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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강남의 여름 5 : 잠 못이루는 한여름밤

  

 

강남의 여름 5 : 잠 못이루는 한여름밤

 

 

          

                                                                                       해운대 해수욕장 전경

 

 

온 나라 땅이 폭염으로 몸쌀을 앓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틀간 7명이나 사망하였다. 찜통더위 속에서 밭일을 하던 노인들이 쓰러지거나 사망하고 공사장에서도 인부들이 일사병으로 사망하고 한라산을 등산하던 50대가 쓰러져 죽고, 달리던 차량 타이어가 폭발하고, 축산농가에서는 가축들이 집단폐사하여 축산업자들이 전전긍긍하고, 바닷가 양식장에서는 양식여류가 집단폐사하는 등 어민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농촌에서는 채소가 대부분 녹아내려버렸고 과일이 제대로 영글지 못하고 겅풍에 낙과하거나 상품가치가 없을 정도로 멍들고 있다. 그런데 남부에서는 폭염으로 수박 등 과일값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중부 이북은 긴 장마로 채소와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논에서는 벼멸구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 한다. 그래서 이번 여름 폭염과 장마로 인해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간들의 탐욕으로 인해 지구재앙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재래시장은 대부분 재건축하여 단장하였지만 지붕이 투명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찜통온실이 되어 더워서 갈 수가 없다고 한다. 폭염으로 사람들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등 119도 정신이 없을 정도이고 병원 응급실에는 응급환자들이 몰려들고, 일사병, 열사병으로 사람들이 사방에서 쓰러지고 있다. 더위를 피해서 여름휴가라도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은 생계가 어려운 모두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해수욕장마다 사람들이 콩나물 시루처럼 넘쳐나고 자릿세 싸움, 물가 폭리, 음주추태, 쓰레기 무단 투기, 고성방가, 야간 술판, 성추행/폭행, 교통사고, 화재사고, 익사사고, 실종사고, 독충사고, 열사/일사병 사고, 폭행사고 등등 사고로 얼룩지고 있다. 이런 휴가지의 낭만과 불법, 추태가 어우러진 휴가지의 모습이 마치 불나방이 불을 찿아가듯이 사람들이 짧은 즐거운과 쾌락을 위해 목숨까지도 버릴 각오로 달려가고 있는 듯하다. 

 

수십 만에서 수백 만 명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여든 군중은 대부분 통제가 불가능한데, 선전.선동에 흥분하기 쉽고 과격해지는 것이 다반사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르고 나의 과거도 모르니, 바보가 선구자인 척해도 되고 졸부가 부자인 척해도 되니 누가 시비를 걸 사람은 없다. 모여든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낭만과 재미를 찿고 바다를 즐기며 삶의 피곤을 날려버리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성들의 몸매를 구경하며 찍짓기를 시도하며 호기도 부려보고 큰 소리도 치며 있는 척도 해보고 자신을 은근히 자랑하고픈 것이 사람이다. 휴가오는 길이 비록 지루하고 짜증나고 힘든 고행의 길이었지만 고행 끝에 낙이라! 드디어 해변 백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이 시원하고 비릿한 비린내가 콧속을 간지러는 향기는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숙박, 음식, 장비 등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은 이곳에서 즐거움을 만끽하고자 하는 심리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 단위나 남여가 짝을 지어 노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얼굴은 못생겨도 몸매 하나는 모델을 빰칠 정도로 늘씬한 여성들은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백사장을 이리저리 걸으며 남자들의 시선을 자극할 것이다. 남자들은 그동안 헬스클럽에서 단련한 근육질에 우람한 몸매를 자랑하고도 싶을 것이고 여성은 그동안 투자하여 만든 자신의 얼굴과 몸매를 마음껏 자랑하고플 것이다.

 

 

이런 탐욕과 불법, 무질서와 추태, 졸부와 만용이 넘쳐나고 유혹과 사기가 판을 치고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해수욕장이다. 경기는 바닥을 치고 물가는 치솟고 사회적 병리현상은 증가하고 장차 국가의 안위가 불투명한 가운데 빚내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의 심리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기쁨과 즐거움, 쾌락은 순간이지만 고통은 영원하다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 즐겁게 안전하게 잘 다녀 왔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세월의 먼지속에 감추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면산 전경

 

비가 온 뒤 모처럼 우면산을 올랐다. 여름의 절정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우면산의 모습은 뿌연 운무속에서 그 자태를 유감없이 자랑하고 있다. 몇년 전 산사태 이후 보강 공사는 마무리 되었고 그동안 자란 나무와 풀들이 상처를 뒤덮고 있다.새로 만든 배수로는 그런대로 기능을 발휘하여 산사태를 예방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관리가 소홀한 경우 또다시 불행한 사태를 야기할지 모른다.

 

기상이변으로 지구는 점차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 북극힌곰이 가죽과 뼈만 앙상하게 남아 죽어 있는 사진과 인간들이 바닷가 해수욕장에서 여름을 즐기고 있는 캡쳐된 사진이 눈길을 끈다. 인간들의 자연파괴로 지구는 점차 온실화되어 가고 있으며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땅이 열기를 더하고 바다가 열기를 더하자 지구의 대기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중부 이북 지역의 장마가 게릴라성 폭우를 동반하고 장기간 지속되고 잇는 것이나 남부는 폭염으로 찜통이 된 것이 모두 기상이변으로 빚어진 것이다. 계절의 길이가 달라지고 24절기가 무너지고 있으며 폭우와 강풍, 폭설, 가뭄이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태풍의 발생빈도가 달라지고 있으며  그 세력도 미미하다.

 

이러한 지구기상변화의 추세가 진행된다면 인류의 멸망은 얼마남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그린피스, NGO 단체 등의 적극적인 활동, 국제적인 공조, 일산화탄소 감축 노력 등 지구인들의 결사적인 지구 자정 노력 없이는 지구는 점점 병들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인류의 멸망도 불을 보듯 뻔하다. 이 폭염에 사람들이 미처날뛰고, 일사병, 열사병으로 죽고 제 정신이 아닐 정도로 사람들이 변하니 좀 더 기온이 올라간다면 지구는 지옥으로 변할 것이다.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하다면 대도시는 지옥을 방불케 한다. 정부의 안이한 관리, 한전과 한수원의 비리와 부패, 전력정책의 미숙함 등으로 대정전 고비가 연일 숨통을 조이고 있다. 무제하으로 마음껏 사용하던 전기가 이제 언제 우리들의 생명을 조일지는 알 수가 없다. ㅈ너기에 길들여지고 친숙해진 인간들의 삶이 몇몇 인간의 탐욕과 부패로 기로에 서있다.

 

그래서 비상식량과 물, 양초, 건전지, 밧테리, 비상발전기, 비상개스와 연료 등 대정전에 대비하여 사정에 준비한 가족은 얼마간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나 아무런 준비가 없는 가정은 노인이 죽고 가족이 굶고 식사, 빨래, 목욕, 화장실 등을 사용할 수가 없고 고층 아파트는 엘리베이트도 사용이 불가하다. 환자는 병원을 가지 못하고 노인은 아래층으로 내려오지 못한다. 화장실은 밖으로 가서 봐야 하고 물을 길러와야 한다. 양초를 켜고 자다가 불이나도 통신이 불통이니 119는 물론 소방차도 오지 못한다. 교통신호등이 마비되니 도로가 엉망이 되고 차량통행이 불가하다. 과속으로 달리다가는 교통사고가 빈발할 것이며 사거리 도로는 차량으로 꽉 막힐 것이다. 통신이 불통되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텔레비젼 냉장고도 가동이 중단된다. 캄캄한 집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 사람들이 밖으로 모두 나오고 한번  나오면 다시는 올라가지 못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들이은 그대로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생지옥이다.  

 

 

 

 

 

'울산 40도' 전국 펄펄 끓어…열사병 2명 숨져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해 7일 오후 3시 10분께 충북 영동군 심천면 난계국악기제작체험장 공사장에서 일하던 김모(54)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같은날 오후 5시께 경남 양산시 평산동 모 아파트 뒤 텃밭에서 일하던 주민 박모(65)씨도 폭염에 쓰러진 뒤 숨을 거뒀다.

8일 정오께는 전남 영광군 가마미 해수욕장에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던 이모(84·광주시)씨가 폭염에 쓰러졌다가 해경에 구조돼 의식을 되찾는 등 전국 곳곳에서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환자가 줄을 이었다.

가축 사육 농가에서는 닭과 오리 등이 며칠째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강한 돼지와 소 등도 식욕이 떨어질 정도여서 축산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또 경남 창원시내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6천500여 그루 가운데 1천여 그루의 잎이 누렇게 변하는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식물에까지 나타났다.

<그래픽> 8일 주요 폭염 발생 지역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8일 울산의 낮 기온이 38.8도까지 오르고 울산 일부 지점은 수은주가 40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곳곳이 올여름 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jin34@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이날 대구시교육청은 35도를 넘는 폭염이 며칠 째 계속됨에 따라 일선 학교가 개학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고등학교를 제외한 초·중학교와 특수학교에 2학기 개학일 등 단위 학교의 학사 일정을 학교 여건에 맞게 조정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폭염 경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오는 12~16일 약 77% 정도인 95개교가 개학할 예정이어서 될 수 있으면 개학일을 19일 이후로 조정하도록 안내했다.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전력 수요도 급증, 제주도의 이날 오후 1∼2시 평균전력이 71만1천㎾를 기록하면서 제주지역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와 관련 전력거래소는 8일 오후 1시 34분 순간 예비전력이 450만kW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를 발령했다.

<그래픽> 전국 '폭염경보' 발령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울산의 낮 기온이 38.8도까지 오르고 울산 일부 지점은 수은주가 40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곳곳이 올여름 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yoon2@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올여름 전력수급경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5월 23일 이후 20번째이며 지난달 19일 이후 20일만이다.

전력당국은 절전규제(274만kW), 산업체 조업조정(151만kW),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42만kW) 등의 전력수급 비상조치를 통해 498만kW의 예비력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가까스로 '블랙아웃'(대정전) 상황을 넘기는 등 긴박한 순간이 이어졌다.

한편 강릉 경포해변 등 강원도 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해수욕장과 계곡은 폭염을 피해 찾아든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도심이 텅 빈 도시지역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휴가지는 전쟁터

 

 

 

 

 

 

                                   

                                                                                         내린천 약도

 

 

                                     

 

 

 

강원도 상남.현리의 내린천, 철원.연천 일대의 한탄강에는 하류에서 상류로 고무보트를 실어나르는 1톤 차량이 총알차럼 불티나게 달리고 있고 한팀이라도 더 태우려고 안감힘을 쏟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쉼터, 전국의 국도변 길가에서는 옥수수 감자 등을 팔고 각종 얼음 음료, 떡, 물을 비롯하여 각종 채소, 과일도 팔고 있다. 원가가 저렴하고 세금도 없으니 여름한철 요지에서 열심히 잘만 팔면 수천만원 매출은 거뜬하다고 한다. 또 바닷가, 계곡, 강가, 호수가 등지에서는 주민들이 여름한철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사람들이 미쳐 날뛰고 있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팔고 있는 컵라면처럼 휴가지에서 각종 자리세, 숙박, 식사 등 엄청난 폭리에도 워낙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한다. 자릿 싸움, 손님 빼앗기, 호객행위 등으로 주민들끼리 시비가 붙고 싸움도 벌인다.

 

휴가지는 전쟁터나 다름이 없다. 환상에 삐진 사람들이 모여들고 서로 비교하고 자랑하며 짝을 찿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철저히 감추고 대범하거나 온화하고 메너기 있고 사랑스럽고 애교가 넘치고 인자한 모습으로 변하듯이 휴가지에서는 모두가 마찬가지로 이런 모습으로 변하여 이름모르는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을 것이다. 남에게 좀 더 잘보이려고 그동안 수천만 원이나 투자한 몸매를 드러내고 비싼 캠핑 장비를 자랑하고 있는 척하며 가정이 화목한 척한다. 그런 가운데 일부 사람들은 자유가 방종으로 변해 각종 추태와 사건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낭만과 추억을 쌓고 보람있는 휴가를 다녀오는가 하면 반대로 일부는 순간의 선택과 잘못으로 인생이 망가지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첯인상이 좋으면 다 좋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한다. 그러나 전자는 환상에 빠지는 것이요 후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결과만 좋으라는 것일 것이다. 겉으로 보아서는 절대로 인간의 한치 속을 아무도 모른다.

 

살인마들이 평소부터 살인마처럼 절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군산 여성 살인사건도 피해 여성도 두 아잉의 엄마로 이혼한 여자이고 내연남자는 가정을 둔 두 아이의 아빠로 부인을 둔 가장이었으며 또 현직 경찰이었다. 매우 가정적이고 자상한 아빠였다고 한다. 지금은 용의자로 지목받아 경찰에 잡혀 조사를 받고 있으나 유가족들은 초등수사에서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로 여자의 잘못으로 언론에 유포되자 반발하며 통분하고 있다. 경찰에 의하면 내연녀가 남자에게 자신이 임신을 했다면서 돈을 요구하였다고 하였다는 것이며 그래서 엉겹결에 죽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임신 여부도 지금은 알 수가 없고 돈을 요구할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았다면서 이야기를 뒤집고 있다. 이미 시체는 썩어버렸고 화장까지 해버린 상태에서 임신 사실 여부도 확인이 어렵다. 언론을 통해 여자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돌아가자 유가족들은 그 여자가 내연의 남자에게 자신의 임신을 빙자하여 돈을 요구하였다는 사실을 사전 경찰이 언론 유포한 사실에 항의하며 그 여자는 전남편으로부터 아이들 양육비를 받고 있는 상태로 돈이 그리 부족하지 않았다면서 유가족들이 울분을 토하며 증언하고 있다.경찰의 제식구 감싸기가 여실히 눈으로 보여지고 있는 공정하지 못한 사회다. 충분한 조사를 통해 유가족과 상의 후 정확한 사건 내용을 공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가해자의 말만 듣고 여자쪽을 불리하게 몰아가는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와 국민 우롱처사는 분명히 지탄받아야 할 것이며 국민들의 응징을 받아야 할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와 사설 몇가지를 소개한다.

 

 

 

 

 

 

 

개성공단

 

지난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고위층들과 대화하며 몰랐던 비밀(?)을 몇 가지 알게 됐다. 작년 8월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을 찾은 이유는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해도 좋다는 날짜를 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 방중보다 김정은에게 먼저 기회를 준 것이다. 중국은 작년 말 신의주 인근 황금평 지대를 홍콩을 뛰어넘어 싱가포르 수준으로 개발하기 위해 특별조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계산에 밝은 중국은 개성공단 문제를 손바닥처럼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한 당국자와의 대화내용.

"개성공단은 북(北)이 더 초조하다. 5만명 실업문제로 북이 더 압력을 받는 상황이다. 군인을 제대시키고 만든 공단이다. 그런데 압력을 가하면 양보하기가 더 어렵게 된다. 이런 문제는 강자(强者)가 양보해야 한다. 남한이 강자다. 김정일 같으면 이런 식으로 안했을 거다. 김정은이 나이 어리고 할아버지, 아저씨뻘들을 데리고 일하다 보니 그들이 충성심을 보이려 엉터리 짓을 한 것이다. 김정은도 북한 내부에서 하던 방식으로 훨씬 강한 국가들(미국, 남한)을 상대하니 전혀 안 먹혀든 것이다. 게임의 방식을 모른다. 이럴 때는 역지사지하여 (한국이) 숨통을 터줘라. 북도 최룡해 등을 베이징에 파견해 뉘우쳤다. 출구를 줘야 한다…."

북한은 마침내 14일 회담을 다시 하자고 제안했다. 열쇠는 '재발방지책'을 북이 어떻게 수용해 주느냐는 것. 이 문제에 대해 중국 측 훈수가 재미있다. "북한은 상상을 초월하는 짓을 언제든지 벌이는데 그깟 재발방지 대책은 사소한 것이다." 재발방지책 무용론. 이 대목에서는 한국 측 핵심 보수파들의 생각도 같다.

MB정부의 핵심을 지냈던 인사는 "원점타격을 해야 하는 위중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재발방지책 같은 장치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개성공단에 우리 국민이 900명가량 상시 체류하면 유사시 작전에 엄청난 제약을 받는다. 당초 개성공단을 만든 취지는 시장경제의 바이러스를 스며들게 해 '시장'을 전파하자는 것이었다. 이제 그런 역할은 북한과 중국 사이 경협으로도 가능하다. 개성공단은 이제 혜택이 아니라 부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기회에 얼른 폐쇄하라고 사설에 썼다.

 

개성공단 문제를 놓고 우리는 제3의 길을 생각할 여유가 필요하다. 그것은 북한식 자본주의(north Korea capitalism)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자본주의 특집을 지난 2월에 냈다. 김일성 동상에서 치켜든 손이 달러 다발을 공중에서 뿌리는 사진을 곁들였다. 북한 내륙 깊숙이 현장 취재한 특집은 북한에서 신(神)은 가문(黨性)도, 학벌도 아닌 특별한 존재가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그 존재는 돈, 돈이다. 돈의 힘이 국경초소를 뚫는다. 탈북자들이 왜 개구멍 드나들듯 하는지 비로소 이해가 된다. 소수의 장사꾼들은 중국에서 자동차, 식량, 에너지 등을 수입해 자본가로 대성했고 그들은 새 질서를 만든다. 북한에선 모바일 전화가 외국과는 불통이나 중국쪽 국경선에서 수십 ㎞는 중국 일본 남한 등과의 통화가 가능하다. 부자들은 국경에 모인다.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시 일본측 언론은 현지 통화를 한다. 휴대폰 보급대수는 적게는 100만대, 외국인을 포함하면 많게는 140만대로 잡지는 추정했다. 돈(capital)과 모바일이 북한을 송두리째 바꿀 원동력이다. 전에 없던 가능성이다. 북한의 화폐개혁은 2009년에 실패했고, 보급시스템은 그보다 5년 전에 망가졌다. 이제 골목상권 없이는 북한정권은 지탱할 수 없다.

 

국경 초소의 군인들도 제치는 북한 자본가들의 숫자가 확 늘어나고 그들의 목청이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이런 관점을 연장해서 보면 개성공단은 커다란 허파다. 나진선봉지대, 장차 건설될 황금평과 더불어 시장의 바다를 만들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우리는 자꾸 떠밀리지만 결국 앞으로 나아간다"를 떠올려 보라. 배 대신 개성공단을, 우리에 통일을 갖다 놓으면 어떤 그림이 보이지 않는가.

  

 

 

 

 

 

세금 갈등

 

정부가 마련한 ‘2014년도 세법개정안’이 국회로 넘어가게 되면 최종 관문까지 곳곳에 ‘암초’가 도사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수차례 당정협의를 거친 만큼 큰 틀에서는 이견 없이 입법과정에서 수정·보완한다는 계획이지만, 민주당은 세법개정안의 ‘골격’부터 차근차근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주당은 세법개정안의 핵심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과세체계 개편에 대해 ‘월급쟁이 세제폭탄’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법개정안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인적공제·의료비·교육비·기부금의 소득공제 등이 내년부터 세액공제로 전환, 연간 근로소득 3450만원이 넘는 근로자 434만명(전체의 28%)의 세금 부담이 16만~865만원 늘어난다. 민주당은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과표구간 1억5000만원 초과 고소득자에 대한 추가 과세 등 ‘부자증세’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당초 정부안보다 세액공제 비율을 상향조정한 만큼 중산층에 대한 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완화, 유망 서비스업 등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지원 확대 등도 정기국회에서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일감몰아주기 과세 기준인 대주주 지분율과 정상거래비율을 3%에서 5%, 30%에서 50%로 각각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부가통신·출판·영화 등 유망 서비스업에 대한 R&D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했다. 민주당은 일감몰아주기 과세 완화와 서비스업 R&D 세액공제가 대기업까지 적용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고, 당정은 중견·중소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는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의 한도를 매출액의 30%로 설정하는 방안도 ‘뜨거운 감자’다. 의제매입세액공제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된 농수산물을 사들여도 부가세가 포함된 것으로 간주해 일정액의 세금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면세대상인 농수산물의 구입액을 과다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도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적용되면 농가 및 영세 식당자영업자의 세(稅)부담이 늘어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주는 직접적인 증세가 아니라 비과세 감면 조정 등 세수기반 확대에 역점을 뒀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 증가 대신 월급쟁이·자영업자·농민 등 중산층·서민층에 ‘세금폭탄’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세법개정 

 

정부는 8일 공개한 세법개정안에서 목사·스님 등 종교인의 소득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헌법 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헌법 11조는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역대 어느 정부도 종교인에 세금을 내라고 하지 못했다. 1968년 초대 국세청장이 종교인에게 근로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무산된 게 마지막이었다. 이번에 기재부는 2015년 이후 발생하는 종교인의 소득분에 과세하기로 해 40여 년간의 논란에 매듭을 지었다.

종교인에 기타소득세 부과한다

최대 쟁점이던 소득 분류 방법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기타소득세'로 가닥이 잡혔다.

기타소득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이자·배당소득 이외에 강연료·인세·자문료·사례금 등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에 붙는 세금이다. 기타소득의 80%를 필요 경비로 인정해 과세 대상에서 빼고 나머지 소득에 대해 22%(주민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 원천징수한다. 이렇게 되면 소득의 크기에 상관없이 4.4%만 세금으로 내게 된다. 종합소득세 신고시 일부 환급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종교인 소득 원천징수의무자(교회, 사찰 등)가 1년에 2번만 세금을 내도록 반기납부특례를 허용하고, 종교단체에서 받는 소득 외에 근로소득, 퇴직소득, 연금소득 등 나머지 소득에는 분리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기재부는 올 초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분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지만, 기타소득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은 "종교인들의 가장 큰 불만은 종교인을 근로소득자로 보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었다"며 "성직자가 사역하고 받는 돈을 사례금으로 보고 과세하는 내용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종교인 과세를 하고자 한 것은 그동안 과세 사각지대에 있던 부분을 일단 과세권으로 끌어들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득의 크기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4.4%의 세금을 기타소득세로 과세하면 고소득 종교인과 저소득 종교인 간 역진성(逆進性)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과세대상 종교인은 누구인가

과세 대상 종교인의 정의와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재부는 세법개정을 통해 종교인을 '제사 및 종교의식을 집전하는 이'로 규정할 방침이다.

현오석 부총리 세제개편안 설명 (세종=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2013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3.8.8 jobo@yna.co.kr


대한변호사협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종교시설은 9만여 개, 성직자 수가 36만5천명, 공식적인 헌금이 연간 6조 원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종교문화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한국의 종교현황'을 보면 2008년 기준으로 국내 종교계 교직자 수는 17만307명이다. 개신교가 9만4천458명(300여개 교단 중 124개 교단만 집계)으로 가장 많고 불교(4만9천408명), 천주교(1만4천607명·2007년 기준), 원불교(1천886명), 기타종교(8천126명) 등이다.

문광부 관계자는 "종교 단체는 법률상 등록·신고 절차가 전혀 없어 공식 통계도 없다"며 "과세당국이 종교인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춘호 기재부 소득세제과장은 "정교분리 원칙 때문에 종교단체가 국가에 등록할 의무가 없어 공식적인 종교 통계가 없다"며 "앞으로 종교계가 스스로 납세하면 데이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인 과세의 세수효과는 100억원에서 크게는 1천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향후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부동산 임대와 공연장·요식업 등 각종 수익사업에 세금을 추징할 경우 세수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종교관련 법인으로 과세 확대되나

일각에선 '종교법인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종교기관은 세법상 상속세·증여세 비과세 혜택과 기부금 공제 혜택을 받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교회·사찰 등은 현재 종교 관련 비영리(공익)법인으로 문광부에 등록되면 법인세 감면, 종교단체 기증물품의 부가세 면제 등 19가지의 조세 혜택을 받는다.

사학·복지기관·의료기관 등 비영리법인들은 관련 특별법을 통해 기본적인 법적 규제를 받지만, 유독 종교 관련 비영리법인만이 관련법이 없어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 종교단체의 재정운영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이와 관련, 작년 6월 서울 강남구는 소망교회 등 교회 10곳과 밀알복지재단이 수익사업을 하고 부당하게 내지 않은 세금에 대해 총 5억74만원의 재산세와 취득세를 추징한 바 있다.

현행법상 종교시설이나 사회복지법인의 부동산에는 재산세와 취득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관련 부동산을 이용한 수익사업은 과세 대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종교인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세법개정안을 이제 막 내놓은 만큼,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춤추는 우유값

 

불과 몇 시간만에 우윳값이 올랐다 내렸다, ‘난장판’이 됐다. 유업체의 가격 인상안이 강행될 예정이었으나 소비자들이 반대와 업체간 눈치보기로 인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8일 매일유업은 예정대로 우유 공급가 인상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매일유업은 이날부터 흰우유 가격을 10.6%, 전체 유제품 가격을 9.0% 가량 인상할 예정이었다. 매일유업의 이 같은 공급가 인상안이 적용되면 리터(ℓ)당 250원 상당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매일유업은 지난 7일 공청회에서 소비자단체 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8일부터 이 같은 안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공급가 인상 방침에 따른 소매가 책정을 두고, 매일유업과 협의를 벌여왔다.

그러나 이 같은 공급가 인상안은 불과 몇 시간여만에 무위로 돌아갔다. 대형마트에서 매일유업의 공급가 인상에 따른 소매가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주력 품목 가격을 기존 가격으로 환원하기로 했다. 소매업체에서 가격 동결을 고집하자 매일유업도 대형마트 등에 대한 공급가를 환원하겠다고 돌아섰다. 사실상 인상안을 잠정 철회한 것이다.

‘우윳값 난장판’의 시작은 대형마트 측과의 협의부터였다. 협의 과정에서 하나로마트가 자사 시스템상의 특성 등을 이유로 매일유업 가격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선언하자, 다른 마트들도 하나 둘 빠지기 시작했다. 8일 하나로마트가 매일유업 전 제품 가격을 동결했다. 이어 최저가 정책을 펴고 있는 이마트도 흰우유 등 주력 5개 제품의 가격을 이전 가격대로 판매하기로 했다.

이마트가 우유 가격을 종전대로 가져가겠다고 나서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주력 품목의 가격을 종전대로 돌이키기로 했다. ‘10원 전쟁’이라 할 정도로 가격 경쟁이 치열한 대형마트에서, 생필품인 우유를 경쟁사보다 비싸게 판다는 것은 핵심 품목 경쟁력을 놓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날 10시부터 인상된 가격으로 우유를 팔다 1시간만인 11시부터 다시 가격을 내렸다. 일선 유통업체에서 인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매일유업도 공급가를 예전으로 돌리기로 했다.

몇 시간 사이 롤러코스터를 타다시피 한 ‘우윳값 촌극’은 이날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유업계 1위 업체인 서울우유가 9일 공급가 인상안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도 소비자단체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고, 일선 유통업체들과의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우유의 현 상황은 ‘매일유업의 길’이 반복되는 듯한 모습이지만, 서울우유는 현재까지는 공급가 인상을 고수하는 분위기다.

 

 

 

 

 

 

공룡포털 네이버의 횡포

 

1999년 인터넷 고속도로라 불리는 ‘ADSL 초고속인터넷’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 창업 붐이 크게 일어났다. 네이버, 한게임, 다음, 넥슨, 옥션, 인터파크 등이 국내에선 성공한 인터넷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네이버는 구글과 야후가 세계 인터넷 검색시장을 석권할 때 국내 검색시장을 끝까지 지켜 정보기술(IT) 강국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하지만 대표적 벤처기업으로 인정받던 네이버가 요즘 검색권력을 남용하여 인터넷 생태계를 파괴하는 공적(公敵)으로 몰매를 맞고 있다.

네이버가 비난을 받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절대적인 검색권력을 이용해 연간 약 2조16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전체 인터넷광고 시장의 71.6%(1조5530억 원)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네이버의 인터넷광고 매출액은 이 회사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했다. 현재 국내에는 인터넷광고 수익을 기대하는 3000여 개의 영세중소기업이 있다. 그런데 국내 인터넷 광고수익 중 1위인 네이버와 2위인 다음(17.7%), 3위인 네이트(6.6%) 등 3대 포털이 전체 시장의 96%를 싹쓸이하고 있다.

정치권이 대형 포털에 대한 규제 입법을 하기에 앞서 우선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에 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법원에서 패소당한 사례와 같은 미온적인 방법보다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부처와 공정위가 대형 포털을 어떤 방법으로 규제해야 영세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우선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구글과 협상을 통해 자진 시정 약속을 받아 낸 것처럼 네이버가 창업정신으로 돌아가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 전략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색엔진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환경과 기반을 조성해 주되, 국내 인터넷광고 부분은 인터넷 생태계의 공동 상생의 방법을 찾아 네이버 광고 매출의 절반 정도를 생태계 참여자와 나눌 수 있는 인터넷광고 민주화 정책을 스스로 펴도록 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인터넷광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네이버가 광고수익을 50% 미만으로 낮춘다면 5000억 원 정도의 광고 매출을 수천 개의 영세중소기업에 돌려줄 수 있다.

현재 영세중소 인터넷기업들이 연합체 결성을 추진 중이며 이 연합체를 중심으로 각 영세중소기업이 서비스 중인 사이트를 상호 연결하는 공동 인터넷광고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5000개 이상 수십만 개 영세중소 인터넷광고 기업 사이트를 연결하는 플랫폼 개발 기술은 정부의 지원과 의지 없이 영세중소기업 자체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7월 현재 312만 개에 달하는 중소기업 중 불과 7%인 22만 개 기업만이 광고주로 인터넷 광고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광고단가를 대폭 낮추고 광고 게재 절차를 개선한다면 당장 20% 이상의 기업들이 광고주로 참여해 인터넷 광고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 마케팅에 힘입어 중소기업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네이버 등 대형 포털은 영세 인터넷 플랫폼과의 검색광고 및 서비스 제휴를 통해 네이버 등의 검색광고 15개 중 하위 5개 정도는 영세중소기업 공동인터넷광고 플랫폼의 검색 키워드 광고로 대체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이어 영세중소기업 사이트에 대형포털 검색창을 올리고 여기서 이뤄진 검색 키워드 광고수익은 영세기업에 유리하도록 배분해 주면 사회적 기업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

 

  

 

알바노조


"사는 게 너무 비싸요. 내가 욕심이 많은 걸까요. 살기만 하는데 빚이 늘어납니다." 최근 열린 '청년 일자리 워크숍'에서 한 참가자의 은유적인 발언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자본주의 아래에서 자본가가 아닌 사람들은 언제나 더 빈곤해질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예상이 틀리지 않은 듯하다.

힘든 노동을 거부하면서 아르바이트(알바) 노동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들을 문화 행위, 레포츠와 같은 창조적인 삶에 투여하는 사람들을 흔히 '프리터족'이라고 부른다. 일하기 위해 노는 것이 아니라 놀기 위해 최소한의 일만 하는 것, 이것이 엄밀한 의미의 프리터족이다. 과거에는 이처럼 알바가 부업의 의미가 강했지만,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직업적으로 알바를 선택한다. 최근 우리나라 알바 노동자는 약 500만 명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국제금융위기 당시, 한 해외언론은 경제규모 14위인 나라가 최저임금 시급 4천 원 가운데 230원 인하안을 두고 노사 양측이 줄다리기를 하는 장면을 소개했다. "최저임금이 지난 10년간 조금씩 올라 겨우 자장면 한 그릇 값이 됐는데, 같은 기간 국회의원 세비는 무려 332만 원이 올랐다"는 한국노총의 멘트도 덧붙였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생 노동자'들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그런데 학생들의 학습 자체가 '노동력 육성 과정'에 필요한 노동시간이므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유럽 '68혁명' 당시 '학습노동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라!'며 학생들이 내건 슬로건은 '알바 전성시대'를 미리 예감한 것이지도 모르겠다.

국내 처음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학습노동 임금'과 같은 주장에 우리 사회가 반응하기는커녕 법으로 정한 시급 4천800원의 최저임금도 지켜내지 못할 정도로 알바 노동자의 현실은 열악하다. 알바 노조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을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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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아들들

 

위대한 인물의 아들이라고 반드시 위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들이 반듯하면 부자(父子)는 대를 이어 존엄을 유지할 것이다. '반듯'까지는 아니더라도 탈선만이라도 없으면 부자의 역사성은 보존될 것이다.

 1592년 왜적이 침략했을 때 고경명은 고위 벼슬을 마치고 전라도 광주에 살고 있었다. 관군이 무너지자 고경명은 두 아들과 함께 의병을 일으켰다. 장남은 38세, 차남은 31세였다. 두 아들은 의병의 지휘관을 맡았다. 금산 전투에서 아버지와 둘째 아들이 전사했다. 『국조인물고(國朝人物考)』 왜난시입절인(倭難時立節人) 부분은 이렇게 적고 있다. “한 집에서 5~6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목숨을 바치고 부자·형제가 모두 충효와 의열(義烈)로 세상에 드러났으니 어찌 고금에 보기 드문 일이 아니겠나.”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마오쩌둥은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28세 장남 마오안잉은 참전하겠다고 자원했다. 중국인민지원군 총사령관 펑더화이는 마오쩌둥에게 아들을 말려 달라고 했다고 한다. 마오쩌둥은 “그는 어쨌든 마오쩌둥의 아들”이라며 말리지 않았다. 참전 한 달 만에 마오안잉은 미군 전투기의 폭격으로 죽었다. 마오쩌둥은 아들의 시신을 중국으로 가져오지 않았다. 다른 인민들도 자식을 전쟁에서 잃었다고 그는 말했다고 한다. 마오안잉은 지금 북한 땅에 누워 있고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을 방문하면 묘소를 찾는다. 죽은 아들이 아버지의 나라와 북한의 혈맹을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1982년 10월 레이건은 미국 대통령이었다. 아들 로널드는 발레댄서였는데 근무하던 발레단에서 해고됐다. 부모가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사양했다. “곧 취직이 될 테니 실업수당으로 버티겠다”고 했다. 그가 수당을 타기 위해 줄에 서 있는 사진이 신문 1면에 실렸다.

 박정희의 아들은 한때 마약복용으로 감옥에 드나들었다. 국민에게 커다란 걱정을 끼친 것이다. 그는 기업인들의 도움으로 경제적으로 재기했고 지금 580억원 재력가가 되어 있다. 그의 어머니는 영부인 시절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회의 도움으로 일어선 박지만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지 세상은 지켜보고 있다.

 전두환의 아들은 아버지의 불법자금으로 부(富)의 성채를 이뤘다. 그 성채 속에 있으면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 아버지는 추징금을 내지 않고 아들에게 무기명 채권을 물려주었다. 5공 정권은 나름대로 역사적 평가를 받을 부분이 있다. 전두환 일가의 부정부패로 그런 평가가 쪼그라들고 있다. 12·12는 영원히 5·16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다.

 김영삼의 아들은 관료도 정치인도 민주화 투사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는 아버지의 권력을 나눠 가지려 했다. 그는 특급호텔 방에 앉아서 소통령 행세를 했다. 일부 언론인·정치인·관료들이 날파리처럼 그의 주변에 몰려들었다. 아들은 결국 불법자금으로 감옥에 갔고 아버지의 '칼국수 개혁'은 빛이 바랬다.

 김대중의 아들은 강남 룸살롱에서 기업인들을 만났다. 형이 몸이 불편하자 업자들이 그에게 몰렸다. 그의 아파트 베란다 창고에는 헌 수표 뭉치가 쌓여갔다. 전부 10억원이었다. 막내 동생은 로비스트와 어울렸다. 형제는 감옥에 갔고 아버지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했다.

 노무현의 아들은 아버지의 재정적 후원자로부터 돈을 받았다.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노무현은 '깨끗한 대통령'에 목숨을 걸었다. 아내와 아들이 자신 몰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그는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를 지낸 사람이 가족의 부패로 자살한 건 세계사적 비극이었다. 핏자국은 없어졌지만 비명은 여전히 봉하마을을 맴돌고 있다.

 한국의 대통령 아들들이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아버지가 권력을 총으로 잡았든, 선거로 잡았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 추상(秋霜)같은 전례가 수없이 많은데도 여지없이 추락한다. 왜 그러는가. 얼마나 많은 비극이 발생해야 이 타락한 시리즈가 멈출 것인가.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버지의 권력과 자신의 인생을 혼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아버지 권력이 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검은돈을 물려받고, 꼬마 대통령 행세를 하고, 아버지 후원자에게서 자신도 후원을 받는다. 레이건 대통령의 발레댄서 아들은 콘돔을 들고 잡지 표지모델로 나섰다. 에이즈 퇴치운동에 앞장선 것이다. 그에게 아버지는 아버지고 '나는 나'였다. 아들 때문에 아버지 레이건은 더욱 커졌다. 한국의 대통령 아들들은 아버지를 갉아먹고 있다.

 

 

 

 

야마토 전함의 비극

 

“300대가 넘는 미국 함대와 싸우기 위해 전함 야마토는 일본 최후의 대함대로서 전장을 향했다/ 편도분만의 연료를 채우고 출격한 모습은 이미 돌아오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결사의 출격이었다/ 미국 함대에서 출격한 1000기를 넘는 함재기의 공격에 지상 최대의 대전함은 커다란 폭염을 일으키며 침몰했다/ 하늘을 날지 않는 한 야마토의 운명은 바닷속에 잠들 수밖에 없었다.”

극장용 만화영화 ‘우주전함 야마토’(1977)의 시작 내레이션이다. 2199년 미래 지구를 그린 이 영화는 야마토 전함이 침몰했다가 바닷속에서 부활해 우주를 나르는 우주전함 야마토의 모습을 그린다. 아베 총리와 아소 재무상이 좋아할 만한 영화다.

비극의 군함으로 불리는 야마토(大和)는 당시 돈으로 1억3700만엔의 거금을 들여 만든 사상 최대의 군함이었다. 길이가 263m, 폭이 39m에 달했으며 세계 최대인 28.1인치를 포함한 77개문의 각종 포를 갖추고 있었다. 배수량에서만도 미국의 아이오와함, 독일의 비스마르크함보다 20% 이상 컸다. 승무원은 3330명이었다. 1937년 건조돼 몇 차례 작은 전투에 참여했지만 위력을 떨치지 못했다. 태평양전쟁이 막판으로 치달을 즈음에 일본인들은 “왜 야마토를 출격하지 않느냐”고 원성을 퍼부었다. 결국 여론에 떠밀려 야마토는 1945년 4월 마지막 전투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해전의 전략 개념이 바뀐 다음이었다. 거함거포의 시대에서 항공모함에 탑재한 함재기의 공중전으로 바뀐 것이다. 보통의 일본인들만 몰랐다. 야마토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해 ‘전함 야마토의 최후’를 쓴 요시다 미쓰루 씨에 따르면 야마토함의 함장은 큐슈 남서부 오가사키 전쟁 해역으로 들어서기 전날 병사들에게 술과 고기를 풀어 밤새 잔치를 베풀었다. 그리고 모두 목놓아 울었다고 한다.

야마토의 비극은 군국주의 광기, 전체주의 열기, 오도된 민족주의적 야망이 엮어낸 부조리극에 불과했다. 국민들을 수단화하고 국가가 집단적 전쟁 목표를 설정하게 될 때 어떤 비극이 터지는지를 잘 보여준 것이 야마토함의 교훈이다. “승무원은 앞다퉈 쌍안경에 매달렸다. 쏟아지는 비행기를 보며, 아! 고향의 벚꽃이여, 사요나라”라며 3000 수병들은 죽어갔다고 미쓰루 씨는 썼다.

일본이 1200억엔을 들여 최신식 호위함 ‘이즈모’를 엊그제 진수했다고 한다. 길이 248m, 폭 38m로 야마토보다는 약간 작다. 일본은 이즈모를 헬기 호위함이라고 불렀다. 군국주의 광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즈모함의 이미지에 야마토의 비극이 겹쳐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야마토가 그런 방법으로 부활할 수 없다는 것을 일본의 지도자들만 모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