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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변화와 기회에 대하여

짝퉁과 신뢰...

 

 

<사설>‘짝퉁’들이 교란시키는 신뢰 인프라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7-08-09 14:02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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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아닌 거짓이 사회 전반을 신뢰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 우리는 검찰이 연말까지 전국 13개 주요 지방검찰청의 특별수사 전담부서에 ‘신뢰 인프라 교란사범 단속전담반’을 편성하고 유관 기관과 협조해 학위·자격증·인증 등 3개 분야를 집중단속하겠다고 밝힌 8일, 검찰사무의 최고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성진 국가청렴위원장 또한 ‘신뢰’를 강조한 점을 눈여겨 지켜본다. 물론 정 장관내정자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법무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해 앞으로 맡을 법무부 수장으로서의 다짐을 밝혔지만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는 영역은 그 밖에도 숱하기 때문이다. 5일 창당한 ‘대통합민주신당’이 실은 ‘짝퉁 열린우리당,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세평을 받고 있는 것도 본질적으로 같은 맥락이라는 게 우리 시각이다.

 

현단계에서 신뢰 회복을 위한 당국의 단속과 제재는 학원가를 원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검찰의 ‘가짜 허위문화’ 단속 방침에 앞서 경찰은 이미 전국 학원 강사들을 대상으로 학력 위조 여부를 조사중이다. 또 서울시 교육청도 이날 관할지역 학원강사 3만5000여명의 학력을 연말까지 일제히 조회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예술학박사 국내 제1호’ ‘공연계의 큰손’으로 불려온 김옥랑 단국대 경영대학원 예술경영학과 주임교수 겸 동숭아트센터 대표의 ‘짝퉁’ 행각은 비근한 예에 속한다. 출신 중·고교까지 속여왔을 뿐만 아니라 학사학위를 취득했다는 미국의 대학은 정상 학위를 줄 수 없는 미인가 대학이라는 의혹에 덧붙여 박사학위 논문심사 과정도 논란에 싸여든다. 이미 학·석·박사 학위를 모두 위조했다는 이유로 3일 파면된 신정아 동국대 조교수에 이어 ‘제2, 제3, 제4의 신정아’가 속출하고 있다. “가슴 철렁할 가짜박사 교수가 더 숱할 것”이라는 자탄이 갈수록 공공연해지는 실정이다.

 

악화(惡貨)가 양화를 내몬다는 것이 그레셤의 법칙이다. 우리는 각계의 유력 인사들 가운데 ‘짝퉁’이 적잖다는 사실이야말로 거짓이 진실을 압도해온 가치관의 전도(轉倒) 그 구체적 표현이기 때문에 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짝퉁과의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