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자식이 뭐길레...

 

 

"자식이 뭐길래..." 자녀 유학비 고민 자살

 

● 앵커: 아들 딸 외국에 유학 보내고 그 비용 대느라 우리 부모들 허리가 휘고 있습니다.

급기야 자녀유학비 마련에 수억 원의 빚을 지고 우울증까지 앓던 한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박민주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기자: 어젯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50대의 한 주부가 11층에서 뛰어내려 숨졌습니다.

이 주부는 4년 전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면서 수억 원의 빚을 졌고 유학비 걱정으로 고민하다 우울증까지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사고 조사 경찰: 돈 문제 때문에 유학비 조달하는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 기자: 6년째 남편의 수입이 일정치 않아 어려운 형편이었기 때문에 아들의 유학비용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두 명의 자녀를 유학 보낸 한 기러기아빠는 생활고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 가장은 두 아이와 부인을 외국에 보내고 혼자 자신의 아파트에서 지내다 쓸쓸히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올해 44살의 회사원 박 모 씨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기러기아빠입니다.

2년 전 필리핀으로 딸아이와 부인을 유학 보내고 회사에서 받는 월급 대부분으로 뒷바라지를 하고 있습니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도 딸아이가 잘 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 박 모 씨: 때로는 후회가 되기도 하는데 큰 목적이 자녀 때문이었으니까, 1년 정도만 더 하면 되니까...

● 기자: 자녀 1명을 미국에 유학 보내는 데 드는 돈은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해 1년에 우리 돈으로 5000만원에서 1억 원 정도입니다.

보통 월급쟁이 직장인으로서는 여간해서 감당하기 힘든 돈입니다.

한때 신용불량자가 됐다가 신용회복을 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건수는 지난 4년 간 122만 건인데 이 가운데 10%인 13만여 건이 교육비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녀유학 때문에 빚더미에 앉는 부모가 급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외유학만 갔다 오면 아들, 딸이 성공할 수 있다는 심리가 이런 풍조를 만들어 내는데 한몫을 했습니다.

● 강태중 교수: 스트레스라든가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감안하면 그 투자에 대한 이익을 제대로 건질 수 있느냐...

● 기자: 해외유학이 만사가 아닌 줄 알면서도 유학비 때문에 한숨짓는 엄마와 한국에 홀로 남아 가족을 그리워하는 기러기아빠는 날로 늘어만 갑니다.

MBC뉴스 박민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