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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우면산의 봄 3 : 한반도의 쌍곡선

 

 

 

우면산의 봄 3 : 한반도의 쌍곡선

 

 

 

                                                                                                 새벽 하늘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주말에는 비까지 내렸다. 단비가 내린 것은 대지를 적셔 새순을 돋게 만들고 말라버린 산에 산불이 나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엄청날 것이다.

 

어제는 빌라 텃밭에 비닐을 쳤다. 비가 오면 흙이 빗물에 쓸려 뜨내려 가기 때문이다. 낙엽 썩은 흙과 거름도 섞었고 음식물 찌꺼기도 썩었다.

 

큰 집에 이사가면 벽에 걸려고 집안에 오랫동안 보관하던 액자를 모두 꺼내 박스를 벗기고 일일이 정리를 했다. 몇 개는 기존 액자를 떼내고 교체하였고 나머지는 버릴 예정이다. 이제 큰 집 이사가기는 글렀고 이 좁은 집에서 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마누라가 시골로 가자고 하지만 시골가서 살 수가 없을 것 같다. 나는 시골 출신이라 견딜 수 있지만 태어나서 도시 생활에만 젖어 살던 마누라가 배겨내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불편한 환경을 어찌 견딜 것인가?

 

 

시골로 내러가서 살고 싶다고?

무턱대고 시골로 간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집단으로 마을을 조성하여 이주하는 경우가 아닌 혼자서 간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판단해보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각나는 데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물론 집단으로 조성된 마을도 많고 그런 마을에 빈 집을 사서 들어 갈 수도 있다. 서울 가까운 곳에는 유명 인사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곳은 돈께나 있는 사람들이라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우선 외로움이다. 처음에는 시골이 좋아서 별장같은 집을 장만하여 이사람 저사람 불러 잔치를 하면서 자랑을 하지만 그것도 한 두번이지 시간이 지나면 찿아올 사람도 없고 주변 동네 이웃 주민들과 같이 잘 융합하지 못하면 두 부부가 매일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살 수는 없다. 서로 원수끼리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점점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되돌아 온다고 한다. 귀향의 실패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는 의료.복지시설의 불편함이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은 언제 찿아올지도 모른다. 마누라는 매일 약을 먹고 있는 처지에 병원이나 약국이 멀고 지방 병원의 시설이나 장비가 낙후된 곳에서 제대로 진료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서울로 큰 병원을 다녀야 하고 아니면 출퇴근해야 할지도 모른다.  

 

셋째는 생활의 불편함이다. 딸이 살고 있는 서울이나 아들이 살고 있는 대전, 그리고 가까운 시내까지 빈번한 차량 운행과 소요되는 휘발유값은 물론 시내까지 시장보는 것, 목욕, 이발 및 파마, 약국과 병원, 여름철이면 각종 모기, 파리, 나방, 날파리 등 각종 벌레들이 집안으로 날아들어 익숙하지 못한 사람은 괴로움의 연속이 될 것이다.

 

넷째 영농지식이 문제이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몰라도 대도시에서만 살아온 사람은 영농지식이 거의 전무하다. 그래서 텃밭을 일구던지 가축을 키우던지 경험이 없으면 영농이 불가하다. 물론 사전에 배우고 익혀 간다고 해도 실전은 다르다. 그리고 각종 영농기구와 시설 투자비가 별도로 소요될 것이다. 호미를 포함하여 곡갱이, 톱, 도끼, 낫, 망치, 못, 전기톱, 수레, 지게, 리야카, 목재, 합판, 비닐, 철망, 전선, 등기구, 소쿠리, 물통, 장독, 소독기 등등......시골 생활은 각종 공구가 필요하고 하나라도 없으면 불편하니 구입해야 하고 급수,전기,가스 등 주생활필수품이 원활히 공급되어야 하고 주방기구와 전기기구들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또 힘들게 영농을 해도 야생동물들이 내려와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우물이나 계곡수를 이용한다면 그것도 평소 관리를 잘해야 하며 겨울철에는 보온대책과 여름철이면 소독 등 위생문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환경오염 문제이다. 분리수거가 되고 분뇨처리가 수월하면 몰라도 재래식이라면 쓰레기 처리, 대소변 처리도 문제이다. 요즘은 각종 환경규제가 심하여 함부로 버릴 수도 없고 태울수도 없고 땅에 묻을 수도 없다. 

 

여섯째, 지방 지자체의 각종 난개발로 언제 주거지를 이전해야 할 지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사전에 확인하고 주거지를 선택하겠지만 언제 계획이 바뀌어 이전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일곱째, 각종 재해.재난에 대한 대비책이다. 산불, 산사태, 홍수피해, 전염병 등으로 인해 가축을 살처분해야 하거나 홍수나 산사태로 언제 재난을 당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사전 충분한 답사와 검토를 통해 해당 공공기관을 방문하여 확인해야 할 것이지만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은 면밀한 확인과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집단으로 모여 살고 있는 곳이면 몰라도 외진 독립가옥은 재난은 물론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서울에서 시골로 왔다면 돈께나 있는 줄 알고 소문을 듣고 도둑이나 강도가 찿아올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각종 방범 대책도 대비해야만 안전한 시골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나라가 온통 4월 총선으로 들끓고 있. 누가 공천되었고 누가 나왔고 누가 떨어졌다, 탈당한다, 입당한다, 통합한다, 여론조사 결과다, 누가 지지도가 올라갔고 누구는 지지도가 떨어졌다, 무소속 출마한다, 누구는 자격이 없다, 물갈이다 아니다...... 눈물을 흘리는 눔, 욕설을 하는 눔, 조용히 물러나는 눔, 발악하는 눔, 까발리겠다는 눔......신문과 인터넷은 총선 뉴스로 도배되어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언론이 주도하고  정치권과 국민들은 언론에 끌려다니고 있다.

 

드라마 '해품달'이 40%가 넘는 경이적인 시청율을 기록하고 막을 내렸다. 그동안 우리는 남자는 모두가 왕이 되였고 여자들은 여자주인공 연우가 되었다. 가상 드라마지만 조선의 가상왕이 헤어진 한 여자를 잊지못해 그리움에 젖어 있다가 외척들의 권력 독식을 위해 희생되었던 여인 연우가 8년 만에 다시 무녀가 되어 나타나게 되었고 외척들의 반란을 진압하고 그녀를 다시 되찿는 스토리다. 최고의 권력가와 미녀가 다시 만나는 러브 스토리지만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은 드라마를 보는 순간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빠져들고 있다는 데 있다. 조선의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에 불과하고 실제 역사에 구애받지 않고 가상적인 상황을 마음대로 작가가 그리면서 탄탄한 장면을 연출하였다는 점이다. 또 그동안 계속된  밤샘 쵤영에다가 드라마 구성, 반전, 연기력, 배경, 색상 등 연기자들의 혼신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일부 연기자는 연기력이 부족하였다는 점 등 비평도 많다. 그러나 높은 시청율로 방송사에게는 엄청난 광고료를 벌게 해 주었고 주인공들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국민들은 환상에 젖어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은 자신의 어려운 현실을 잊게 되었고 행복한 상상에 빠져 있었다. 

 

그러는 사이 국내는 총선으로 온 나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고 좌와 우, 진보와 보수, 5%와 95%, 부자와 가난한자, 구세대와 신세대, 친공과 반공, 찬성과 반대, 주인과 노예, 자유와 억압, 거짖과 진실 등이 서로 갈등을 빚으며 반목과 질시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제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하고 돌아가고 있다. 남과 북, 미국과 중국, 핵무기 개발과 억제, 핵안보정상회의, 북의 미사일 발사 예고, 중국의 패권주의와 이어도 순찰 공언, 일본의 독도 지배 야욕, 미국의 이란 공격설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원가가 급등, 무역 수지 악화, 수출 감소, 탈북자 송북,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김정은의 대남 비난 및 강경노선,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움직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이나 지도층은 총선에만 열중할 뿐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이나 국가 안보는 뒷전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 투쟁은 계속되고 있고 중국이 이어도를 순찰영역으로 포함하겠다고 했다. 원자력 발전소는 고장이나도 감추기에 급급하고 또 다른 곳은 불이나서 발전이 중단되 곳도 나타났다. 이웃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교훈을 1년 전에 그 비참한 상황을 눈으로 생생하게 보았고 아직 잊지 못하고 있는 중인데, 국내 원전에서 이러한 사고가 난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와 관리의 난맥상 등 시스템에 엄청난 문제가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본 원전 근방의 주민들은 언제 엄청난 재앙이 발생할지 몰라 아마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지 모른다.

 

또 북한은  '광명성 3호' 를 곧 발사한다고 발표하였다. 미국도 놀라고 한국도 놀랐다. 미국은 배신감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고 한다.


 


 

北 “내달 12∼16일 중 실용위성 광명성 3호 발사”

미사일 금지 합의 16일만에 파기… 美 “매우 도발적”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 15일)을 맞아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16일 발표했다.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발사한 지 3년 만이다. 이에 한국과 미국은 “지역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북한이 이런 경고에도 장거리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북-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발표는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하기로 한 ‘2·29 북-미 합의’를 불과 16일 만에 파기한 것이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를 위반한 것이다. 인공위성과 장거리미사일은 모두 장거리로켓 발사 기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며 “평화적 우주이용 기술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 위성으로 운반 로켓 ‘은하 3호’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4월 12∼16일 사이에 발사된다”며 “위성발사 과정에서 생기는 운반로켓 잔해물들이 주변 국가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비행궤도를 안전하게 설정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1998년 8월 31일 ‘광명성 1호 위성(대포동 1호)’을 발사한 데 이어 2006년 7월 4일 ‘대포동 2호 미사일’, 2009년 4월 5일 ‘광명성 2호 위성’을 발사했다.

미국은 북한 발표 후 6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 45분(현지 시간)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 명의의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국제적인 의무를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은 매우 도발적이다”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 성명은 “유엔안보리결의안 1718호와 1874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미사일 발사를 명백하게 금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에도 어긋난다”며 ‘2·29 합의’ 위반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북한이 관련된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포함해 국제적인 의무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며 “미국은 국제 동맹국들과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웹사이트상에서 오전 6시 반경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명의로 바뀌었으나 국무부는 기술상 오류라며 다시 대변인 명의로 정정했다.

한국 정부도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적 행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이날 오후 재외동포언론인 간담회에서 “앞뒤가 잘 맞지 않는 중대한 도발 행동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예상치 않았던 북한의 합의 파기 시도에 크게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양국이 지난달 29일 평양과 워싱턴에서 합의 결과를 동시에 발표한 지 불과 16일 만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

2·29 북-미 합의에는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실험, 장거리미사일 발사의 모라토리엄(유예)에 동의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외교 소식통은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미국은 북한에 사기당했고 배신당했다”며 “다만 미국으로서도 대응 방안을 당장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일단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강한 메시지를 보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제시한 발사 예정일까지 아직 한 달 정도 외교적으로 대응할 시간이 남아 있다”며 미국 내의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 정부도 청와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통화를 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막기 위해 추가 식량지원 같은 ‘당근’을 더는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같은 말(馬)을 세 번 사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미국이 또다시 북한의 노림수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에 또 속았다”며 거칠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미 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이란의 핵개발 제재에 주력해야 하는 탓에 외교적 여력이 많지 않고, 연말에는 대선도 치러야 한다. 간신히 관리 국면으로 진입했던 북-미 관계의 ‘판’이 깨질 경우 북한이 핵실험 같은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미국이 이번 북한의 발표를 당장 ‘합의 파기’로 규정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최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미국이 이번 일로 북-미 합의를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아직 로켓이 발사되지 않은 만큼 대화를 통해 계속 북한을 설득하고, 북측의 추가 식량지원 요구도 명분을 달리해 받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인권 문제

지난번 한류 스타 30여 명이 4일 '크라이 위드 어스'라는 북송 반대 콘서트를 개최했다. 물론 연예인들의 현실 참여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많은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드러내며 저항적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일이 흔해졌다. 하지만 이번 콘서트를 개최한 연예인들의 면면과 행사 내용이 기존의 정치 지향 연예인인 소위 '개념 연예인'들과 달라서 눈길을 끈다.

먼저 이번 콘서트에 참여한 연예인들은 차인표·신애라 부부를 비롯해 윤복희·아이비·박상민·황보·노사연·박미선·송은이 등 정치색이 없는, 그야말로 생업에 충실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상당수는 평소에 저개발국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컴패션 활동 등 드러내지 않고 꾸준히 인권활동을 해온 이들이기도 하다. 콘서트에서 낭독한 호소문에서도 한·중 양국의 정치에 대한 비난 등은 없다. 연예인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무대를 담담하게 선보인 후 탈북자들의 생명을 걱정하고 이들이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들은 일회성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도 행사를 벌이는 등 꾸준히 활동해 탈북자 인권문제를 널리 알리겠다고 한다.

인권문제는 단번에 해결할 수도 없고, 오늘 해결했다고 내일 똑같은 인권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문제다. 정치적 퍼포먼스나 당리당략에 따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인권문제는 꾸준하게 문제를 자각하고,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뜻을 모으는 범인류적 연대를 통해 조금씩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탈북자 문제를 정치문제가 아닌 순수한 인권문제로 접근하면서, 세계인과 문화적 공감대 속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각성케 하는 연예인들의 문제의식이 반갑다.

'나꼼수'에 맞장구쳐야 비판적이고, 야당의 모바일 선거에 참여해야 진보적이고, 정부·여당을 씹어 돌려야 지성적이라고 생각하는 분,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다. 이 정권의 실정(失政), 현실의 팍팍함, 그리고 한국의 인터넷 민도를 감안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을 향해 탈북자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비판적이고 진보적이고 지성적이다. 인류 보편의 가치를 훼손하는 폭력에 맞서는, 멋지고 폼 나는 행동이기도 하다. '국물녀' 얘기에 침을 튀기고, '나꼼수'에 희희덕거리는 시간 조금씩 줄여 보편적 인권의 외침에 귀 기울여 보자.

 

 

 

                                                                                     지난 주 잔설이 내린 새벽

 

벽 자건거를 타고 가다가 이곳에서 운동을 한다. 허리돌리기, 역기, 윗몸일어키기, 팔운동, 등 다양한 기구가 설치된 곳이다. 30분 정도 운동을 하다가 다시 출발한다. 새벽에는 사람들도 없다. 그래서 혼자 이것 저것 골라서 마음대로 운동하다가 동이틀 무렵이 되면 동녘 하늘이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한다. 아파트 주민들도 하나 둘 출근을 서두르고 가끔 새벽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가기도 한다. 지난밤 봄을 시셈하는 잔설이 하얗게 내렸다. 

 

 

 

 

 

 

 

                                                                         서초동 삼성애니콜 서비스 센타

 

얼마전에 삼성전자 수리센타에 휴대폰을 수리하려 갔었다. 수시로 수리센타를 옮겨 가끔 찿아가는 경우 반드시 위치를 확인하고 가야한다. 부속값도 비싸고 오래된 폰은 부속도 없다. 소비자들을 등쳐서 번 돈으로 번듯하게 만들어 놓은 수리센타는 커피, 인터넷, 안마기, 텔레비젼 등이 설치되어 있다. 모두가 비싼 돈을 주고 산 휴대폰과 비싼 요금을 내고 있는 소비자들의 돈이다. 가격 부풀리기로 소비자를 우롱한 제조사와 통신사가 오랫만에 과징금을 물 모양이다. 그동안 그토록 휴대폰 불법 사기 판매에 눈감고 있던 공정위가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약발이 떨어졌거나 담당자가 제대로 된 반듯한 사람이 온 모양이다.

 

 

                                                                                 수리센타에서 대기하는 고객들

 

 

 

                                                                                   각종 부속값을 함 보시라!

 

 

 

 

얼마전에 생일이라고 딸 부부가 밥을 산다고 우리 부부를 데려간 곳이다. 강남 고속터미널 영풍문고 2층에 있는 아웃백 식당이었다. 비싼것도 속이 탔지만 맛도 별로였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많고 친구나 연인끼리 먹으며 그냥 좋단다. 각종 포인트니 뭐니 하면서 지정된 카드로 할인 혜택을 받더니 가격을 적게 내는 방법을 요즘 애들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결국은 음식값에 그러한 할인 금액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된다. 휴대폰 출구가를 부풀리듯이 음식값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국은 소비자만 봉이다는 이야기다. 

 

 

                                                     가격도 3만원 이상이라야 겨우 식사가 가능한 곳이다. 4명이 20만원 가까이 들었다. 

 

                                                                          우리 동네 파리날리고 있는 찻집이다.

 

                                                                          우리 동네 '홍00 청국장' 집이다.

 

 

최소 1인당 3만원에서 5~7만원이 넘는 식당이다. 그래서 마트에서 청국장 사다가 집에서 끓어 먹었다.

 

저녁이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자리가 없을 정도다. 건강은 먹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돈 아까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찿는 곳이기도 하다. 자신이 땀흘려 번 돈으로는 도저히 저런 곳에 함부로 갈 수가 없을 것이다. 모두가 사기, 공돈, 불로소득, 도박, 매춘, 절도, 허세, 가식, 유혹, 선심 등을 위해 부도덕하게 번 돈이거나 힘 안들이고 번 돈이거나 공짜로 생긴 돈, 뇌물 받은 돈 등이기에 저런 곳을 아무렇지 않게 찿아 간다고 생각된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일부는 스스로  열심히 일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찿아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슨 음식 이름에 윌빙자만 붙어면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건강식품도 마찬가지고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어제 소비자 고발 프로를 보니 강아지 사료가 그토록 형편없는 재료로 만드는 줄 몰랐다. 유명 쌀도 하남 등지에서 다른 쌀을 섞어 재도정하여 포대만 유명 쌀 포대로 바꿔 판매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도 대형 마트에 공급되고 인터넷 판매도 한다. 외국산 고기를 국산으로 둔갑시키고 설렁탕도 닭.돼지뼈로 만들고 프림도 넣고 한다고 한다. 모두가 거짓이요 과장이요 허구다. 폭리를 취하고 소비자를 우롱하고 속이고 있다. 정치권과 지도층이 비리와 부패로 탐욕에 빠져 있는 동안 소비자나 서민들은 주머니를 털리고 있다. 언론 방송사는 소비자 고발프로를 늘려 생필품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방영하는 것이 언론이 진정으로 할 일일 것이다.  

 

 

뼈대있는 몇 개의 사설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의 비명

해마다 5월이 오면 한국 사회는 광주의 비명을 들었다. 광주의 통곡은 함성과 총성 그리고 장송곡이 어우러진 시대의 격통이었다. 5월이 오면 기억은 핏빛으로 물들고 비명은 라디오 볼륨처럼 커졌다. 그러길 30여 년, 이제 광주는 역사의 각인(刻印)으로 남았고 비명은 민주주의 교향곡이 되었다.

해마다 3월이 오면 나는 천안함의 비명을 듣는다. 평화로웠던 3월 26일 밤,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46인이 사라져갔다. 역사의 심술인가. 100년 전 그날은 안중근 의사가 처형당한 날이었다. 민족의 의인(義人)을 기려야 하는 그날, 북한은 패륜적 테러로 남한의 젊은이들을 죽인 것이다.

천안함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충격적인 남북관계 사건이다. 평상시에 군함이 영해 내에서 폭침된 건 세계사에서 유례가 드물다. 북한의 도발뿐 아니라 남한의 방황에서도 사건은 충격적이다. 부서진 천안함의 선실에서 수병(水兵)들의 비명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1983년 아웅산 테러나 87년 대한항공 폭파 때 남한은 일치단결해 살인자를 규탄했다. 그런데 천안함에서는 제1 야당과 반(反)이명박 시민세력이 살인자의 지목과 규탄을 거부했다. 그들은 지금도 북한을 옹호하고 남한 정권을 공격한다. 한국 정신사(精神史)에 남을 충격이다.

그해 6월 29일 민주당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6·29가 어떤 날인가. 민주화 선언으로 국가의 숨통을 열었던 날 아닌가. 그런 역사적인 날에 민주화 후예라는 이들이 국가의 숨통을 막았다. 나는 '민주당의 맹북주의 6·29'라고 썼다.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도 국가안보만큼은 협력했던 민주당 선조들의 개탄을 모아, 한국어가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민주당의 6·29'를 규탄한다.”

천안함 8개월 후 이번엔 연평도가 당했다. F-15K는 대당 1000억원이나 하는 최고급 무기다. 200㎞ 떨어진 곳에서 SLAM-ER 유도탄으로 목표물을 때린다. 섬마을이 불바다가 됐는데 이 정권은 그런 전폭기를 하늘에 띄워놓고도 북한을 폭격하지 못했다. 나는 'F-15K가 울고 있다'고 적었다. “F-15K는 국민이 피와 땀과 눈물로 사준 국민의 무기다. 바로 연평도 사태 같은 때에 쓰라고 사준 무기다. 그런데 군은 그런 무기를 비겁과 패배주의란 쇠줄에 묶어놓았다. 흔히 주먹이 운다고 한다. 유약한 지휘관에게 화가 나고 천안함 46인과 연평도 4인이 불쌍해 F-15K가 울고 있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내년이 걱정이다

이홍구전 총리·본사 고문 집안싸움에 흥분하고 몰두한 나머지 온 식구를 태운 배가 어디로 떠내려가는지도 모른 채 격한 풍랑을 맞게 된다면 어찌할 것인가. 선거 열기에 휩싸이기 시작한 우리 사회가 바로 그런 형국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지구촌 전체를 덮고 있는 경제 위기의 먹구름은 좀처럼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이로 말미암은 사회적 고통은 곳곳에서 정치적 파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초강대국시대를 대치할 다극체제의 출범은 아직도 묘연한 상태이며 힘의 재분배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불안정도 잠재적 위험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얼마 전 브레진스키 교수는 이러한 세력의 재편 시기에는 모든 국가가 피할 수 없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되며 결과적으로는 승자보다 패자의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지금과 같은 세력 판도의 전환 고비에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선택의 시간에 일순위로 직면하게 될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 그의 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미 제국주의시대에 식민지의 수모를 겪었고 냉전시대로 이어진 민족 분단의 고통에 아직도 시달리고 있는 우리로서는 주변 강대국들 사이의 세력 판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체질화된 지 이미 오래다. 지금도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세계 1, 2, 3위를 점하고 있는 미·일·중·러 네 나라는 한반도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우리보다 훨씬 큰 나라들임을 항시 유의해야만 한다. 이들 네 강대국 간의 관계와 조합, 그리고 남북한과의 관계와 조합이 어떤 양태로 형성될 것인가는 바로 우리 민족의 미래를 좌우하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렵고 어수선한 국내 사정에 함몰되다 보면 그렇듯 중요한 열강들과의 관계 진전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리의 근접한 이웃이며 세계 제2, 제3의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관계 진전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노다 총리는 5월 초 한·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을 방문하고 한·중·일 FTA 교섭 개시와 북한 핵문제에 대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한·미 FTA에 대한 국내에서의 격론이 심화되는 속에서도 한·중·일 FTA와의 연관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게을리 할 수 없는 대목이다.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과 우리의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의 관계에 못지않게 한·중·일 3국 관계의 발전 방향이나 러시아의 새로운 아시아 정책에도 응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끊임없이 요동치는 국제경쟁 속에서 상대적인 취약성을 지닌 우리가 국가 이익을 지키고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남보다도 확실한 국가 목표와 치밀한 전략이 전제되어야 함은 자명한 논리이다. 우리와 같은 민주국가에서 그러한 필요를 충족시키려면 폭넓은 국민적 합의와 이를 바탕으로 나라를 운영할 수 있는 유능한 정치리더십이 필수임은 물론이다. 선거의 해를 맞은 격동의 한국정치가 과연 그러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선거란 싸움과 시합의 성격을 함께 지닌 경쟁으로 그 경주에 몰입돼 있는 선수들에게는 대화, 화합, 타협 등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선거 후에도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운명공동체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통일을 달성한 독일은 여야 대연정이란 타협의 정치로 역사의 풍랑을 헤쳐갈 수 있었다. 선거의 열기와 흥분으로 끊기기 쉬운 여야나 정치세력 간의 소통의 줄, 혹은 타협의 다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혜로운 정치인들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오죽하면 전 국민으로부터 '야합'에 의한 국회의 300석 선거구 획정이라고 지탄을 받고 있는 여야 지도부이지만 이는 타협의 정치를 위한 시작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겠는가. 내년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홍구 전 총리·본사 고문

 

대통령의 추락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위상은 '추락'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현직 판사가 '가카새끼'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 사태에까지 이르렀으니 말이다. 역대 모든 대통령이 비슷한 경로를 겪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도대체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기에 이 지경에 이르렀나. 멀리 가지 말고 민주화 이후 대통령들의 공과(功過)를 한번 짚어보자.

김영삼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군(軍)의 정치적 개입을 뽑아버린 것과 금융실명제를 실시한 것이었다. 하나회가 붕괴된 후 우리 정치에서 군대는 변수가 되지 못했고, 금융실명제는 '차떼기'와 '돈 봉투'의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그 밖의 업적은 초라해 보이고 외환위기라는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 측근 관리도 부실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전 정권에서 넘겨받은 외환위기를 극복하여 경제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주고 얻어낸 대가라는 비난은 있지만 한반도 남·북 지도자들이 얼굴을 맞대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기록될 일이다. 그러나 퍼주기로 끝난 채찍 없는 당근 일변도의 대북정책은 대단히 잘못됐고, 그의 임기 중에 지하에서 올라온 종북(從北)주의자들의 위세는 지금도 꺾일 줄 모른다. 게다가 외환위기를 정리하면서 제기된 여러 의혹은 아직도 가십거리가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정치사에서 길이 기억될 인물이다.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은 그가 남긴 중요한 유산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분열을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화시키는 잘못을 저질렀다. 만약 그가 '코드 정치'를 하지 않고 모두 함께 가자는 통합(統合)을 내세운 정치를 했다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화려한 사후(死後) 부활은 우리 정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징표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이 가장 원한 것은 경제 문제의 해결이었다. 그러나 서민 생활은 더 어려워졌다. 물론 그것이 유독 이 정부만의 잘못은 아니다. 2008년에 들이닥친 세계적 경제위기의 극복이나 경제가 지구화하면서 이루어지는 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빈부격차는 모든 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이다. 그렇지만 시장경제와 정부통제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일관성 없는 경제정책은 예전 그룹 총수의 눈치를 보던 CEO가 이제는 국민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게다가 이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인사관리와 자기관리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후보시절부터 따라다니던 여러 의혹은 인척과 측근의 비리로 실체화했고 사재(私財) 환원의 결단까지 빛바래게 한 내곡동 사저 사건으로 이어지면서 '나꼼수' 같은 '너절리즘'의 곰팡이가 창궐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추락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뭐니 뭐니 해도 취임 초부터 그를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려 한 막강한 안티(Anti) 세력일 것이다. '고소영' 인사가 조성한 분위기는 광우병 파동을 증폭시켰고 그렇게 결집된 안티 세력은 줄곧 이 정권의 발목을 잡았다. 그들은 노무현 정부가 시작한 한·미 FTA까지 극렬히 반대한다. 국민 다수가 민주적으로 선출한 대통령의 권위를 부인하는 안티 세력이 집요하게 대통령의 정무수행에 딴지를 거는 사태의 심각성은 이제 우려할 수준에 이른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토는 노무현 정부부터 시작되었다. 김대중 정부까지는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때부터 '놈현' '노구리' 같이 비하하는 표현이 난무하더니 요즘에는 '쥐××' '가카새끼' 같은 적나라한 욕설로까지 격화했다. 이 싸움의 목표는 어떻게든 정부가 하는 일을 방해하여 '실패한 정권'이라는 낙인을 찍음으로써 정권을 빼앗는 것이다. 그들은 나라는 어찌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 아니, 반대편의 성공을 보느니 차라리 나라가 망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막가파적 태도는 현 정부 들어 더욱 심해졌다.

이제 우리 모두 이런 반(反)국가적 행위는 용납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저급한 언어를 내세워 다중(多衆)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나라의 격(格)을 떨어뜨리는 사람들도 사라져야 한다. 국민들도 자신이 지지했든 안 했든 간에 다수가 선출한 대통령의 권위를 존중해주는 성숙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 비판은 하되 절도와 절제를 지켜야겠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나라 잘되는 게 우선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편견의 잔인함



 

박원순 서울시장이 작년 11월 거리를 청소하는 사진이 한 포털의 그날 사회분야 '네티즌 관심뉴스' 1위에 올랐다. 댓글도 "당선된 뒤에도 이러는 사람은 처음 본다"는 칭찬이 많았다. 오세훈 시장도 재임 때 한강 쓰레기를 치우거나(2009년 4월) 거리 청소를 했다(2011년 3월). 그러나 '관심뉴스' 10위에도 못 들었다. 그나마 달린 댓글도 "웃긴다"는 것이었다. "네티즌이 선동당하지 않게 돕고 싶다"는 어느 블로거의 분석이다.

자기네 집단은 좋게 보고 다른 집단은 나쁘게 보는 것을 사회심리학에서 '내(內)집단 편향적 지각(知覺)'이라고 부른다. 박선영 의원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에 반대해 단식 농성을 해온 지 열흘 만인 2일 실신했다. 박 의원이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진이 보도되자 인터넷엔 좌파 쪽 네티즌들의 조롱과 야유가 쏟아졌다. "쇼하고 있네" "공천 따기 작전" "안면 근육을 보니 기절한 게 아니다" "코는 어느 병원에서 수술했나"….

좌파들은 인권을 따지다가도 북한 인권문제만 나오면 입을 닫아버린다. 탈북 여성 박사 1호 이애란씨도 단식을 해오다 좌파들의 침묵에 분노를 터뜨렸다. "동족의 고통에 이토록 무관심한 것이 신기하고, 북한 주민의 생명이 천성산 도롱뇽만도 못해 눈물이 난다"고 했다. 삿대질을 하다가도 상대가 불행을 당하면 언행을 삼가는 게 사람의 도리다. 위로는 못할망정 갖은 욕설이라니. 눈먼 편견만큼 잔인한 것도 없다.
오태진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