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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변화와 기회에 대하여

탈출 아닌 비젼과 목표로!

 

떠나라∼‘탈출’ 아닌 ‘비전’ 목표로!

[문화일보 2007.04.30 15:02]

“첫 직장인 지금 회사에서 5년 일했는데, 배울 것도 다 배웠고…, 연봉만 더 준다는 데가 있으면 언제라도 뜨려고 커리어 관리하고 있습니다.”(30대 중반·의류회사 마케팅사원)

 

“지금 회사에선 중년 이후를 위한 자기계발을 하기가 힘들어요. 영어에 자신이 있어서 활용하고 싶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맥을 넓히고 싶은데 단순한 관리업무만 해왔으니…, 헤드헌팅 회사와 경력상담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30대 후반·IT업체 팀장)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이직은 흔하지 않았고 ‘스카우트’란 이름으로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직장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평생고용체제가 무너진 요즘 ‘이직은 곧 능력’처럼 보이는 시대가 됐다. 최근 지식포털 ‘비즈몬’이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이직을 원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40.7%에 달했다. 이제 이직과 이를 위한 경력관리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중견·대기업 직장인들 사이에도 ‘필수’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직만이 무조건 능사는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근 조사에선 20~40대 직장인 중 62.2%가 이직경험이 있지만 이중 이직한 직장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48.4%로 절반에도 못미쳤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사전준비와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나는 왜 이직하려 하나?’… 몇번이고 자문하라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OK커리어 서형준 대표는 “이직상담자들 대부분은 연봉이나 회사 또는 업무의 비전을 이직하려는 사유로 꼽지만, 그 중 상당수는 상담을 하다보면 ‘상사 또는 동료와의 갈등’이 가장 큰 이유임이 드러난다”면서 “그같은 부정적인 이유로 이직을 생각한다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서 대표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며, 자신의 능력개발과 미래의 전망이라는 긍정적인 이유일 때만 이직을 해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전직 가이드’(팜파스)의 저자인 이병철 커리어코치도 “우선 이직보다는 가능하면 회사를 옮기지 않고 업무를 바꾸는 전배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이직을 생각 중인 사람들은 먼저 자기 자신을 잘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커리어코치는 이직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요인으로 크게 세가지를 지목한다. 첫째는 이직의 원인이 ‘월급이 적다’‘근무시간이 길다’‘상사 또는 동료와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등에 있는 ‘불평불만형 인간’이다. 그러나 어딜가나 불만족스러운 점은 있게 마련이고, 이 사람들은 이직을 한다해도 다시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둘째로, 부족한 능력 등 자신의 문제를 제3자 탓으로 돌리는 스타일이다. 셋째는 막연히 ‘더 좋은 곳이 있을 것이다’라는 ‘현실불만족형’이다. 이같은 세 가지 유형은 거의 이직에 실패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이직 전에 자신이 이직을 원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좋다. 먼저 ‘내가 느끼는 불만이 다른 회사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문제는 아닌가’를 고려해 봐야 한다. 또 ‘나는 현재 직장에서 어떤 노력을 했던가’‘나 자신을 과대평가 또는 반대로 과소평가하고 있지는 않는가’를 냉정히 살펴야 한다. 이직에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결심한 당신… 뒤처리는 깔끔하게

이직을 결심했다면 회사와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커리어코치는 “현대는 네트워크 사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퇴사하는 마음이 좋지 않더라도, 조직과 구성원에게 책임을 다하고 떠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퇴사 스케줄’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회사의 사정을 고려해 퇴직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무난하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었다면 여기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시기를 배려하고, 업무의 인수·인계와 회사의 후임자 채용을 생각해 쉽지는 않겠지만 최소 1개월반 전에는 상사에게 퇴직 의사 표시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즉 현재 진행되는 일의 내용, 회사와 부서의 상황 등을 고려해 무리가 없는 퇴직 스케줄을 세워야 한다.

만약 퇴직을 하고 바로 재취업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의 자금이라도 준비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직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가족의 이해를 구하고 안심시키는 것은 필수.

 

하지만 한 번 결정했다면 번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 커리어코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직장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많다”며 “그러나 직장이 자신을 평생 보호해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인 만큼 이직을 결심했다며 미련을 갖고 돌아볼 필요는 조금도 없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믿고 변화하라

이직자가 겪는 어려움 중 가장 큰 것은 새로운 사람, 새로운 직장문화와 만나는 것이다. OK커리어 서 대표는 “이직을 했다가 실패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적응’에 실패하는 경우”라고 말한다. 기업이라는 게 업무로만 보면 외견상 비슷해 보여도 직장문화는 각기 다르다. 어느 직장은 개인의 업무능력을 가장 높게 보는 반면 어떤 직장은 동료와의 유대와 공동작업을 더 중시할 수 있다. 서 대표는 “옮기는 직장의 업무뿐 아니라 그 직장문화도 사전에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단순하게 “열심히 일하면 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옮긴 직장이 “자신을 왜 뽑았을까”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갖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은 전 직장에서의 문화는 모두 잊는 게 좋다. 이직자의 성공은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빨리 깨닫고 극복해 나가는 데 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데 소홀해서도 안된다. 이 커리어코치는 “로마에선 로마의 법을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다 보면 일에 대한 자세가 수동적으로 되어버리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주의를 준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또 경력자에게는 주위의 관심과 기대가 생각보다 높은 만큼 가능하면 입사 후 3개월간은 지각과 조퇴 등이 없는 근태관리를 하고, 여사원에게 존대를 하는 등 직장매너에 확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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