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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우면산의 새벽 23(물가는 오르고 살기는 힘들고...)

 

 

 

우면산의 새벽 23 (물가는 오르고 살기는 힘들고...)

 

 

 

                                                                   남부순환도로 아침(남부터미널 근방)

 

 

요즘은 추운 날씨라 아침에 우면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매일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가금씩 처음보는 사람들도 만나기도 한다. 어두운 새벽에 오르기도 하였으나 요즘은 날씨가 좀 풀려서 자전거를 타고 서초동 일대를 한바퀴 돌고 사당에서 남부순환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방배역  갈림길 근방 우면산 입구에서 올라가곤 한다.

 

눈이 거의 대부분 녹아내렸고 앙상한 나무 가지에는 청살모 한 두 마리가 나무를 타고 재주를 부리는 모습을 가끔 볼 수만 있다. 아마 부부인 모양인데 둘이서 이나무 저나무를 옮겨 다니며 서로 술레잡기를 하는지 사람도 무서워 하지 않고 저들끼리 아침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기특하다. 지난 해 강풍과 폭우로 우면산이 만신창이가 되었고 밤, 도토리 등이 대부분 떨어져 먹을 것이 없으니 이번 겨울나기도 힘겨울 것이다. 작년에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야생 동물 먹이도 주기도 하였건만 금년에는 그런 행사도 없는 모양이다. 매일 지나다니는 길 옆 능선 정상 바위 위에 비스켓 등을 놓아두면 다음날에는 모두 먹어치운다. 누가 먹는지는 알 수 없어도 까치, 청살모, 산새 등이 아마 먹을 것이다. 영리한 까치는 사람을 알아보는 듯 지나가면 반기는 것인지 아니면 경고음인지 모를 울음을 울고 있다. 계곡 곳곳에 쓰러진 나무들이 아직 방치되어 있어 흉물스럽다.

   

우면산을 올라 운동을 한 후 약수를 마시고 능선길을 따라 예술의 전당 쪽으로 내려오면 청원사라는 절이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청원사 입구 올라가는 길 옆에 공연연습장을 공사하였는데 아직까지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가 시작될 즈음 청원사에서 공사를 반대하며 플랭카드를 걸어 놓고 시비를 걸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공연연습장은 우면산을 절토하여 많은 앵카를 박고 사면을 안정시켰는데, 만약 폭우가 심하여 상부의 토사면이 무너진다면 엄청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위치였다. 공연장 옆으로 나무 계단을 설치하여 정리하였고 청원사로 올라가는 사람다니는 길을 보강하였다.

 

종교를 굳이 미워하지는 않지만 요즘 작태는 시주하는 눈먼 돈만을 바라고 도시 근교에 절을 세우면 부자 절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월 초파일이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너도나도 기와를 사고 시주를 하면 그 돈은 모두 주지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불로소득인 셈이다. 교회도 마찬가지지만 요즘 교회들이 탐욕에 눈이 멀어 재산다툼이나 권력 다툼을 벌이는 추태는 세인들을 실망시키기에 딱 알맞는 짓을 서슴치 않고 벌이고 있다.

 

최근 소망교회에서 벌어진 구타사건이나 청와대 사칭 명함 돌리기로 사기를 치는 목회자들이 뻔뻔스럽게 이 사회를 더럽히고 있다. 편향된 신앙관을 가진 광신도가 되어버린 종교인들이 벌이는 추악한 모습이다. 서울역 교회라는 이 목사라는 사람이 벌이는 이야기가 2580에 방영된 것을 보았는데, 노숙자들을 위해 무상 급식을 해오면서 인지도를 넓혀 자리를 굳힌 교회인 모양이었다.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찬조금도 들어오고 교회가 급성장하자 이번에는 무슨 고기굽는 불판을 판매하면서 다단계 사기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보기에 그는 하느님을 들먹이며 기름끼 흐르는 얼굴로 전형적인 사기꾼 모습이었다. 우리나라 다단계에 가장 활발한 참여를 한 부류들이 바로 교인들이라는 점도 우리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일부이지만 종교를 빙자한 재물 모으기에 급급한 인간들이 어디 한 둘인가? 기도하고 절하고 찬송하고 성불가를 부른다고 미래가 보장되고 생명을 연장하고 재물이 모아지고 승진이 보장되고 몹쓸 병이 치유되는 게 아니다. 모든게 마음의 병이며 탐욕의 소산이다.  

 

                                                                        남부순환도로 아침(에술의 전당 아래)

 

 

단군 이래 최대의 축산 대재앙이 지금 한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미 살처분 두수가 300만 마리를 넘었다고 한다.살처분 장소는 지하수가 오염되고 누출수가 흘러나오는 등 지하 토양 오염도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초기 방역도 엉터리였지만 살처분 및 매몰 처리도 성급하게 부실한 상태로 진행하다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때늦은 담화도 어슬픈 말로 더욱 부화만 치솟게 만들고 있다. 구제역이 계속 확산될 때 이미 예측했지만, 쇠고기, 돼지고기 값이 폭등하고 관련 업종은 전전긍긍이다. 공공요금도 치솟고 장바구니 물가는 장보기가 겁이 날 정도이다. 반쪽 상품으로 바꾸는 등 상인들은 자구책을 강구하느라 바쁘다. 먹고는 살아야 할 판이니 장을 보지 않을 수도 없다. 이집트 사태로 수에즈 운하가 차단되면 유류가는 언제 폭등할 지도 모르고 한번 올라간 유류가는 내릴 줄을 모른다. 세금 때문이라느니 세수때문에 안된다느니 갈등만 부추기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현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비는 가계지출 비중에서 높다면서 소비자단체에서 아우성을 치지만 스마트폰으로 바뀐 현실에서 요금은 3배 이상 더 내고 사용하는 실정이다. 스마트폰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도 나같은 촌부는 차라리 휴대폰이 없는게 속 편할 것 같다.

 

공병호씨가 쓴 '모바일 혁명'이란 책을 보니 현대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야 하고 트위트도 가입하여 수시로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고 했다. 편리하고 빠른 정보를 교환하고 실용적이며 첨단 생필품으로 현대인이라면 갖추어야 될 무기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난 아직 무감각한 나이지만 젊은이들이라면 필요할 것으로 생각은 한다. 난 이미 5년 전부터 PDA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기능에 비해 내가 사용하는 기능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남들이 사용한다고 나도 꼭 사용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바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기업의 경영자나 판매원, 주요 직위자, 단체, 공무원, 사회적 네트워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필요할 것이다. 사회적 공인이나 저치인, 그리고 이름있는 인사들이 트위트를 통해 자신을 합리화하고 변명하며 원칙도 아니고 진실도 아니면서 속마음은 숨기고 걸러지지도 않은 무차별적인 개인적인 짧은 의견을 퍼뜨리는데 열심인 모양이다. 그들이 한 말들이 폭풍이 되어 여론을 형성하고 사회를 갈등의 혼란 속으로 몰아가는 추세다. 무식한 대중들은 그들의 말에 동조하며 촟불집회처럼 너도나도 분위기에 휩쓸려 뛰어나오듯이 여론을 형성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이니 소수의 재잘거림은 필요하다. 탐욕스런 권력에 대한 항거도 필요하다. 힘있는 자에 대해 부당한 처사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여론을 형성하여 부당성을 비난할 수도 있으며 시정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나타나지 않도록 같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남부순환도로 아침(남부터미널 근방)

 

 

표류하는 한국호와 선장

보름 후면 정권의 오너가 취임한 지 3년. 그런데 왜 아직까지도 정권의 성공을 위해 정치적 명운을 걸고 혼신을 던지는 오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을까.

재산까지 기부하고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불철주야 일하는 MB로선 섭섭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에게선 정권의 성패를 온 어깨로 떠받치는 오너의 이미지보다는 최후의 결단만은 누군가에게 미루는 듯한 워커홀릭 CEO 이미지가 느껴진다.

왜 그런지, 개헌 문제부터 들여다보자. 이 대통령은 이미 1년 반 전인 2009년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청와대는 “국회에서 논의돼야 하고 청와대는 일단 지켜볼 것”(이동관 대변인)이라며 팔짱을 꼈다. 때는 임기 초반. 친이명박계는 개헌을 위해 뛰어야 할 갈증을 못 느꼈다. ‘미래권력’을 자신하는 친박근혜계도 뛸 리 없었다.

MB는 1년 뒤인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개헌 필요성을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고권력자인 MB가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실었다면 상황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개헌은 국회 몫’이라며 사실상 수수방관했다.

이렇게 1년 반 동안 ‘남 얘기 하듯’ 하다가 올해 신년좌담회에서 ‘아직도 안 늦었다’고 밀어붙이니 정치인은 물론이고 국민들도 황당하게 느낀다. 친이계는 뒤늦게 개헌 의총 판을 벌였지만 동력 떨어진 지 오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에서 보듯 임기 후반 개헌 추진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기 쉽다. MB가 정말로 개헌 의지가 있었다면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임기 초부터 추진했어야 했다. 그래야 정권의 진정한 오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는 또 어떤가. 대선후보 때는 “정치적 이슈이니 정치가에게 맡겨달라”고 했다가 올 신년좌담회 때는 “과학적인 문제이니 과학자에게 맡기자”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하고 있다. 정국 경색을 푸는 키포인트가 될 수 있을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도 “연초니까 한번 만나겠다”고 지나가는 말처럼 얘기했다.

앞서 세종시 문제도 이런저런 ‘정치적 눈치’를 보다가 결국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사실상 희생양이 됐다. 각종 인사도 ‘장고 끝에 악수(惡手)’를 두기 일쑤다. 오죽하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MB는) 정주영 회장이 시키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였을 뿐 무엇을 결정해본 적이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을까. 도를 넘은 말이지만, 담고 있는 일말의 진실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또한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 정권에서 보듯, 오너의 아집이 너무 강한 정권은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 반대로 오너가 결단을 미루고 ‘정치적 눈치’를 보는 듯한 정권은 국민을 못 미덥게 한다. 미국의 6·25 참전을 결정한 트루먼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이런 문구의 팻말을 올려놓았다고 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