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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강남의 봄 18 : 탐욕의 세월......

 

 

강남의 봄 18 : 탐욕의 세월......

 

 

 

이상 기온으로 꽃이 절차와 순서를 모르고 피듯 지고 말았다. 이러한 기온 상승으로 남북극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엄청나게 올라가고 육지의 대도시 대부분이 잠긴다고 한다. 물론 낮은 저지대는 대부분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수십수백 년이 걸릴지 몰라도 그것은 노아의 방주처럼 지구의 종말을 예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지대 평야가 물에 잠기고 일본 열도가 후지산을 제외하고 침수될다면...... 지구는 대변혁을 겪을 것이며 인류의 역사가 다시 시작될지도 모른다.

 

 

 

누가 십자가를 질 것인가?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며 정부 대개혁을 선포했다. 개혁의 십자가를 누가 질 것인가? 강직한 성격의 대법관 출신 안대희씨가 총리에 지명되었다. 비교적 무난한 인물로 평가하지만 퇴임 후 전관예우로 짧은 기간 동안 급속히 늘은 재산에 대해서 청문회에서 시비가 될 전망이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단기간에 그 정도로 벌수 있는 것이 바로 한국 법조계의 현실이다.

 

안보팀도 사표를 내고 물갈이가 예상된다. 언론은 강경파가 물러나고 온건파가 들어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평도 근방 아군 함정에 북 포격시 새로 배치한 신형 탐지 레이다가 먹통이 되어 원점타격이 불가능하였다고 한다.  평시에 호언장담하던 군이 유사시에 저런 상태라면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패전을 밥먹듯이 하던 육군에 비해 수군의 이순신은 철저한 정보탐지와 준비로 왜군 수군을 일방적으로 괴멸시킨 것은 장수에 따라 살고 죽은 것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장비의 맹점을 하루빨리 보강하고 허술한 방어력을 보강하는 것이 전승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총리가 지명되자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PK 지역 편중인사에 대해서도 말이 많고 대통령 비서실장도 물갈이 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신임 총리 지명자인 안대희씨보다 선배 법관 출신이기 때문에 청와대 입김에 의해 총리의 처신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이 자신에게 주어진 인사권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원인은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총리, 장관들, 고위공무원, 낙하산 인사 등이 보여준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가 무능한 인사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이단 교주 검거에 검찰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 최고의 엘리트로 자부하는 검찰이 사이비 교주 세력에게 농락당하는 꼴이 가관이다.  현상금과 신고에 목을 걸고 기다리는 검찰이 저지경이 된 것은 내부적으로 부패하고 권력만 바라보는 정치해바라기 집단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정치권은 법조계 출신이 전성시대나 마찬가지다. 후진적인 정치권을 바로 잡고 나라의 발전을 도모하는 길은 스스로 자정 노력으로 본연의 일에 매진할 때 일 것이다. 권력과 재물을 멀리할 수 있는 너무 강직한 사람이 되라는 것도 아니다. 어느 시대나 권력과 재물은 항상 비슷한 행보를 걸어왔고 그것으로 인해 인간은 부귀영화도 누리지만 몰락의 길로 가기도 했다. 약자편에 서서 도전할 수 있는 공복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영혼없는 삶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근방 쉼터에서 새벽 자전거를 타다가 매일 쉬는 곳이 있다. 구반포상가 건물 사이 김밥집 앞에 있는 곳인데 새벽에 도착해보면 항상 밤새 사람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로 지저분하다. 버려진 쓰레기를 발로 대략 쓸어모으고 음료수를 마시고 쉬고 있는데,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서 아는체 한다.

 

"새벽 자전거 타시는 거 대단하십니다요~~"

"아! 네~~"

 

아마 반포 아파트에서 교대 근무후 퇴근하시는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 같아서

"아파트 경비 하시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입에서는 술 냄새가 좀 났다. 하루 24시간 근무하고 새벽에 퇴근 후 쉬었다가 다음날 오후 5시에 나온다고 한다. 아침마다 경비실에서 자전거를 타는 나를 본 모양이다. 무척 부러워하는 모습이다.

 

"한 달 봉급이 얼마나 되세요?" 하고 내가 물었더니

"그냥 용돈 정도 받는다"고 라며 얼버무렸다.

 

"고생이 많으시다"고 했더니

"아무일도 안하면 집에서 돈만 쓴다"고 하였다.

'집에서 쉬면 병도 나고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무슨 일이던지 해야 한다"고 내가 말했더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그 아저씨가 느닫없이 하는 말이 ,

"한 달에 대략 1000만원 정도 쓴다"고 했다.

 

"아니, 한 달에 천만 원씩이나 사용하신다고요?" 하고 내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속으로 '그런 많은 돈을 쓰기 위해서 아파트 경비를 하는 것이란 말인가?'' 속으로 생각하면서 의아해하자, 자기는 검사 출신이라고 했다. 검사 출신? 속으로 좀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이야기해봐야 술 먹은 사람이 하는 헛소리를 듣기 뭐해서 빨리 자리를 떠나고 싶은데 계속 말을 걸 참이다.

 

"피곤하신데 얼른 집에 가서 쉬세요"라고 했더니, 머무적거리다가 내가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발길을 돌렸다.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참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실일 수도 있지만 한 달에 천 만원씩이나 쓰는 사람이 아파트 경비를 굳이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것도 검사 출신이라니? ㅎㅎㅎ 그냥 웃으면서 그 사람의 꿈이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아파트 경비원 봉급이 대략 100만원 내외라고 한다.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은 지자체 직접 고용한 사람과 용역회사 사람과 차이가 많아 나는데, 지자체 직접 고용한 사람은 15년 정도 경력이면 월 300~400만원 정도 받고 용역회사는 그에 반 정도 밖에 받지 못한다고 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사람들에게 당연히 봉급을 많이 주어야 하지만 용역회사 사람들은 그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으니 이것도 불공평하다.

 

가난하고 살기 힘든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면 앞장서서 기존 권력에 대항하게 된다. 그러나 지주들로부터 수천년간 소작농을 하면서 가난을 면치 못하였던 사람들은 토지 '무상몰수 무상분배'라는 구호 앞에 모두 환호하며 반겼다. 그러나 그것은 잠깐의 만족에 불과하였을 뿐 결국은 집단농장으로 바뀌고 말았다. 같이 일하고 같이 생산하여 배급제로 똑같이 받는 평등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바로 해방 후 김일성의 북한 사회였다. 자발적인 노동이 아닌 강제적인 노동에다 자신의 것이 아닌 공동의 것에 대한 애착심은 당연히 사라지게 되는 법, 생산량이 줄어들고 생산된 제품의 품질이 좋을리 없다. 조악한 제품은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기술, 개발이 전무하여 원시적인 제품만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공산당 일당독재 통치에 반항하거나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배급량을 반으로 줄이고 배가 고픈 사람이 결국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산당에 순종하게 된다. 

 

집단농장, 식량배급제로 북한주민을 철저하게 통제하며, 평등이라는 미명하에 김일성 족벌 세습 일당독재통치를 구축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체제유지를 위해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여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세습통치권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북한 주민들 사이에 남한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체제의 심각한 균열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듯하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오래가지 못한다. 어느 체제가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익을 보장하며 개인의 삶을 향상시키며 풍요롭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가느냐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느냐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직도 사회주의 사상에 빠져 헤메고 있는 종북.친북,김일성 사상 추종세력들이 깨우쳐야 할 것이다.

 

한편 그렇다고 남한이 북한보다 모든면에서 유리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가진자 5%가 나머지 95%를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가 심각하게 병들어 가고 있고 비리와 부패가 사회 전역에 만연하고 있으며 사회적 역동성이 사라지고 신분상승의 기회가 막혀버렸다. 서울 밤하늘을 붉게 수놓고 있는 십자가 물결이 말해주듯이 여러 사이비 종교들이 난립하여 국력을 좀먹고 있으며 국민들의 정신세계와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도 물론이거니와 잘 아는 사람도 만나는 게 두렵다. 초.중.고교 동기생을 포함하여 군대 동기, 선.후배. 향우회 등 연락도 소식도 없던 사람이나 친구가 나에게 갑자기 인연을 들먹이며 연락을 해 오거나 지나가는 사람이 나를 아는 체 하는 게 두렵다. 순수했던 우정은 나이가 들면서 탐욕으로 부서져 간다. 이용가치가 있어야 만나고 떡고물이라도 떨어질 것 같으면 찿아오는 게 사람인 모양이다. 나를 아는체 하는 사람 대부분이 사기내지 나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채우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사기를 치기 위해서 사전 충분한 준비를 하고 몇 명이 집중적으로 한 사람을 공격하면 꼼짝없이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돈이 인간에 우선하기에 누구나 돈을 벌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권력과 마찬가지로 재물을 가지기 위해서는 부모, 처자식, 친구도 없다. 법도 필요없고 공권력도 필요없고 세금을 어떻게 포탈하느냐에 온갖 머리를 굴린다.

 

돈은 인간의 의.식.주를 우선 해결하는 데 중요하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 사이에는 더 좋은 의.식.주을 즐기느냐 아니야에 차이가 난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것을 가지고 즐기고 먹고 싶어 한다. 그것은 일차적인 기본욕구다. 의식주가 해결되면 안정의 욕구를 갖고 싶어 하는데 재물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삶을 받쳐주기를 노력하게 된다. 그 다음이 사회적 욕구다. 사회적으로 진출하여 남에게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 한다. 그래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다. 그 다음이 존경의 욕구인데 사회적으로 진출한 사람이 존경을 받으려고 노력하지만 대부분 권력과 재물에 대한 탐욕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도에 무너진다. 마지막으로 자아실현의 욕구다. 자아를 실현하고 눈을 감으면 그 사람은 인생을 보람있게 살다간 모두가 존경하는 위대한 사람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욕구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불의의 사고로 죽거나 다치거나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다. 누구는 종교적 안식을 구하려고 종교에 귀의하기도 한다. 혼이 다시 살아나 허공을 맴돈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다.

 

"장례라는 것은 어차피산 사람들을 본위로 한 예식에 불과하다. 물에 빠진 사람의 혼백을 건진다는 굿도, 망자의 극락왕생을 빈다는 불공도, 명당을 골라 묘를 쓴다는 풍수설도 다 산 사람들이 하는 자기 본위의 위안행위에 불과하다. 누구나 종교 생활을 해 오지만 영혼에 대한 확신이 없다. 영혼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그 의문은 언제나 짙고 짙은 안개밭같다. 불교에는 엄연히 내세관이 있지만 그건 영혼존재문제에 대한 답이 아니었고, 모든 종교가 갖게 마련인 현실세계의 질서나 안녕을 유지시키기 위한 종교적 윤리.도덕률일 뿐이다. 어느 종교나 사이비 종교인들이 나타나기 마련이고 그 내세관을 신도들에게 협박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종교를 돈에 팔아 넘겨 타락시켰고, 신도들은 신도들대로 거기에 집착함으로써 돈으로 종교를 거래하는 이기적 맹신을 낳았던 것이다. 종교 중에서 신화적 부분이 없는 종교가 없는데, 그 부분을 확대하고 강조하는 종교일수록 야만적으로 비이성적 종교이며, 내세관을 과장하고 과신하게 하는 종교일수록 그만큼 부패하고 타락해 있다. 모든 종교의 필요는, 첯째 자아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 둘째 동물적 탐욕을 없애기 위해서, 셋째 경전의 올바른 가르침을 실행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내세관은 그 세 가지를 지키게 하는 보조장치에 불고하다. 저 우주적 시야에서 바라보면 인간은 분명 티끌이고, 일생 또한 찰나에 불과하다. 더욱이 흙속에 묻히면 그것은 형체로 없이 사라지는 티끌이다. 영혼이 따로 분리도니다고? 분리되어 가는 곳이 어디인가? 헤쳐도 헤쳐도 해쳐지지 않는 그 안개밭. 거기를 해치려 함이 어쩌면 부질없는 짓인지도 모른다."

                                                                                                                                                                                        -조정래 '태백산맥'에서-

 

 

 

                                               

 

 

허울좋은 민주주의, 선거

 

이들은 모두 민주주의라는 허울좋은 선거를 통해 모두 완장을 차고 싶은 사람들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을 모았고 이제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고 싶은 욕심에서 출마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들이 선거에서 당선되면 지자체장이나 의원이라는 우리사회의 권력을 가진 지도자로 국민 위에 군림할 것이다. 일제 헌병이 붉은색 완장을 찿고, 북한 공산당이 붉은색 완장을 찿다.

 

"피빛의 붉은 완장은 어디서나 눈에 잘 띤다. 특히 사람들 사이에서나 숲 속에서나 논 가운데서 붉은 완장은 눈이 부시도록 선명하고 또렸했다. 그걸 남자가 차면 금방 기운이 세게 보였고, 여자가 차면 감자기 야무지게 보였다. 그건 분명히 붉은 물 들인 손바닥 넓이의 헝겊조각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을 헝겁조각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본헌병이 찬 완장에서 대일본제국의 권위와 위압을 보았듯이 그 붉은 완장에서는 공산주의의 혁명과 투쟁을 보았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6.4 지방선거가 시작되었다. 사거리마다 각종 후보들의 현수막이 줄줄이 걸리고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찍은 위선적인 얼굴 사진이 박혀 있다. 모두가 먹고 살만한 사람들로 우리 사회에서 가진자들이 대부분이다. 큰 빌딩을 가진자,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 재산을 물려받은 자, 정치.법조인 후손, 사기꾼 출신, 범법자 등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 후보를 걸러줄 제도도 미약하고 방치하고 있다. 사실 유권자들은 그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길거리 유세로 후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본다는 게 그리 쉽지도 않다. 방송에 나오거나 그래서 얼굴이 좀 알려졌거나 옆에서 누군가 알려주는 정보 외에는 후보에 대한 검증도 할 수도 없고 알 수 없다.

 

그래서 유권자가 후보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표를 찍는 우를 범하고 있어 민주주의 사회의 선거 자체가 한마디로 허울뿐인 민주주의다. 전략공천? 웃기는 이야기다. 지방에 연고도 없는 사람을 중앙당에서 공천하여 그 지방에 틍록하면 유권자들은 힘있는 후봏라면 표를 찍는 경우가 많지만 그 사람이 당선되면 과연 그 지방을 위해서 무엇을 얼마나 할 것인가?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유권자들이 정당들 후보 당선에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

 

지자체가 성공하려면 지자체, 의원 등 선거로 선출한 사람에 대해서 시민단체에서 그동안 공적을 평가하고 유권자에게 공시해야 하며. 후보자는 군미필자, 범죄이력자, 사회적 사건 연루자, 경제사범, 사기, 가정파괴범, 집행유예 이상 범죄자 등을 금지시키고 각 후보에 대해서 재산, 경력, 범죄이력, 개인사생활, 사상과 이념, 인생관 등을 검증하고 공시하며 유권자들에게 알려주는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거리 선거유세를 없애고 언론과 방송에서 후보들의 정책을 검증하고 토론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돈이 들지 않는 선거, 당선 후 무보수로 일하며 봉사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는 행정부를 초월하는 입법부 독주의 정치시스템이 되고 말았다. 대통령을 쥐고 흔들고 장차관들을 불러 불호령을 내린다. 국정감사나 청문회에서 행정부는 국회의 종이 된지 오래다. 정치후진성이 나라의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 그들은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부터 권력과 재물을 탐하고 이익단체를 위해 법령을 만들고 행정부를 닥달한다. 후원금 등의 명목으로 뒷돈을 받아 챙기고 각종 출판기념회를 열어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받는다. 선거와 정치 활동에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돈이 필요없는 정치, 그것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모든 것이 우리 정치후진성의 실상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모두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사법부는 권력의 시녀가 된지 오래고 비리와 부패로 내부적으로 심한 악취가 나는 상태다. 

 

 

 

콘도 가자는데......

 

아들네가 청평 근방인가 콘도 이용권이 있다면서 우리 부부와 같이 가자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가뜩이나 사고가 많은 요즘 온 가족이 차량을 타고 장거리 이동하는 것도 그렇고 콘도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설로  빨래와 청소, 그리고 소독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모르겠으나 사실 불결하기 짝이 없다. 콘도에는 취사도구와 그릇, 이불이 있지만 불결하여 사용하기가 불안하다. 또 장사속으로 정비를 소홀히 하는 주변 놀이 시설도 위험하고 야외에는 요즘 살인진드기로 풀밭에 함부로 누울 수도 없다. 나이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가면 모기, 벌레, 진드기, 피부병이 걱정이 되고 불편한 하룻밤이 될 것은 뻔하다. 모든 것을 철저하게 준비해 가지 않으면 돈만 버리고 피곤만 더 쌓일 것이다. 그래도 굳이 가고 싶다면 아들네 너희만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설 두 가지를 소개한다.

 

공무원 유전자를 바꿔야

공직개혁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급공무원의 유전자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고급공무원이 평생 특정 부처에 소속돼 있고 이질적인 업무를 돌아가며 ‘순환 보직’하는 것이 아니라, 고급 공무원의 소속이 직무군으로 바뀌고 승진과 전보가 부처 간의 벽을 넘어 유사·관련 직무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직무군제도’의 도입을 통해 고급공무원의 전문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직무군제도 하에서는 공무원이 특정 부처에 소속되지 않기 때문에 ‘관피아’라는 부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기 힘들 것이다. 또, 승진과 전보가 직무군 내에서 부처의 벽을 넘나들게 돼 당장 일하는 부처는 달라도 전임자와 후임자 사이이기 때문에 부처 간 칸막이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 직무군에 평생 소속된 공무원은 저절로 전문가 정책관료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료사회를 위한 변명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국가 조직이 관료제다. 정치가 혼돈의 열정이라면 관료제는 이성의 질서다. 그게 전문가 제도다. 세월호 참사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대한민국 공직의 부패상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싸구려 이익집단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폭로됐다. 필시 그것에 합당한 사연과 배경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알아야 교정도 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번 담화는 감동적이었지만 관료 개혁, 국가 개조의 전체 그림은 아니다. 우선 지난 20년간 썩은 정치가 관료조직에 침투해 들어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정당에 줄을 대고, 당파성에 따라 ‘우리가 남이가’ 하는 끼리집단(inner circle)이 형성된 것이 기강 해이와 조직 붕괴의 제1 원인이다. 고위직은 물론 실무선까지 모래성이 물에 잠기듯 정치를 빨아들였다. 한국은 연고(nepotism)라는 낡은 소속감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낮은 단계의 사회다. 지자체 20년은 그런 퇴행현상을 말단에까지 심어나갔다. 관료의 신분보장은 원래 정치 중립을 위한 장치다. 그러나 철밥통을 공고히 하는 데만 기여했다.

사람들이 종종 잊는 것은 국회 독재, 정치 우위가 행정부를 무능한 정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특히 고위 공직자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감히 국회의원 나리들에게 대들다간 될 일도 안 되는 법이다. 의원들의 권세가 하늘을 찌르면 장관들의 자부심은 땅으로 팽개쳐진다. 품위도 자존심도 없다. 장관과 정부 부처가 단독으로는 한 건의 법안도 원안대로 통과시키지 못할 정도로 국회의원의 위세는 막강하다. 힘이 너무 세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부를 시녀로 삼고 있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라는 바로 그 저질 국회의원들의 무식과 억지, 그리고 오만방자는 고위 공직자의 인내심을 끊임없이 고갈시키고 있다. 애국심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청문회는 장차관 후보자를 무참하게 욕보이는 그런 절차다. 아니 국회의원들은 청문회를 통해 행정부를 길들인다. 무슨 조폭 입단식 같다. 아니라면 어디 감히!라며 기어이 낙마시킨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렇게 몇 사람이 낙마했다. 떨어뜨리고 싶은 자에게서만 비리가 적출된다는 것은 채동욱 케이스에서 드러난 그대로다. 그것이 시녀같은 장관시대를 만들어 왔다.

결정적 요인은 또 있다. 정부 조직을 전국으로 분산, 산개시킨 소위 균형정책이다. 처음부터 우려됐던 바로 그 사태다. 공무원들은 철도 자동차 비행기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장관도 부재(不在), 차관도 국장도 과장도 사무관도 출장 중인 그런 정부다. 산하단체 공공기관 공기업도 전국으로 찢어발겨졌다. 간단한 실무회의조차 온통 전화통을 돌려 날짜를 잡아야 하고, 1시간짜리 회의를 위해 수십 명이 도로 위에서 시간과 세금을 축낸다. 장관도 실무자도 서로를 찾아 헤맨다. 모두가 출장 중이다. 장관은 주5일을 여의도에서 방황한다. 이런 난장판에 무슨 업무를 집중력 있게 할 것이며 어떤 일에 신속하게 대처할 것인가. 그게 지금 대한민국 행정부의 시간표다. 누가 텅 빈 행정도시를 만들었고, 누가 행정 인프라를 파괴한 것인가.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는 것도 관료들을 죽인다. 감사원은 정권이 바뀌자마자 4대강 공무원들의 무릎을 꿇리고 겁을 주었다. 이런 판에 무슨 애국심이며 창의성이 나오겠나. 정권이 바뀌면 간판이 또 바뀔 미래부 공무원들은 또 무엇이 신이 나서 창조경영을 추진하겠는가. 대한민국 공직자들을 무능 부패하게 만든 것은 바로 정치다. 그 정치인들이 지금 국회에서 또 고래고래 고함지르며 장관들을 준엄하게 꾸짖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 책임지겠다는 국회의원은 찾아볼 수가 없다. 해수부 공무원들의 등에 올라타 호령해대던 그들이다. 누가 누구를 탓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뻔뻔스럽다. 한국의 3류 정치야말로 직업 관료제를 파괴한 바로 그 주범이다. 이 엄중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백가지 개혁정책이 모두 공염불이다. 관료들은 면종복배할 것이다. 여론은 이번에도 잘못 짚었다.

정규재 논설위원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