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의 봄 6 : 선거, 그 허울좋은 민주주의......
강남 빌딩 새벽 전경
요즘은 해가 뜨는 시간이 점점 빨라짐에 따라 6시 경이면 사방이 밝아진다. 점점 밝아오는 새벽 풍경을 즐기며 자전거를 타는 것은 상쾌함은 물론이고 스트레스를 날리는데 최고이다. 내리막길을 달릴 경우에는 물론 안전에 유의해서 달려야 하지만 달리면서 느끼는 그 기분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그것은 오르막길을 힘들게 올라와서 정상에서 심호홉을 하고 내리막길을 달릴 때는 힘든 오르막길의 고생이 있었기에 그 만족감은 배가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로 젊을 때 고생하지 않고 상속이나 복권 당첨, 횡재, 사기, 뇌물로 번 돈으로는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지를 못한다. 봄, 여름 내내 농사를 지으면서 땀흘린 농부만큼 가을 수확의 즐거움을 다른 사람은 맛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모들이여~~ 자식을 키울때 편한한 길을 선택하지 마시고 일부러 고생시키면서 강하게 키우시길 바란다. 그리고 젊은이들이여~~ 인생을 스스로 고난의 길을 선택하여 가시기 바란다. 그것이 인생의 참맛을 느낄 수 있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밑바닥에서부터 모든 것을 경험해보고 군대도 훈련이 강하고 군기가 엄정한 부대로 스스로 선택하여 가고 또 가급적이면 최전방으로 스스로 지원하여 가는 게 좋다.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지 못하고 바보스런 부모들이 자식을 편안하게 키우고 수도권이나 국방부, 각군 본부, 후방, 상근예비역 등 편한 곳에 근무하도록 하려고 발버둥 치거나 또 그 중에서도 갖가지 방법으로 군대를 면제시키려는 부모는 그 자식이 집안을 말아먹던가 나라를 말아먹던가 가정을 말아먹던가 불효자를 만드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고생한 사람과 고생하지 않은 사람의 생각과 사고 방식은 천지 차이기 때문이다.
아침이면 등교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된다. 무심코 학생들이 메고 가는 베낭을 보게 되었는데 비싼 외제 제품이 많이 보였다. 청소년들이라 서로 비교하고 자랑하며 조롱하고 왕따시키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외제 가방 메고 학교 간다고 공부 잘하는 것도 아니다. 3년 메고 다니다가 상급 학교로 진학하면 그 가방은 사용하지 않고 버리는 게 대부분일 것이다. 부모가 어려운 줄 알아야 자식이 똑바른 생각을 하게 된다. 식당에서 공사 현장에서 노예처럼 벌어서 자식이 원하는대로 입히고 먹이고 사주다보면 그 눔은 결국 부모는 모든 것을 해준다는 의타심과 자만심이 생기고 만약 차후 원하는대로 해주지 않으면 부모 알기를 우습게 알게 된다.
뉴코아 백화점에서 바라본 새벽 풍경
난 항상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서울의 새벽 하늘 스카이 라인을 바라보게 된다. 그동안 건축도 많이 발전하여 균형의 미를 살리고 조화로운 스카이 라인을 만들고 있다. 아침 6시 경이지만 부자 동네 고층 아파트에 불이켜진 집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만큼 부자로 살기위해서는 자신의 삶이 피곤한지도 모르겠다. 킴스 클럽과 뉴코아 백화점에는 새벽 일찍 지방에서 올라온 화물차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백화점의 각종 상품들이다.
킴스 클럽은 그래도 값이 비교적 다른 곳보다 싼 편이라고 하여 마누라 등쌀에 가끔 이용한 적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과다한 수수료로 백화점 입점주들을 울리고 있고 소비자를 봉으로 알고 있다. 그저께는 롯데 백화점에서는 비싼 와인 염가 판매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달려들어 금방 동이 났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이 언제부터 와인을 그렇게 많이 좋아했는지는 모르겠다. 통상 사기꾼들이 하는 짓들이지만, 신사 정장을 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싼 와인을 마셔야 인간대접을 받는 허상의 우리사회다. 그런 눔에 속아 넘어간 부녀자들이 어디 한 둘인가? 또 비싼 명품을 사기 위해서 줄을서는 것이 한국 사람들이다. 집은 가난해도 노예처럼 일하고 가정이 피폐해져도 모두가 명품에 목이 말라 있고 그것을 입고, 끼고,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속이 너무나 허하고 정신은 열등의식에 가득찬 불쌍한 사람들이다. 또 졸부들은 가진것이 돈 뿐이니 머리에는 든 것이 없고 정신은 허하니 남에게 자랑할 것이 그것 뿐 이니까! 지난번 아들눔 장가갈 때 마누라 등쌀에 며느리한테 중간정도 비싼 명품 가방을 사주었더니 요즘보면 손주눔 기저귀 가방으로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 개나 소나 명품만 걸치면 귀부인처럼 보인다면 그렇게 보는 눔이 한심한 눔일 것이다. 난 명품 가방을 알지도 못하지만 구분도 못한다. 체면과 외모, 정신보다 육신을, 속보다 겉 모양을 중시하는 조선이 남긴 허례허식과 가식의 불행한 산물이다.
'브라운 스톤' 아파트 전경
우리는 이제 아파트를 포함하여 모든 이름을 영어로 지어야 직성이 풀린다. '브라운 스톤?' '갈색 돌?' 글쎄 왜 저 이름을 붙인 것인지 난 뜻도 잘 모르겠다.
고려가 몽고 지배하 100년 동안 고려 사회는 몽고풍이 유행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몽고말을 쓰며 몽고식 옷을 입고 몽고 음식을 먹어야 대접받던 시절이었다. 고려 왕들은 이름앞에 '충'자를 붙여 불렀고 대부분 몽고 왕후에게서 태어난 왕자들이었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몽고 수도 연경에 들어가 궁중에서 자랐고 몽고 풍습에 익숙하였다. 이름도 몽고식으로 지었고 몽고식 복장과 변발을 했다. 고려 여인인 몽고 순종의 비 기황후가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를 때 기씨 집안 족속들이 몽고 기황후를 등에 업고 고려 조정을 뒤흔들며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고려 조정에서 전권을 휘둘렀다. 비리와 부패는 물론 매관매직, 그들은 고려 왕을 겁박하였고 만약 말을 듣지 않으면 몽고 조정에 고자질하면 바로 왕이 쫒겨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고려 왕은 왕이 아니고 몽고의 종이나 마찬가지였다. 몽고 황제가 다음 왕을 지정하면 왕이 되었고 마음에 들지않아 폐위 교서를 내리면 바로 폐위되어 몽고군에 의해 연경으로 압송되어 심한 고문을 당하고 잘 잘못을 따져 유배를 가기도 하였다.
뉴코아 옆 신반포 아파트
오늘날 우리는 해방 후 67년 전 미국의 지원에 힙입어 다행히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본의 아니게 해방이 되었고, 북의 김일성의 통일 야욕에 불법 남침으로 발생한 처절한 한국 전쟁을 견뎌내고 전쟁이 중단된 휴전 상태로 지금까지 국채를 유지하면서 생존해왔다. 미군이 철수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부디 미군을 철수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였다. 박정희 시절 핵개발 시도를 빌미로 미국 대통령인 카터 때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고 부패하던 월남에도 파병하여 무수한 젊은이들의 헛된 피를 뿌렸다. 또 한편 파병을 빌미로 미국의 지원으로 박정희는 자주국방을 외치며 국방력 증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못대가리 하나 제대로 못 만들던 우리가 M16 소총을 모방 생산하게 되었고 지금은 잠수함을 비롯하여 항공기, 전차, 자주포, 헬기 등 눈부신 방산장비의 생산에 엄청난 발전을 가져왔다.
파병으로 번 돈으로 농촌이 개량되었고 서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파견되어 외화벌이를 했다. 중동의 뜨거운 열사의 사막에서 땀을 흘리며 돈을 벌었다. 그래서 오늘날 북한 김일성 왕조 세습체제는 자신들의 정권유지를 위해 군사력 증강에 온 힘을 쏟는 바람에 경제는 파탄나고 주민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도 우리는 비만을 걱정하며 배부르게 살고 있다.
뉴코아 백화점 입구 전경
미국이 한국을 간접 지배한 67년 동안 우리는 질곡의 세월을 살아왔다. 우리는 70년대까지 무능한 정권들로 인해 백성들이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고 가난을 면치 못했다.
그래서 한국전쟁 후 전후 복구를 위해 미국의 원조가 시작되었다. 학교나 교회, 성당에 가면 밀가루, 옥수수 가루, 우유, C-레이션 등을 나누어 주었고 우리는 미 군원으로 배고픔을 달래면서 미 군사물자를 지원받아 국군을 재건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거지처럼 살고 있던 그때 그들은 우리들에게 한가닥 희망이었고 구세주였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들이 땀흘려 번 우리들의 많은 국익은 미국으로 흘러갔다. 그것은 약소국인 우리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수입해서 먹어야 했고 폐기직전의 군사장비를 수입해야 했고 지적재산권, 기술료 등 노얄티를 지불해야 했고 시세 차익을 노린 전문 기업 사냥꾼들에게 국민들의 수많은 세금이 유출되었다.
반포종합운동장 근방 건널목
그래서 미국 박사 학위가 우리 사회에서 대접받고 미국식 이름을 사용하고 영어를 유창하게 해야 대접받고 그래서 아파트 이름도 영어로 지었다. 노래도 영어로 부르고 미국산이라면 무조건 환영이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미군차가 지나가면 '핼로우'를 외쳤고, 그들이 던져주는 쬬클릿을 주워 먹으면서 단 맛을 맛보았다. 영어 공부를 10년 넘게 해도 말한마디 못하는 영어 교육을 받았고 그들의 문화를 수입하여 우리 사회가 유교의 고루한 문화에서 선진국 문화로 개량되기 시작했다. 성이 개방되고 자유연애가 확산되었고 불륜과 이혼이 줄기차게 늘어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이 무한 진출하여 기업사냥과 시장을 점령하였고 그들이 엄청난 시세차익을 남기고 연기처럼 사라져가도 아무도 말 못한다. 미국으로 진출해야 출세를 하고 미국을 등에 업어야 큰 소리치는 우리들이다. 아직 몽고의 고려 지배 시기에 비하면 덜하지만 기간은 37년 남았다. 고려 시대나 지금이나 무능한 지도자를 만나 어렵게 살아온 힘 없는 우리들이 슬픈 자화상이다.
반포종합운동장 옆 반포천 뚝방 산책길
반포오거리, 반포천, 고가도로 새벽 풍경
아침에 분주한 내방역 전경
의류수거함, 장애인 단체와 깡패 단체가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방배역 먹자골목 아침 전경
정국은 바야흐로 '선거춘추전국시대'다. 잘난 눔 못난 눔 할 것 없이 돈푼께나 있거나 방귀 좀 뀄다는 사람들이총선에 출마하여 거리마다 아우성이다. 사거리마다 현수막에 홍보 전단지, 명함이 뿌려지고 곳곳에서 선거 유세방송이 거리를 시끄럽게 달구고 있다. 한 조사기관에 의하면 그들의 공약 80~90%가 헛된 공약이라고 한다. 국민을 현혹시키고 선동하여 한 표라도 더 얻겠다고 나라가 망하던 국익이 무너지던 상관도 않고 있다. 언론은 연일 심층보도를 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다, 막판 역전세다, 누구는 안된다, 누구는 이런 문제가 있었다, 지지도가 올랐다. 격전지다, 통합한다, 연합한다, 안철수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 번도 외박을 하지 않던 박근혜가 외박을 하면서 지원 유세를 한다 등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창회, 향우회, 각종 모임 행사가 4월 초반에 집중되어 초청장이 날아온다. 정치헌금을 부탁한다는 편지와 함께 이름도 잘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안부편지와 메세지가 날아온다. 한마디로 온 나라가 선거 열풍에 휩싸여 옆 짐에 불이나도 모를 지경이 되었다.
모두가 본심을 감추고 인자하고 똑똑하고 잘 났으니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으로 유권자들은 유혹하고 있다. 어치피 허상을 보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고 출마한 눔들도 모두가 사기꾼들이요 거짓말 투성이로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선량한 선지자처럼 사람처럼 우선의 가면을 쓰고 탐욕을 꼬리를 감추고 당선에 혈안이 되어 있다. 여권이 승리하던 야권이 승리하던 어느눔들이 승리하더라도 혼란하고 부패한 한국의 정국은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나라꼴이 임진왜란 직전같은 꼴이다.
정의와 신뢰가 사라진 나라, 온 나라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비리와 부패로 심하게 썩어가고 있는 나라, 어디 한 구석 썩지 않은 냄새가 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허울좋은 민주주의는 이렇게 국력을 낭비하며 아까운 세월을 보내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는대도 우리는 선거에 열중이다. 주변 국제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이나 우리는 온 나라가 선거에 빠져 있다. 좌익, 친북, 종북 세력이 판을 치고 굿을 하며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지자체의 비리와 부패는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고 사회 각 분야의 부패지수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정신적 후진국이다.
오늘 부활절이라 새벽에 교화를 갔다온 마누라가 달걀 두 개를 가져왔다.부활절은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라 새벽 교회마다 차량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잇다. 불황에도 교회 사업이 가장 번창하는 듯하다. 목회자들의 침튀기는 달변을 듣고 있으면 자신이 하느님의 아들이요 전지전능한 선지자요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선령이 넘치는 사람으로 비친다. 모두가 거짖이요 서ㅏ기꾼들이다. 교회 헌금이 쌓이자 이제는 정치권에 기독당을 설립하여 권력을 맛보고자 총선에 뛰어들었다. 권력을 향우하는 순간부터 인간은 탐욕으로 빠져든다는 진리를 인지하고 있는 것을까? 뜨거운 물에 푹 삶은 달걀의 죽은 생명은 영원히 부활은 어려울 것이다.
사설 몇 개를 소개하겠다.
언론의 폭로주의
KBS 새노조’가 지난 3월30일 새벽 2시 인터넷으로 현 정부의 민간인 사찰문건 2619건을 입수했다고 발표한 뒤 한국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인권 유린과 민주주의 파괴, 미국 워터게이트에 버금가는 권력비리 등으로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민주통합당은 때는 이때라는 식으로 “대통령 하야를 논의할 시점”이라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자기방어에 급급했고 일부 언론은 청와대가 설명하라며 준엄한 심판자를 자처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소위 2619건의 사찰 사례 중 대다수인 80%가 노무현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이 나왔다. 정부에 대해 “구라(거짓말)도 격조있게 까라”며 반발 성명을 냈던 KBS 새노조는 수시간이 지나서야 “사실 확인에 충실하지 못했다”며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해프닝으로 넘길 수만은 없다. 우리 사회와 언론계의 반(反)지성, 혹은 정치오염이 이미 도를 넘었다. KBS 새노조는 사안의 중대함에 비춰 신중한 확인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정략주의, 진영논리, 그리고 한건주의에 눈이 멀었다고밖에 달리 해석할 방도가 없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통령은 하야하라며 기자회견을 하면서 들고 있던 사찰문서에도 2007년 9월1일이란 날짜가 찍혀 있었다. 모두 눈이 멀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자기 증거만을 신봉하는 애꾸눈들의 광기에 사로잡힌 꼴이다.
정치 포플리즘과 시장의 복수
아무도 모르지 않는다. 싸구려 포퓰리즘이 어떤 파국을 예비하고 있는지. 그러나 아무도 이 황당한 거짓말 경연을 멈추지 못한다. 정치가 뿜어내는 독소에 마비된 탓이다. 이미 경고는 넘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다. 엊그제 한국제도학회와 포퓰리즘 대책위원회가 가졌던 총선공약 토론회도 그랬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허무한 공약들을 검토하는 토론자들은 이 짓을 계속해야 하는지를 푸념할 정도였다.
이미 역사적 경험도 쌓여있다. 천문학적인 복지재원을 1% 부자와 대기업 증세로 조달하겠다는 반시장 발상의 결과 말이다. 1960년대 영국과 1970년대 독일이 겪었던 장기 저성장과 경제위기를 재연하려는 허망한 노력일 뿐이라는 결론들이 도출되었다.
복지를 경쟁하기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는 동반성장론의 유혹에 지금도 시달리고 있지만 표면상으로는 반 포퓰리즘의 간판을 흔들고 있다.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제시하는 복지공약을 이행하려면 5년간 340조원의 재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국내 재정 형편상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진품약속(진심을 품은 약속), 민주당은 유쾌한 정책 반란이라며 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다. 모두가 자신은 진짜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온통 공짜 일변도요, 입만 열고 있으면 밥을 먹여주겠다는 퍼주기 대책 일색이다.
그렇게 한국은 머지않아 천국의 문을 열고 들어서게 된다. 민주당이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같은 공짜시리즈에다 반값등록금, 기초 노령연금 및 장애인 연금 확대 등을 내거는 데 대해 새누리당이 양육수당 및 장기요양보험 확대, 비정규직 근절, 사병 월급 인상, 정년 연장 등으로 맞대응하는 식이다. 지속성은커녕 실현 가능성조차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경제원칙을 무시하는 공약일수록 더욱 그렇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구체성, 실현가능성, 합리성, 효율성 등 네 가지 기준으로 양당의 경제공약들을 평가한 결과 보통 수준(7점 만점에 4점)을 상회하는 정책은 극소수여서 그야말로 공약(空約)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정치권의 경제정책 혹은 기업정책 관련 공약들은 징벌적 차원을 넘어 기업을 해체하고 시장을 깨자는 파괴적인 선전구호로 가득하다. 이미 실효가 없어 폐지됐던 출자총액제 재도입을 비롯 순환출자 금지, 중소기업 적합업종 및 대형마트 규제 강화, 납품단가 인상 등에 이어 심지어 30대 그룹을 쪼개 3000개 중소기업을 만들겠다는 공약까지 나와 있다.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아 표를 얻겠다는 속셈이다. 최근 5개 경제단체장들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향해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지 말고 대기업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자제해달라는 성명서를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도 반시장·반기업 정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제계의 인식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공짜점심에는 당연히 혹독한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다. 유럽은 일찍이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허황된 복지병으로 경제를 망쳤던 쓰라린 경험을 했다. 그리고 보편적 복지라는 언어의 유희를 버린 지 오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장해준다던 영국이 그렇고, 복지주의자들의 이상향이던 스웨덴 역시 지금은 스스로 더 이상 복지국가라고 부르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다. 미국이 부자증세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서도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대폭 낮춰주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한국의 지자체들도 무상급식 무상보육에 벌써 돈이 떨어져 오는 6월 이후엔 못한다고 비명을 지르는 형국이다. 선거 때 공짜복지를 공약하고 당선됐던 지자체장들이었다. 그들의 뻔뻔스런 얼굴이 황당하다. 한국 민주주의의 갈림길이다. 질서정연한 서구형 민주주의와 대중주의에 빠진 길거리 민주주의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는가 하는 문제다. 총선은 대중주의의 제물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그러나 포퓰리즘은 반드시 시장의 복수를 초래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럽의 경험이 그렇다. 정치는 너무 쉽게 이 교훈을 잊는다.
그 눔이 그 눔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가 확보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 문건 가운데 80%가 넘는 2200건이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총리로 재직하던 노무현 정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노무현 정부측 인사들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합법적인 감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것 가운데 전국 전세버스운송사업연합회 회장에 대한 비위 혐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동향 파악, 화물연대 전국 순회 선전전 활동 동향 파악과 같은 것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또 금품 수수 의혹이 있던 당시 여당 의원의 조사결과도 청와대에 보고 됐다. 이런 것들도 합법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KBS 새노조가 폭로한 2619건 모두 이 정부 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사납게 공격하다 이 중 상당수가 자신들의 집권시절 것이란 걸 알고 멈칫 하고 있다. 총선 승리에 눈이 멀어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 눈 속의 티를 빼려고 시도하는 꼴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기 전 집권 시절의 불법사찰부터 먼저 사과하는 것이 옳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의 문제제기 방식과 시점이 철저하게 4·11 총선에 맞춰졌다는 점이다. 검찰의 첫 번째 불법사찰 수사과정에서 ‘상관의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한 총리실 전 공무원의 변호사가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란 점에서 그런 의혹을 멈출 수 없다. 검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하는 녹취록이 민주당 주도로 공개된 데 이어 KBS 새 노조의 사찰 문건공개로 여권을 코너로 몬 과정이 뭔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문건작성 시점이 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도 않고 전부 현 정부의 자료라고 발표해 국민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가져온 KBS 새노조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총선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숨겼다면 방송인의 자격이 없다. 민주당도 정치 공세만 펼 것이 아니라 해명할 것이 있으면 해명하는 것이 의젓한 수권정당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방배역 전경
그래도 아침 태양은 찬란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역사의 수레바퀴는 쉬임없이 굴러가고 있다. 수레바퀴에 묻은 흙들이 바로 우리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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