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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강남의 늦가을 2 : 무엇을 위한 수능인가?

 

 

강남의 늦가을 2 : 무엇을 위한 수능인가?

 

 

                                                                              청소년들의 꿈과 같은 새벽 여명

 

 

입동이 지나고 날씨가 본격적으로 겨울로 들어설 기세다. 지난주 수요일 새벽에는 비가 내리더니 점차 그쳐서 그나마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다음날은 수능시험 날, 영하 2도까지 떨어져 수능한파가 모처럼 다시 찿아왔다. 우리나라 교육부가 가장 잘하는 것이 바로 한파가 몰아치는 날 수능시험 날짜를 귀신처럼 잡는 것이다. 대학능력고사 정도로 치루면 될 것을 굳이 변별력을 가리기 위해 대학입시에 반영하여 고통을 주는 전근대적인 무능한 제도에 대해서 하늘도 노하고 땅도 노하는 모습이다.

 

사교육을 줄인다고 난이도를 낮춘 수능이 너무 쉽게 출제되어 '물수능'이라고 아우성이다. 고득점자가 상층으로 몰려 한 문제만 틀려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너무 어려워도 문제고 너무 쉬워도 아우성이다. 그렇다고 사교육이 줄어진 것도 아니다. 사지선다, 암기식 교육을 없애는 방법을 강구하여 창의성과 독창성을 발굴하는데 중점을 두어야만 할 것이다. 옛날처럼 대학능력시험을 쉽게 내어 자격시험을 치르고 대학입시는 기준을 정하여 자율에 맞기되 대학별, 전공별로 학업태도, 봉사활동, 학업성적, 개인별 적성 등 학교생활 성적을 가중치를 주고 논술, 면접, 창의성, 전문성 등을 가려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선발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을 없애는 특단의 조치도 필요할 것이다.지금까지 매년 시험제도가 수없이 바뀌었지만 바람직한 제도는 아직 찿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한국교육계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수능시험 문제지를 보고 사상과 국사, 세계사 문제를 풀어 보았는데, 변별력을 가린다지만 문제가 어느책 귀퉁이에서 뽑았는지 암기해야 알수 있는 무가치한 문제들이 대부분이고 실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역사의 흐름을 알고 국가의 흥망성쇠가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 나라가 망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 외침을 받게 된 원인이 무엇이며 개혁을 성공하지 못한 정치.사회적 원인이 무엇인지...... 조선을 망국의 길로 이끈 유교 성리학의 이기론이 작금의 사회생활에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이거늘 그것을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 

 

수능은 대학입학을 위한 고사로 고교를 다니는 청소년이면 누구나 한 번씩은 겪는 인생의 통과의례다. 이번 수능은 재수생 1만 4,500명을 포함 약 60만 명이 치렀다. 온 나라가 들썩거렸다. 아마 오늘쯤 발표된 답안을 보고 수능 자녀를 둔 가정마다 희비쌍곡선이 엇갈릴 것이며 만족보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탄식이 절로 쏟아질 것이다. 학력, 즉 대학간판이 취업과 출세를 가름하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올 취업자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람 중 37%가 의료, 보건, 공학계열 출신들이 차지했다고 한다. 서울 상위권 인문계열보다 지방 공학계열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또 기업 채용 시스템도 점차 변하고 있으며 스팩보다 개인의 인성, 성품, 성취도, 창의력, 능력 위주로 선발하고 있는 추세다.

 

 

 

 

수능이 끝났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청소년들에게는 지금부터가 자신의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부모품속에서 편안하고 자유스럽게 자랐고 학업이라는 틀 속에서 육체적.정신적 억압과 통제속에서 지내면서 빨리 학업을 탈피하고 성인이 되기를 갈망하였는지도 모른다. 친구들과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자신의 부모가 여러면에서 부족함을 마음속으로 원망도 많이 하였을 것이고 하루빨리 자유스런 육신과 영혼을 갈구하였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이 논술과 면접이 남아 있다. 그것이 끝나면 성적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게 될 것이다. 애매한 성적으로 좋은대학에 들어가려고 고심도 많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대학이면 모르겠으나 성적에 의해 어쩔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대학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과연 선택한 전공과 대학이 자신의 적성에 맞을 것인가도 곰곰히 생각해야 할 시기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사람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꿈이 가정과 학교생활을 통해서 형성되기도 하지만 우연한 동기에서도 비롯되기도 한다. 요즘은 전기, 위인전, 자서전 등 책을 통해서보다 드라마나 영화.연극, 방송을 통해서 가장 많이 형성되기도 하고 가족 및 선생, 학자, 유명인 등 주변 인물 중 롤모델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가 없다. 자녀들은 자신의 꿈을 쉽사리 부모에게 피력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왜냐하면 부모는 고루한 사고로 자녀의 생각과 의견을 무시하고 부모 자신이 생각하는 자녀의 미래를 강요하기 쉽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옛날과 달리 돈도 잘 벌고 인기도 많은 직업군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그런 사람을 동경하고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바로 동기부여가 되며 자신의 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지 무엇이 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이 되고 난 다음 도덕적.윤리적으로 무너져 세간이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몰락해간 성공과 출세를 했던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우리사회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조선시대 과거를 보는 것처럼 성공의 지름길로 인식되어 대한민국에서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과외는 물론 각종 학원에 보내고 학교공부는 그냥 시간만 보내는 것에 불과하고 사교육에 더 많은 정성을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다. 사교육이 번창하고 공교육이 무너진 원인은 고질적인 교육계의 봉건적인 사고, 교육혁신을 한다고 아무리 제도를 고쳐도 이상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출 수 없는 한국 교육의 현실, 후진형 대학입시제도로 인해 창의식 교육보다 암기 위주의 교육의 비효율성, 교육계의 고질적인 비리와 부패 등이 합쳐 허송세을을 보내야 하는 청소년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무너진 상태에서 자란 청소년은 경제적으로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막무가내로 자라 메너와 태도가 불량하고 공공질서와 준법정신, 양보와 양심이 고갈되어 이웃과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황폐한 상태로 예의, 도덕, 윤리적인 사고는 병들은지 오래다. 이런 청소년들이 자라서 사회지도층이 되는 날, 과연 우리 사회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민주사회가 될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내 생각에는 물질만능의 자본주의 말기 현상이 팽배해진 지금의 사회에서 정신적으로 성숙된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는 의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부와 국민, 국민 서로간에도 신뢰가 무너지고 오로지 물질만능의 시대가 되고 말았지만 앞으로 살아갈 후대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국민들은 양반과 상놈, 즉 가진자와 갖지 못한자로 구분되어 질 것이며 그 울타리가 결코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이미 가진자 계층에 진입한 사람들 부가 부를 낳으면서 계속 경제적인 풍요를 누리며 호의호식하고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지만 갖지 못한자들은 신분향상과 변화를 꾀하지 못하고 평생을 노예처럼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전개될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자녀를 가진자 계층에 진입하시키기 위해 부모들이 목숨을 걸고 자녀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투자하고 그래서 그 투자금을 벌기위해서 매일 노예처럼 살아도 참고 인내하며 안간힘을 쏟는 것이다. 그런데 신분계층 변화를 시도하기는 조선시대보다 더욱 어렵게 되고 말았다. 가진자 자녀들이 엄청난 사교육비를 투자하여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그들이 사회에 나오더라도 부모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부의 재생산 시스테에 쉽게 진입하여 힘들이지 않고 가진자 계층으로 진입하지만, 갖지 못한자들의 자녀들은 엄청난 사교육비를 부담하기도 힘들고 경제적으로 쪼달리는 상황에서 오로지 스스로 노력하여 좋은 대학에 가는 수밖에 없는데 그 가능성이 지금은 낮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사회 시스템 하에서는 세상이 뒤집어지지 않는 한 분리된 계층이 쉽게 전화위복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 부를 대물림하기에 좋은 사회는 가진자들의 천국이며 그러한 천국을 바꾸지 않으려고 갖가지 로비와 먹이사슬로 부를 대물림하는 데 지장을 주지않는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바로 작금의 우리사회 모습이다.

 

 

 

                                                                                               우리집 땅콩이

 

부모의 허영심이나 청소년 자신의 막연한 동경심으로 미래를 선택해서도 안 될 것이다. 지금 이 사회는 극도로 부패해져 가고 있으며 법치와 규범,  정직과 성실, 정의와 공정, 도덕과 윤리, 양심과 양보, 기부와 배려심이 사라지고 공익보다 사익, 이웃보다 자신, 국가보다 개인, 사회보다 가정, 질서보다 무질서, 평등보다 불평등, 실력보다 혈연, 능력보다 간판, 준법보다 폭력, 내실보다 형식, 고통보다 안락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대부분은 바른 생각과 태도로 삶을 살아가고 있으나 일부는 파렴치하고 패악을 저지르면서도 부끄러운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도 한 둘이 아니다. 어쩌면 모두가 정신적으로 병들은 사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인내보다 조급함이 난무하고 진실보다 거짖을 앞세우고 공공의 이익보다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취업, 결혼, 육아가 힘들고 이혼을 밥 먹듯이 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친구따라 강남갔다가 인생을 망치거나 돈의 유혹에 물들어 인생을 망치는 일도 허다하다. 성공과 출세는 고관대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아성취를 달성할 수 있는 전공과 아이템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의 인성과 성품, 자질, 성격, 특성을 고려하여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하도록 조언이나 도움을 줄 뿐이지 간섭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부족한 점수로 억지로 좋은 대학의 간판을 따기 위해 점수가 낮은 관심없는 전공을 선택하여 입학하는 순간부터 그 자녀는 아까운 인생 시간을 허비하거나 인생을 방황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며 잘 못하면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하기 쉽다.

 

 

                                                                            우리들의 미래, 새싹들(손주 두 녀석 나들이)

 

 

공부 잘 한다고,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고 인생이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선택하여 스스로 해쳐나가는 개척정신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차피 모두가 풍요롭게 잘 살 수도 없다.  인간사회는 빈익빈 부익부와 양극화는 필연적으로 사라지 않는 현상이다. 역사적으로도 인류 사회는 선사시대를 빼 놓고 대부분의 사회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어차피 가진자와 갖지 못한자로 나누어지고 갖지 못 한자는 더 갖기 위해서, 가진자는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투쟁해왔다.

 

서민들이 가난과 억압속에서 살아야 했던 봉건시대를 지나 지금은 가난과 배고픔이 사라지고 개인의 인권이 보장되는 시대이며 경제적인 풍요를 이루어 가난과 배고픔이 사라진지 오래다. 부모의 품속에서 고이 자란 자녀가 처절한 생존경쟁터인 사회라는 야생에서 맹수처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통해 꾸준한 인생연마를 해야 했으나 암기식 교육과 시험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방법에 구속되어 젊음을 대부분 보내고 말았다. 간판과 학연, 혈연, 지연이 지배하는 사회지만 정신만 똑바로 갖추어졌다면 무엇이던지 해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은 절대로 부모와 비슷한 인생을 살아서도 안 되고 반드시 부모보다 더 낳은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시대는 변하고 있는데 생각의 변화가 따라가지 못 한다면 그것도 낙오자가 된다. 우리들의 미래는 노인인구 증가및 노인관련산업 확산, 저출산 확산 및 인공수정 출산, 독신사회 확산 등이 시작되었고 인간로봇과 로봇사회, 로봇과 결혼이나 동거로 성적 해소, 인공 지능, 줄기세포, 스마트 병사, 우주여행, 무인전쟁, 식량전쟁, 자원전쟁, 무역전쟁, 정자.난자 판매, 무연고 인공수정과 출산, 국가보육, 감시의 시대, 인공장기 생산 및 판매, 인체/생명공학 등 미래는 유비쿼트스 시대를 넘어 최첨단 미래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잘 살펴서 21세기 노마드 시대에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하고 자신에 맞는 전공과 대학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