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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강남의 봄 6 : 화사한 벚꽃보다 향기로운 라일락꽃이 되거라......

 

강남의 봄 6 : 화사한 벚꽃보다 향기로운 라일락꽃이 되거라...... 

 

 

 

 

라일락꽃이 향기롭게 피어났다. 난 화사한 벚꽃보다 향기로운 라일락꽃을 좋아한다. 사실 난 라일락꽃을 잘 몰랐는데 우리동네 들어오는 골목길 입구 단독주택에 큰 라일락꽃 나무가 담장 너머로 가지가 걸쳐저 있어 어느 봄날 지나오다가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해서 나중에 알아보니 라일락꽃이라 했다. 봄이 오면 실제 벚꽃은 한꺼번에 화사하게 피지만 향기가 별로 없다. 그러나 라일락꽃은 그 향기가 주변을 진동시킨다.

 

사람도 마찬가지 겉만 번지르하고 실제 속은 텅빈 사람이 벚꽃같고 수수하지만 향기가 넘치는 라일락꽃같은 사람은 진정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향기로운 꽃은 오래동안 곁에 두며 향기를 맡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만 향기가 없는 꽃은 금방 시들기도 하지만 몇 번 보다보면 싫증이 나서 오래두고 보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 미인이지만 금방 싫증이 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미인은 아니지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향기로운 사람이다.

 

꽃의 향기는 냄새지만 인간의 향기는 그 사람에서 풍겨나오는 기품이다. 기품이란 국어사전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이나 작품 따위에서 드러나는 품격'. 품격이란 '사람 됨 바탕과 타고난 성품'이라고 나와 있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통해서 인격이 갖춰지고 많은 책을 읽어 광범위한 식견을 두루갖춘 사람으로 예의범절과 메너가 넘치고 자애롭고 검소하며 매사에 지혜로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하고 내 가족보다 남을 배려하고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모나지 않고 상황 판단력이 정확하고 지혜로운 대책을 강구하는 현명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짧은 식견에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남을 배려하지 않으며 탐욕이 넘쳐나 불법과 탈법을 자행하고 공익보다 사익 추구에 열중하며 정당한 방법이 아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이득을 도모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사회다.

 

각종 성형수술로 얼굴을 인형처럼 뜯어고치고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명품을 걸치고 능력있는 남자를 만나 외제차를 타고 다니고 넓은 저택에서 공주처럼 살며 자존심과 권위, 그리고 자만심이 가득찬 사람이 부러운가? 남보다 더 많은 부를 향유하기 위해서 그리고 기름기 넘치는 음식을 먹기 위해 먹방 식당을 찿아 다니며 먹고 즐기는 데 인생을 허비하는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 말초적인 쾌락만을 추구할 뿐이다.

 

편협된 종교와 사상에 함몰되어 광신도가 되어 열혈전사로 앞장서는 사람들은 지식이 부족하고 선전선동에 현혹되어 자신의 주체적인 사고가 부족한 사람들이다. 인간의 머리속은 제한된 기억력 밖에 담을 수 없으며 다양한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닫지도 못한다. 그래서 배웠다고 하지만 무식하고 무식하면서도 용감하다.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채 망가져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끝없는 부귀영화를 추구하고 주지육림에 호의호식하면서 열 선녀를 거느리고 살아도 노예처럼 사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빈손으로 가는 죽음에 이르는 시간은 오십보 백보 차이다. 아마 그래서 이 세상은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하남 마방집 입구

 

마눌님께서 행복해 하던 날...... 

 

마눌님 생일이 다가오자 그냥 집 근방에서 간단히 식사만 하려 했는데, 며느리가 주동이 되어 어머니 생일축하를 벌이겠다면서 딸과 상의하여 하남 마방집으로 식사를 가기로 했다. 그래서 지난 일요일 우리는 하남 마방집에서 우리 가족과 큰 동서 가족들과 같이 식사를 하였다. 

 

갑작스럽게 생일 식사를 준비를 하느라 딸과 며느리가 고생을 했다. 우리는 서울 우리 집에서 사위가 준비한 차량으로 이동했는데, 중간에서 마눌님을 태우고 갔다. 이동거리와 시간이 한 시간 이내로 교통만 막히지 않는다면 가는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시간도 그리 걸리지도 않았고 과거 마누라가 선배 가족들 모임에서 한 두 번 간 적이 있는 집이라고 그 집을 선정했다.

 

하남에서 조금 떨어진 국도변에 있는 마방집은 단층 한식집으로 일요일인데도 식당은 복잡하지 않고 한적하고 조용한 편이었고 단골손님들이 주로 찿는 곳처럼 보였다. 방마다 가족단위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주방은 상차림으로 분주했다. 사전에 예약은 딸이 했고 밥값은 아들이 부담했다. 현수막도 준비했고 케이크도 준비하여 생일 노래도 불렀다.

 

딸이 다음 주말에 미국에 취업차 갈 예정이라 생일 식사는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며느리가 제안해오자 거절할 수도 없어 바쁜 시간 가운데도 준비를 하느라 고마웠다. 지난 주 말에는 사위 고향선배가 온다고 하여 우리 집에서 내가 만들어 같이 맛있게 먹었던 김치찌개를 준비해 달라고 하여 우리 집에서 김치찌개도 준비해주었다. 사위 회사가 요즘 좀 어려운 모양이라 요즘 딸아이가 좀 예민해져 있는 듯했다. 준비하는 문제로 딸이 며느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어쩌면 시누이 행세도 하려는 듯했고 결국은 비용 문제라는 것을 알고 이해심이 부족한 딸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큰 동서 내외와 딸 부부 등 가족 모두가 참석해서 같이 즐거운 식사를 했다. 식사는 한정식 상차림 식으로 나왔고 고기와 나물이 주를 이루었다. 된장찌개도 맛이 좋았고 소주도 큰 형님과 둘이서 한잔 했다. 특히 손주 지웅, 지호의 재롱을 바라보다보니 아들 자식이  없는 집이 대부분었다. 특히 큰 동서 집안이 아들이 없는 집안이라 마음속으로 죄송한 마음도 있었다.

 

통상 가족 모임에서 식사만 하고 헤어지곤 했는데 별 의미가 없어 보여서 이번에는 우리 집에서 주관하는 행사라 미리 오전 중에 마누라가 쓴 것으로 하여 아들, 딸, 며느리, 사위에게 감사와 부탁의 편지를 준비하여 가져갔다.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편지를 꺼내서 며느리에게 모두가 들리도록 소리 내어 편지를 읽도록 했다.

 

한참을 읽어가던 며느리가 그만 눈물을 흘리며 읽지를 못한다. 아들 박봉에 두 자식을 키우느라 고생이 많고 고맙다는 이야기에 감정이 북받친 모양이다. 며느리가 읽지를 못하자 이어서 마누라가 남은 부분을 읽었다. 내용은 마누라의 생각을 상상하여 작성했는데, 그동안 아들, 딸을 키워온 지난 영욕의 세월을 잠시 언급하고 지금은 결혼을 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린 두 자녀에게 고마움을 언급하고 바쁘고 어려운 가운데 이런 좋은 자리를 마련해준 점에 대해서도 감사를 했다.

 

편지는 물론 내가 쓴 것이지만 말로는 편지 내용은 마누라가 평소 생각하고 하던 말을 내가 모아서 글로 쓴 것이라 했더니 모두가 속아 넘어가는 듯했다. 마누라가 편지를 다 읽고 나자 방안은 잠시 감동의 물결이 출렁거렸고 편지 내용을 듣던 큰 동서 형님도 눈물을 훔치고 막네딸도 훔쳤다. 더 감동적으로 기술했더라면 온 방안이 울음바다가 되었을 것이다. 큰 처형은 감동을 받아 동생 편지라고 생각하고 그 편지를 가져가면서 마음속으로 좀 흥분된 모습이었다. 딸 내외와 다른 가족은 처음 겪는 경우라 좀 먹먹하고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결론적으로 마누라 생일에는 그냥 가까운 집 근방에서 식사나 하려했는데, 갑자기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큰 동서 부부까지 부르면서 소행사가 되어 버렸다.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시어머니를 챙기려고 애를 쓴 며느리가 고맙고 바쁘고 마음이 분주한 가운데 같이 준비해준 딸이 고맙고 사위와 아들도 덩달아 고맙다는 생각뿐이다.

 

어려운 경기 속에 나라는 어지러운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인생의 절정기를 살아가고 있는 자식들이 안쓰럽고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그나마 이제 철이 들어 이렇게 부모 대접을 해주니 여한이 없을 지경이다. 자식을 놓고 나니 자식된 심정을 아는지 아직 자식이 없는 딸 내외보다 자식을 낳은 아들 내외가 속이 더 깊은 것 같다.

 

편지에도 쓴 내용이지만 모두가 건강하고 집안에 큰 우환이 없는 지금이 어쩌면 우리 가족들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인 될지도 모르겠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재난을 당하거나 몹쓸 지병이 걸린다면 누구도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뒷바라지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우리 가족들이 갈등을 겪고 불행의 길로 빠지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러한 불행을 초래하지 않도록 각자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검소와 절약이 몸에 베도록 생활하고 재난에 대비한 안전의식을 고양시키고 타인에 대한 태도와 언행을 조심하고 자의던 타의던 닥쳐올지도 모르는 불행을 대비하는 지혜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가족의 행복한 시간은 지속될 것이며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편지 전문>

 

사랑하는 아들, 딸, 사위, 며느리 두 부부에게

오늘 내 생일이라고 이렇게 어려운 발걸음을 이곳 먼 곳까지 해주어 무엇보다도 고맙게 생각한다. 하루가 살기 바쁜데 부모라고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준 정성스런 마음에 몸 둘바를 모르겠구나.

 

 

오늘 아침에는 아빠가 닭고기 미역국을 끓어주어 너무나 맛있게 먹었고 날로 요리 솜씨가 늘어나는 아빠 덕분에 다이어트는 커녕 허리살만 늘어나고 있단다.

 

 

우리는 남들처럼 부유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살아왔고 딸 00이는 아빠가 강원도 양구 21사단에 근무할 당시 태어났고, 아들 00이는 15사단 다목리 관사에서 태어나 남매는 삭풍이 불고 눈보라치고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 전방 산중오지에서 자랐고 나중에는 철원 6사단 동송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때묻지 않게 자랐으며 성격이 모나지 않았고 착하고 성실하게 자란 사람들이다.

 

 

물론 자라면서 넉넉하지 못해 원하는대로 해주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가난한 군인의 자식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으며 스스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도 하고 이렇게 다복한 가정까지 이루게 되었을 뿐 아니라 토끼같은 지웅이, 지호 두 손주까지 보게 되었으니 그동안 삶의 고통이 이슬처럼 녹아내리고 이제는 여한이 없다.

 

 

우리 가족은 어쩌면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모두가 그래도 건강하고 어려운 가운데도 각자 열심히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에게 언제, 어떻게 갑작스런 불행이 찿아올 지 모른다는 점이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어느날 갑자기 찿아온다. 갑작스런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되면 가정이 흔들리거나 각종 재난사고로 사고를 당했을 때, 몹쓸 질병을 얻어 병원신세를 지는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 가족간 갈등이 서서히 찿아온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능력이 없어 원하는대로 해 줄 수가 없고 옆에서 삶을 포기하고 병간호를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가 각자 스스로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지 않으면 아무도 나의 불행을 나를 대신해서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항상 부부가 서로 마음을 다잡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스스로 자립한다는 각오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먼저 감사한다.

며느리 00이는 애비의 박봉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낳은 지웅이, 지호를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키워주어 무엇보다 고맙고 앞으로도 살면서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이 닥칠 것인데 잘 해쳐나가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한다.

 

 

사위 0서방은 나에게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고 백년 손님이 아니라 천년 손님이나 마찬가지란다. 원석을 갈아 보석을 만들듯이 00이를 잘 보살펴주고 평생을 변치말고 사랑해주기를 진심으로 부탁하고 더 좋은 삶을 위해서 너희들이 어떠한 길을 가더라도 항상 마음은 변치말고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 것을 당부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몇 가지를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먼저, 항상 서로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배려와 존중심은 나를 낮추는데서 출발한다. 인간은 공부 좀 했다고 항상 자만심과 편협심으로 가득찬 사고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똑똑하고 자신의 생각과 결정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것이 바로 스스로 우매함에 빠지는 자기 함정이다. 그래서 나의 말보다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항상 자신이 가장 잘 났고 남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은 우매하기 그지없는 생각이다. 항상 남을 존중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내 욕심을 차리기 전에 타인을 위해서 나의 욕심을 버릴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당부한다.

 

 

 

둘째, 메너와 태도, 말을 조심해야 한다.

항상 단정한 언행으로 메너와 태도가 정갈해야 한다. 고매한 인격과 품격은 가정교육에서 비롯되는 법, 부모의 언행을 자식이 닮아가듯이 품위있는 언행은 바로 산교육이다. 화사하게 피지만 향기없는 벚꽃보다 소박하지만 향기가 넘쳐나는 라일락꽃같은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다. 또 나쁜 언행은 나쁜 생각과 태도에서 비롯되는데 상대의 패부를 찌르는 독설은 독이 되어 자신의 심장을 녹아내린다. 그러한 말은 평생을 가며 가정불화가 생길때마다 그 말이 생각나서 상대에 대한 마음이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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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신뢰와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라.

약속을 반드시 잘 지키고 못지킬 약속은 하지를 마라. 신뢰는 나의 재산이며 보물이다. 믿음은 신뢰에서 비롯되며 믿음이 사라지면 결국 의처증과 의부증으로 발전되며 가정파탄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신뢰와 믿음은 철저한 자기관리에서만 가능하다.

 

 

 

넷째, 분수를 알고 과도한 욕심을 멀리해야 한다.

과도한 욕심은 자신과 가정, 자식까지 망가지게 만든다.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자신의 처지를 고려하여 무리한 소비는 가정재정을 약화시킨다. 자기주관이 부족하면 남이하면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지향적인 삶은 기준이 없고 목적이 없어 낭비를 초래하고 재정적인 파탄을 불러온다.

 

 

 

다섯째,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라.

책 읽기와 명상, 고민, 지식서핑을 통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생각과 결정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근거하여 비롯되는데 경험이 적고 지식이 부족하면 합리적인 판단이 어렵고 시행착오와 오류를 반복하게 되며 그것은 바로 시간과 노력, 재정적인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오늘 나 엄마는 너무나 행복하고 우리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앞으로 더욱 우리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

 

 

                                                                                                                                       -엄마의 생각과 아빠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