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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전기자전거에 대한 허실 1




  전기자전거에 대한 허실 1 








전기자전거를 구입하게 된 동기


10년이 거의 넘는 오랜 기간 새벽에 운동삼아 자전거 타기를 해오고 있다. 퇴직 후 처음에는 건강이 좋지 않아 약수나 떠올겸 해서 새벽에 일어나 서울 서초동 집에서 가까운 우면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산행을 꾸준히 지속했다. 우면산을 이리저리 오르내리며 샅샅이 탐방하기를 수 년, 어느 여름날 폭으로 우면산에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하여 남부순환도로를 덮치고 주택까지 매몰되는 바람에 사람도 여럿 죽고 방배역에서 내방역까지 도로는 물론 지하층이나 저지대는 침수와 퇴적물로 많은 피해를 보았다. 또 우면산에는 등산로 근방에 여러 곳에 약수터가 있었는데 산사태로 약수터는 물론 등산로까지 유실되거나 매몰되는 바람에 산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때 산행을 대치할 운동으로 생각한 것이 새벽 산행대신 자전거를 타기로 하고 가까운 자전거 점포에서 싸구려 자전거를 한 대 구입하여 처음 시작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새벽 자전거 타기는 나의 건강에 무척 많은 도움을 주었고 건강진단도 대부분 양호한 상태로 나타났으며 이제는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나의 습관이 되었다. 통상 4시 경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뉴스를 서핑하고 인터넷에서 필요한 생필품도 구입하고 블로그에 역사 관련 글을 올리고 나면 운동을 출발한다. 대략 여름에는 5시, 겨울에는 6시 전후에 출발하는데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은 그냥 산책으로 대치한다. 30년 가까이 서울에서 살다가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2년 전에 이곳 경기도 호평동으로 이사를 와서 지금도 새벽마다 매일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아들이 이곳에 살고 있고, 서울과 근거리이며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공기도 좋고 교통도 무척 편리하기 때문이다. 서울가는 전철과 광역버스가 수시로 지나다니기 때문에 서울로 1시간 정도면 나갈 수 있다. 처음 생각한 것처럼 무턱대고 첩첩 산중으로 들어갔다면 지금쯤 무척 후회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귀농이나 귀촌을 생각했지만 포기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남들 이야기만 듣고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무턱대고 갔다가 정착에 실패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편리한 대도시에 살다가 바로 농촌으로 간다는 것은 사전 충분한 준비와 점검, 자신의 생활 패턴, 건강 상태, 생활 환경, 교통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고생만하다가 실패하고 절망하며 후회하기 쉽다.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이나 산골에 궁궐같은 집을 구입하여 간다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하다. 시장을 가려면 일일이 차량을 운행해야 하고 식당이나 편의시설, 병원을 가려면 교통이 편리하지 않으면 고생길이 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외로움이다. 처음에는 공기도 물도 맑고 조용하고 한적하며 살기 좋을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한나 둘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가족의 동의는 물론 모든 것을 처분하고 낙향하는 것이다. 자신의 고향이라면 모르겠으나 타지에 간다면 주택과 토지의 매입부터 차후 개발 예정지나 철도나 도로, 고압선, 댐, 공장, 발전소, 군훈련장, 혐오시설 등이 들어선다면 모든 것이 허사로 끝나기 쉽다. 또 인접 주민들과 마찰이나 화합 문제, 각종 태풍, 강풍, 산불 등 자연재해를 포함하여 폭우나 폭설이 내릴 경우 교통 두절, 집을 비울 경우 절도나 강도, 각종 해충이나 야생 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 각종 전염병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닥칠 경우 이을 감내하지 못하면 견뎌내기 힘들 것이다.   

이곳은 우리 집에서 이마트가 10분, 일반 마트 5분, 다이소 가게 10분,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의 거리인 '사가연' 먹자골목이 5분, M2323, 1000번 광역버스와 165번 일반버스 종점이 5분, 병원.약국은 물론 동사무소.은행.우체국 등 행정기관이 인접해 있다. 초/중/고등학교, 어린이집/유치원이 즐비하다. 또 청춘 열차와 지하철이 다니는 호평.평내역이 10분 거리다. 그리고 경춘 국도와 고속도로가 인접해있다. 이 정도면 서울에서 살던 때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이사올 때 처음에는 재정 상태가 넉넉하지 못하여 빌라를 고려했으나 결국 아파트를 선택해서 이사를 했다. 서울에서 빌라에 30년 가까이 살면서 여러가지 고생을 좀 했다. 개인이 날림 공사로 지은 집이라 10년이 지나면 비가 새고 외벽에 대부분 곰팡이가 나타나고 20년이 지나니까 벽 속의 전선관으로 빗물이 들어가 전선이 삭아 단선이 되고, 외벽이나 지붕 누수, 벽체에 금이 가고 난방 배관이 터지거나 급수관이 터지고 하수구가 막히는 등 많은 보수 소요가 발생함은 물론 벽의 단열이 부실하여 냉.난방에 과다한 지출이 발생한다. 또 이웃과 처음에는 잘 지내지만 사람이 바뀌고나면 얼굴을 모르고 사는 게 대부분이다. 쓰레기 분리 배출 문제로 이웃과 언쟁을 벌이고 방음이 안되어 부부싸움 소리가 소음으로 전달되는 등 층간소음 문제도 심각하다.

또 오래된 건물일수록 급.배수나 개스 고장, 도색, 누수, 나무 전지 등 공동 수리나 환경 정리 문제, 주변 청소 및 위생 문제 등 제반 사항이 일일이 소유주에게 연락하고 동의를 구하고 인부를 구하여 작업을 하고, 비용은 소유주들로부터 송금을 받아야 한다. 누군가 그런 일을 주도적으로 할 사람이라도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방치한채로 지내다보면 주변이 열악한 환경으로 변질되기 쉬운 것이 빌라 생활이다. 또 밤새 각종 생활 폐기물을 몰래 내다 놓고 모른채 한다. 구청에 신고도 여러 번 했지만 담당자가 나와서 이야기는 듣지만 대책은 없고 그냥 전단지나 나누어 주는 것이 전부다. CCTV를 달아달라고 했지만 예산이 없다고 했다.

내가 살던 빌라는 30년 가까이 된 건물로 주변 건물이 대부분 그 당시 지은 건물이라 합동 재건축 문제로 여려 번 시도도 하고 소유자 모임도 가졌지만 소유주들의 각자 이익을 생각하다가 분쟁만 일삼고 허지부지 되었다. 나중에는 용적율이 떨어지면서 재건축 문제가 난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다가 중단된다. 그래서 이미 오래된 집이고 지분도 적은 이곳을 하루빨리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집을 싼 값에 팔고 서울을 떠나 이곳으로 온 것이다. 한마디로 지옥에서 천국으로 이사를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서울에 살 때는 통상 새벽 5~6시 사이 출발하여 서초역~교대역~강남역~신사역~고속터미널~이수역~사당역~내방역~방배역~집으로 오는 길인데 주로 시내주행이다. 거리는 대략 10킬로미터 미만 정도가 된다. 이동간 중간에 있는 공원 운동기구에서 운동도 하고 또 쉼터에서 쉬기도 하면서 때로는 새벽 시장도 보고 돌아오면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멀리 갈 수도 없고 언덕은 가급적 피하면서 다녔다. 국토종주니 산악자전거 타기는 생각할 수도 없다. 방배역 언덕도 오르지 못하여 신동아 아파트를 통과하여 경사지를 골라 올라가야 한다. 이 나이에 언덕은 다리 근력이 떨어져 젊은 시절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금방 지치고 무릎이 아파서 무리한 주행은 하지 못한다. 가끔 한강변도 나가보고 중량천, 뚝섬, 잠실과 여의도 방향으로 나가보기도 했으나 너무 힘이 들어서 가끔씩만 나가보고 대부분 시내 주행을 주로 해왔다. 그리고 시내 주행이라 새벽이지만 사람이나 차량이 많아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천천히 죄우를 살피면서 주도로보다 이면도로나 골목길을 주로 이용하고 음주나 과속 차량, 청소부, 페지줍는 노인, 술취한 사람, 번화가, 먹자골목 등은 피하고 신호등도 반드시 좌우로 살피고 건너야 한다. 또 공사장, 장애물, 턱진 곳이나 길바닥에 자는 사람, 길고양이 등 각종 장애물을 피하면서 달리는데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타는 편이다.

이곳 남양주 호평동에 이사와서는 차량이나 사람이 적어 서울 같이 복잡한 길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나 한적하다. 처음에는 호만천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고 호만천변 길이나 시내 길을 다니다가 금곡역 방향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곤 했는데, 젊은 사람은 관계없이 달리지만 약간의 경사로나 언덕이 나타나면 금방 힘이 지치고 좀 급한 경사는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나중에는 금곡역까지 5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그곳까지 가는 것도 포기하고 중간에 다리가 있는 곳에서 돌아오곤 했다. 이런 상태에서 자전거로 전국일주는 물론 가까운 청평이나 가평, 춘천을 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 번은 이곳에 이사 온 뒤로 한 번도 넘어가 본 적이 없는 마석을 넘어갔는데 넘어가기는 했지만 마석역까지 계속된 내리막 경사에 놀라 돌아오는 길은 오르막 길을 끌고 올라오다가 천마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 그래서 두 번 다시 마석을 넘어가지 못한다. 호평동 주변 반경 5킬로미터를 넘기지 못하고 2년 동안 좁은 지역에사 같은 길을 반복적으로 주행해오다보니 무언가 새로운 방법의 주행을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전동스쿠터나 오토바이를 생각했지만 위험하고 무리한 선택인 것 같아 전기자전거를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일반자전거를 타면서 몇 년 전에 전기자전거가 나올 때 수리점에서 가격을 물어보고 100만 원 가까이 되는 가격에 놀랐다. 그리고 저런 비싼 자전거를 운동도 되지 않는 전기자전거를 누가 타겠느냐며 그냥 일반자전거를 그냥 타는 것으로 만족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도전적인 모험심과 진취성이 부족한 참으로 안이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이것 저것 서핑을 했다. 인터넷을 보면 자전거 동호회나 개인이 전국 일주나 국토종주를 하면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오르막길이나 언덕길을 꺼뜬히 올라가는 모습을 보곤하는 데, 나 같은 경우라면 일일이 자전거를 끌고 가야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또 경춘 자전거 길을 따라 주행하면서 인증사진을 찍거나 남한강을 따라 새제 고개를 넘어가는 젊은이들을 보면 대단한 근력에 감탄을 자아낸다. 나도 저런 나이 때쯤이라면 친구들과 전국 일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제는 저런 젊음을 되찿을 수도 없고 저런 여행은 영원히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금년 3월부터 법이 개정되어 자전거 전용도로 주행이 허용되는 전기자전거를 구입하려고 인터넷을 이리저리 검색하였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우선 의문점이 자전거가 전기로 간다면 과연 운동이 될 것인지, 저 비싼 전기자전거를 누가 살 것인가, 자체 무게도 20킬로그램 이상이 되어 무거울 뿐만 아니라, 밧테리 성능도 의심되고 가격도 비싼 밧테리에 대한 실제 수명도 알 수 없었다. 또 센스와 스위치 등 민감한 부분이 많고 펑크 등 고장이 나면 정비와 수리도 문제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타고 있는 일반자전거로 그냥 동네 주변만 운동삼아 타고 다니면서 즐기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도 해보았다. 전기자전거 가격이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내가 탈 만한 모델이 대부분 평균 100만원 정도 가는데 그 가격이면 지금 타고 있는 자전거 3~4대는 살 수 있는 가격이다. 관련 동영상도 보고 에누리 닷컴에 전기자전거도 여러가지 살펴보고 여러 사람들 후기도 읽어 보았지만 어떤 전기자전거를 사야할 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