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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종영

두바퀴인생 2007. 7. 13. 11:56

 

 

<'거침없이…' 결국 하이킥 날렸다>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7-13 07:36 | 최종수정 2007-07-13 08:14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제작발표회

시트콤 장르 파괴 등 긍정적 평가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거침없는' 이야기 전개로 인기를 끌었던 MBC TV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하 하이킥)이 13일 종영된다.

 

2006년 11월 6일 첫 방송을 내보낸 뒤 167회로 마침표를 찍는 '거침없이 하이킥'은 단발성 웃음에만 집중했던 기존 시트콤과 달리 멜로 드라마적인 요소와 미스터리 서사구조가 가미돼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출연 배우들은 시트콤 인기에 힘입어 스타가 됐고 시트콤 제목은 사회 곳곳에서 단골 메뉴로 인용되기도 했다.

 

◇시트콤의 일탈 = '하이킥'은 단발성 이야기와 코미디를 가미한 기존 시트콤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코미디라는 기본 골격에 정통 멜로드라마 드라마 못지않은 러브라인, 스릴러적인 요소, 드라마적인 줄거리의 연속성이 잘 버무려졌다. 가족물과 멜로, 스릴러와 코미디를 마구 넘나들면서 시트콤의 새 장을 연 셈이다.

 

기존 시트콤에서 자주 등장했던 전형적인 캐릭터와는 달리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양면적인 성격을 지닌 인물을 배치해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도 진한 감동을 선사했고, 예측불허의 캐릭터들을 통해 다양하면서도 재미있는 볼거리를 선사했다.

 

◇가족의 '재발견' = 'LA 아리랑'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이상 SBS)에서 '하이킥'으로 이어지는 김병욱 PD의 인기 시트콤 릴레이에는 주로 3대가 총출동한다.

 

웃음과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엉뚱하게 망가지는 할아버지ㆍ할머니에 뭔가 부실한 아들ㆍ딸 내외 캐릭터가 '하이킥'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다.

 

'야동순재' '식신준하' 등 뭔가 하나씩 부족해 보이는 캐릭터지만 이들이 모인 '하이킥'을 통해 시청자들은 변화하는 이 시대의 가족관계를 쉽게 엿볼 수 있다.

 

할아버지의 권위와 고부간의 권력관계가 경제력에 좌우되고, 형수와 시동생 사이에는 일상적이지 않은 긴장감이 흘렀다. "가족 안의 역학관계를 통해 가족이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던 김 PD의 바람이 고스란이 투영됐다.

 

◇'하이킥'이 남긴 것들 = 장르와 방영시간대의 파괴 등 '하이킥'의 새로운 실험은 소기의 결과물을 낳았다.

 

상대 방송사 일일극이 버티고 선 저녁 시간대를 비집고 들어가 시청률 15~20%을 유지하며 메인뉴스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데 일정 정도 성과를 거뒀다. 시트콤으로는 처음으로 스튜디오 카메라와 ENG 카메라 비율을 4 대 6으로 맞춰 웰메이드 드라마를 지향한 점도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엉뚱하고 다양한 '하이킥'의 캐릭터는 네티즌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극, '야동순재' ' 꽈당민정', '식신준하' 'OK해미' 등 수많은 별명을 유행시켰다. 특히 UCC(이용자 손수 제작물)가 대중화되면서 '하이킥'을 패러디한 다양한 영상들이 인터넷에 퍼져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이킥' 출연자들은 대부분 시트콤 인기에 힘입어 방송 기간에 모두 21개의 CF에 출연하는 등 CF 스타로도 자리매김했다.

 

긍정적인 평가 뒤에는 아쉬움도 남겼다. 주 5일 방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 일정에 쫓길 수밖에 없었고, 인기를 끌자 고질적인 연장방영 관행을 재연하는 등 일일시트콤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속성 있는 이야기 전개와 애절한 러브라인은 주목받았지만 애초에 말하려고 했던 고부간의 갈등과 준하를 통한 가장의 이야기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