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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전기자전거에 대한 허실 4




전기자전거에 대한 허실 4





춘천 ~ 호평동 주행 : 장거리 2차

그동안 전기자전거의 성능을 어느 정도 검증한 상태라 전철을 타고 춘천을 가서 자전거로 호평동으로 오는 주행을 계획했다.

                   


                   


                    


                    


지난 6월 24일 일요일 아침 단단히 준비를 하고 호평역에 도착하여 6시 12분에 춘천가는 전철을 탔다. 사람은 거의 없는데 중년 남녀 6명이 자전거를 거치대에 가로질러 세워놓아 내 자전거를 세울 수가 없었다. 자전거 세울 자리를 좀 비켜 줄 의사도 없고 저들끼리 앉아서 히죽거리며 떠들고 있었다. 남을 배려하는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싸가지 없는 중년들이다. 나는 반대편으로 가서 장애인 거치대에 자전거를 거치하고 헬멧과 베낭을 벗고 남춘천까지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했다. 중간에 한 두명 탓지만 대부분 청평, 가평에서 내렸다.

남춘천역에 도착하니 역사는 옛날 역사가 아니라 새로 현대식으로 지은 건물이다. 엣날 위치에서 좀 벗어나서 새로 지은터라 위치가 달랐다. 엣날 도로가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워낙 달라진 건물과 도로라 법원 방향을 알 수 없다. 법원 근방 옛날 사무실 건물도 가보고 가끔 갔던 한방삼계탕 집을 찿아가 보기로 했다. 넓은 도로도 새로 만들고 높은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사면서 주인에게 길을 물어보았다. 그래서 가르쳐준 대로 한참을 가다가 겨우 법원 간판을 발견하고 둘러보니 옛날 도로가 이제야 기억이 났다. 당시 사무실이 있던 골목에 들어서니 골목과 건물은 그대로인데 옛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그때 같이 만나던 여러 사람들이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며 살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지난 10년 사이에 내 인생도 많이 달라졌지만 그들로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한방삼계탕 집이 있던 골목에 들어섰는데 간판도 보이지 않고 삼계탕집이 간 곳이 없다. 옛날 그 집은 소고기 전문집으로 바뀌었고 간판도 바뀌었다. 혹시 주변에 있는가 하고 골목을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한방삼계탕 집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것인지 아니면 폐업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당시 막국수 집과 더불어 춘천에서는 꽤 유명한 집이었는데......  

허망한 마음을 접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 방향으로 길을 가다보니 김유정역으로 가는 길이 나왔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라 그냥 일반 도로를 따라 김유정역으로 가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찿아가기로 했디. 김유정역을 지나니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타나지 않아 한참 가다가 팔미리 마을을 지나니 서울가는 경춘 국도가 나타났지만 자전거 전용 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시 되돌아가 레일 바이크 안전 요원 할아버지께 물어 보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는 모르고 강촌으로 가는 국도 길을 알려주었다.

자전거 도로 전용 네비게이션을 보았지만 찿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팔미리 마을을 지나 국도로 강촌으로 향했다. 국도로 한참을 가다보니 고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고개로 생각하고 올라갔는데 경사가 점점 심해지면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다니는 차량도 뜸한 가운데 가끔씩 한 두대가 지나가고 아스팔트 지열과 뜨거운 아침 태양이 숨을 헐떡이게 만들었다. 경사가 심하여 파스 5단도 소용이 없다. 결국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데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초반부터 길을 잘못 들어서서 생고생을 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으로 생각했다. 호평동까지 가려면 밧테리도 아껴야 한다. 그늘도 쉼터도 없이 헐떡이며 올라간 지 30여분이 지나자 겨우 고개 정상이 나타났다. 나무 그늘을 찿아 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다보니 반대편 강촌 방향에서 올라와서 팔미리로 내려가는 2명의 자전거족을 보고 "대단하십니다" 하고 소리치며 격려도 해주었다.

                        
                                                                              팔미리 고개


                        
                                                                            고개 정상

휴식을 마치고 정상에서 다시 출발했다. 밧테리는 아직 생생하다. 급한 내리막길을 순식간에 내려가니 멀리 강촌이 보인다. 요즘은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로드 바이크를 많이 타는지 로드 바이크가 즐비하게 정차되어 있고 일요일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휴일이면 강촌으로 사람들이 몰려들 것에 대비하여 로드 바이크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관리하는 아저씨에게 자전거 전용 도로길을 물어보았다. 아저씨가 가르켜주는 방향을 가니 강변을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 전용 도로에 들어섰다. 자전거족들이 많이 다닌다는 이야기에 비해 전용 도로 상태는 별로 좋은 상태가 아니다. 바닥에 잡풀이 자라고 있고 상태도 좋지 않고 장애물 정리도 부실하다.  

강변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북한강 변을 따라 가교를 만들어 나무 판재로 바닥을 만든 도로가 나타났는데, 바퀴가 지나갈 때마다 울리는 소리가 엄청나다. 인부들이 도로를 막고 교체 작업 중이었다. 바닥 나무 판재가 오래되어 교체 작업을 하는데 바닥에 설치한 나무가 비바람을 맞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다른 재질로 단단하게 만들었다면 이렇게 보수 소요가 발생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만들었을 것인데, 처음부터 바닥 재료 선정을 재대로 하지 못하고 업체와 짜고 엉터리 재료를 선정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몇 년 전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자전거 전용 도로 만들기가 붐이 일었을 때 시공한 도로라고 생각된다. 북한강 가에는 다슬기를 줍는 사람이 보였는데 뉴스에 익사 사고가 난 지역이 바로 이곳 북한강이었다고 했는데 그래로 지역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값나가는 다슬기 채취에 목숨을 걸고 있다.










북한강 변을 지나는 자전거 도로 풍광은 너무 아름답다. 시원한 강바람을 마즈며 달리는 기분은 ㅇ곳을 달려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느낌일 것이다. 나무 길을 지나자 갈대밭 사이로 도로가 길게 뻗어 있다. 거의 평지가 계속된다. 거의 파스 1단으로 달리다가 오르막에서는 2~3단, 내리막 길에는 0에다 맞추고 달렸다.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달리면서 신나게 음악을 크게 틀었다. 일요일이지만 아침이라 자전거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키가 높게 자란 갈대는 좌우측 풍경을 가리고 따가운 아침 태양을 가려줄 그늘은 그 어디에도 없다. 중간에 쉼터도 없고 수상 스키 타는 곳만 여러 곳 보이고 음식점과 팬션이 강변 곳곳에 들어서 있다. 이런 갈대밭 사이로 난 지루한 자전거 도로는 백양리역을 지나 가평까지 계속 이어졌다.

안내판이 보이지 않아 잠깐 헤메다가 겨우 가평 대교로 올라가 북한강을 건넜다. 드디어 가평 시내에 도착했다. 계속 주행하려 했으나 팔미리 고개에서 너무 힘을 소진한 탓에 계획을 변경하여 가평역에서 전철을 타고 호평동으로 가기로 했다. 더 이상의 무리한 주행은 밧테리에는 문제가 없으나 내 자신이 너무 지쳐 더이상 갈 수가 없어 전철을 타려고 가평역을 찿아갔는데 자전거 전용도로 안내나 역 안내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가다가 돌아보니 전철역 같은 지붕이 보여 혹시나 하고 가보니 가평역이었다. 역 반대편에는 간판도 입구도 보이지 않고 반대편에 정문이 있었다. 지나가는 도로에서 보여야 하는 데 역사 지붕이 보이지 않았다면 역이 어딘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안내판도 이정표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가평역에는 아침부터 젊은이들이 우굴거리며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대부분 어제 토요일 이곳으로 놀라왔다가 아침 일찍 서울로 돌아가는 사람들이다. 이곳에는 자라섬 캠핑장도 있고 겨울연가로 유명한 남이섬도 있다. 이화원도 있고 명지산도 있다. 다음에는 가평에서 다시 주행하기로 했다.

플렛트홈에는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자전거 전용칸에도 사람들로 만원이고 자전거를 붙들고 서서 호평역까지 와서 겨우 내렸다. 아마 오후쯤에는 지하철이 만원을 이루어 자전거를 싣고 내리기에도 엄청 불편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앞으로는 사람이 적은 평일에 주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