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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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에 열린 제이유그룹 자문위원장 창립 1주년 기념식. 서한샘 전 의원과 박세직 전 88올림픽 조직위원장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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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제이유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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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 다단계 피해자들이 주수도 회장의 '환상 마케팅'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250%에 이르는 수당지급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제이유 열풍'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이들에게 환상 마케팅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배경에는 사업자나 제이유그룹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유력인사들이 있었다.
제이유그룹은 이들을 앞세운 '권력 마케팅'을 통해 '주수도 마케팅'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외풍을 막는 방패막이로 이들을 활용하려고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전직 국회의원·판사·대사·교수 등을 자문위원으로 주수도 회장은 사회 유력인사들을 자문위원단에 끌어들였다. 자문위원단은 2004년 5월 45명으로 공식 출범했다. 주로 언론계·학계·법조계·정계·재계 출신 인사들로 구성됐다. 자문위원단은 1년 뒤 62명으로 늘어났다.
자문위원단 창립 당시 서한샘 전 의원이 회장을, 이길재 전 육군본부 헌병감과 나종태 전 서울지법 판사가 부회장을 맡았다. 박세직 전 88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참여했다. 이밖에도 전직 판사·군 장성·대사·영사·국정원 차장·교수·교장·언론사 간부·영화감독 등이 망라돼 있다.
현재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인 박세직 전 위원장은 자문위원단의 고문을 맡았다. 그는 자문활동은 물론이고 직접 사업자로 참여해 수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제이유그룹 사내방송(JBS)에 출연해 "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불굴의 의지와 강한 정신력으로 정상에 우뚝 선 주 회장의 해박한 지식과 철학, 열정에 감탄해 제이유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고령시대의 문제해결 및 실업자 구제,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 중소기업과 농어촌 양질의 생산품을 소비자에게 연결시키는 판로 개척 등 제이유가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데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이유 비즈니스는 유통과정을 단축시켜 생산자와 소비자의 소득을 극대화함으로써 국가 생산성을 높이는 유통시스템"이라며 35만명의 피해자들을 양산한 '환상 마케팅'을 높이 평가했다.
자문위원단 회장을 맡은 서한샘 전 의원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한샘닷컴을 제이유그룹의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한때 <한샘국어> 저자로 명성을 날렸던 그는 제이유 다단계 사업자들을 통해 국어·한자·수학교재 등 교육관련 상품을 팔았다.
서 전 의원과 주 회장은 사설학원 강사시절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이유 다단계 사업자의 증언이다.
"서한샘 회장은 매주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다. 또 일반인들을 초청해 강의하기도 했다. 중·고등학생 부모들이 많이 들었다. 주 회장도 강의할 때 서 회장을 언급했다. 자신이 영어강사로 잘 나갈 때 서 회장을 스카우트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돈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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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매춘 때려잡는 여경'으로 국민적 인기가 높았던 김강자 전 총경도 제이유 다단계 사업자로 활동했다. 사진은 제이유그룹 사내방송에 출연한 장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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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제이유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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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총경 "제이유 회원은 불량주식 산 것이나 마찬가지" 또한 김원길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강자 전 총경, 신구범 전 제주지사, 신순범 전 국회의원 등의 유력인사들도 눈에 띈다.
현재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인 김 전 장관은 제이유그룹 계열사인 제이유개발과 생활경제TV(SBN) 회장은 물론 그룹 구조조정본부 회장을 맡을 정도로 핵심 인사였다. 하지만 현재 제이유그룹과 관련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로 알려졌다.
최초의 여성 경찰서장인 김 전 총경은 직접 제이유 다단계 사업자로 활동했다. '매매춘 때려잡은 여경'으로 국민적 인기가 높았던 그는 수억원대를 투자할 정도로 제이유 다단계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또 다른 제이유 다단계 사업자는 "그는 전국 지점을 돌아다녔다"며 "마케탕 강의는 아니었지만 제이유 다단계 사업에 동기를 부여하는 강의를 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김 전 총경은 지난해 제이유그룹 사내 방송프로그램('류종옥과의 만남')에 출연해 "주 회장의 강의를 듣고 경영철학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등 사고와 행동이 너무 멋졌다"며 "그 모습에 반해 제이유인이 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제이유 안에서 평생의 꿈이자 목표였던 청소년 활동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며 "아직 제이유사업을 이해 못하는 주변 상황이 안타깝지만 큰 뜻을 갖고 활동할 것"이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제이유그룹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네트워크 마케팅 회원이 되는 것은 주식을 사는 것과 같다"며 "제이유 회원이 된 것은 불량주식을 산 것과 같은 실수였다"고 후회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돈을 벌면 청소년 선도 등 좋은 사업을 하려고 투자했다"며 "경찰공무원 생활 동안 아파트 한채 장만하려고 모아둔 돈을 투자했는데 못 받고 있어 나도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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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수도 회장과 사업파트너였던 신구범 전 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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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삼무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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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범 전 지사 "제이유는 21세기 네트워크 마케팅의 표본" 또한 신구범 전 제주지사는 제이유그룹과 친환경농업관련 사업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 회장의 사업파트너로 활동했다. 지난해 10월 제이유그룹과 신 전 지사의 삼무(유기농 업체)가 '친환경농업발전을 위한 사업계약'을 체결한 것.
주 회장은 삼무에 5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무의 총 자본금이 14억원이라는 점을 헤아릴 때 삼무는 제이유 관계사나 다름없다. 지난 4월 제이유그룹과 삼무는 '제이유-삼무클럽'(JS Club)을 결성했다. 신 전 지사는 이를 통해 삼무에서 생산하는 유기농산물의 판로를 확보했다.
신 전 지사는 지난해 10월 제이유그룹 사내방송에 출연해 "제이유는 21세기 네트워크 마케팅의 표본"이라며 "고기를 주기보다는 잡는 법을 알려주는 곳"이라고 극찬했다.
신 전 지사 역시 다른 유력 인사들이 고백한 것처럼 "창업자 주 회장의 강의를 듣고 제이유의 사업내용과 경영이념에 공감하고 감탄해 제이유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민당 부총재와 평민당 사무총장,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신순범 전 의원(4선)은 자신이 설립한 장학재단을 통해 주 회장과 관계를 맺었다. 그가 장남의 축의금 1억여원을 종자돈으로 설립한 만광장학회에서 지난해 10월 주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신 전 의원은 감사패 전달 당시 "국내 40대 기업에 진입하는 제이유그룹과 최고경영자 주 회장의 많은 공로와 장학사업에 대한 헌신에 감사한다"며 "주 회장의 도움이 장학회와 고학생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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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길 전 의원(맨왼쪽)과 아나운서출신 박용호씨(맨오른쪽)는 제이유그룹의 고위간부다. 신순범 전 의원(가운데)은 장학사업을 통해 주 회장과 관계를 맺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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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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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아나운서도 그룹 부회장으로 제이유 재건에 나서 또한 인기아나운서 박용호씨는 현재 제이유그룹 부회장이다. 박씨는 주 회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사업자들을 독려하며 제이유그룹 재건을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제이유백화점 우수사업장 시상식에서 "요즘과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보여준 여러 사업장에 감사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정면으로 맞서 이겨내자"고 위기극복을 호소했다.
그는 "제이유그룹은 정을 나누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휴먼기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제이유 애찬론자'이다. 그는 지난 5일 한 세미나에 참석해 "제이유는 다양한 재능과 열정을 가진 사업자들과 어울려 지낼 수 있는 배움의 장"이라며 "신규 고객들이 이 기업에서 다양한 경험과 부를 창출해 행복을 거머쥐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데 직접 사업자로 참여한 유력인사들과 일반 사업자들의 대우가 달랐다는 게 피해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 피해자는 "그분들은 모셔오기도 힘들고 특히 등 돌리면 더욱 힘들어진다"며 "그래서 수당을 다 챙겨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제기한 '국정원보고서'에도 "사회 지도층 인사와 가족들을 회원으로 가입시켜 일반회원과 수당기간에 차등을 두는 등 특혜를 베풀어 방패막이로 활용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제이유그룹측은 "지도층 인사들만 일부러 골라 투자하라고 권유한 일은 없다"고 의혹의 시선을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암웨이나 하이리빙 등 모든 다단계 업체에 그런 유력인사들 한두 명은 있게 마련"이라며 "우리는 그분들을 스카웃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업내용이 좋아서 참여하는 분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분들에게는 예우차원에서 8평짜리 사무실을 제공하긴 했지만 특별수당을 주거나 미리 수당을 챙겨주는 일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주 회장과 가까운 한 변호사는 "김원길 전 의원이나 서한샘 전 의원이 현 정부에서 무슨 힘을 쓸 수 있겠냐"며 "주 회장은 그런 로비를 통해 기업을 키우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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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연예인 등을 앞세워 '스타 마케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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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유그룹은 대중연예인 등을 끌여들여 회사의 신뢰도를 높였다. 일종의 '스타마케팅'에도 공을 들인 것이다.
제이유그룹은 재력을 앞세워 지난 2004년 41회 대종상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후원했다. 당시 대종상 조직위원장을 맡은 주 회장은 직접 감독상을 시상하기도 했다. 심지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미스코리아 제이유네트워크'라는 별도의 상까지 만들었다.
또 제이유그룹은 영화제작 등을 위해 '제이유프로덕션'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제이유프로덕션은 인기탤런트 오지명씨를 감독으로 코미디영화 <까불지마>(최불암·노주현 주연)를 만들었다. 오씨는 2004년 11월 '류종옥과의 만남'에 출연해 "제이유 가족들이 영화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후 제이유프로덕션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제이유ETC'로 바꾸고 '인순이 우먼파워 콘서트'를 열고, 제이유그룹음악축제를 여는 등 예술문화사업에 큰 공을 들였다. 지난 9월 열린 음악축제에는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이 축하차 참석하기도 했다.
인기탤런트 견미리씨와 '장난감 병정'을 부른 대중가수 박강성씨는 직접 제이유 다단계 사업자로 활동한 경우다. 강남에서 제이유그룹의 가맹점인 '뷰티케어숍'을 운영하고 있는 견씨는 제이유그룹의 사보인 <해피다이어리>의 표지인물을 장식하기도 했다.
한편 제이유그룹은 지난 2004년 4월 조인식을 열고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 김완기씨를 영입해 후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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