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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고층 건물(아파트,오피스텔,사무실)의 명암

 

 

 

고층 건물(아파트,오피스텔,사무실)의 명암

 

고층 건물은 전망도 좋고 쾌적한 공기와 소음이 적어 생활하기에 좋다. 특히 한강변이나 호수 주변, 깊은 계곡은 자연경관과 더불어 구름위에 살고 있는 착각을 느끼게 만든다. 출구만 제대로 통제하면 방범에 대해서도  비교적 안전하며 이웃 건물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안락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고층 빌딩의 오피스텔, 아파트, 사무실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 비해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안전대책이 미흡한 고층빌딩은 문제는 전기,급수의 단전.단수와 화재 발생시 절대적으로 취약하다. 그리고 유사시 북한의 장사정 포나 핵무기가 서울을 타격시 고층 빌딩들은 1차적인 표적이 되어 붕괴 될 가능성이 높다.

 

단전.단수시에는 고층빌딩은 살 수가 없다. 엘리베이트도 운영이 불가하고 대소변, 음식조리, 난방, 온수 등 모든 것이 중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부산 고층빌딩 화재 사고를 보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고층빌딩의 안전시설과 대책으로는 대부분 입주자들이 살아남기가 힘들 것이다.  

 

 

부산 고층빌딩 화재 

부산시소방본부가 4일 공개한 화재진화 영상에서도 이같은 상황은 여실히 드러났다.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내부 집기류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잿더미가 돼 있었다.

 

 

내부 콘크리트 벽은 금이 쩍쩍 갈라지고 움푹 패인 자국이 선명했다. 천장 구조물도 엿가락처럼 늘어졌고 부분적으로 폭삭 내려앉은 곳도 많았다. 전깃줄도 뒤엉켜 시야를 가릴 정도였다. 바닥은 바둑판 모양의 구조물이 뼈대를 드러낸 가운데 목재 등 마감재는 모두 다 타버린 상황이었다.

평소 동백섬과 해운대 앞바다는 물론 달맞이고개까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 펜트하우스의 통유리는 오랜 열기를 견디지 못해 부서져 떨어졌다. 창틀도 휘어져 건물 상부를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형국이었다.

외국은 어떤가?

 황금색 패널로 치장한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가 지난 1일 불에 타면서, 겉멋만 요란한 국내 고층빌딩의 재난예방시스템을 현실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첨단 방재시설로 무장한 세계 최고 인공구조물인 '부르즈 칼리파'(160층, 828m) 등 외국의 초고층빌딩과 우리의 고층빌딩 방재 대비 현황을 비교해 보면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우신골든스위트뿐 아니라 국내 고층빌딩들에서는 최근에도 작은 화재들이 이어져 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2·제3의 '타워링' 언제든지 일어난다

초고층빌딩에서 화재가 일어나면 어떤 재앙이 닥칠지를 사실감 있게 그려낸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고전(古典) '타워링'(1974년 작)이 지난 1일 부산 해운대에서 현실로 나타날 뻔했다. 이런 화재는 우신골든스위트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다. 2008년 서울 강남역 인근의 20층 높이 파고다타워 빌딩 7층에서 불이나 소방대원 2명 등이 다쳤고, 작년 10월에는 서울 강남 파이낸스센터(45층)에서 불이 나 2명이 질식해 병원에 실려가는 등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건이 있었다. 1971년 163명이 숨지며 최악의 화재 사건 현장이 된 서울 대연각 빌딩에서는 지난 2월에도 옥상 냉각탑에서 화재가 발생해 대피 소동이 벌어졌고,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신관 11층 식당가에서도 지난 6월 화재가 발생해 직원 200여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렇듯 화재는 빈발하지만 방재 대책은 외국에 비해 얼마나 부족한지를 이번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는 단적으로 보여줬다.



 

 

우신골든스위트는 외관을 살리려 외벽 마감재로 가연성 알루미늄 패널과 단열재를 사용했는데, 이 때문에 불이 급격하게 번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아파트 외관이 화려한 황금색을 띨 수 있던 것은 알루미늄 패널을 사용하고, 이 패널 바깥쪽에 특수 페인트를 칠해 색을 냈기 때문이다. 미국 외장재 전문회사 센트리아(Centria)의 심천보 수석엔지니어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발화성이 높지만 값이 싼 알루미늄 패널 종류를 고층 건물 외부에 쓰는 바람에 사고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축업계에서는 이 특수 페인트가 불길을 옮기는 작용도 했다고 설명한다. 아름다운 외관을 살리려다 화재 안전은 뒷전으로 밀어놓았던 셈이다.

이에 비해 부르즈 칼리파 등 외국 초고층 건물들은 철저히 마감재를 불연재로 사용한다. 부르즈 칼리파는 또 42·75·111·138층 등 4개 층에 마련된 피난안전구역을 특수 방화재로 마감했다. 이 구역은 외부 공기만 받아들이도록 설계해 불이 나도 문을 닫고 2시간가량 피신할 수 있다.
타이베이 101빌딩,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 미국 뉴욕의 대다수 빌딩도 마감재는 불연재를 썼다.

이번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때는 대피 안내방송도 나오지 않았지만, 부르즈 칼리파는 디지털 장비가 불통됐을 때를 대비해 사람이 직접 육성으로 경보를 전파하는 시스템까지 갖췄고, 피난계단 안에도 통신설비를 넣었다.

외국 초고층빌딩들에는 피난안전구역도 철저하게 만들어져 있다. 타이베이 101빌딩에는 8개 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이 촘촘히 설치됐고, 미국
뉴욕 타워세븐 빌딩(50층)에서는 중간 로비가 피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빌딩에는 이런 피난안전구역이 없다.

◆외국 방재계획, '예술의 경지(state of the art)'를 넘어선다

국내 고층빌딩의 허술한 방재계획에 비해 외국에는 다중의 방재 계획과 시설을 갖춘 곳이 많다.

9·11 테러 이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타워7 빌딩은 주 출입구 외부에 장애봉을 설치하고, 전면 유리는 잘고 모나지 않게 깨지는 안전 붕괴 시스템을 갖췄다. 내부 건물 중심은 비행기 테러에 의한 충격에도 붕괴되지 않도록 구조안전이 강화됐다. 화재에 대비해 방화문 주위에는 열 감지 센서를 설치했고, 인근 소방서와는 직통 라인까지 개설했다. 부르즈 칼리파도 테러에 대비해 외벽 밖에 충돌방지용 콘크리트벽을 세웠고, 차량 스캐닝 장비도 따로 설치해 운영 중이다. 부르즈 칼리파는 비상시 풀장 물을 소화용수로 사용할 수 있게 계획됐다.

일본요코하마 랜드마크빌딩(69층)은 스프링클러도 일반 스프링클러보다 빠른 '신속반응 스프링클러'를 갖췄다. 화재에 대한 반응 시간이 120~180초인 일반 스프링클러보다 3배 빠른 30~90초 정도에 반응하는 스프링클러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