을 가슴 아파한다. 하루는 지하철을 같이 타고 집에 오는데, 시각장애인 노인분이 객차 내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미네르바는 ‘저런 분들도 사회보장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와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온라인에서는 ‘경제 대통령’이지만, 오프라인에서는 30대 초반의 평범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다. 그런 그가 검찰 마약수사대에 의해 연행되고, 독방에 100일 이상 수감된 것이 충격이었을 것이다.그는 “죽고 싶었다”“두번 다시 갈 곳이 못 된다”고 했다.
김승민씨는 서울 서대문구의 모 아파트에서 미네르바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씨는 미네르바가 지난 4월 무죄선고를 받은 후 부터 신변보호 차원에서 늘 곁을 지키고 있다.
미네르바에 대한 오해와 진실
미네르바는 좌파다
No“나는 좌파가 아니다. 지난해 전국을 뜨겁게 달군 미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때 좌측 인사들의 러브콜이 많았지만 현장조차 가지 않았다. 보수진영도 나를 불렀지만 거절했다. 나는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싫어한다. 나는 중도다.”
짜깁기의 달인이다
No“검찰 쪽에서 흘러나온 이야기지만 나는 짜깁기를 하지 않는다. 책을 통해 경제 정보를 얻고 반드시 각종 경제 자료를 검토한 후 글을 쓴다.”
인터넷 폐인이다?
No“나를 온종일 인터넷만 하는 인터넷 폐인으로 보는 것은 잘못 본 것이다. 나는 인터넷을 거의 하지 않는다. 다큐를 보는 것 정도만 한다.”
안티 이명박이다
No“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일관되게 비관적인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나온 오해다. 나는 서민 편에 서서 입장을 피력하는 것일 뿐 ‘안티 이명박’은 절대 아니다.”
미네르바는 주식은 하지 않는다
Yes“주식은 하지 않는다. 주식 객장에도 한 번 가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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