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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미래사회

우면산의 겨울 11 :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면산의 겨울 11 :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벽의 사당역 근방

 

 

추운 날씨가 계속되다가 조금  풀린 듯하다. 앞으로 새벽 운동하기에도 좋은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다가 이 땅에도 어김없이 봄은 찿아 올 것이다. 그러나 국제정세나 국내정세는 혼돈과 갈등이 심화되고만 있어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먼저 이란과 미국의 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미국이 초강경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참고 지내면서 미국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해오던 이스라엘이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언제 단독으로 이란을 폭격할 것인지 모른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이 이미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판단하고 아랍권의 생존을 위해서는 핵무장을 서두르고 잇는 것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아랍권이 핵무기를 무장하는 경우에는 이스라엘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으며 이러한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국제유가는 계속 급등하고 있다. 국내 주유소 유류가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으며 정유사들은 이를 기화로 이익챙기기에 정신이 없다. 국제 원유가가 100달러를 넘어 현재 120달러를 돌파했다. 앞으로 150~200달러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한국 경제는 파탄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적 성공이란 국제.국내 정세에 따라 물거품처럼 순식간에 쓰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탈북자 9명을 북송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정부와 인권단체, 세계인권기구 등이 중국의 탈북자 북송 문제를 인도적인 입장에서 중국의 신중한 결정을 권유하였으나 중국 정부는 이런 여망을 저버리고 일부를 먼저 북송하고 말았다. 진보측은 탈북자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남한의 인권에는 열을 올리면서 희망버스까지 동원하여 열심히 투쟁을 벌이면서도 3족을 멸하라는 김정은 정권의 탈북자 처리 방침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탈북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벙어리가 되버린 그들이다.

 

북한 주민들이 왜 북한을 탈북하려는 것일까? 그것은 먹고 살기가 힘들고 자신의 미래가 암담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는 정말 살기 힘들기 때문에 고향을 떠나 더 낳은 곳으로 탈북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주민들의 삶은 내팽개친채 체제유지를 위해 과다한 군사비를 지출하고 핵무기 개발 등 핵무장화에 심혈을 기울여 강성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경제가 파탄나고 생산력이 바닥을 치자 주민들을 먹여야 할 식량마저 부족한 상태로 주민들은 영양부족 등 기아선상을 헤메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핵심 공산당 세력과 평양 일대의 주민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주민들은 노예나 거지처럼 살고 있으며 인권은 커녕 철저한 배급제로 주민을 통제하고 있으며 꽃제비, 장마당, 탈북 여성들의 삶 등이 비참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새벽의 사당역, 밝아오는 아침

 

 

야심이 넘쳐나던 백제 아신왕이 고구려와 패권를 다투다가 광개토왕의 고구려군의 공격으로 수도 한성이 점령되자 아신왕은 패장으로 광개토왕 앞에서 '영원히 종이 되겠다'며 항복하자 그의 목숨을 살려주었다. 그후 아신왕은 절치부심 복수를 다짐하고 백제 전체 백성들의 군대화를 부르짖으며 징집, 훈련 등 군비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과중한 세금을 더 거두는 등 백성들의 고통이 가속화되자 백제 백성들이 이웃나라 신라로 탈백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래서 호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문제가 발생하자  아신왕은 가야, 왜와 연합군을 형성하여 고구려를 공격하였으나 고구려군의 반격으로 실패로 끝나자 다시 신라를 공격하기에 이른다. 신라는 전국토가 아신왕의 백제 연합군에게 유린되는 등 멸망의 위기에 봉착하자 급히 고구려에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이에 광개토왕은 5만의 고구려군을 보내 백제 연합군을 몰아내고 신라를 구원한 적이 있었다.

 

대구 출신 중진 주성영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모양이다. 성매매 덫에 걸려 추악하기 짝이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그는 마누라한테 조용히 할 말을 SNS에 글을 올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철저한 이중성격이요 가면이다. 또 전여옥 의원은 속석희 교수의 아침 프로에 나와 토론 상대였던 진중권 교수에게 '밥 한 번 먹자'고 한 말이 잘못 전달되어 공지영 여류 작가가 한마디 한 모양이다. 그 여류 작가도 도가니 등 소설가로 출세하여 35만 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유명인사가 되었고 나꼼수에 참여하여 정치활동을 벌이는 여자다. 여러번 막말과 낚모수팀과 같이 미국 출장 중 비싼 외제빽을 들고 다니다가 네티즌들에 의해 구설수에 오른적이 있다. 나꼼수가 벌인 반나 수영복 차림의 지원 시위 문제로 여성 비하 문제가 일자 꼬리를 내린적이 있다. 그녀는 '정치가 자신의 소설을 방해할 줄 말랐다'고 했다. 모두가 남의 말에 시비를 걸고 그 말로 인해 구설수에 올라 지탄을 받고 있다. 말로서 말이 많으니 허송 시간만 보내는 꼴이다. 모두가 저 잘났다고 혀를 통해서 독설을 내뿜고 있다. 박원순 시장 아들 병력비리를 문제삼아 시끄럽게 만들었던 강용석 의원이 결국 허위사실로 판명나면서 추락하였다. 소위 국민을 대변한다는 지도층인 국회의원들이 이 정도이니 저 질적의 수준을 실감할 것이다. 이게 우리나라 정치계의 현주소이다.

 

 

 

                                                                               고속터미널 맞은편 반포상가 뒷길

 

 

여야가 모두 총선 공천으로 아수라장이 되었고 이 나라 지도층이 대부분 그 곳에 줄을 서 있다. 정부, 경찰, 법조계, 군, 재계, 교수 등 저 나름대로 이 나라에서 출세 쫌 하였다는 인간들이 권력의 맛을 보기 위해 공천에 목을 메고 있다.

 

그들에게는 국민들의 삶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권력에 목을 메고 있다는 점이 북한의 체제유지와 비슷한 점이 많다.  북한은 장기집권, 세습체제, 일당독재이나 남한은 대통령 임기제로 5년 단위로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고 정권이 교체되며 다당제로 파당으로 국론이 분열되어 있다. 북한은 아사자가 속출하고 기아선상에 허덕이고 있으나 남한은 비만을 고민하며 다어어트에 열중하고 있다. 그들은 핵무기까지 보유하고 강력한 비대칭전력과 생화학무기가 무장되어 있으며 100만이 넘는 강력한 지상군과 재래식 무기로 장비되어 있다. 남한은 핵무기는 없고 미국의 핵우산 아래 보호받고 있으며 군부는 내부적으로 썩어 비리와 부패가 끓일날이 없다. 군대가 갈 곳이 없으며 제주도 해군기지건설이 전방위적으로 반대 물결에 휘청이고 있다.

 

미국과 약속한 한미 FTA를 두고 여.야간에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으고 정권을 잡았을 때 먼저 시작한 야당이 이제는 폐기를 주장하며 서신을 보내는 등 국론을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다. 국익을 앞세우는 게 아니라 오로지 당론에 따라 지조도 없고 원칙도 없는 철새들이며 오로지 권력에만 눈이 충혈되어 있다. 그러면서 뒤로는 돈봉투를 돌리고 뒷돈을 챙기며 재벌들의 비호세력이 되어 그들로부터 정치자금을 받고 있다.

 

 

 

 

                                                                             우리 동네 삼성출판사 앞 저녁 풍경

 

 

법조계는 내부적으로 개혁의 몸부림을 시도하고 있으나 20% 정도의 잘나가는 법조인들이 주도하는 한국의 법조문화는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등 비리와 부패, 그리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여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권력과 재벌에게는 관대하고 서민들에게는 특권적이며 무소불위한 힘을 행사하고 피의자들에게 반말하며 예의나 버릇이 거의 없다. 그들이 언제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준적이 있었던가? 또 그런 지조있는 법조인이 우리나라 법조계에서 자라지도 못하지만 중도에 대부분 퇴출되고 만다. 상명하복의 법조계에서도 군대처럼 상관에 대한 항명이나 반항은 영구퇴출 대상이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법조인들끼리나 젊은 검사들은 법조계의 유명인사의 딸을 만나 결혼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법조계에서 귀족계급으로 군림하며 주요 자리를 독식하고 있다. 지방의 한직으로 내몰리는 나머지 80%의 비귀족 법조인들은 지방 지자체장, 지방의회 의원, 지방 기업가, 지방 토종재벌 등 지방 귀족들과 어울려 뒷돈을 챙기며 호형호재하면서 지방사회에서 상층부를 형성하여 각종 이권을 독식하며 서민들을 농락하고 귀족들의 범죄를 눈감아주고 뒷힘이 되어 준다. 그들의 부인들은 비싼 명품을 사기위해 백화점으로 몰려다니거나 명품 전문점, 명동/강남/압구정동 성형의원, 마사지실, 미용실,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몰려다니며 돈 씀씀이를 자랑한다. 그녀들은 남편이 받은 뒷돈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사치와 허영을 일삼고, 연하의 젊은 남자 연예인들을 불러 방탕한 생활을 즐긴다. 그러는 사이 남편들은 스폰서 형님들과 같이 지방 유흥가나 호텔, 서울 강남 일대의 은밀한 룸살롱에서 20대 초반의 쭉쭉 뻗은 젊은 아가씨들과 질펀한 술판을 벌이고 2~3차를 나가며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그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권력에 아부하고 정치권으로 진입을 노린다.

 

이런 나라꼴이 역사의 시험대에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이 미국의 국력을 추월하여 세계 최강대국으로 굴기를 이룰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북한 편들기를 공공연하게 하고 있고 탈북자도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다. 우주선 발사, 수소폭탄, 항공모함 개발 등 군사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서해상에서 무력 시위를 벌이고 미 함공모함이 서해로 진입시 침몰도 불사하겠다며 공언하고 있다. 남지나해에서 주변국들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일본과는 '센카쿠'라는 무인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티베트, 신강-위그루, 내몽고 등지에 대해 동북공정, 서북공정, 서남공정을 내세우며 소수민족의 독립운동을 무지비하게 진압하며 그들의 역사를 왜곡시키고 영토 침탈을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가 노골화하는 시기가 오면 미국은 서서히 저무는 해가되어 아시아에서 물러날 날이 올 것이다. 그 시기가되면 우리는 역사의 갈림길에 반드시 서게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이 이런 상태로 간다면 우리는 한반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며 우리 후손들의 운명도 장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린 지금 역사의 시험대에 서 있다. 

 

 

 

                                                              한국 세무사회 건물, 밥그릇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모양이다.

 

 

훗날 역사가는 한국의 역사에 대해 역사책에는 이렇게 기록할지도 모른다.

 

고구려, 신라,백제,고려, 조선의 역사를 이어온 한반도는 부패하고 무능하던 조선이 일제에게 망하고 식민지가 되어 36년 동안 지배를 받다가  팽창야욕에 군사대국을 지향하던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미국과 전쟁을 벌인 결과 원자탄이 투하되면서 일제 패망하고 일제 식민지였던 한반도는 일제의 무장해제를 위해 미소가 38도선을 기준으로 북쪽에는 소련군이 진주하였으며 소련을 등에 업고 김일성의 주도하에 북한이라는 나라가 탄생했고, 남쪽에 미군이 진주하여 미국이라는 나라를 등에 업고 이승만이 주도하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태어났다. 그러다가 미.소의 이념팽창정책에 의해 냉전이 시작되었고 대리전쟁인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미군을 위시한 유엔군과 중국,인민군이 3년동안 밀고 밀리면서 치열한 전쟁을 치루다가 서로 통일에 실패하고 휴전이 성립되었다.

 

그후 북한은 김일성 일당 세습독제체제가 시작되었고 남한은 초대 이승만 정권이 장기집권이 게속되면서 부패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4.19혁명이 유발되어 정권이 붕괴되면서 무능한 제2공화국이 들어섰으나 혁명을 주도한 학생들이 권력을 농단하면서 그 혼란의 도가 가중되자 박정희가 주도한 5.16혁명이 일어났으며 군사정권이 들어섰다. 한국은 박정희라는 군인 출신 지도자에 의해 농촌개몽 및 새마을 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하면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면서 월남전 참전, 서독에 광부.간호사 수출, 일본 배상금 등 미국의 군사지원과 외화벌이로 경제개발을 이룬 결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루어 가장 빠른 기간안에 부유한 나라가 되었으나 국제정세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개혁과 변화를 시도하지 못한채 정치.사회적으로 모든 면에서 전방위적으로 발생한 내부적인 비리와 부패, 지도층의 무능,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싸움, 국론 분열, 강대국 미국에 군사력 의지 등으로 70여 년간 생존하다가 멸망한 나라로, 북한의 침공에 흡수되거나 중국의 예속국이 되거나 했던 나라로 기록에 남을 지도 모른다. 

 

 

                                                                기다려지는 봄, 우리의 미래가 봄이 올 것인가?

 

 

 

문창극 기자의 글을 참고로 싣는다.

 

역사의 시험대

 

역사에도 시험이 있다. 한 시절을 매듭짓고 또 한 단계 올라가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역사의 굽이굽이가 그 증거다. 시험을 통과하면 한 단계 더 높은 나라가 되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그때부터 쇠퇴의 길을 가게 된다. 요즈음 우리가 그 갈림길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나라라고 칭찬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 보니 칭찬받는 그것이 오히려 우리의 부담으로 변해가고 있다. 역사가 우리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나라를 원했고 이루었다. 그러나 요즘 벌어지는 일을 보면 우리가 바라던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었나 회의가 든다. 이 나라는 선거에 목을 매었다. 선거가 최고의 가치인 나라로 변했다. 선거 때만 되면 나라가 뒤집어지듯 소용돌이친다. 선거에 이기는 일이라면 나라를 파는 일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가 됐다. 마치 조선의 당쟁이 되살아난 듯하다. 바로 엊그제 통과시킨 한·미 FTA를 파기하겠다고 나섰다. 국회의원 수십여 명이 외국 대사관 앞에 가서 조약 파기를 시위하다니 이게 정상인가? 그들에게는 국제적 약속이나 신의도 중요치 않은 단어가 됐다. 표가 된다는 판단이면, 권력을 잡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저지른다. 이런 나라를 어떻게 믿고 무슨 조약을 맺자고 할 것인가? 개인끼리의 약속도 신의가 바탕이 되거늘 하물며 국가 간의 조약을 어찌 이리 가볍게 다루는가?

정권교체가 될 때마다 이전 정부가 해놓은 것을 몽땅 뒤집어 놓는다면 우리는 매번 제자리걸음만 할 것인가?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은 이념이 다른 정당이다. 대처 총리가 집권했을 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되던 기간산업의 국유화 정책을 자유화로 바꾸었다. 노동당의 국유화 정책이 국가경제에 부담을 주어 영국 경제를 쇠퇴시켰기 때문이다. 대처 집권 10여 년 후에 다시 들어선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정권이 교체됐다고 국유화로 다시 돌아섰는가? 아니다. 블레어 정부는 대처의 조치를 승계하면서 제3의 길을 모색했다. 이렇듯 민주주의는 지난 정부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쌓은 것을 허무는 것이 아니라 수정하여 보완하는 것이다. 그래야 역사에서 축적이 가능하다.

복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경제적 번영을 이룬 나라다. 그 열매가 자라면 당연히 나누어야 한다. 더욱이 한 번으로 끝나는 나눔이 아니라 지속적인 나눔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니 피자판의 크기가 계속 커져야 나눌 조각도 커지는 것이다. 그러자면 성장이 지속되어야 한다. 한데 이 당연한 이야기가 지금 이 나라에서는 피하고 싶은 화제가 됐다. '성장'이라는 단어를 내놓았다가는 역적으로 몰릴 분위기다. 우리는 스스로를 책임지는 자립심, 열심히 일하는 근면성을 미덕으로 알아왔다. 그런 정신 덕분에 다른 나라들을 제치고 경제성장을 했다. 그러나 이제 겨우 맺기 시작한 열매를 익기도 전에 따 먹으려 혈안이 되어 있다. 복지가 삶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권력을 잡는 수단이 됐다. 그 결과 남의 탓만 하는 사회가 돼버렸다. 경제성장이 퇴영을 씨앗으로 뿌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나온 시절을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가 바랐던 민주주의는 권력만능의 나라가 아니었다. 각자의 재능대로 맡은 자리에서 자기 책임을 다함으로써 나라 전체가 커지고 발전하기를 꿈꾸었다. 그런데 근무평점이 꼴찌에 가까운 판사가 무슨 낯으로 그렇게 뻔뻔스럽게 나올 수 있으며, 상대후보를 돈으로 매수하고도 의인을 자처하는 교육감은 무엇을 믿고 그렇게 뻔뻔스러울까? 그들이 믿는 것은 권력이다. 정권이 바뀌면, 권력을 잡게 되면 게으름도, 부정도, 선이 되고 정의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법부가, 언론이, 공무원이 자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게 한 단계 높아지는 민주주의다. 그래야 나라가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제가 권력에 휘둘리면 안 된다. 경제는 경제대로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게 바로 시장경제다.

우리는 바라던 대로 민주주의 나라도 됐고, 이만하면 경제적으로도 형편이 펴 가는 나라가 됐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고 나니 시험이 온 것이다. 우리 복이 이 정도에서 끝날 건지 아니면 더 뻗어갈 건지 기로에 서 있다. 그래서 역사의 시험대에 올랐다고 하는 것이다. 이 모든 혼란에 발목 잡혀 한때 반짝했다가 스러져 간 나라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반듯하고 부강한 나라, 모범적인 나라가 될 것인가. 역사의 시험은 선택이다.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시험의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그래서 역사의 진로는 우리 책임인 것이다.

문창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