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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좋은 책, 요약,그리고 비평

'21세기 한.중.일 삼국지' 12

 

'21세기 한.중.일 삼국지' 12

 


동북아역사재단 '동해 당위성 설파' 국제학술대회

 

 

 

4. 한.중.일 사회 삼국지

 

중산층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계 기업에 근무하는 상하이의 한 30대  직장인이며 아내와 맞벌이를 하는 평범한 중국인. 그의 수입은 평균 약 8,000위안(한화 100만 원)이고 아내는 6,000위안(약 80만 원)이다. 부부 수입을 합치면 중국에서 결코 적지 않은 수입이다. 이들은 매월 부동산 대출금 상환으로 약 4,000위안을, 식비나 기타 잡비 등을 포함한 고정 생활비로 약 3,000위안을 지출하고 있다. 그중 약 4,000위안은 곧 태어날 아이와 노후를 위하여 저축하고 있다는 이 부부는 중국 사회과학원이 분류한 '중국의 10대 사회 계층 분류' 가운데 전형적인 중산층에 해당한다.                     

 

 중국의 중산층은 사회과학원의 분류대로 보면 상류층,중상,중중,중하,하류 5개 층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들은 다시 각각 2개 분류로 분류하여 총 10개 층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중 중류층은 중상,중중,중하층이며 전체 인구의 40%나 된다. 이중 중하류층은 상업과 서비스,비전문인력,육체 노동자로 사실상 하류층에 가깝다고 한다. 중류층은 연간 수입 8만 위안에서 40만 위안일 것, 일정 수준의 지적 능력을 기반으로 사문직에 종사하거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고 한다. 실제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14.7%, 총인구수로는 약 1억 9,000명 정도인 셈이다. 

 

이들 중산층은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중국의 정치.사회도 리드하는 주요 역활을 담당한다. 비록 아직까지는 자신들의 요구와 주장을 공연하게 드러내는 데 주저하고 있지만 중국의 정치.사회의 자유화에 어느 계층보다도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도 하다.

 

서방 외국에서는 중국 내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 및 그에 대한 표현에 적지 않은 제한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언론을 통제하고 있는 중국 당국을 고려할 때 일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일반 사람들 입에 재갈을 꽉 물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이미 ADSL 방식의 인터넷만 해도 1억 명 전후의 인구가 가입하고 있고, 개혁.개방에 따른 외국어 학습 열풍이나 유학 등으로 인해 중국인들도 이제 열린 눈과 귀를 가지고 있으며, 그리고 반쯤 열린 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제 국가 중국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중국인들도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상당 수준 파악하고 있다. 또 이를 우려하여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이 기초적 생계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진 중산층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중국인들의 하루

중국인들은 하루는 상당히 빨리 시작한다. 아침은 주로 외식 형태를 취하는데, 출근시에 길에서 간단히 해결한다. 이들은 아침이면 아파트 단지나 주변에 간이 노점이 펼쳐진다. 주된 아침 메뉴는 둥근 빵인 만터우,과배기 모양의 튀긴 빵인 유타오, 조그만 군만두인 자오즈 등을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한다. 한화 약 700원(5위안)이면 아침을 해결할 수 있으며 맛은 괜찮은 편이다. 이동 수단은 자전거와 모터가 달린 자전거인 주동처, 오토바이, 자동차 등이 이리저리 얽히고설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자전거의 따르릉!,주동처의 띠띠! 오토바이의  빵빵!, 자동차의 쾅쾅! 소리 등이 시각과 청각의 혼돈을 더해 준다. 그러다 보니 도로상에는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끓일날이 없다. 이러한 사고 문화에 익숙한 중국인들은 웬만한 접촉 사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서로 한번 눈 훌껴보고는 그냥 지나간다. 이렇게 중국인들은 이제 만만디가 아니라 '콰이 이 이엔(좀 빨리!)'에 익숙해 지고 있다.

 

이렇게 직장에 도착한 중국인들은 직장에 따라 뚜렸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도시 중심가에 위치한 고층 빌딩군에 근무하는 소위 화이트 칼라들은 우리 못지 않게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고 있다. 더욱이 요즘에는 성과급제가 적극 도입되고 있어 이들은 야근도 불사한 채 행여 동료들에게 뒤질세라 우려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소수 엘리트들에 비해 더욱 많은 인민들은 아직도 소위 '슬렁슬렁' 적인 업무 자세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 곳이 대부분 '관'적 요소가 있는 곳이나 그중에서도 가장 심한 곳이 바로 국영 기업체들이다.

 

이들 관공서나 국영 기업체 근무자들은 11시가 넘어갈 무렵부터 갖각자 알아서 점심 식사에 돌입한다. 오침이 사라졌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허울 뿐, 사실상 2시간 가까운 휴식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오후 2시경부터 천천히 업무를 시작하다가 오후 4시경이면 이제는 퇴근 태세에 들어간다. 경쟁이 치열한 외국계 기업이나 민간 기업 근무자들은 자정 무렵까지 야근도 마다 하지만 이들 관.공기업에서는 5시가 너무 늦게 오는 느낌이다.

 

중국인들의 가정은 부모와 1자녀로 통상 3명이 가족 구성을 이룬다. 국가로부터 분배받은 10-15평의 낡고 비좁은 아파트에서 기거하며 웬만하면 남을 집으로 초대하지 않는다. 저녁이면 밖으로 나가 이웃들과 마작이나 산책,담소를 하며 저녀시간을 보낸다. 돈을 적게 들이며 즐길 수 있는 각종 동호회 활동이나 여가 활동을 즐기는 중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는 물질적 빈곤이 정신적 빈곤이 아니라는 것이다.

 

평범한 일본인의 하루

 경제 대국인 일본, 일반 샐러리맨 서민들의 수입은 직종마다 다르지만 우리보다 많다. 우리들 연봉이 일본인들의 약 3분지 2 수준 정도 된다고 어림잡으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금액에 불과할 뿐이지, 살인적인 물가고로 인하여 실질적 가처분 소득에는 여유가 별로 없다. 이로인해 일본인들도 부부 맞벌이가 대체적이다. 일본도 부모들은 자녀들과 한지붕 아래서 같이 살고 있으나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가까운 곳이나 다른 곳에 별도로 살고 있다. 이들도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사생활도 고려한 것이다. 홀로된 노인들은 실버타운에 모여 살아가는게 당연시 되고 있다.

 

일 벌레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일본인들도 밤늦게까지 야근에 시달리며 살벌한 고용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른 아침이면 어김없이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아침 식사는 쌀밥에 우리의 된장과 비슷한 발효 콩인 낫토,김,야채 절임 종류와 연어나 전갱이 등 생선 한토막, 게란말이와 된장국이다. 요즘은 토스트와 우유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으며, 집을 나와 전철역에서 서서 먹는 우동이나 메밀국수로 한 끼를 때우기도 한다. 

 

역시 살인적인 물가로 도코나 오오사카 도심에 살기란 일반 샐러리맨으로는 그림의 떡이다.동경 시내 방 2개에 거실이 딸린 30평 정도 아파트는 지역에 따라 약 10-20억을 호가한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외곽이나 베드타운 구석구석까지 촘촘히 깔려 있는 지하철과 전철 등을 갈아타며 출근 전쟁에 시달리지 않으면 안된다. 특별히 돈이 많지 않으면 대도시에서 살기가 힘든 곳이 일본이다

 

통상 출근 시간은 매일 평균 2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출근간 콩나물 시루같은 전철 속에서 꾸벅꾸벅 졸거나 하루를 맞이하고 보내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출근 풍경이 한국이나 중국이 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아침!" 이라는 가벼운 인사와 함께 책상 위 컴퓨터를 켜고는 곧 그날의 일에 몰두하게 되는데, 그때부터 사무실은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 소리에 압도되어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가 이루어 진다. 일본의 평생직장,가족직원의 개념은 사라지고 서구의 가혹한 직원 관리 시스템으로 사무실 안은 모두가 경쟁자요, 나의 적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일본의 변화된 직장 분위기는 전통 시스템에 비하여 너무나 달라진 그 충격과 여파가 직장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점심시간.지금의 일본 직장인들은 다른 나라 사회와 달리 식사를 혼자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저면 밥먹는 시간만큼이라도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집에서 싸온 도시락이나 편의점에서 구입한 도시락을 벤치에 홀로 앉아 묵묵히 혼자 먹는 모습이 늘어만 가고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야근이 없는 날 회식을 피해 집으로 귀가하면 부부 단 둘이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바쁜 직장 생활로 인해 저녁 식사는 귀가시 들른 반찬 가게에서 몇 가지를 간단히 구입하거나, 혹은 커다란 수퍼에서 그날그날 만들어서 파는 다양한 반찬들과 간단히 손을 대어 조리할 수 있는 식품을 구입하여 TV를 보며 맥주를 마신다.

 

주 5일제가 정착된 일본인들의 레저 생활은 우리보다 퍽 다양하다. 주택지 곳곳에 공원이 많아 휴식이 가능하고 철도 교통이 발달되어 가까운 교외로 당일치기로 여행이나 등산,낚시 등도 비교적 손쉽게 다녀올 수 있다. 아룰러 동호회의 종류가 매우 많아 취미를 함께하는 사람끼리 모여 일상 업무에서의 스트레스를 풀며 한 주일을 마감하기도 한다.

 

지진이 많은 일본은 아파트보다 저층 아파트 또는 단독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다. 지가가 비싼 이유로 좁은 땅이지만 2-3층으로 올린다. 1층은 차고,현관 다용도 실로 이용하고, 2층은 부엌과 거실, 3층은 침실 1-2개 정도가 고작이다. 내집 마련은 평생을 투자하여 근근히 마련하면 유산이 가능한 자식대나 손자대에는 내집 마련의 부담은 없지만, 그렇지 못한 젊은 사람들은 아예 내집 마련의 꿈을 접고 차라리 현재의 삶을 윤택하게 살아 가려는 젊은이들도 많다.   (계속)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