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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우면산의 가을 50 : 현실정치에 메세아는 오지 않는다.

 

 

우면산의 가을 50 : 현실정치에 메시아는 오지 않는다.

 

                                          가로등과 새벽 하늘

첯눈과  비가 내리고 날씨가 영하로 떨어졌다. 계속 날씨가 추워진다면 이제 새벽마다 자전거를 탈 날도 얼마남지 않은 듯하다. 영하 10도까지는 타고 다녓으나 그 이상은 무리다. 그리고 바닥이 얼음이 얼거나 눈이 내리거나 하면 자전거는 타기 힘들다. 내년 봄을 위해 기름칠을 하고 덮개를 덮어 보관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추어지면 우면산을 오를 예정이다. 지난 산사태 이후 자주 오르지를 못했다.

 

새벽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가장 많이 만나는 동물이 고양이들이다. 열심히 쓰레기통를 뒤지고 있거나 가족들과 어슬렁 거리면서 골목길을 휘젖고 있다. 새끼를 낳아 가족이 늘어난 골목도 있고 숫눔끼리 서로 어르렁거리며 싸우는 골목도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추위에 떨거나 어미를 잃고 울고 있는 어린 고양이도 있고  병이 들어 눈이 거슴처레하게 뜨고 힘없이 웅크리고 있는 어린 고양이도 있다. 또 지나가는 차량에 치어 비참하게 늘부러져 있는 죽은 시체 고양이도 있다. 

 

고양이는 차량 밑이나 쓰레기통 밑, 건물 틈새나 구멍, 담벼락 등에 둥지를 틀고 이번 겨울을 날 것이다. 추위와 찬바람을 이겨내며 한겨울의 흰눈 속에서도 먹이 활동을 벌인다. 그들은 주로 쓰레기 봉투를 찟거나 음식물 통을 밀어서 쓰려뜨려 온 가족이 달려들어 열심히 먹는다. 어떤 골목길에는 동물애호가가 고양이를 위해 먹이를 내다놓은 곳도 있다. 그래서 고양이로 인해 쓰레기나 음식물 찌꺼기들이 골목길에 흩어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식물 쓰레기 통은 뚜껑이 떨어지거나 깨진 경우도 많다. 또 새벽길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 옆을 지나치면 지독한 고약한 냄새가 진동한다. 일반 쓰레기 수거 차량도 힘들지만 음식물 수거 차량은 정말 역겨운 냄새를 맡으며 수거하는 환경미화원들이 애처롭게 생각될 때가 많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일반 쓰레기 수거 차량만 동참했지 음식물 수거 차량을 동행하지 않해서 아마 모를 것이다. 일반인들도 음식물 수거를 새벽에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차량에서 나는 냄새를 잘 모를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도 매일 청소를 하고 소독을 하는지 모르겠다. 냄새가 지독할 것으로 보아 아마 매일 내부를 청소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음식물 쓰티커를 붙이지 않는 것은 물론  골목길 음식물 쓰레기통은 주부들이 버릴 줄만 알았지 씻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씻지 않으면 통 속의 냄새도 지독하다. 단독주택이나 경비원이 있는 주택단지는 경비원이 통을 씻는 경우를 본다. 매일 아침에 씻는 것은 물론 겨울에는 뜨거운 물로 씻어야 하는데, 고충이 많을 것이다. 그런 곳은 아마 성깔있는 주인이나 부녀회장이 이야기 했을 것이다. 우리집 앞 00빌라 경비원은 종일 졸거나 텔레비젼만 보지 자기 주택 정문 앞 도로 낙엽도 잘 쓸지 않는다. 

 

이번 겨울 추위를 차가운 방바닥에서 보내는 달동네 사람들, 독거노인, 고아 그리고 차가운 겨울 밤 찬바람을 맞으며 지하도에서 웅크리고 잠을 자야하는 노숙자들도 마찬가지 추운 겨울을 힘겹게 보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따뜻한 방에서 따스한 밥을 먹으며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지낼 수 있는 사람들는 그들에 비해서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먹고 살기 힘든 사람이 정치에 무슨 관심이 있으며 국가 존망에 무슨 관심이 있을 것인가?

 

돈을 좀 벌고 재력이 넉넉해지고 귀족 생활이 가능해지면 사람이 달라진다. 명품을 가져야 하고 최고급 옷을 입어야 하고 고가의 패물을 차고 싶어 한다. 그래야 인정받고 그들 귀족들의 대열에 합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력이 넉넉해지면 사람들은 권력을 지향하게 되고 사회적인 존경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한 현상은 재산이 넉넉한 자본 귀족들에 대한 드라마 '로얄 페밀리'를 보면 잘 나타나 있다. 그들은 가족이 모여도 오로지 냉냉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서로를 견제하며 상속을 더 받던가 기업체를 물려 받기 위해서 무습도록 치열하게 서로 경계하며 공작하고 음모하고 비리를 캐고 함정을 만들고 상대가 쓰러지는 꼴을 보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기가 인정받고 기업체를 물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에서 왕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왕족들끼리의 싸움과 유사하다. 그래서 권력과 재물은 서로 상통하고 비슷하다.

 

대기업 총수들이나 2세, 3세들은 항상 조폭들을 가까이서 키우고 있다. 한마디로 옛날로치면 바로 귀족들의 사병 집단인 셈이다.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수족처럼 상대를 넘어뜨리는데 그들을 이용한다. 그들은 대부분 암살, 납치, 감금, 폭행, 공갈, 협박 등 불법을 저지르며 경제권력을 사용한다. 우리 사회에는 대형 차량사고로 살해하거나 집을 나간 후 행방불명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한마디로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영화 폭풍의 언덕 장면이 아니다, 새벽 하늘 모습

 

국회에서 최류탄이 터진 가운데 한.미 FTA가 통과되었다. 내년 총산과 대선이 있지만 여당인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통과시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야권과 재야 단체들은 촟불집회를 벌이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고 있다. 그들은 내심 촟불이 활활타올라 청와대까지 번지기를 희망하고 있을 지 모른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확산시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시도하고 있을 것이다.

 

또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일시적 돌풍으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던 안철수 신드롬이 시들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는 듯하다. 다음 대선 때까지 계속될 줄 알았던 박근혜 대세론이 안철수 대세론으로 자리바꿈하려는 기미마저 보인다. 지금의 정치는 가망이 없으니 판을 쓸고 새 판을 짜자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현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정치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새 정치를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새 정치를 위한 분위기는 조성됐고, 그래서 새 정치를 주도할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도 한껏 부풀어 있다. 그러나 아직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체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박세일 선진화재단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대(大)중도신당이 창당의 깃발을 들었으나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예상 대선 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교수가 신당의 깃발을 들 경우 정치권에 한 차례 빅뱅이 일어날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당사자는 정치를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궁금증만 증폭시키고 있다. 그 대신 안 교수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이 현 정치 상황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정당이 나와야 한다. 대중적 기반으로 봤을 때 안 교수가 결심하면 신당 창당이 가능할 것”이라는 요지로 안철수 신당 가능성에 대해 변죽만 울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안철수 신당 출현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그래서 그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안 교수에 대한 비판적 검증이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검증은 특히 보수 세력으로부터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안 교수가 그 혹독한 검증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특히 권력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가 이를 감내하려고 할지 의문이다.

만일 안 교수가 정치적 야망을 갖고 있다면, 사람을 키우지는 못해도 흠집내는 데는 최고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우리의 풍토도 극복해야겠지만 이른바 그의 멘토라는 사람들의 관리에도 철저를 기해야 할 것 같다. 그들은 특히 정치 아마추어라는 점에서 자칫 조그만 실언으로 안 교수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륜 이사장이 한 강연에서 “여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것도 본의와는 관계없이 박근혜 전 대표와 연관 지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경우다.

 

                                     반포천 자전거 전용도로

그런데 문제는 안철수쪽이다. 멘토라는 스님은 새로운 창당을 설립하여 안철수를 대선 주자로 내세우고 애권과 통합을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 스님이 안철수라는 인물을 등에 업고 정치계를 주무르며 박근혜를 공격하고 정부의 실정을 비난하면서 안풍을 부채질 하고 있다.  아마 야권도 고민일 것이다. 내년 대선 주자를 내세워 보아야 안철수의 새로운 신당과 통합한다면 그에게 대선 주자의 자리를 빼앗길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안철수가 신당을 만들고 대선 주자에 나선다면 야권이 통합하지 않는 한 대선주자를 내세울 것이다. 그런다면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야권 지지표가 갈리는 현상한에 박근혜가 대선주자로 나선다면 어부지리로 잇점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권도 김문수가 출마하면 경선에서 박근혜 고지를 넘어야 한다. 

 

개경세력에 맞서 서경천도론을 내세우며 권력을 쟁취하려던 묘청은 천도가 실패하자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그는 풍수전문가였고 달변가였으며 개혁을 부르짖으며 북벌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낮 승려에 불과했던 그가 군사전략을 얼마나 알았으며 정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이자겸의 난으로 왕권까지 위협받던 인종이 개경귀족들의 무관심과 횡포에 염증을 느낄 때쯤 묘청이 나타난 것이다. 인종은 묘청의 말에 솔깃하여 서경에 궁궐을 짓는 등 천도를 추진하려 하였으나 개경 귀족들의 반발로 인종의 결심이 모호해지자 이를 참지 못한 묘청이 서경 군사력을 동원하여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공민왕 시기에 신돈이 개혁정치에 등용되었다. 공민왕은 자신을 대신하여 개혁추진의 대타로 신돈을 내세운 것이며 자신은 노국공주의 죽음에 대한 슬픔에 빠져 정사를 멀리하고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던 시기였다. 신돈도 달변가였으며 공민왕은 그의 말만 듣고 그의 개혁의지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개혁을 추진하면서 공민왕이 모든 정사를 일임하게 되자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공민왕은 불안을 느끼게 되었고 반역의 죄를 물어 수원으로 유배를 보냈다가 처형하고 말았다.

 

전자의 묘청이나 후자의 신돈이 모두 달변가였다는 점과 자신의 권세를 가지려했다는 점, 둘다 요승으로 나라와 국왕이 어려운 시기에 나타났다는 점, 둘 다 반란과 개혁에 실패하고 말았다는 점 등이 비슷하다. 

 

오늘날 우리나라 정세도 그와 다르지 않다.  제3당을 추진하려는 안철수씨의 멘토가 법륜 스님이라고 한다. 그도 달변가이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고 박근혜를 무시하면서 안철수 진영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가 나라를 걱정하고 참언을 조언하는지는 몰라도 정치적인 경륜이나 지지기반이 없는 종교계의 한 스님에 불과하다. 그는 종교인의 신분을 망각하고 안철수가 정치권에서 국민들에게 인기 좀 올랐다고 그를 두둔하며 창당작업까지 관여하는 모습이 묘청이나 신돈 꼴이 나지 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현실정치에 메시아는 오지 않는다.

 

수도사 사보나롤라(G. Savonarola·1452~ 1498)가 피렌체의 정치에 혜성같이 등장한 건 1494년의 일이었다. 강대국 프랑스가 쳐들어온 것이다. 상비군(常備軍)이 없던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줄줄이 무너졌다. 르네상스의 고향인 피렌체의 운명도 풍전등화(風前燈火)였다. 찬란했던 피렌체를 이끈 메디치 가문도 '위대한 로렌초'(1449~1492)의 죽음과 함께 시들어간 지 몇 년이 된 시점이다. 당파싸움에 찌든 정치, 타락한 교회, 사회적 부패의 암울함이 온 나라에 퍼진 상황에서 파국은 불가피해 보였다. 프랑스의 침략이 그 증거로 여겨진 건 물론이었다.

사보나롤라는 그 몇 년 전부터 불 같은 설교로 민중의 인기를 끌었다. 금욕과 헌신의 삶을 살았던 그는 부패하기 짝이 없던 교황을 질타하는 데 앞장섰다. 상류층과 정치권의 무능을 꾸짖던 '시대의 멘토' 사보나롤라는 피렌체의 위기 앞에 감연히 나서 프랑스 왕과 담판을 벌였다. 협상을 통해 살육과 약탈을 미연에 방지한 사보나롤라는 단번에 피렌체의 구세주가 되어 환호하는 시민들의 지지를 업고 인민정부를 수립했다.

그러나 현실정치는 냉혹했다. 아마추어 지도자의 도덕주의와 실정(失政) 아래 피렌체 시민들은 빠르게 지쳐갔다. 경제가 위축되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민중의 염증은 급격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졌다. 집권 4년 만인 1498년에 실각한 사보나롤라는 피렌체 시청 광장에서 화형(火刑)에 처해졌다. 그를 정치적 메시아로 떠받들던 바로 그 민중들의 손에 의해서였다. 청년 마키아벨리는 피렌체 새 정부의 서기장관이 되어 출근한 첫날, 사보나롤라의 화형식 광경을 시청에서 내려다본다. 희대의 문제작 '군주론'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이다.

21세기 대한민국 정치의 풍경은 15세기 피렌체와 얼마나 다른가? '87년 체제' 이후 국민의 손으로 뽑힌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는 예외 없이 초기의 열광적 지지와 후기의 총체적 민심이반으로 얼룩졌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극적 죽음을 통해 지금은 '부활'했지만, 실상 그의 임기 말에는 민심의 이탈이 극심했다. "모든 게 노무현 때문이야"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떠나간 민심이 최대 표차의 정권교체를 낳고 친노(親盧)인사들이 폐족(廢族)을 자임했던 게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정치리더십에 대한 과잉기대와 과잉환멸의 비극적 이중주는 한국민주주의의 특징이 되었다. 요즈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도 "모든 게 이명박 때문이야"를 실감케 할 정도로 심하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모두 여론이 화형대에 몰아놓은 형국인 것이다. 물론 민심이 떠나간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있다. 그러나 그게 모든 걸 설명하지는 않는다는 게 대중민주주의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민심(民心)이 곧 천심(天心)"이라고 칭송되는 여론의 힘은 민주주의의 생명이지만 동시에 아주 변덕스럽고 무책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수결 여론정치인 민주주의에 포퓰리즘적 요소가 필연적으로 내재한다는 역설(逆說)과 맞물린다.

'안철수 현상'의 배경에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환멸이 자리한다. '성공했지만 불공정한 이명박'과 '성공과 공정성을 다 갖춘 안철수'의 대비가 그것이다. 여기다 이명박 정부의 불통(不通) 이미지와 안철수 특유의 소통 능력이 더해질 때 안철수 돌풍은 예비된 거나 다름없다. 결국 '안풍(安風)'은 우리 모두 애타게 바라지만 손에 잡히진 않는 집합적 소망의 결집체인 것이다.

문제는 '안철수 현상'이 정치적 메시아주의로 부풀려질 때 생긴다. 설령 정치적 구세주라 해도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현실정치의 난장(亂場)을 제대로 다룰 수는 없다. 메시아 대망론에 업혀 정치적으로 '벼락출세'한 지도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최악의 경우 정치적 메시아주의는 공동체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는 안철수 교수가 정말로 정치에 뜻이 있다면 하루빨리 현실정치에 참여해 능력을 검증받고 통치의 자질을 닦는 훈련과정을 거쳐야 함을 뜻한다.

얼마 전 가 본 피렌체 시청 앞 광장은 인파로 넘쳤지만 사보나롤라가 십자가에 화형당한 바닥에 새겨진 기념동판을 알아보는 이는 거의 없었다. 마키아벨리를 전율시킨 화형의 현장인 시뇨리아 광장은 마치 "정치에는 메시아가 없다"고 절규하는 듯했다. 질풍노도의 변화가 기다리는 '2012년 한국'의 모습이 그 안에 녹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