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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봄이 가고 여름이 오건만......




봄이 가고 여름이 오건만......



 

                                                                                                          호평동 아침 전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비움, 습관, 건강, 행복에 대한 제언


남양주시 호평동 동쪽에는 마치 터널이 있다. 천마산 능선 줄기를 뚫고 지나가는 마치 터널은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인 호평 평내동과 마석을 잇는 경춘가도 상에 위치한다. 이 고개 너머로 떠오르는 아침 태양은 이곳 호평동과 평내동에 사는 사람들에게 매일 찬란한 생명의 빛을 비추어 준다.


서울에 살면서 제대로 아침 태양을 볼 수 없었는데, 이곳으로 이사온 지 1년이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너무나 잘 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아침이면 창가에 비치는 아침 태양은 숲 속에 가린 우리집 텃밭에도 비추어 준다. 작년에 이사를 오니 텃밭은 장기간 방치된 채 철쭉 등 잡목과, 잡초가 무성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바닥과 흙속에는 아파트 산축 공사 후 버린 각종 건축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다.  지난 3월 6~7평 정도되는 이 텃밭을 일구기로 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각종 농사 도구, 철선.항목.지지대, 도색용 스프레이 페인드, 고추대 등를 구입하고 석회와 비료, 채소 씨앗, 감나무를 포함한 몇 가지 묘목도 구입했다.




                                                               아파트 전경



며칠 동안 잡초와 잡목을 뿌리채 걷어내고 쓰레기를 치우고 돌을 골라내고 땅을 일구는 데 땀을 흘리고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렸다. 마치 황무지를 개간하는 것과 같다. 이 정도 크기의 텃밭을 일구는 데 이렇게 힘든데 외딴 농촌으로 가서 넓은 텃밭을 가꾸려했다면 보통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울타리를 치고 돌을 골라내며 땅을 일구면서 석회를 뿌리고 비료를 뿌렸다. 땅을 깊이 팔 힘도 없다. 또 고랑을 만들고 더덕, 도라지도 심고 열무, 시금치, 대파, 상추 등 몇 가지 채소 씨를 뿌리고 고추, 깨, 옥수수는 묘종을 사다가 심었다. 감, 매실, 포도 등 과실 묘목은 울타리에 주변에 심고 기존의 나무 가지도 정리하고 아침으로 호스로 물을 주면서 잘 자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건축 당시부터 오랜 기간 동안 방치되어 있던 땅이라 자갈도 많고 거친 흙이라 한달이 지났지만 채소들이 잘 자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열무는 겨우 자라서 맛보았고 옥수수, 고추, 께, 상치는 힙겹게 자라고 있다. 올 여름에 맛 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내년에는 땅을 다시 깊이 일구고 비료와 거름도 많이 주고 해야할 것 같다.







                                                                                     처음 일군 텃밭







상추와 열무도 심고, 


고추와 깨도 심었다.


더덕 줄기가 창틀을 타고 오르고 있다.


그래서 텃밭을 일구면서 생각이 난 것인데, 만약 이곳으로 이사오지 않고 무턱대고 외딴 농촌 지역으로 이사가서 넓은 텃밭이라도 일구려고 했다면 아마 엄청나게 후회했을 것이다. 작은 텃밭에 나무 항목과 철사줄로 울타리를 만들고 고추대 등 몇 가지 물품을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데도 꾀나 많은 비용이 들었다. 만약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많은 외진 산골이나 농촌으로 이사가서 100평 정도 넓은 텃밭을 일구었다면 아마 그 비용이 엄청나서 또 후회했을 것이다. 또 각종 농기구는 물론 작은 경운기, 땅을 파고 고르는 기계, 비료, 씨앗, 묘종 등 구입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많거나 농촌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무턱대고 서울을 떠나 한적한 농촌으로 귀농, 귀촌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주택과  토지 구입 비용 외에 전문적인 특수작물 재배는 물론 텃밭 100평 정도 일구는 데 드는 비용은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리 계산해보고 손익을 따져보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냥 식용으로 재배하는 정도이면 모르겠으나 처음부터 대규모로 완벽하게 준비하려면 경험 없이는 실패할 확률이 높고 나중에는 생산물을 판매하는 데 판로도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방송에 오지 산간에 사는 사람들을 탐방하여 그들의 삶을 조명하는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자주 보는 편이다. 그 방송을 보는 많은 도시인들은 자연의 각종 신선한 약초와 채소 등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자연인이 부러울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상 오지에 가서 산다는 게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보통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사람들은 대부분 치열한 삶을 살다가 몹쓸 병에 걸려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산속 오지로 들어가 사는 사람이 많은데, 모든 것을 잊고 토굴이나 움막 속에 살면서 야생 열매나 채집하며 산다면 모르겠으나, 번듯한 가옥을 짖고 살기에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다. 또 홍수, 폭설, 산불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하고 응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병원이 가깝지 않으면 언제 불행한 일을 당하지도 모른다. 또 생활 편의 시설이나 시장  등을 가려면 차를 타고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이웃 주민들과 친목을 다지는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데, 돈 좀 있다고 거드럼이나 피우고 사치하며 고개를 숙일 줄 모른다면 반드시 이웃 주민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배척당할 것이다. 그래서 농촌 현지에서 미리 생활을 해보지 않는 한 무턱대고 농촌 오지로 가는 것은 깊이 생각하고 미리 체험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 









호평.평내역 일대 아침은 분주하다. 서울로 출근하는 젊은 사람들이 바쁘게 걸어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모두가 꿈을 안고 직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꿈이 달성될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어려운 시절에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 같다.


고대 로마 시대나, 우리의 고대 시대나 그당시 살았던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시대의 광풍을 견디며 열심히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갔다. 오늘날 우리는 문명의 이기를 즐기며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름대로 깨우진 국민이 되어 좀더 편안하게 좀 더 행복하게, 좀더 많은 재물을 모으려고, 좀 더 높은 권력을 차지하려고 평생을 목숨을 걸고 바쁘게 보내다가 결국 이 세상을 떠날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고대나 지금이나 평생을 부귀영화를 추구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로마사를 공부하다보니 고대가 오늘날보다 사람들이 더 지혜로웠던 것 같다. 관용과 포용, 신뢰와 믿음, 정의와 평등, 재물과 권력의 야합, 풍요가 가져다주는 빈익빈 부익부, 즉 양극화, 국가에 대한 헌신 등 오늘날과는 다소 다른 면을 살필 수 있다. 그래서 고대나 현대나 먹고 서는 문제만 보면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하다. 그러나 고대 로마 시대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시대 인간의 삶과 사회 시스템 등 문화와 문명을 살펴보면 어쩌면 오늘날 보다 더 지혜로운 사고와 생각으로 살아갔는지 모른다. 


                                                                                        지난 초봄 구룡교 위에서 한 컷



호평동 구룡교에서 폼 잡았다.


아침 6시경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여 버스 종점을 지나 시내를 돌아 호만천을 옆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들이 사는 한화 아파트가 나온다. 한화, 중흥 아파트를 지나 사거리를 지나 천마산 방향으로 올라가면 임광 아파트가 나오는데 아파트 옆으로 경춘고속도로가 지나가고 경춘고속도로 고가 밑으로 천마산에서 흘러내려오는 호만천이 남쪽 평내 방향으로 흐른다. 그 호만천을 따라 좌우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산책로 길 옆에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라디오에 나오는 아침 방송을 들으며 약 30분 정도 몸을 푼다.


운동기구 손잡이에 배와 등어리를 돌아가며 50번~100번 정도씩 비비고 부딪히며 골고루 맛사지 해주며 장운동을 해준다. 그러면 트럼도 나오고 방귀도 나온다. 지난밤 동안 쌓인 내장속 찌꺼기가  요동친다. 그러면 내장에 쌓인 지방과 알콜, 화기와 분노로 가득찬 내장을 맛사지해주는 것은 자동차 엔진 내부를 청소해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것이 신체 전체를 건강하게 해주는 지름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좌우로 흔드는 기구에 올라 옆으로 흔들면서 동시에 허리 돌리기를 하면서  500번 정도 하고 나서 출발한다.


호만천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마다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본다. 남이 운동을 하고 있으면 평소에는 그냥 지나가던 사람도 손해보는 것 같은 지 온동기구로 와서 운동을 하지만 금방 끝내고 떠난다. 습관이란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일부 사람은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들어 이제 좀 여유가 생겨 만사를 잊고 아침에 산책하는 사람이 많고 나이든 부부가 인생의 지친 몸을 의지하며 걷는 모습도 본다.

 

대부분 사람들이 나이도 들어보이고 가슴부터 허리, 엉덩이까지 비만형 사람이 많다. 과거 처절하게 배고픈 시절을 경험한 우리 선조와 부모들이 자식은 배고프지 않게 키우겠다는 굳은 의지로 양육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가난과 배고픔에 대한 이기적인 유전자로 인해 유전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음식문화의 발달로 각종 고칼로리 실품, 인스탄트 식품, 맛집에 대한 과다한 집착, 과다한 음주와 야식, 운동 부족, 나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만은 앞에서 언급한 영향도 있겠지만, 평소 개인적으로 나쁜 식습관과 음식에 대한 제력 상실과 운동 부족, 과다한 인스탄트 식품과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형성되는 듯하다. 그런 비만형인 사람은 통이 큰 옷을 특별히 주문하거나 구입하여 입어야 하고 왕팔자로 걸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길거리를 갈 때도 꼭 무언가 먹으면서 간다. 그런 사람을 뒤에서 보면 걸어가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이기도 하고 안타까워 보이기도 한다. 비만을 극복하는 방법은 스스로 단호한 결단이 필요한데, 지금부터라도 지속적으로 음식을 적게 먹는 소식과 운동이다. 운동은 그냥 걷는 것보다 장운동을 병행하여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만천에는 아침마다 애견을 데리고 걷는 사람도 많다. 주말이면 천마산으로 올라가는 등산족도 보인다. 주말에는 우리집 땅콩이도 산책을 데리고 나간다. 비슷한 크기의 강아지가 만나면 처음보는 사람과도 바로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 강아지 산책이다.

"암놈이세요?"

"숫놈이세요?"

"땅콩아 너 친구다"

"안녕"

"서로 친구해라"

"아이구 예쁘라"

"잘 생겼다"

"물지 않아요"

"우리 개도 순해요"

"이 개도 순해요"

" 매우 적극적이네요"

"이 바보야"

"안녕해라"

"잘가라"

 

이렇게 산책길에 강아지를 만나면 대화가 오간다. 산책길에 강아지를 만났을 때는 잘생겼든 못생겼든 반드시 상대편 강아지를 반드시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주인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좋은 대화가 오갈 수 있다. 주인은 자신의 강아지가 제일 이쁘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데리고 사는 것이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내 기준에 못생긴 강아지도 많다. 그러나 그 강아지는 주인에게 제일 이쁘기 때문에 칭찬해주면 효과 만점이다. 그래서 강아지를 통해 주인끼리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난 아직 친구를 사귄 적은 없지만...... 

 


대부분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각종 삶의 스트레스를 견디어내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나이든 사람들의 몸 속에는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면서 쌓인 화기가 가득하고 열등심과 억울함, 분노와 화기로 녹아내린 장기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상태일 것이다. 그런 화기와 스트레스가 가득찬 내장을 가지고 열심히 걷는 것보다 내장에 쌓인 그런 각종 스트레스 쓰레기를 먼저 청소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장에 쌓인 이런 쓰레기를 먼저 청소해주지 않으면 내장의 약한 부분이 망가지면 내장은 약한 부분에서 실핏줄이 터지거나 막히면 피를 공급받던 세포가 신진대사가 이루지지 않아 서서히 죽기 시작한다. 그러면 새포가 죽은 자리에 종양이 생기고 그 종양이 점차 자라면 악성 질병이나 암을 발생하고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육신은 바로 쓰러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이니 보약이니 이름도 처음보는 외국산 희귀약재를 비싼 값을 주고 사서 먹는다. 그러나 소용이 없다. 내장이 소화시킬 능력도 없고 소화시키지도 못한다. 내장에 쌓인 분노와 화기를 먼저 다스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말기 암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사람이 찿아오기 힘든 깊은 산속으로 가는 이유가 속세의 스트레스를 벗어나 모든 것을 잊고 자연과 더불어 맑은 공기를 마시고 깨끗한 물을 마시며 천연의 채소와 약초를 먹고 각종 발효 효소를 마시고 잠을 푹 잔다. 아침으로 베낭에 돌을 넣고 산을 오르내리던가 아니면 각종 약초를 캐러 높은 산을 오르내리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 암덩어리가 저절로 사라진다.      


남자라면 누구나 수많은 처첩을 거느리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사는 황제같은 삶을 원할 것이다. 한국 제일의 재벌 이건희 삼성 회장을 보면 수년 간 병실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에게 재물이 무엇이며 권력이 무엇인지, 양귀비 같은 젊은 미모가 무엇인지 물어보라. 다 소용없는 것이라 할 것이다.  나이가 들고 몸이 아프면 만사가 허상이다. 분노와 원망, 슬픔과 괴로움, 기쁨과 행복, 재물과 권력 등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몸이 아프면 생각도 나약해지고 자신감이 사라지고 인생의 허무를 느끼게 된다. 아프리카 초원에 나이들고 병들어 무리를 떠나 홀로 휘청이며 정처없이 걸어가다가 쓰러져 죽어가는 지난날 용감했던 사자나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많은 세월을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더 맣은 재물을 탐하려고 얼마나 발버둥 쳤는지, 더 출세하겠다고 얼마나 잔꾀를 부렸는지, 내가 잘 되겠다고 남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피해를 주었는지 등등 세월의 무상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재물도 소용없고 권력도 소용없고 양귀비같은 마누라도 소용이 없다. 가족은 대부분 점차 걱정거리 대상으로만 변한 듯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두렵다.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이라도 하면 덜컥 겁이난다. 졸혼을 꿈꾸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무슨 사랑인가. 동물적인 생리 현상은 나이가 들어도 남성 호르몬이 분비하는 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젊은 이성에 대한 단순히 배설의 쾌감을 추구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이성에 대한 사랑보다 자신이 낳은 자식을 포함하여 자신의 미모와 재물에 대한 욕심, 좋게 말해서 능력있는 남자가 자신을 평생 무조건 사랑해 줄 대상만 찿는 듯하여 서로 사고가 다른 듯하다.



                                                                             금곡가는 자전거 전용도로


운동기구에서 몸을 풀고 호평동을 다시 내려가 평내동 방향으로 가다보면 경춘선 철도 고가가 나타난다. 고가를 지나면 우측으로 금곡가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타난다. 호만천을 따라 나 있는 금곡가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고 가다가 산 옆으로 평내동으로 빠지는 도로가 있는데 개 사육장과 금형공장과 등기구 창고가 있는 공터에 도착한다. 통상 그곳 중간 지점에서 되돌아오는데, 그곳에는 목줄에 묶여 창고를 지키는 불쌍한 암놈 강아지가 한마리 있다. 그래서 매일 집에서 가져간 간식을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돌아온다. 그 강아지는 내가 나타나면 좋아라 날뛰는데 이제는 큰 개 두 마리가 옆에 텃밭 주인이 갔다 묶어 놓아 총 3마리로 늘어나서 간식을 더 많이 준비해 가야한다. 지난 겨울 일대를 돌아다니던 노숙자 숫놈 강아지와 이 강아지가 교미를 하여 새끼를 4마리나 낳았는데, 추운 겨울에 2마리는 얼어 죽고 나머지 두 마리가 겨우 살아남았다. 마치 집나간 딸 자식이 못된 놈을 만나 임신하여 지하 단칸장에서 추운 겨울을 지내면서 아기를 키우는 모습을 보는 듯하여 무척 애처로웠다. 금년 봄이 되자 주인이 새끼 2마리를 모두 누구엔가 분양을 했는지 사라졌고 어미만 남았다. 어미 암놈의 생긴 모습이 좀 못생긴 얼굴이지만 사람과 달리 교미하는 데 강아지가 어디 얼굴을 가리겠는가.

 

그런데 얼마전에 강아지가 또 새끼 3마리를 낳았다. 또 주변에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던 노숙개와 교미를 한 듯하다. 주인이 새끼를 분양하기에 열심히 교미를 하고 아무런 걱정없이 새끼를 낳는 듯하다. 혼자서 분만하고 젖을 빨리고 수척한 모습이 애처롭다. 집에서 새끼에게 젖을 빨리며 품고 있다가 내가 가면 손쌀같이 뛰쳐나온다. 작년에 자전거 길을 아침마다 산책하며 강아지를 아껴주던 평내 사는 아줌마를 자주 만났는데, 평소 닭고기 등 간식은 물론 지난해는 새끼낳았다고 미역국까지 끊여 가져다주고 강아지가 불쌍하다며 무척 아껴주던 아줌마였는데, 요즘 통 보이지 않는다. 건강이 좋아보이지는 않았는데 어디가 아픈지 이사갔는지 궁금하다. 집에서 출발할 때 치즈와 소세지, 먹다남은 피자, 돼지갈비 등 집에서 아침마다 가져가 먹인다. 내가 무슨 부모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저 새끼들이 얼마간 자라면 주인이 또 분양할 것인데, 그래도 열신히 키우는 모습이 사람보다 낫다. 자식을 방치하여 죽게 만들고 몰래 내다 버리고 죽은 시체를 냉동실에 보관하는 우리 인간 사회를 보면 개보다 못한 인간들이 점차 늘어나는 듯하다.

강아지를 보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서 되돌아오다가 평내동으로 빠져서 경춘가도를 따라 다시 호평동으로 진입하면 멀리 이마트와 호평역이 보인다. 이마트 옆에는 택시 주차장이 있는데, 택시 기사들이 나이도 좀 들어보이고 단정한 복장도 아니고 모두 제 멋대로다. 이미트 옆 대로를 따라 오거나 아니면 길을 건너 반대편 길을 따라 호평역을 지나 시내를 가로질러 사가연 먹자골목을 통과한다. 지난밤 질펀했던 먹자골목 모습이 사방에 늘려있다. 골목마다 쓰레기 천지다. 서울 교대역 일대나 이곳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침까지 술판을 벌이고 있거나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젊은 군상은 우리 사회와 인생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도로변에는 가는 곳마다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다.

 

사가연 먹자골목 상권은 이마트 옆 호만천까지 그 일대와 이마트 옆 도로 옆 상가빌딩에서 동사무소까지 형성되어 있는데, 평일에는 일부 상가나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썰렁하지만 주말이면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휴가철에는 또 달라질 것이다. 유동인구가 적은 이면도로의 상가나 음식점은 손님이 잘 보이지 않는다.      

 

평동초등학교 근방에 편의점이 있는데,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호평동 사무소를 지나 우리  아파트로 돌아오는 코스인데,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이렇게 아침 자전거 타기는 서울에 살 때부터 시작하여 거의 10년이 다 되 가는 듯하다. 그동안 자전거도 3대나 바꾸었고 공기 좋고 살기 좋고 평화로운 이곳으로 이사도 했다. 특히 건강이 좋아졌다는 점에 만족하면서 풍족하지는 않지만 마음 편하게 아무런 걱정없이 여유롭게 사는 삶, 아니 여유로운 삶이라기보다 숨이 붙어 있는 한 내가 하고픈대로 하며 살다가 그냥 자연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자연과 더불어 평화로운 삶을 계속 영위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이세상의 어떤 권력도, 어떤 재물도, 어떤 탐욕도 다 버리고 살아갈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며 더 이상 부릴 이유가 없는 이런 생활이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는 계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