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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우면산의 봄 4 (지조없는 국민, 전통없는 사회, 한심한 나라)

 

우면산의 봄 4 (지조없는 국민, 전통없는 사회, 한심한 나라)

 

 

 

 

 새벽길 아파트 단지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벗꽃을 지나가다 그냥 지나가기에는 너무나 화사한 모습이라 몇 캇 찍었다. 가로등 불빛과 어우러져 붉은 색까지 발하는 꽃잎들의 모습이 변화무상하다. 일찍 핀 일부 나무는 꽃잎이 눈꽃처럼 바람에 휘날리기도 한다. 까치가 울면서 새벽을 깨우고 있다. 조용히 잠든 아파트 주민들에게 향기를 내뿜으며 봄을 알리는 꽃들이 울타리와 화단에 화려한 자태를 거침없이 뽐내고 있다. 전국의 토종벌들이 대부분 바이러스로 사라져 큰일이다. 이들 꽃잎들에게는 벌이 날아와서 암수술을 서로 만나게 해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새벽, 화사한 벗꽃들이 만발한 조용한 길을 달려본 적이 있는가? DMB 라디오를 통해 경쾌한 음악이 흘러넘치고 자전거 패달을 밟으며 새벽 아파트 긴 사잇길을 달리는 기분은 상쾌하기만 하다. 만물이 움트는 봄날, 새벽의 길은 향기로움이 넘쳐나고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만든다. 현재 봄기운을 느끼며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또 지금까지 살아왔음에 감사하며, 그리고 앞으로 얼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병원 병실에서 사경을 해메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인가! 장애와 정신박약으로 가족들의 눈물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인가! 그래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삶은 가치를 상실한 것이나 진배없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만들어 준 부모에게, 그리고 오늘까지 밝게 자라게 해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신라 호텔이 한복 출입 통제 문제로 시끄럽다. 한복을 입지도 않으면서  전통을 도외시하던 국민들까지 가세하여 비난이 거세다. 호텔 신라의 회장인  이부진씨는 이건희 회장의 친딸이다. 그래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국미들의 시각은 곱지 못하다. 그것은 가진자에 대한 분노가 어우러져 점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복은 부피감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을 훼방하는 위험한 옷' 이라서 출입을 통제하였다고 한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진정 사실이라면 단순한 생각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한식당도 없는 호텔에서 한복 자체를 경원시하는 풍조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호텔들이 벌이는 아이러니 현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호텔에 머물면서 그들의 음식보다 한국 전통 음식을 맛보고 싶을 것인데, 대부분 양식당 뿐이란다. 무대 가수도 영어로 노래하는 필리핀계 여성 가수를 고용한다고 한다. 그들은 그들의 팝을 듣고 싶은게 아니라 한국 전통의 고유한 음악을 듣고 싶을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고유전통인 한복과 한식이 박대당하는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유독 심하다고 하니 사대주의와 서양 문물에 흠뻑빠진 지조없는 일부 가진자들이 벌이는 한심한 작태일 것이다.

 

몽고가 고려를 점령하였던 시대가 떠올려진다. 몽고말이 유행하고 몽고풍의 변발과 의복이 유행하였으며 몽고눔들에게 빌붙어 세도를 부리던 눔들이 어디 한 둘이었던가! 고려 조정까지 협박하며 권세를 휘두르던 그들은 고려 사회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몽고 귀족 행세를 하면서 설쳐대던 고려 사회를 상상해 보시라!  지금의 우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들의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오로지 그들의 눈치만 살피고 그들의 음식과 풍속을 닮아야 그들과 같아지는 풍조가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학위를 받고 그들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그리고 그들의 옷, 가방, 명품을 가져야 귀족대접을 받는 한심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통도 잊고 지조없는 국민, 그게 바로 우리들이 아닌가! 

 

일본의 유카타, 베트남의 아오자이, 중국의 치파오는 우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이 넘치는 옷들이다. 싱가폴, 태국, 몽골의 항공기 승무원들도 자신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비행기를 타고 다니지 않는가!  우리 전통 한복을 두고 서양식 투피스를 입고 일하는 우리나라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의 승무원들은 그들과 비교할 때 우리는 나라도 없고 국적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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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망각하고 남의 것을 존중하며 강자에게 빌붙어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역사속에서 습관적으로 유전인자가 형성되었는지도 모른다. 최근 영어 몰입교육 실태도 그렇다. 한국어는 망각하고 낱말은 커녕, 제대로 띠어쓰기도 못하면서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고 글로벌 인재가 아니다. 외국어는 들어서 알고 우리말로 유창하게 맞대응을 하는 것이 유리한 것을 모르는가? 한국말로 하면 통역사가 통역을 못하는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것을 비하하고 남의 것을 흠모하는 명품 귀족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외제 명품을 입고 손에 차고 들어야 대접받는 이 사회가 문제일 것이다. 겉치장에 유독 신경을 쓰는 민족이 아마 우리들이 세계 제일일 것이다. 속은 빈 깡통이지만 겉만 번드르 하면 인정받는 외향지향적인 습관 구조는 바로 오랜 유교 사회의 병폐이며 이론적으로 공리공론에서 출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상복을 얼마나 입느냐를 가지고 조정에서 싸움질로 세월을 보내고 승리한 파에 의해 수많은 반대파 선비들이 떼죽음을 당하였던 웃지못할 사회가 바로 우리들의 조상 조선 사회였다.

 

그 잘난 선비는 당장 굶어도 큰 기침하며 배를 두드리는 것이 양반이라는 알랑한 허세가 지배하던 사회였다. '신언서판'이라는 사람 판별법을 유통시킨 것이 바로 유교 사회였으니 속이 비어도 허우대만 말쩡하면 모두 인정받는 사회였다. 그래서 장애인은 인간 대접도 받지 못하고 평생을 어둠속에서 거지처럼 천대받으며 살아야 했던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였다. 

 

국악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는 누구에게도 물어보아도 뻔하다. 국악인이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스럽게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다는 점이 슬픈 현실이다, 조상들의 역사는 커녕 전통 문화도, 음악도, 음식도, 복장도 선진 문물에 뒤떨어지는 퇴물로 생각하는게 대부분의 국민들의 생각일 것이다.

 

자기것을 망각한 국민, 그리고 그것을 부추기는 사회, 그것을 망각한채 문화정책을 추구하는 정부 모두가 똑같이 같은 길을 가고 있는 한심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