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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미래사회

그들이 온다...

 

 

[현장에서]그들이 온다

전자신문 | 기사입력 2007-09-06 09:02 기사원문보기
 IT업계에 발을 담근 지 이제 3년차, 신입이라는 면책특권이 주어지는 시기도 지났고 노련함를 자랑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그런 와중에 인터넷 미디어라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일단 업계 동향을 살필 수 있는 신문 한 무더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다음에는 IT업계의 유명 블로그를 두루 살피며 내가 놓치고 있는 논점이 없나 살핀다. 3년 동안 IT업계에 있으면서 똑같은 오전 일과지만 요즘에는 조금 더 꼼꼼해지고 이 작업에 투자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만큼 급변하고 있는 시장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일반인의 ‘전문가 평가단’ 때문이다. 가끔 마케팅 부서나 홍보실로 대학생이나 일반인의 문의 전화나 메일이 온다. 문의 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진다. 세부적인 시스템 문의에서부터 기술적인 조언에 이르기까지 전문가 수준의 질문은 더욱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에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춘 일반인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그래텍은 곰플레이어와 곰오디오·곰TV를 서비스하는 중견 IT기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와 미국 널소프트의 윈앰프를 제치고 국내 이용자 수 1위를 차지해 사용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산 토종 소프트웨어가 단기간에 이러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전문가 수준의 사용자 덕분이다. 훌륭한 기술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부족한 기능에는 날카로운 지적을 아끼지 않는 사용자는 최고의 고객이자 비평가다. 그들의 지적에 기술을 더욱 가다듬게 되고 서비스도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술자 수준의 지식까지 보유해야 하는 난관(?)에 처한 마케팅·홍보지만 이러한 즐거운 비명이 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는 비단 마케팅·홍보뿐만 아니라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개발자도 함께 처한 상황이다. 더욱 긴장해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들이 오고 있다!

 

 천수진 <그래텍 마케팅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