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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깊어가는 가을에 2



깊어가는 가을에 2

 


                                            운무 속에 잩를 드러낸 의암호 전경



가을은 우리들에게 많은 의미를 주는 계절이다. 한해 농사의 결실을 보는 계절이기도 하고 생을 열심히 살다가 서서히 겨울잠을 자려는 수목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노후를 느끼게 된다. 맘껏 뽄내던 미모도, 천하를 호령하던 권세도, 풍요와 안락함에 빠져 마음껏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배설하며 쾌락을 즐기던 사람도 저무는 인생의 시간을 잡을 수는 없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기도 하다. 추수한 곡물을 내다 팔고 생필품을 구입하여 겨울을 지내는 것이 보통이었다. 부유한 자들은 사게절 내내 풍요를 구가했지만 가난한 농민들은 대부분 수탈당하고 거친 음식으로 목숨을 연명해왔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이 중국에 사대하면서 외부로 진출하지 못하고 한반도 내에서 백성들의 피고름을 짜서 호의호식하던 양반 사대부들의 사회였기 때문이다. 출세는커녕 재물이라는 것은 구경도 못하고 오로지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문제였던 양반 이외의 일반 백성들은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배고픈 그들에게 가을은 풍요로운 계절로 먹을 거리가 사방에 널린 나날이었기에 가을은 즐거운 계절이기도 했다. 여름과 가을에 이르기까지 수박, 참외, 복숭아, 사과, 배, 밤, 대추 등 각종 과일은 물론 콩,옥수수,무우 등 잡곡들도 넘쳐나기에 굶주린 배를 채우기에 좋았던 계절이 가을이었다.




 


돈이라는 재물은 사람의 삶을 풍요롭고 즐겁게 살아갈수 있는 수단이다.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모든 노력을 다해 재능과 기슬을 발휘하여 제품을 생산한다. 고대 이래 돈이라는 부는 인간 생활을 행복과 불행을 가늠하는 지랫대가 되어 왔다. 


유대인은 돈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에 유대 전쟁 이후 팔에스타인 땅에서 쫒겨나서 세계 각지를 떠돌면서 고리대금업을 주로 해왔고 그 돈으로 지위와 권력을 사서 자신들의 삶을 유지했다. 


러나 유교 정신이 남아 있는 우리 사회는 돈을 터부시 하는 청빈을 앞세우고 있으나 해방 후 미국의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돈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황금을 돌같이 생각하라'는 말은 돈에 미친 사회에서 청빈을 강조하는 무언의 경구가 되었지만, 그 청빈을 추구하던 많은 사람들이 그 청빈으로 말미암아 이 사회에서 사라져갔다. 돈이 있는 자에게 경쟁에서 밀려버렸기 때문이다. 


아부하는 아랫것들이 재물을 바치면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한 번 돈 맛을 보면 마치 마약처럼 빠져드는 것이 돈이고 뇌물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하나같이 눈쌀을 찌프리게 하는 행위로 재물을 추구하고 있는 것도 보수든 진보든 재물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재물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며 재태크에 열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원래 우리 사회는 조선 시대 이래 재태크에 대한 것을 터부시해 왔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재태크에 대한 교욱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지난 9월 29일에는 새벽 첯차로 모처럼 춘천역으로 향했다. 춘천역에서 의암호를 돌아 강촌 - 가평 - 청평 - 대성리 - 마석 -호평동으로 주행하기 위해서였다. 거리는 대략 60킬로미터. 예비 밧테리와 충전기를 베낭에 넣고 단단히 준비하여 어둠을 뚫고 호평역으로 출발했다. 전도등, 후미등, 예비 보조 밧테리, 음료수 2병, 바람막이, 휴대폰, 지갑을 챙겼다.


이른 아침이라 의암호를 주행하는 자전거족은 몇 명을 본 것 외에는 강촌까지 거의 찿아보기 힘들다. 가평이 다가올수록 서울 방향에서 올라오는 자전거족들과 조우한다. 주변 갈대와 낙엽들이 점차 깊어가는 가을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 물들어가고 있다.


자전거길 주변 밤나무 밑에는 밤송이 껍질이 무수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밤을 주워간 흔적이 역력하다. 잡초들도 마음껏 자라 열매를 맺고 임무를 다한 듯 누렇게 시들어가고 있다. 바람은 시원하고 하늘을 청명하다. 자전거 타기에 정말 좋은 계절이다.

 

 







 



자전거길에서 만나는 가전거를 타고 그룹을 만나게 되는 데 속도가 무척 빠르다. 후미등읋 달고 타지만 잠시만 주의를 하지 않으면 어느새 소리도 없이 "섹섹섹"지나간다. 무슨 소리라도 지르면 다행이지만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두명도 아니고 10명 20명씩 무리를 지어 달리는 그들은 무슨 경쟁이라도 하듯이 무섭게 달리고 있다. 다른 무리들에게 추얼이라도 당할까봐 연신 뒤를 돌아보며 달린다. 그들과 한번이라도 부딪히는 날에는 뒤딸아노는 무리들이 뒤엉켜 대형 사고를 유발하기 십상이다. 한마디로 자전거길 폭주족이나 다름없다. 자전거를 타고 추월할 때는 반드시 앞에 가는 자전거족에게 미리 소리를 내어 추월한다고 음성으로 경고하고 추월해야 하지만 그런 자전거족들은 보기 힘들다.


혼자타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앞서가는 자전거족을 추월할 때도 반드시 추월한다고 음성으로 "추얼하겠습니다!" 하고 추월해야 한다. 초보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어떤 이는 헬멧도 안쓰고 고글은 멋내서 쓰고 죽을 힘을 다해 달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부디 천천히 주변 경치도 구경하면서 안전하게 달렸으면 하는 바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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