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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여기는 NASA!] NASA는 미국의 힘 | |||
위클리조선 | 기사입력 2007-06-21 10:46 ![]() | |||
1년 예산 16조원… 다른 나라들 전체 우주예산보다 많아항공우주·국방산업을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려… 국민 결집에도 큰 역할정규직원 2만3200명 중 아시아계는 6% 차지… 평균 연봉 9만8000달러 NASA의 1년 예산은 164억달러(2006년)로 한국 항공우주연구원 예산 3억2000만달러의 약 50배, 일본 16억달러의 10배에 달한다. 유럽우주국(ESA)의 38억달러(참여국의 개별 예산까지 합하면 56억달러), 중국 5억달러, 러시아 13억달러 등 다른 나라 전체 우주기관의 예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긴 해도 경제규모에 비례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우주개발에 쏟아붓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미국의 국력을 지탱하는 힘이 우주개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은 우주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항공우주산업에서 독보적 존재가 됐다. 세계 주요 6개국의 항공우주산업 매출액 2700억달러(2004년)의 6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 수출액의 약 7%도 이 분야에서 나온다. 항공우주산업은 군사력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므로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국민을 결집시키는 데도 우주개발은 큰 효과를 발휘한다.
우주개발은 미국을 탄생시킨 청교도 정신과 맥이 닿아 있다. NASA의 수장인 그리핀 국장은 “청교도들이 낯선 대륙에 도전해 추위와 굶주림을 이기고 후세에 번영된 국가를 물려줬듯이 달과 화성으로 활동무대를 넓히는 것이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강대국이 되려면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에서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은 우주개발을 통해서 경제·군사력·국민 결집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NASA의 태생 과정에서도 순수한 과학적 목적보다는 국가 이익과 결부된 우주 경쟁이 설립의 가장 큰 동기였다. 1957년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발사에 성공한 후 미국은 충격에 빠졌고 이듬해 만든 조직이 바로 NASA였다. 결국 미국은 매년 연방예산의 4%씩을 NASA에 쏟아부어 아폴로 달 탐사 계획을 성공시켰다.
냉전이 끝나면서 1990년대엔 NASA의 우주탐사 예산도 연방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줄어들었다. 어려움에 빠진 NASA는 아폴로 프로젝트 때처럼 달과 화성에 대한 유인 우주탐사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고 한다. 2020년까지 NASA의 예산안에 의하면 유인 우주탐사 부문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유인 탐사가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긴 하지만 과학적인 면에선 무인 탐사 분야에서 기념비적 성과를 많이 냈다. 태양계 7개 행성에 1대 이상의 무인 탐사선을 보냈고 파이어니어·보이저 등 4대의 우주선이 태양계 밖으로 날아가고 있다. 화성에는 로봇을 세 차례 보냈고 화성 주위로 탐사위성 2대가 돌고 있다. 카시니 탐사선 역시 토성 궤도를 돌며 탐사 중이다. 우주 탐사 외에도 지구 궤도에 인공위성을 띄워 지구 환경의 변화를 관측하는 일도 한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지구관측시스템(EOS·Earth Observing System) 위성 프로젝트다. 또 지구 궤도에 허블·스피처 망원경 등을 띄워 놓고 천문우주 관측을 하기도 한다. NASA의 항공학팀은 또 더 안전하고 빠르며 공해가 덜한 비행기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국가 공무원인 NASA의 정식 직원은 1만8000명이다. 여기에 캘리포니아 공대 소속으로 제트추진연구소의 일을 하는 5200명을 포함시키면 정규 직원은 2만3200명이 된다.
인종별로는 정식 직원 중 백인이 1만3800여명으로 75%를 차지하고 흑인이 2100여명으로 11%, 아시아계가 1100여명으로 6%, 히스패닉이 1000명으로 5% 순이다. 정사원의 평균 연봉은 9만8000달러이고 평균 연령은 46세다. ▒
NASA의 한국인 인공위성 개발 총괄책임자는 재미동포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에 따르면 NASA와 미국 항공우주산업에 근무하는 한국계 과학자는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인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의 제트추진연구소에는 5000여명의 직원 중 70여명이 한국인이다.
제트추진연구소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한인 과학자는 박영호 박사다. 그는 1979년부터 지금까지 28년간 제트추진연구소에 근무하면서 태양계 행성 무인 탐사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제트추진연구소의 또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 1.5세는 현재호(미국명 제이슨 현·사진)씨다. 그는 일찍부터 연구개발 경영관리로 전문분야를 설정해 지구를 관측하는 인공위성·탑재기기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수석기술자가 됐다. NASA의 한국인 가운데 가장 높은 직위에 오른 그는 매년 4500만달러의 예산을 직접 집행하면서 제트추진연구소의 기술개발 로드맵을 작성하고 감독하고 있다. 현씨는 “시스템 위주의 사회인 미국에선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비를 할당하고 조직하는 일이 더 중요하게 여겨질 때가 많다”며 “미국 과학자들이 개별적 능력에 비해 큰 성과를 내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이 NASA에 들어가는 방법 중 하나는 박사후 과정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이다. NASA 10개 센터의 박사후 과정은 한 해에 50명 정도를 뽑는다. 보통 200명 정도가 지원하므로 경쟁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지난해 박사후 과정에 들어간 심창섭 박사는 “NASA가 아주 높은 수준의 학력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지원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정기적으로 뽑는 박사후 과정 말고도 연구센터에서 필요에 따라 연구인력을 채용하므로 평소에 인맥 관리를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학술회의에 참가해 실력 있는 학자들과 친분을 쌓고 자신의 연구 내용을 알려두면 그들을 통해서 채용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NASA는 보안심사가 철저해서 채용과정이 6개월 이상 걸린다. 특히 정식 직원이 되려면 미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박사후 과정은 계약직이지만 일단 NASA에 들어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를 잡으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계속 자리가 주어진다. 대우도 대학에 비해 좋은 편으로 5만달러 이상의 연봉에 학술대회 참가비용을 지원한다.
NASA의 우주센터 제트추진연구소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패서디나 로봇이나 인공위성 등 무인우주탐사를 맡는 기관. 화성에 보낸 무인탐사로봇, 파이어니어, 갈릴레오, 카시니 등 무인우주탐사선도 이곳에서 만들어 보냈고 계속 교신을 하며 조종하고 있다. 에임스연구센터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이곳에서는 주로 위성과 우주탐사선의 항법기기와 관측기기를 개발한다. 2300명이 근무하며 컴퓨터공학과 우주생리학, 나노공학 등을 연구한다.
글렌연구센터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제트엔진과 로켓엔진 등 추진체를 주로 연구한다. 거대한 풍동 실험실, 연료의 연소, 엔진 소음과 배기량 등 수많은 실험실을 갖추고 있다.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그린벨트 지구관측위성과 우주에 떠 있는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기상, 환경, 지구 물리, 자원탐사 등 지구과학과 천체물리를 연구하는 미국 최대의 과학기관이다. NASA 본부 워싱턴 DC 산하 10곳의 우주센터, 연구소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을 책정한다. 드라이덴비행연구센터 캘리포니아 모자브 사막의 에드워드 공군기지 내 주로 대기권 내 비행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며 항공기의 구조 테스트와 시뮬레이션 시설을 갖추고 최첨단 항공기와 우주선을 개발하거나 성능을 개선한다. 스테니스우주센터 미시시피주 핸콕 로켓 엔진을 테스트하는 곳이다. 존슨우주센터 텍사스주 휴스턴 아폴로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우주왕복선, 우주정거장 등 유인우주탐사를 맡는 기관. 우주정거장과 우주왕복선을 관제하는 미션컨트롤센터가 있고 300여명의 예비 우주인들이 실물 크기의 우주선 모형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케네디우주센터 플로리다주 메리트섬 케이프 케너배럴 우주선과 인공위성 대부분을 발사하는 곳이다. 우주선을 조립하는 거대한 시설이 있고 우주왕복선이 귀환할 수 있는 활주로가 있다. 마셜우주비행센터 앨라배마주 헌츠빌 차세대 우주선과 로켓, 달 착륙선 등을 개발한다. 스페이스 셔틀의 엔진, 우주정거장, X레이 우주망원경 등의 제작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랭글리연구센터 버지니아주 햄프턴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항공연구기관으로 20세기 주요 항공기술이 여기서 개발됐다. 항공기 안전장치, 비행술, 항공역학, 항공재료 등에 관한 연구를 한다. / 휴스턴·LA = 박준동 기자 jdpark@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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