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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과 '왕과 나' 본문
<'이산' 추격에 '왕과 나' 바짝 긴장> | |||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10-02 11:15 | |||
정조의 생존 vs 성종의 사랑…팽팽한 대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MBC TV '이산'의 추격이 심상치 않다. 아직까지는 SBS TV '왕과 나'가 우위를 점령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역전극이 펼쳐질 가능성도 보인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일 '왕과 나'는 23.4%, '이산'은 17%의 전국 가구 시청률을 보였다. '이산'에 비해 3주 앞서 출발한 '왕과 나'가 아직은 여유 있게 앞서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산'의 추격 역시 만만치 않다.
이들의 팽팽한 대결 덕분에 시청자들은 가을 밤 사극의 정취에 푹 빠지게 됐다.
◇숨막히는 스릴러 vs 가슴 절절한 멜로 구중궁궐 속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고민하는 왕(이서진)의 모습이 아침 바람처럼 신선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산'의 정조는 수많은 군졸들이 지키는 궁궐 속에서 자객의 습격을 기다린다. 올 것을 알기에 기다린다. 그러나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는 오리무중이다. 그는 생과 사의 기로에서 존재의 의미에 대해 고뇌한다.
'이산'은 이를 마치 '서바이벌 게임'처럼 그려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절규하면서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은 각오를 하는 세손 정조의 모습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듯 짜릿한 재미를 준다. 권력을 향한 살 떨리는 암투 속에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정조의 이야기는 스릴러 영화 '햄릿'을 보는 듯한 묘한 매력을 전해준다.
반면 '왕과 나'는 요즘 연일 눈물 바다다. 성종(고주원 분), 처선(오만석), 소화(구혜선)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가슴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세 배우는 마치 누가 더 잘 우나 경쟁을 하는 듯 눈물을 철철 쏟아내고 있다.
철저하게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멜로에서 성종은 사가 시절 정인이었던 소화를 곁에 두지 못해 가슴을 치고, 소화는 후궁 첩지를 받기 위해 입궐했으나 대비의 반대에 가로막혀 상사병으로 드러눕는다.
또 처선은 소화를 향한 사랑을 눌러야 하는 고통과 소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시가 돼야 하는 기로에서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특히 1일 방송에서 처선이 흘린 눈물은 양동이를 채우고 넘칠 양이었다.
◇산뜻한 이서진 vs 애절한 오만석 두 작품의 주인공을 맡은 이서진과 오만석은 둘 다 초반 '미스 캐스팅' 논란을 낳았던 공통점이 있다. '과연 사극에 어울릴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 '다모'에 출연한 바 있지만 현대적인 이미지의 이서진이 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다소 이국적이고 강한 이미지의 오만석이 내시에 어울릴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던 것.
그러나 '이산'에 이서진이 등장하자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반색 일색이다. 아역 박지빈의 또랑또랑했던 모습 역시 사랑받았지만 청년 정조 이서진의 모습 역시 산뜻함으로 어필하고 있다.
시청자 우진영 씨는 '이서진 씨 다시 봤어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실 이서진 씨가 정조 역할을 맡았다고 해서 좀 걱정했다. 그런데 왕으로서 카리스마와 동시에 인간적인 따뜻한 면까지 섬세하게 살린 내면 연기에 홀딱 반했버렸다"고 밝혔다.
반면 오만석은 불과 한 주 전까지만 해도 '미스 캐스팅'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분장 탓이 컸다. 탄탄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앞이마를 훤히 드러낸 '올백'의 댕기머리 총각 분장이 영 어색한 것. 이 때문에 감정 몰입이 방해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1일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온통 오만석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 최기선 씨는 '오늘 오만석 씨 연기 정말 섬세하고 최고시네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감정 표현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부분이 처선이라는 인물인데 넘치지도 않으면서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어려운 연기를 참으로 잘했다"고 극찬했다.
애절함의 최고봉을 달리는 처선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울리고 있는 가운데, 2일 방송에서 처선이 스스로 거세하면서 내시를 택하게 되면 그간 어색했던 댕기머리 모습도 사라질 전망이다.
◇재미를 더하는 조연들의 연기 대결 '이산'을 보다 보면 '대장금'을 순간순간 떠올리게 된다. 이병훈 PD는 '이산'을 만들면서 전작인 '대장금'에 기용했던 배우들을 상당수 재기용했다. 마치 중종 때 인물들이 영-정조 시대로 환생한 듯하다. 견미리, 이희도, 지상렬, 맹상훈 등을 중심으로 '대장금'에서 봤던 출연진이 대거 등장한다. '대장금' 때도 활약이 대단했던 이들은 '이산'에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생생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다.
'왕과 나'에서는 전광렬과 윤유선, 안길강 등이 '포스'를 발휘하고 있다. 전광렬이 연기하는 내시부수장 조치겸의 카리스마는 극 초반부터 이미 주인공 세 명을 압도했고, 처선의 양어머니 월화의 윤유선과 개도치 역의 안길강도 묵직함을 더해주고 있다. 1일 방송에서는 윤유선의 눈물 연기가 특히 호평을 얻었다.
다만 김정민이 연기하는 버들이의 캐릭터는 너무 튄다는 지적이다. 시종 가슴 절절한 이야기 속에서 소화를 견제하고 괴롭히는 버들이의 모습은 도를 넘는 바람에 억지스럽게 여겨진다. 극의 흐름이 깨질 정도.
시청자 홍인선 씨는 "얄미운 푼수연기를 잘하긴 하는데 극중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튀더군요. 너무 건방지고 튀어서 흐름이 깨진다고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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