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12 본문
두 바퀴에 인생을 싣고......12
세월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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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 아침 풍경.
지난 여름 동안 새벽에 일찍 출발하여 주로 마석을 지나 새터를 경유 북한강 자전거길로 갔다. 해가 뜨서 뜨거워지기 전에 일찍 제초작업을 실시하기 위해서다. 마석을 지나가면 멀리 동녘에는 아침 해가 솟아오르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지난 7월부터 8,9월까지 거의 세 달 동안 북한강 제초작업을 실시했는데, 1주일에 토~일요일을 제외하고 평일에 3~4일간씩 실시했다. 해가 뜨면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땀이 비오듯 솓아진다. 얼음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며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자전거족들이 지나가는데 평일에는 대부분 나이든 중년 이상 사람들이다. 대부분은 그냥 지나가지만 그 중 일부는 '수고한다', 또는 '감사합니다'하면서 지나간다. 나의 노고를 알아주니 고마운 마음이다. 그런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인간성이 메말라 버린 것이거나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평일에는 제초 작업을 하고 땀이 험뻑 젖은 상태로 양수역 막국수집으로 가서 막국수를 먹고 다시 북한강 철교를 지나 팔당~깔딱 고개~왕숙천~사능으로 돌아온다. 사능 자전거 가게에서 정비도 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땀을 식히고 집으로 돌아온다.
토요일에는 새벽에 첯 전철을 타고 강촌까지 가서 강촌 내륙 도로를 주행했다. 내륙 도로 코스는 강촌역에서 우측으로 403번 도로를 타고~창촌리~소주고개 터널~후동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충효로를 따라~충효대교를 지나~발산리~마곡리를 경유하여 가다보면 한서 삼거리가 나타난다. 한서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86번 도로인 한서로를 타고 한서 남궁억 기념관을 지나 길고 가파른 동막리 고개를 오르면 샤인데일 골프장이 나타난다. 골프장을 지나면 놀래미 고개 정상이 나타나고 고개를 계속 내려가면 설악 시내가 나타난다. 설악에서 다시 좌회전하여 가다가 우회전하여 37번 도로를 따라 가면 중미산 고개로 가는 길이다.
중미선 고개는 경사는 약하지만 오르막이 길고 여러번 고개가 나타난다. 대부분 여기서 지치게 되는데, 젊은이들도 힘겹게 오르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한참을 달리면 중미산 고개 정상에 다다르게 되고 정상에서 우회전하여 내려가면 서후 고개와 벗고개를 넘어 양수역으로 갈 수 있고 명달리로도 갈 수 있다. 그대로 바로 계속 내려가면 북한강변 문호리에 도달하게 된다. 문호리에서 좌회전하여 북한강변을 따라 차도를 달리면 양수리 방향으로 가고 문호리에서 우회전하면 청평 방향으로 북한강을 따라 갈 수 있다.
나는 중미산 고개 정상에서 주로 양평 방향으로 가는데, 내리막길을 한참 신나게 내려가면 멀리 옥천면이 보이고 좌측 길 옆에 중미산 막국수집이 나타난다. 그곳에서 우회전하여 옥천면 방향으로 달리면 남한강 자전거길을 만나게 된다. 중미산 막국수나 옥천 냉면은 유명하다.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양수역에 도착하여 근처에 있는 단골 막국수집에서 막국수를 먹고 북한강 철교에서 팔당~깔닥고개~왕숙천~사능으로 돌아오거나 반대로 물의 정원을 지나 북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새터~마석~호평동으로 돌아올 수 있다. 거리는 약 110~120킬로미터 거리다.
양수리 막국수집은 양도 많지만 양념이 다른 곳에 비해 맛이 특별하다. 내 입맛에는 맞은 것 같다. 지난주에는 아들이 선물로 보내온 검은콩 두유를 세 봉을 가져가서 여주인과 홀서비스를 하는 조카, 주방 아줌마에게 '돈 버느라고 고생하신다'면서 드시라고 드렸다. 손님이 주는 것이 처음인지 고맙다고 했다. 막국수 곱빼기는 양이 다른 곳에 비해 2~3배나 되는 많은 양이다. 아침을 먹지 않고 가는 날에는 곱빼기를 먹었다. 그런데 금년 여름내내 막국수를 자주 먹으며 다니다보니 내 배가 나와버렸다.
제초 작업은 줄기차게 가지를 뻗는 수목을 절단하고 빠르게 자라는 풀을 제거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그래서 북한강 연수원에서 새터까지 나무 가지, 칡과 넝쿨식물이 정리되어 올해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훤하게 정돈되어 달리기에 정말 좋았다. 나 한사람의 봉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안전하고 즐겁게 달릴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보람이다.
장마와 폭염이 여름 내내 대지를 적시고 달구더니 어느듯 가을이 찿아왔다. 공짜는 양잿물도 마신다더니 가을이 되자 도로가 밤나무 밑에는 사람들이 밭을 갈며 밤줍기에 혈안이 되어 우굴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산마다 베낭을 짊어진 사람들이 날다람쥐처럼 산을 오르면서 밤을 줍고 약초를 캐러 다니는 모습도 자주 보았다. 모두 공짜다.
서울에 살다가 이런 서울 외곽으로 이사를 오면 대부분 사람들이 가을철 밤을 줍는 것이 신기하고 즐거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공짜이기에 더욱 즐겁다. 서울에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바닥만 밟으며 살다가 싱그러운 풀냄새와 흙냄새가 나는 시골 길가 야산의 밤나무에서 밤이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면 옛날에 고향에서 밤을 줍던 기억이 나서 고향 정취를 느끼기 마련이다.
고대 로마 제국 시대 전차경주
나는 지금까지 영화 중에서 <벤허>만큼 멋진 대작을 보지 못했다. 젊을 때는 영화 <닥터 지바고>를 보고 상상에 빠져 추운 겨울날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을 음미하면서 겨울 설원을 그리며 책상에서 글을 쓰면서 밤을 새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닥터 지바고>보다 나에게 강한 자극을 주었던 영화는 역시 <벤허>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전차경주는 지속적인 긴장감은 물론 엄청난 제작비와 촬영 기술이 놀라웠다. 그리고 그 스토리가 예수의 위대함을 알리는 영화라는 사실을 나이가 들어서 종교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나서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영화 <벤허>의 전차경주 장면
고대 로마 시대의 전차경주는 오늘날에는 경마로 대치되었지만 그 당시 대경기장은 전차경주가 주로 열리던 장소얐다. 로마 제국은 속주의 큰 도시마다 이러한 대경기장을 건설하여 주기적으로 전차경주를 개최하곤 했다.
오늘날 경마가 도박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고대에도 전차경주에 돈을 걸었던 모양이다. 프로 경기는 도박꾼들이 대부분 돈을 걸고 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이 매수된 경우 승률 조작 사건은 여러번 발생했던 기억이 난다. 경마는 오늘날에는 단순히 내가 점친 기수가 탄 말이 빨리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이지만 기수의 역량, 말의 상태, 부착물 무게에 따라 승자를 예측하기 힘들다.
과거 처남을 따라 뚝섬 경마장에 딱 한번 간 적이 있지만 남의 말을 듣고 그 정보가 진짜인양 속아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다가 경기 종료 후에는 허탈해 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운이 좋아 당첨이 되어도 주변 사람들과 같이 저녁이나 술을 먹으며 탕진하기 때문에 남는 돈이 없다고 한다. 경마에 빠지면 전재산을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스크린 경마도 마찬가지다. 경마 기수가 돈을 받고 승률을 조작하는 사건도 과거에 종종 발생했다.
내가 경마장에 갔을 때는 1등과 2등을 함께 맞추면 엄청난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몽땅 마사회에 보태주고 말았다. 아마 처남은 자주 경마장을 찿아가는 모양이었다. 사람들이 경마장에서 돈을 잃게 되면 본전을 찿으려는 생각에 다시 경마장을 찿게 되면 점점 경마에 빠져들어 다른 도박장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과거 우연히 빠징고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밤을 지샜는지 눈은 충혈된 채 입에는 담배를 꼬아물고 연신 피우며 앞에는 수표 뭉치를 가득 쌓아두고 연신 빠찡고 손잡이를 당기는 모습을 보았는데, 마치 미친 사람 같았다. 아마 그 사람도 모두 탕진했을 것이다.
경마장이나 사설 스크린 경마에 많은 사람들이 전재산을 탕진하는 경우는 거의 99.999%일 것이다. 주식도 마찬가지지만 돈 벌었다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도박에 빠지면 빈털털이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본전이라도 찿겠다는 일념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영화 <벤허>의 전차경주 장면
아우구스투스에 이은 제2대 황제 티베리우스는 신체가 건장하고 체력이 좋아 전차경주 우승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말년에는 원로원이 보기 싫어 외딴 섬에서 원격 통치를 하면서 외로운 여생을 보냈지만......
요즘 나는 각종 경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엄청난 돈을 벌고 명예로운 우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에 대한 찬사와 <한강>이라는 책이 서점가에 동났다고 한다. 무언가 세계적인 인물이 되면 사람들은 재빠르게 찿아가고 찬사를 쏟아낸다. 이처럼 사람들은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성적이다. 군중이 지혜롭지 못한 것은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아프리카 들소떼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선거로 사람들 뽑지만 선거가 최선은 아니다. 대중은 그 사람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도 모른채 남들의 이야기를 듣고 뉴스를 보고 잘생긴 얼굴과 겉모습만 보고 찍는 경우가 많다. 가을 바람에 쓸려가는 낙엽처럼 남들이 가는 대로 따라가는 동물 무리에 불과하다.
스포츠 경기는 어린 시절부터 익혀온 '누가 누가 잘하나!'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스포츠 경기는 사람들에게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발로 차서 골대에 넣고, 농구공을 구멍이 넣고, 각종 공을 서로 넘기면서 치고 받고, 양궁, 사격, 골프, 수영, 달리기 등 많은 종목의 경기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팀이 이기면 덩달아 좋아하고 패배하면 침울해진다. 그러나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선수이고 지고 이기는 경기는 무수히 반복되고 끝없는 승부의 세계는 지속된다. 경기를 보면서 스스로 자기 최면에 빠지고 열광하며 분노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자기 함정에 스스로 빠지는 꼴이다.
인간은 1차적으로 배고픔, 즉 먹거리가 해결되면 의식주는 대부분 만족하고 그 다름으로 즐길거리를 찿게 된다. 마슬로우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욕구 5단계 중 생리적 욕구는 가장 낮은 단계의 욕구이기도 하다. 마지막 최고의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로 그 욕구를 달성하는 데에는 스스로 삶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하기에 보통 사람이 쉽게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서로 경쟁하면서 자라게 된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도 운동도 '누가누가 잘하나'부터 배우고 익히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높은 명예와 많은 돈을 버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열광한다. 그 모습을 보면 마치 고대 로마 시대 검투사 시합이나 전차경주를 보면서 열광하는 로마인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런 경기를 자주 개최하여 시민들을 즐길거리를 황제들이 만들어 주었다. 그런 즐길거리를 자주 해주어야 시민들이 황제를 칭송하기 때문이다. 그런 즐길거리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시민들이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려 공공질서가 문란해지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는 등 정치적인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스포츠는 섹스, 스크린과 같이 3S로 불리며 돈과 연결되어 치부의 수단으로 삼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사회가 안정되려면 이런 3S를 활성화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서울 테해란로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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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가 작년에 눈검사를 했는데 망막에 작은 구멍이 보인다고 하여 금년 4월에 서울 큰병원에 예약하고 검사를 했는데 6개월 후에 변화 여부를 다시 보자 하여, 지난 9월에 서울 테헤란로에 있는 안과에 다시 검사하러 갔다.
안과에는 눈 검사로 보호자가 대부분 따라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척 많아 거의 2시간 이상 기다려서 망막 검사를 하고 또 의사 상담을 기다려야 했다. 나는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병원 밖으로 나와서 산책을 하면서 일대 주변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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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난지 7년이 지났지만 모처럼 다시 찿은 테헤란로는 옛날 모습보다 높은 빌딩이 많이 생기는 등 많이 변한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중심지, 강남의 대표적인 장소가 테헤란로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마디로 천국과 지옥이 병존하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테헤란로에는 대기업 본사, 은행, 중소기업, 병원, 컬럽, 오피스텔, 술집, 음식점이 즐비하고 다단계 회사도 많고 사기꾼, 부자, 모사꾼, 매춘이 범람하는 곳이기도 하다. 내 눈에는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모습도 대부분 그런 모습으로 보인다. 얼굴 형상이나 화장과 치장 등 옷입은 모습이나 언행과 태도가 이상하고 모두가 탐욕으로 가득찬 모습이다. 밤이면 환락의 장소로 변하는 테헤란로. 나는 지금 그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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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5천 년 가난을 물리치고 급속한 풍요를 이루었다. 인간은 가난할 때는 공공심이 강하지만 풍요를 이루는 순간부터 사익을 추구하게 된다. 고대 로마 제국이 카르타고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3차례 벌인 포에니 전쟁에서 최종 승리하자 많은 전쟁 포로, 즉 노예와 널은 영토 확장으로 대농장이 곳곳에 건설되는 등 재정 수입이 늘어나고 경제적인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그러자 점차 공공심은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사익을 추구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오현제 시대를 지나고 서기 3세기에 접어들자 18만 킬로미터가 넘는 로마 가도는 정부, 지자체, 개인이 분담하여 유지 보수를 하였는데, 점차 부담하던 개인들이 사라지고 지자체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지 보수를 소홀히 하게 되자 역참의 기능이 마비되고 로마 가도는 풀이 무성한 폐도로가 되어 갔다. 동맥이 경화되면 사람이 죽음에 이르듯이 로마 제국은 점차 패망의 길을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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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마찬가지로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엄청난 풍요를 누리고 있다. 비만이 늘어나고 즐기고 노는데 정신이 없다. 먹방에 노래를 부르고 장수 식품을 찿아먹고 해외 여행을 다니고 클럽에서 밤이 새도록 광란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외국의 젊은이들도 한국이 즐기기 좋다고 생각하여 유학을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학은 핑계고 밤마다 강남 클럽에 가서 젊음을 즐기며 불태우고 있다.
5천 년 이레 이런 풍요를 누린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런 갑작스런 풍요는 사회적인 성숙도가 따라오지 못했다. 점진적인 발전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지도층의 분열/갈등, 이념과 사상의 대립, 진보와 보수의 대립과 갈등, 각종 마약 범죄 확산, 각종 성범죄 만연, 공공치안 시스템 미비로 무차별 폭력 확산, 자살 증가, 살인 강도 증가, 거액의 경제 사범 확산, 대기업 선진 핵심 기밀 해외 유출, 대기업 재산 불법 상속, 지도층과 가진자의 해외 재산 도피, 북한의 핵공포/불안, 유류가 폭등, 수출 저조, 수도권 인구 집중과 농촌 황폐화로 공동현상 확산, 저출산/노인층 증가에 따른 사회적 시스템 불비, 공공 시설 유지/보수 미실시로 노후/붕괴, 전기/가스 가격 급등 등의 현상이 확산되면 사람들의 공공심은 사라지게 된다.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정치는 권력 쟁탈에 심취하고 상류층은 사치와 항략을 즐기고 국민들은 개인적인 치부에 열중하면서 사회 시스템에 마비되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한강 불꽃놀이 추태를 보라. 우리가 지금 불꽃놀이나 할 때인가. 전국 지방 곳곳에서 지자체의 각종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나라가 이런 꼴인데 축제를 벌일 때인가. 북은 휴전선 앞에서 남북 도로와 철로를 폭파하여 단절시키고 무인기 침투 삐라 살포에 전군이 비상 상태에 돌입하고 있다. 중동에서 확전이 다가오고 있고 대만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언제 전쟁이 발생할지 모른다. 따라서 북은 만약 이런 상황이 오면 도발을 감행할지 모른다. 그려면 미국은 과연 어디까지 이 나라를 위해 핵전쟁까지 불사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라.
이런 가운데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갖가지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권력과 야합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인간들의 추잡한 이야기들이 폭로되면서 국감장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기업 삼성이 휘청이고 있어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의식있는 공직자들의 저항으로 공직 사회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는 결국 공공심이 사라지며 가족 중심 사회가 붕괴되고 지도층은 권력을 잡을 때마다 국고 빼먹기에 열중하고 국민들은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즐기는 데 열중하면서 점차 국가 건전한 기능이 마비되고 사회적인 시스템이 무너지면 망국의 길로 가는 것은 뻔하다. 그것도 빠른 풍요를 이룬 속도만큼 빠르게 무너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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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제리제 빌딩
상제리제 빌딩은 서울에 살 때 자주 가던 곳이다. 당시 국방대 모임이 있었는데 내가 총무를 맡아 하던 기간 동안 매월 점심을 상제리제 부폐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다. 정부 고관 출신들이 대부분으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최근 자신의 노후 생활 대비책, 건강 문제, 사업 이야기, 자녀 문제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훈훈한 분위기로 만남을 지속하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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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이면 도로를 둘러보니 음식점, 카페가 많다. 저녁이면 이면 도로는 불야성을 이룬다. 낮에는 담배를 피울 장소도 거의 없다.
테헤란로에는 헤어삽도 많은 것을 보니 고급 헤어샵인 모양이다. 이런 중심 거리는 임대료도 엄청날 것인데 비용도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이 술을 마시면서 많은 돈을 쓰듯이 여성들은 자신의 미모에 엄청난 투자를 아낌없이 하는 듯하다. 여성들의 머리는 자주 헤어샵에 가서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변화시킨다. 여성의 미모는 권력이요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테해란로를 걸으면서 갖은 쓸데없는 생각으로 지루한 시간을 보내다가 의사 진료가 끝났다. 다행히 변화가 없다니 6개월 후에 다시 검사하기로 했다. 갈 때와 마찬가지로 2호선, 새로 개통된 별내선, 경춘선을 이용하였는데 별내선이 개통되어 서울을 오가는데 편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