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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우면산의 여름 30 : 우면산 산사태는 천재와 인재의 합작품

 

 

우면산의 여름 30 : 우면산의 산사태는 천재와 인재의 합작품 

 

                                                 우면산 계곡 보강공사 현장(작년 피해 복구), 아마 이번 폭우에 견디어 냈을지 모르겠다.

 

 

내가 사랑하는 우면산이 곳곳이 붕괴되고 상처가 났다. 아직 우면산을 올라가 보지는 못했다. 아마 곳곳에 등산로와 계곡이 유실되었을 것이며 산사태로 토사가 범람하여 당분간은 입산이 통제될 것이다. 남부순환도로는 거의 복구가 되어 금요일 오전에는 차량이 통행할 것이다. 그러나 주변 피해지역은 상당기간 복구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번 참사로 보금자리를 잃은 많은 피해자들이 당분간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비는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면서 게릴라성 소나기를 쏟아붇고 있다. 피해지역은 아직 복구가 진행중이라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임시 거주시설도 없이 친척집이나 이웃에게 신세를 지거나 모텔에 투숙하고 있는 모양이다. 서초동 일대 모텔은 방이 없다니 하는 말이다. 러브 호텔들이 경사가 났다.

 

복구에 땀을 흘리는 공무원, 장비 운전자, 군인, 경찰, 119 구조대, 소방서 등 관계자들의 노고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들을 꼭 급할 때만 찿지말고 평소에 고마움을 느껴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피해민 돕기 성금이나 구호물자를 보내고 아음으로나마 도움의 손길을 보내야 할 것이다. 이번 피해자들 누구도 우면산에 산사태가 일어나 자신들이 피해를 당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불행은 순간적으로 누구에게나 찿아올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모른다. 춘천, 포천, 파주 산사태처럼 예기치 않은 재난을 당한 불행한 사람들이 많다. 죽마고우 부부들이 재난을 당하여 시체가 되었다. 그래서 산사태나 토사 유출 등 재해가 예상되는 저수지 아래 집이나 마을, 산골 팬션, 민박집, 전원주택, 아파트 그리고 저지대 주택지, 지하층/반지하층 등은 사람들이 찿는 경우가 줄어들 전망이며 그런 곳은 사람들이 회피하기에 집값도 떨어질지도 모른다.    

 

재난.재해에 대한 수많은 재난.재해가 발생되었지만 서울시나 구청에서는 매번 신속한 대처나 조치가 미흡한 실정이다. 작년 년초 폭설때와 마찬가지로 각종 재난 메뉴얼도 미흡하고 모두가 허둥대고 주먹구구식이다. 많은 장비와 공무원. 군 병력이 투입되어 복구를 벌이고 있지만 도로 복구와 매몰된 주민 구조에 신경을 쏟다보니 실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사후 보호조치는 미흡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물이 부족하고 임시 주거시설에 대한 안내도, 생필품 지원, 피해규모 파악, 신속한 복구 등에 대해서 공무원 얼굴은 커녕 서툴기 그지없는 행정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모두가 허둥대기만 할뿐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복구와 사후조치가 이루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방배역 근방 피해 골목. 남부순환도로에서 내려오는 길 이면도로

 

금요일 새벽 자전거를 타고 조심스럽게 피해지역을 둘러보았다. 서울고 앞부터 남부터미널, 그보다 낮은 교대역 일대, 교대역에서 강남역 방향 일대, 고속터미널 일대, 이수, 내방,사당역,방배역 일대는모두 저지대가 침수되었다. 교대 -강남 일대는 양재천 수위 상승으로 하수구를 통해 배수가되지 않아 침수되었고, 사당, 방배, 이수, 내방역 근방은 우면산 토사가 내리막 길을 타고 흘러내려 하수구가 막히는 바람에 도로는 물론, 지하철, 상가, 1층과 저지대, 지하층, 지하주차장은 대부분 침수되었고 토사가 밀려들었다. 골목 곳곳에는 각종 가구와 전기담요.장판, 젖은 옷가지, 책, 가전제품, 텔레비젼 등이 어지러이 내다버린 물건이 부지기수다.

 

이번 폭우 피해로 차량 정비공장, 모텔, 가전제품, 생필품이 엄청나게 피해를 받았다. 휴대폰은 물론 가정의 대부분 가구들이 못쓰게 되었고 지하층/반지하층 주민들이 불행하게도 대부분 피해를 당하였다. 가뜩이나 살기도 힘든데 더 많은 고통을 주는 것은 선택된 불행인가? 정부는 이러한 피해 주민들에게는 얼마나 도움의 손길을 펼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집주인이 얼마나 노력할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세든 입장에서 주인에게 하소연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나 보상은 미지수다. 보상이 나오면 주인이 가질려 할 것이고 안나오면 내몰라라 할 것인지? 그래서 주인하고 시비도 붙을 것이며 서로 반목과 불신으로 사회는 점점 갈등의 심연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저지대 지하주차장은 모두 침수되었다. 안감힘을 쓴 모습

 

                                      골목안 피해를 본 빌라, 수방사 군 공병 장비가 투입되어 지하주차장을 복구하고 있다.

 

 

신동아 아파트 주변 이곳은 지대도 높고 지형적으로 전혀 피해를 받을 우려가 없는 지역이다. 그런데 피해를 받았다. 그것은 바로 우면산 산사태로 흘러내린 빗물과 토사가 도로를 따라 흘러내리다가 도로옆 저지대를 덮친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당하였으니 기가찰 노릇이다.

 

또 침수된 공동주택은 관리책임을 맡은 업체와 시비가 붙을 것이다. 누구의 잘못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관리 업체가 책임을 지지는 않으려 할 것이다. 계약 조건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밤새 피해방지를 위해 나이든 경비원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민약피해방지 모력을 게을리 했다면 주인들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업체는 발뺌을 하려 할 것이다. 암튼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인데 이런 일로 갈등이 증폭될지 걱정이 된다.  

 

 

                                                           갑자기 들이닥친 물로 지하층 가구가 몽딸 침수되었다. 버려진 가구

 

지하층 내지 반지하층 주민들은 대부분 살기 힘든 사람들이다. 대부분 피해를 받은 가구를 내다 벼렸으니 망연자실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버려진 가구

 

                                                                         골목안 흙탕물 자국, 신동아 아파트 근방

 

 

                                                         대문 밑으로 물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차단막

 

 

 

우면산이 이렇게 무참하게 재난을 유발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징조는 이미 수년전부터 무수히 진행되고 있었다. 각종 난개발/난공사, 평소 관리부실, 미온적인 안이한 사고와 대비책, 부실한 복구 등 사전 징후는 수시로 나타나곤 하였다. 비가 오면 남부순환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도로가 막히는 등 문제가 생긴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배수로와 맨홀만 확장하였고 쓰러진 나무나 낙엽 등 부유물을 눈에 보이는 곳만 제거하고 상부쪽은 제거하지도 않았다. 근원적인 문제인 상부 군부대 울타리부터 토사유출 원인을 분석하여 보강했어야 했다. 난개발. 난공사에 대한 폭우시 문제도 사전 예측할 수 있어야 했다. 물론 100년만에 처음 겪는 집중폭우라지만 대처능력이 부족했다.  우면산 북쪽은 아카씨아 나무가 많다. 속성수지만 뿌리가 얕아 키가 십미터 이상 자라 강풍에 쉽게 넘어진다. 아카씨아 나무는 강풍이 불거나 폭우가 쏟아지면 수도없이 쓰러졌고 그것을 눈에 보이는 곳만 치우고 말았다. 토막낸 나무는 야생동물들이 은신할 수 있도록 곳곳에 쌓아 두었는데,  그것도 이번에 폭우에 토사와 같이 한꺼번에 휩쓸려 쏟아내렸다.

 

장마철에 공사를 벌이는 것은 토사유출은 예상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비가 단시간에 내릴 줄은 예상하지를 못했을 것이다. 서부 남태령쪽은 강남외곽순환도로 신설로 터널 굴착을 위해 사방이 파헤쳐저 있었고, 방배동 쪽 계곡은 복구공사로 토사유출이 예상되던 사안이었다. 생태공원 저수지도 장마철에 파헤치고 보강공사를 벌인 것도 문제거니와 모두 안이한 대처, 공사 우선순위 지연, 평소 관리 부실 등 이번 우면산 산사태 재해는 총체적으로 천재와 인재의 합작품이 되고 말았다.       

 

 

                                                                      우면산 공사 현장, 아마 이곳도 쓸려 내려갔을 것이다.

 

 

 

 

 

 

우면산 산사태는 천재와 인재의 합작품

우면산 산사태는 집중호우라는 '천재(天災)'에 서울시와 서초구의 관리 소홀이라는 '인재(人災)'가 겹친 예견된 재해다.

우면산 북쪽은 지난해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이 늦어져 피해를 키웠고, 사망자가 7명이나 발생한 서쪽 전원마을 주변에는 도로공사로 지반이 약해졌다. 남쪽 형촌마을은 저수지 공사로 파헤쳐져 있는 상황에서 둑이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무분별한 개발이 산사태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방배동 아파트 지역은 지난해 9월 발생한 태풍 곤파스의 피해 복구 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곤파스로 우면산의 아까시나무 3000그루가 뿌리째 뽑혔다. 이후 다시 심은 것은 아까시나무 1000여 그루에 불과했다. 더욱이 뿌리가 짧은 아까시나무를 심은 것이 문제였다. 아까시나무는 흙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 수해에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수종이다. 여기에 지난해 폭우로 붕괴됐던 유점사 약수터와 덕우암 약수터 복구공사도 지난 4월부터 진행됐다. 그러나 잦은 비로 공사가 지연돼 현재 공정률은 70% 수준이다. 우면산을 관통하는 3㎞ 길이의 터널도 산사태 원인으로 지목된다.

곤파스 피해 복구가 늦어진 데는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영향이 컸다. 우면산을 관리하는 서초구 관계자는 "지난해 재해대책비 예산이 절반 가까이 삭감돼 피해 복구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생태공원 조성은 형촌마을의 피해를 가중시켰다. 형촌마을은 폭우로 생태공원 안에 있는 저수지 물이 넘치면서 참변을 당했다. 5000㎡ 규모의 저수지는 두꺼비 생태체험교실로 이용하던 장소로 최근 보강공사 중이었다. 이를 위해 나무를 많이 뽑고 계곡도 파헤쳐진 상태였다.

우면산에서 진행된 크고 작은 공사가 지반 약화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서쪽 전원마을 주변으로 강남 내부순환도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연약한 지반이 더욱 약해졌다. 5∼7공구 3개 구간 중 7공구가 우면산을 통과한다. 상황은 이렇지만 우면산에 배수로조차 만들기가 쉽지 않다. 우면산은 대부분 사유지여서 지방자치단체가 함부로 손댈 수 없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당국과 업자들의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했다"며 "전원주택 등 택지를 개발하기에 앞서 정부가 소규모 난개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