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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한국의 역사 947: 조선은 어떤 사회였는가? 52

 

 

한국의 역사 947: 조선은 어떤 사회였는가? 52 

  

                                                                        서울 성벽 전 

 

 

 

 

 

 8. 국가 최고의 가치관은 허례허식

 

 

기둥뿌리 썩어가도 고담준론으로 수백 년

 

 

300년 '문묘종사' 논쟁

 

'문묘종사'라는 것은 조선 중,후기에 걸쳐 3백 년 가까이 이어진 논쟁으로 공자에 대한 제사를 모시는 것이다.

 

조선에서는 공자를 제사지내는 사당에 공자뿐 아니라 공자의 제자, 문인, 역대 유현들을 함께 모셨다,. 여기에 한 번 모셔지면 전국 8도의 향교에서도 똑같이 제사를 모시게 된다.

 

여기에 종사된 국내 유현은 모두 18명이다 .고려의 설총, 최치원, 안향, 그외의 15명은 조선에서 각각 종사되었다. 이들의 이름을 사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지만 소개를 하자면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이이, 성혼, 간장생, 송시열, 송준길, 박세채, 김인후, 조헌, 김집이다. 조헌, 김집은 고종 때 올라간 사람이다. 그래서 문묘에 종사하는 문제로 발생된 논쟁과 갈등이 조선을 통째로 관통하고 있었던 셈이다.

 

문제가 일어나 이유는 그 사람들이 각각 당파가 다르기 때문이다, 성균관 유생들이 들고 일어나 자기들이 지지하는 사람을 올려야 한다고 데모를 해서 선조 시대에 총 9명이 들어갔다. 한 번에 통째로 들어간 것이 아니고 무수한 논쟁 끝에 4명, 다시 1명이 추가, 그런 식으로 들어가고 거기에 중국에서 배향해둔 몇 사람을 빼야 하고, 그런 논쟁이 날이면 날마다 벌어졌다. 동서로 당파가 갈라지면서 남인과 북인, 북인 내에서도 소북, 대북으로 갈라지는 시대였으니 각 당파별로 모두 의견이 달랐다. 선조도 꽤나 골치가 아팠을 것이다.

 

광해군 때에는 이미 종사되어 있는 사람들 중 이황, 이언적을 빼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나고, 이 운동의 주동자가 정인홍이다. 이에 대한 전국 유생들의 반대운동이 일었다. 이런 논쟁은 인조, 효종, 현종을 거쳐 숙종 대에까지 그치지 않았다.

 

율곡 이이, 유계 성혼은 한번 내쳤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했다.

 

지금은 향교, 서원도 사라지고 그토록 기를 쓰면서 모시고 내치고 했던 사람들은 가문이 아니면 제사도 모시지 않으니 이런 결말을 그들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채 수백 년간 싸워 왔던 셈이다.

 

이처럼 모든 가치관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변하게 되어 있다. 조선 오백 년은 우리 민족에게 큰 불행을 안겨주고 망하고 말았다.

 

일제 치하 36년, 해방, 남북분단, 한국전쟁을 거치고 이념과 사상을 달리하는 두 집단이 서로 총뿌리를 겨누고 대치하면서 휴전 후 60년이 흘렀다.

 

주변 강대국들은 언제라도 한반도를 삼키려 혈안이 되어 있으며 북한은 적화통일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남한은 그래도 경제적인 부흥을 일구어 먹고 살 만하지만 그 풍요가 언제 거품처럼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본귀족에 비해 민생은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이 노예처럼  힘들게 살고 있다. 자본이 안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런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당장의 재물은 사람의 의식주를 해결해주고 사람답게 살게 해주기 때문에 재물을 떨칠 수가 없다. 자본귀족들은 호의호식에 인생을 향유하며 즐기며 살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배는 부르나 상대적인 박탈감에 불만에 가득차 있다. 정의와 공정은 사라지고 편법과 불법이 난무하고 가진자들의 천국이 바로 우리 사회다. 북한은 공산당 지배층만 호의호식하며 즐기며 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굶주림과 고통에 시달리면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배급제로 근근히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 

 

사상이나 이념은 정권을 잡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이상사회 건설도 인간의 탐욕으로 성공하지 못했고 공산주의 사상도 실패한 사상이다. 초기 자본주의 사회의 실상에 분노한 맑스.레닌에 의해  확산된 공산주의는 모든 노동자 천국을 만드는 것이 이상이었지만 노동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서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켰고 가난의 평준화만 초래하고 말았던 것이다. 자본주의도 이제 한계점에 다달아 수정 자본주의가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자본의 부패가 극대화되고 5%의 자본 귀족들이 95%의 가난한 서민을 수탈하면서 향락에 빠져 자본을 탐닉하고 있는 현실태를 개혁하지 않는한 자본주의는 영속될 수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와 명맥을 같이 하는 민주주의도 부패한 선거제도, 권력과 자본의 결탁으로 민주주의도 허울에 찬 수식어에 불과하다. 주권재민이 아니라 주권재자본이 된지 오래다. 선거는 형식에 불과하고 감언이설과 재물, 군중 심리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유권자들이 제대로 된 지도자를 선출하기 힘들다. 지역주의, 당파, 혈연, 지연, 학연으로 결속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의와 공정이 살아 숨쉬고 만민이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이상사회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