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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좋은 책, 요약,그리고 비평

<허수아비춤 1> 조정래 작

 

 

 

 

<허수아비춤 1> 조정래 작

 

                                                                                          밤하늘의 누에다리 전경

 

 

얼마전 뉴스후에서 방영한 내용 중에서 대기업들이 입찰에 뇌물. 도청. 미행 등 따른 로비 실태를 고발하였다.대기업 중 건설분애가 가장 치열한 로비를 전개하고 있는데, 각종 입찰 심사에 참가하는 교수의 리스트를 입수하여 계열사 직원들까지 동원하여 무차별적인 로비를 전개하고 있다고 한 양심적인 교수가 고발한 내용이다. 그들은 현찰 2000만~5000만원을 포함하여 상품권, 거액의 용역연구 의뢰 약속, 연구비/자문료 제공, 호텔/부폐 이용권 등을 제공하며 명절,  년말년시, 가족 생일, 길흉사, 자녀 입학/졸업은 물론 사외이사, 외제 승용차, 별장, 골프자 회원권, 고급 빌라, 지분 제공, 스톡옵션 등 각종 뇌물과 혜택을 제시하면서 청탁과 로비를 자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부 드러난 사실이지만, 우리 나라 대기업들이 공히 저지르고 있는 이러한 로비의 실태를 보면,

 

2010년 8월 경기 파주 560억 짜리 복합건물 입찰 심사시 금호건설은 이 모 교수에게 상품권 약 1000만원 어치를 제공하면서 심시시 금호건설을 잘 평가해 주도록 요청하였으나 이 모 교수는 거절하였다. 앞서 7월에는 300억 원 짜리 우정기반망 구축 사업 입찰시 심사 관련 교수 대상자 2000명 교수 중 최종 9명을 선발하였는데, 이들은 회사로부터 통보를 받으면 지정된 장소로 이동하여 같이 합숙하면서 심사를 하였고 관련 공무원들이 개별적으로 화장실까지 따라다니면서 감독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SK에서는 수백명의 계열사 직원까지 동원하여 가능성  있는 수백명의 교수들 집 앞에서 24시간 관찰하면서 최종 선발된 교수를 가려내는 신통력을 보였다. 심사 전 날에는 선발된 이 모 교수 집에 관련 회사 차장이 찿아와서 같이 차를 타고 근처 술집으로 가서 심사 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컨설팅을 제의하겠다면서 연구비와 자문료를 매달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최종 선발된 날 다음날 새벽, 회사 관계자가 새벽같이 찿아와 호텔/부페 식사권 70만 어치를 건네며 잘 봐달라는 식으로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입찰 평가위원들을 대기업에서는 심부름 센터를 통해 거액의 수수료를 주며 24시간 감시하고 도청하며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디를 가는지, 무슨 대화를 하는지를 감시한다고 한다. 타사도 마찬가지이며 미행까지 하면서 감시한다고 한다. 새벽에 일찍 불켜지는 교수집은 틀림없이 심사위원에 선발된 사람으로 간주하고 직접적으로 접근하며 이동간 접촉할 장소와 시간을 선정하여 각종 방법으로 접근한다고 한다. 또는 담당 공무원과 짜고 원격에서 노트북으로 실시간 내용을 전달받는가 하면(금호건설), 심사를 위해 KTX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하는 교수에게 접근하여 금품을 전달하거나(롯데), 심사위원 선발 회의장에 도청장치까지 설치하여 외부에서 회의 내용을 도청하기도 한다고 한다.

 

공공 건설 부분 55% 이상이 각종 뇌물 공세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업,대학,교수,공무원이 서로 연계되어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로비에 대하여 고발을 해도 지금까지 법적으로 구속된 사람은 없으며 팀장이나 말단 직원이 의욕이 넘쳐 저지른 짓으로 기업은 발을 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최근에 나온 조정래 씨의 <허수아비춤>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인 신간을 사서 읽었다.

 

이 책을 읽어면서 작가가 생각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치민주화에 이어 경제민주화에 대한 갈망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생각된다. 나같은 한 촌부가 저명한 작가의 작품을 함부로 평 할 수는 없지만, 읽는 내내 우리 사회가 발전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할 수 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에 대하여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최근 기사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이 바로 재물, 즉 돈에 대한 집착이 단연 최고로 조사되었다. 해방 후 한국전쟁을 겪고 초토화된 이 땅에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잘 살아보자는 구호 아래 굶주림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을 보내고 이제는 비만을 걱정하고 금식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급속한 경제발전과 아울러 장기집권을 획책하던 유신체제가  무너지자, 뒤이어 전두환,노태우의 군부독재라는 기간을 지내오면서 결국에는 국민들의 여망이 분출되어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그것은 아직 진정한 민주화와는 거리가 먼 미완성의 민주화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군부독재 시대를 극복하였다는 점은 우리 정치사에서 획기적인 분수령이 될 수 있으나 짧은 기간에 이룬 민주화가 선진국의 200년 가까운 민주화 과정을 따라갈 수는 없는 정치현실이다.

 

급속한 경제발전은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추구하였고 수출, 산업 위주의 발전이 놀랄만큼 성장하면서 정신적인 발전은 따라오지를 못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민중은 노예 아닌 노예로 삶을 살아가야 했고, 기업은 돈을 통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면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오기도 하였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은 나날이 갈 수록 부정적인 면이 확산되면서 부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논리가 돈으로 귀착되고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는 사회, 그래서 자본주의라는 미명아래 기업가와 정치 권력이 야합하여 자신의 피와 땀을 빨리면서도 자신이 노예인지도 모르고 신경이 마비되어 살아가는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발한 내용이다. 

 

최근에는 기업인들의 돈과 연계하여 언론과 대학이 기업을 위해 여론을 호도하고 부도덕한 기업인을 단죄할 수 없는 권력 기관까지 스폰서 검사니 떡값이니 하며 세간에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검.경찰도 마찬가지로 기업인에 예속되어 기업인의 노예같은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사회는 모두가 돈에 예속되어 노예처럼 살아가는 사회인지도 모른다.

 

최근 함바식당 파문을 보더라도 정.관계에 무작위로 확산된 비리와 부패의 깊은 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한국 사회의 부패지수가 밑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1. 책소개

 

소설평

"이 책은 지난 한 세기 민족사의 대산맥을 들어올려 인류 앞에 한국 소설의 높은 봉우리를 세웠던 작가 조정래씨가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깊고 오랜 환부인 무소불위의 경제권력이 저지르고 있는 횡포와 비리를 붓으로 도려낸 책으로 작가의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가를 깨우쳐 주는 대작이다.

돈의 힘 앞에서는 법도 정치권력도 힘없이 무너지는 어두운 그늘을 파헤쳤으며 통렬하게 꾸짖는 소설이다." 

                                                                                                                       -박원순,변호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필자가 허수아비춤의 가치를 높게 볼 수 있는 것은 그 전달하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방법이 흥미롭고 독특하기 때문이다. 그 두드러진 요점은 작가가 파노라마적 풍자라는 수사법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자의 속성 가운데 하나는 폭로적인 고발을 통해 잘못을 교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인물들의 겉과 속이 철저하게 대립되도록 그림으로써 이 책의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움직이는 부조리한 야만의 존재를 명징하게 고발하고 있다."

                                                                                                                       -방민호, 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

 

조정래

1943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였다. 단편집 <어떤 전설>,<20년을 비가 내리는 땅>,<황토>,<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 <대장경>,<불놀이>,<인간연습>,<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안중근>,<한용운>,<김구>,<박태준>,<세종대왕>,<이순신>,  자전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 등을 출간하였으며 현대문학상,대한민국 문학상,성옥문학상,동국문학상,단재문학상,노신문학상,광주문화예술상,동리문학상,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작가의 말

 

우리의 자화상 보기

우리의 자본주의는 60년이 넘엇고, 경제발전의 역사는 50년을 헤아린다. 우리는 세계르 향하여 '정치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해냇다'고 자랑한다. 세게 또한 '2차대전 이후에 제3세게 중에서 정치민주화와 겨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며, 그건 20세기 기적 중 하나다'라고 평가하고 잇다. 그 두 가지를 성취한 것은 분명 우리 모두의 긍지이며, 맘껏 자랑해도 자만일 것이 없는 우리들의 떳떳한 자존심이다.

 

그러나 우리가 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정치에만 '민주화'가 필요한 것인가? 아니다. 경제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 경제민주화? 정치민주화에 비해 낯선 말일 수 잇다. 그러나 그 말뜻은 어렵지 않다. 이 땅의 모든 기업들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투며경영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양심적으로 내고, 그리하여 소비자로서 줄기차게 기업들을 키워 온 우리 모두에게 그 혜택이 골고루 퍼지고, 또 튼튼한 복지사회가 구축되어 우리나라가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세금 내라는 것 다 내고는 사업 못해 먹는다.' 수십 년에 걸쳐서 이런말을 예사로 할 정도로 거의 모든 기업들은 투명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대기업들의 비자금 사건은 나날이 커지면서 사회적 불신은 자꾸 깊어기고 있다. 왜 그런 형위들이 고쳐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그런 행위들이 바로 잡힐 수 있을까? 그런 잘못들이 반복되는 우리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제 우리는 그런 물음들 앞에 정면으로 서야 할 때가 되었고, 그 응답을 찿아내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이르렀다.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를 이루어 내는 길이다.

 

전후의 굶주림 속에서 허덕이던 저 1960년대 초반에 우리 국민 모두가 이무런 이의 없이 동의했던 것은 '무슨 수를 써서든 잘사는 것'이었다. 그 국민적 갈망은 지금도 여전해 '우리도 선진국처럼 되는 것'으로 강한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뜨거운 갈망 때문에 OECD 30개국 중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은 11위에서 9위까지 뛰어 올랐으면서도 행복지수는 꼴지이고, 자살률은 1위이다. 국민소득 2만 불 시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들의 이 비극은 국민소득 4만 불 이상의 선진국이 되기를 바라는 끝없는 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선망하는 선진국들은 국민소득 2만 불 시대에서 깨끗한 '경제민주화'의 길을 걸었음이 그 좋은 증거이다.

 

우리 경제 발전은 우리가 잘 살게 된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숙원이고 비원인 평화통일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것에 또하나의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북한보다 직접 비교로 35배, 복합 효과로 100배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 평화통일의 길에 더 크게 기여하기 위해서도 '경제민주회'는 반드시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하는 문학은 이제 그 물음과 응답 앞에 서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오늘의 우리 사회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 모습이 추해든 아름답든 그건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 자화상을 똑바로 보길 게을리할수록, 회피할수록 우리의 비극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소설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소망하면서 이번 소설을 썼다. 그러나 이런 소설이 완전히 필요없게 될 세상은 오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 도정이 인간의 삶이고,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기상 관측 이후 '최초'라는 기록을 거듭 갈아치울 만큼 폭염과 폭우가 계속된 여름이었다. 그 더위를 무릅써야 했기에 마음은 더 우울했을까? 아니, 푸르게 빛나는 먼빛을 볼 수 있었기에 소설을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진정한 작가이길 원하거든 민중보다 반발만 앞서 가라. 한 발은 민중 속에 딛고. 톨스토이가 한 말이다. 진실과 정의 그리고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이 문학의 길이다. 타골이 말했다. 작가는 모든 비인간적인 것에 저항해야 한다. 비토르 위고의 말이고, 노신은 이렇게 말했다. 불의를 비판하지 않으면 지식인일 수 없고, 불의에 저항하지 않으면 작가일 수 없다. 나랏일을 걱정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오, 어지러운 시국을 가슴아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오, 옳은 것을 찬양하고 악한 것을 미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다. 다산 정약용의 말이다.   이 더위 속에서 좋은 책을 만들어 주신 관계자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2010년 9월 조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