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쿼바디스 한국 휴대폰' ③ “한국 휴대폰, 이곳에 길 있다” | |||
[이코노믹리뷰 2006-08-10 13:27] | |||
“중저가 휴대폰 앞세워 신흥시장 파고들어라” Economic Review-PK&WISE 공동취재 '잭 웰치와 빌 클린턴, 그리고 마이클 조던을 합쳐놓은 인물’. ‘요르마 올릴라(Yorma, Ollila·54)’ 전 노키아(Nokia) 회장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1990년대 지휘봉을 물려받아 핀란드 국적의 이 재벌 회사를 세계적 휴대폰 업체로 바꾸어 놓은 그에 대한 이 나라 국민들의 존경심을 가늠하게 하는 헌사다. 취임 당시, 화장실용 휴지와 텔레비전에서 목재까지, 잡다한 상품을 만들던 노키아는 예술가에 비견되는 그의 손을 거치며 세계 휴대폰 단말기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휴대폰 업체로 성장했다. 세계 휴대폰시장 40% 점유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노키아가 승승장구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가난한 나라들이 휴대폰 단말기 부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예언자(비저너리. visionary)로 불리던 올릴라는 일찌감치 인도나 브라질·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의 잠재력을 간파했다. 중저가 단말기를 앞세워 이들 국가를 공략해 온 배경이다. 세계 휴대폰 업계의 양대 산맥인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신흥 시장을 집중 공략,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가고 있다. 인터넷 통화가 가능한 고가의 고급 휴대폰으로 유럽·미국 시장 등을 공략하는 한편, 신흥 시장에 대해서는 중저가 휴대폰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통념과 달리 도로나 유선 전화망, 우편시스템이 선진국에 비해 부실한 이들 국가에서 휴대폰 단말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용한 비즈니스 수단으로 부상하며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게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이러한 전략의 유효성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고스란히 확인되고 있다. 노키아 부동의 1위…모토롤라 약진 지난 2분기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33% (7800만대)를 점유했다. 부동의 1위다. 모토롤라도 삼성전자를 멀찌감치 제치고 2위(22%)를 차지했다. 삼성(11.2%)·소니에릭슨(6.7%)·LG(6.5%)· 지멘스(3.1%) 등의 순이었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가 본지에 독점 제공한 2분기 세계 휴대폰 업체들의 성적표다. 특히 한동안 삼성전자와 2위 자리를 다투어 온 모토롤라의 약진은 뚜렷하다. 레이저(RAZR)·슬리버(SLVR)·페블(PEBL) 등을 앞세워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노키아·모토롤라 양사의 세계 휴대폰 단말기 시장점유율은 무려 55%에 달한다. 지난 2004년 2분기에 비해 무려 11% 이상 상승한 수치인 데, 세계 휴대폰 업계 ‘빅2’의 시장 지배력이 과거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밖에 일본의 소니와, 스웨덴 에릭슨의 조인트벤처 소닉에릭슨도 뮤직폰‘모바일 워크맨(mobile walkman)’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선전했다. 모바일 워크맨은 특히 서유럽과 중남미, 그리고 일본 등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데, 지난해 8월 출시 후 지금까지 1000만대 가량이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신흥 시장을 겨냥한 이 회사의‘J시리즈’도 성공적이라는 게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평가. 반면 지난 2004년 세계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기세를 올리던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들어서도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국내 시장에서 VK가 지난달 부도를 낸 가운데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은 11%로, 모토롤라의 절반 수준(22%)에 그쳤다.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도 9.5%로 전분기 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LG전자도 ‘초콜릿폰’으로 유럽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으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가파른 환율 하락세를 감안할 때, 영업이익률을 경쟁업체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담당 업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염려할만한 점은 이러한 추세가 일시적인 게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률이 10%에 그쳤다. 2004년 같은 기간(26%), 그리고 지난해(17%)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평균 판매 단가(ASP)도 불과 2년 만에 245달러에서 162달러로 큰 폭으로 떨어져 염려를 더하고 있다. 실적 수치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프리미엄급 단말기 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 시장을 공략할 저가 제품도 여의치 않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도 영업이익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02년 1분기 13%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 마이너스 2%를 기록한 것.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이 3%에서 7%로 증가했는데, 가격인하가 한몫 하고 있음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이러한 가격인하 전략으로는 지속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엄급 제품은 물론 불과 수만 원대의 단말기로 신흥시장을 파고들면서도 지난 2분기 삼성전자보다 높은 영업이익률(11%)을 기록한 바 있는 모토롤라 시장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하반기 슬림폰인 ‘울트라 에디션(Ultra Edition)’을 앞세워 전 세계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팔려 나간 블루블랙폰의 인기를 재현, 휴대폰 강국 명예회복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겠다는 바람이다. LG전자도 초콜릿폰이 인기몰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대공세를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지만,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썩 우호적이지 않다. 우선, LG전자의 경우 GSM(유럽형 이동통신) 방식의 초콜릿폰으로 유럽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아직 영업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한계다. 영업이익을 기록하기까지 최소 1년 이상(4분기)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키아·모토롤라·소니에릭슨을 비롯한 주요 업체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점도 부담거리.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노키아의 올해 4분기 휴대폰 단말기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소니에릭슨이 소니가 가전 부문에서 오랫동안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등 공동 브랜드 마케팅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여나가고 있는 점도 국내 업체들의 고민거리다. 그렇다면 스트래터지 애널리시스가 제시하는 위기 돌파의 처방전은 무엇일까? 닐 모스톤(Neil Mawston) 연구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GSM 부문의 중저가 휴대폰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신흥시장을 파고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스 기사 참조).신흥 시장을 공략할 GSM 방식의 중저가 휴대폰군을 출시하는 한편, 유럽·미국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급 단말기를 선보여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나가야 한다는 것. 그는 삼성·LG 등 국내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시기를 놓칠 경우 독자생존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세계 휴대폰 업계에 불고 있는 합종연횡의 거센 바람에서 국내 업체들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 3위였던 에릭슨이 소니와 손을 잡고 소니에릭슨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 사례. 닐 모스톤 연구원은 “GSM 방식의 휴대폰은 또 다른 메가트렌드 형성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며 “삼성이나 LG 모두 이러한 흐름을 놓칠 여유가 이제는 더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노키아의 위기 대응 방식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2004년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고심하던 이 업체는, 플립 방식의 휴대폰을 선보이며 위기의 조기 진화에 성공했다. 전통적으로 중시하던 막대형 휴대폰을 고집하지 않고, 시장의 요구를 재빨리 수용해 불길이 번지는 것을 예방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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