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경제 이야기 20] 유통 왜곡 심각… 1년새 최고 115% 폭등
물가 폭등의 실체는...
얼마 전에 시장을 보러 가서 옆에서 물건을 같이 사러 나온 아주머니 2명이 "뭔 놈의 물가가 이렇게 올라만 가냐"면서 탄식을 내뱉었다. 이제 추석(10월3일)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벌써 부터 추석 물가가 걱정이다.
우면산 새벽 하늘
1. 지금의 물가수준
도대체 지금의 물가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채소류 중 생강은 115.4%, 파 54.7%, 양배추는 47.4% 올랐다. 귤(56.9%)과 바나나(30.9%), 오렌지(19.7%) 같은 과일류와 명태(40.5%), 굴(29.7%), 갈치(21.5%) 등 생선도 수직 상승이다. 식탁에 거의 매일 오르는 채소와 과일, 어패류의 물가는 20∼50% 올랐다. 가공식품 케첩은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25% 올라 식료품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우유(22.0%), 혼합조미료(21.8%), 커피크림(21.7%), 소시지(20.7%), 설탕(15.4%)등이 물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이른바 ‘MB 물가’를 구성하는 52개 주요 생필품 가운데 전년 대비 가격이 내린 것은 밀가루, 돼지고기, 휘발유, 경유 등 10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상승했다. 특히 배추(19.6%), 식용유(16.4%), 고추장(13.4%) 등은 10% 이상 올랐다.
보통 장마가 끝난 후 비가공 식품인 채소류나 과일 가격이 폭등 하면 정부에서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올해는 태풍이나 가뭄이 와서 작황 상태가 안 좋다" 하지만 이 말은 사실상 한국에서는 거짓말이다.
2. 정부 발표 물가와 소비자 체험 물가
보통 9시 뉴스에 나오는 소비자 물가에서 흔히 밥상 물가, 혹은 장바구니 물가라고 하는 채소류나 과일, 육류나 생선류 같은 물가가 소비자 물가 지수에서 차지 하는 비중은 농축 수산물은 7.50% , 가공 식품은 6.12%에 불과 하다. 두 가지를 합쳐도 13% 가 약간 넘는 수치다. 이를 볼때 마트에서는 실제로 20%~30% 씩 올라 가는데도 정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지난 해 8월에 비해 2.2%나 올랐다고 말한다. 현실과 정부의 발표가 엇갈린다. 이런 의문이 든다. 도대체 왜 이렇게 물가가 폭등 하고 정부 발표와 소비자 물가가 다른가?
첫째, 한국의 일반적인 시장 물가. 혹은 마트 물가가 폭등 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한국의 왜곡된 유통 구조에 있다.
보통 한국에서 시장이나 마트에 갈 떄 사 먹는 농축산물 가격을 100%라고 할 경우 이 중 농가의 몫 (생산자 비용) 44% + 유통 비용 56%로 구성돼 있다. 이는 유통 마진이 아주 비정상적이다. 그런데도 현지 농촌 지역의 태풍이나 국지적인 호우 피해와 같은 핑계로 물가가 올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다.
한 마디로 파는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농축산물의 유통구조를 단계별로 강제로라도, 감시 감독해서 유통마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농가와 도시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도심 직거래 장터를 상설화할 수도 있다. 도시 주부들에게도 홍보를 확대해서 우리 농산물 구입을 늘리도록 유도해 주면서 유통 마진을 떨어 뜨릴 수 밖에는 없다.
예를 들어 고랭지 배추 농사를 짓는 경우 2009년도 기준 배추 한 포기에 1180원씩 트럭 한대 분량을 가득 채워 팔았다고 치자. 이럴 경우 하역비+ 수수료를 제외 하면 실제 산지 가격은 포기당 950원이 된다.
하지만 이게 서울의 시장이나 마트로 가면 3400원~4000원 으로 둔갑을 한다. 결국 반값 정도로 먹을 수 있는 것을 소비자 입장에서는 거의 따블로 주고 사 먹어야 한다. 이게 단순히 비가 많이 와서 가격이 폭등한 것인가?
2000년 이후부터 도매 시장 출하는 점점 즐어 드는 대신 산지 직거래라는 명분 하에 대형 유통 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다.
문제는 대형 유통 업체가 가격 할인 행사라는 걸 자주 하게 된다. 이 때 저가의 대량 남품을 요구하게 된다. 이 경우 대형 유통업체들이 농가 입장에서는 주요 거래처기 떄문에 우월적 협상 당사자의 조건 대로 가격을 맞춰 줄 수 밖에 없게 된다.
3. 하반기에 가공 식품 가격이 추가 인상
둘째. 2008년도에 폭등 하는 국제 유가와 서브 프라임 사태에 묻힌 단어가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 에그 플레이션(Agflation)" 이다.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채 24% 수준을 넘지 못하는 현실에서 쌀을 빼면 자급률은 5% 대로 떨어진다. 그렇기 떄문에 라면이나 식용류 같은 가공 식품류의 경우 국제 곡물 가격의 변동에 따라서 가격이 탄력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가격 상승분이 국내에 반영 되는 시기가 보통 최소 3개월~ 7개월 단위로 가격에 반영이 되는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설탕 원료인 원당 가격은 작년 대비 +72% 올랐다. 밀과 옥수수는 올해 - 20% 정도가 떨어 졌지만 이젠 상승세로 반전 되었다. 식용류를 만드는 대두의 가격도 올해 4% 이상 올랐다.
올해 하반기에 가공 식품 가격은 추가로 인상 될 수 밖에 없다. 왜냐 하면 가공 식품의 경우 소비자 가격은 원료 수입 후 가공 단계를 거쳐 몇 개월 뒤에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8월말에 밀가루 가격을 내린 다고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올해 밀 가격이 20% 정도 하락 했기 떄문에 7 개월 이상 지난 현재 가격 인하 여력이 생겼기 떄문이 가능 했던 것이다.
셋째, 대규모 공공요금 인상. 올해 6월~ 7월에 걸쳐 전기 요금이 평균 3.9% 가스 요금이 평균 7.9% 끌어 올렸다. 이것 자체가 시차를 두고 전체적인 서비스 요금 인상으로 연결 된다.
전기, 가스 요금 인상은 결국 일반 교통비나 서비스 요금 인상을 유발 하고 시차를 두고 교육비의 간접 인상요인이 된다.
결론적으로 국내에서는 왜곡된 농수산물 유통 구조로 체감 물가는 올라가고 가공 식품들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라 하반기에 추가로 물가 인상 여력이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 요금 인상이 추가로 부담을 줘 현재의 물가 폭등이라는 3 박자 작품을 만들었다.
경기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월급은 오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이젠 교육비가 필수 소비제라는 인식으로 고정 지출로 되어 가고 있다. 2008년은 환율 상승이 물가 폭등을 이끌었고, 2009년에는 부동산 가격 폭등이 물가 상승을 견인 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구매력은 갈수록 떨어져 실제 체감 물가는 더 비싸 보일 수 밖에 없는 웃지 못할 막다른 상황까지 왔다.
Q=요즘 재래 시장이나 마트에 가 보면 물가가 엄청 올랐다는 걸 느끼는데요.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뛰면서 장보기가 겁납니다. 추석도 코앞인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예산에 맞추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요? [ 서울시 노원구 최진선씨 ( 41세) ]
A=고물가 시대에 가장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은 각종 시·구청에서 열리는 직거래 장터를 이용 하는 경우와 아니면 친척이나 아파트 부녀회를 통해서 단체로 종합 유통 물류 센터 같은 곳에서 장을 보러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곳은 대형 마트보다 최대 20% 까지 저렴하고 싼 비용에 제수 용품에 필요한 식자재를 구입하기 훨씬 쉽기 때문에 잘 이용 하시면 괜찮습니다. 과일은 농산물 도매 시장의 경매 가격 그대로 판매되는 곳도 있습니다.
이게 번거로우신 분들은 인터넷 할인 판매로 “ 하루치 장보기 이벤트” 나 아니면 주말에만 20~30%까지 저렵하게 할인 해서 파는 것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지방 자치단체 브랜드관' 과 같이 실제로 현지 직거래 방식으로 직배송 해서 파는 경우는 배송비를 포함 해도 대형 마트에 비해 25~30% 까지 저렴한 제품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참고해 준비 하시면 되겠습니다.
경제용어 설명
에그플레이션=농축산물 즉 곡물, 육류 등의 가격이 세계적인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인하여 상승하는 현상.
-서초동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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