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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역사는 물 흐르듯......




역사는 물 흐르듯......


                       호만천도 신록이 짙어지고 있다. 봄꽃들이 지고 이제는 아카시아꽃이 만발하고 밤꽃이 곧 피기 시작할 것이다. 

                        비둘기와 까치, 참새들이 둥지를 만들고 번식 준비에 분주하다.





이곳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호평과 마석 일대에서 가장 높은 천마산이 위치하고 있다. 천마산에 비가 내리면 계곡을 따라 흘러내려오면서 호평동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실개천 호만천을 이룬다. 산에서 썩은 동식물의 사체들이 땅 속에서 썩고 분해되고 녹아 흘러나온 영양분과 빗물이 섞인 맑은 물이 호만천을 흘러내린다. 


그러나 천마산 입구에 위치한 파라곤 아파트를 지나면서 이 아파트와 주변 민가, 점포 등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된 오폐수와 뒤섞여 호만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발원지부터 정화되지 못한 오염된 하천은 다행히 하류로 내려가면서 점차 정화되는데 하천 바닥에 있는 바위와 자갈, 모래, 수초 등에 오염된 이물질이 걸러지고 낙차와 급류를 지나면서 산소를 만나 물은 점차 맑은 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만천 바닥은 별로 깨끗하지가 못하다. 오염된 이물질이 수초나 자갈, 모래에 달라붙어 무척 미끄럽다. 그러나 인가가 없는 강원도 꼴짜기처럼 정화된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 바닥의 자갈이나 모래는 이끼도 없고 미끄럽지도 않다. 1급수에만 산다는 열목어, 송어 등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강원도 태백산맥에서 발원하여 흘려내려오는 하천은 대부분 맑은 1급수가 많다. 그러나 민가가 있거나 사람들이 행락철이면 몰려들어 하천을 오염시키면 1급수 하천도 금방 오염되어 자갈은 미끄럽고 혼탁한 물로 변한다. 그런 대표적인 하천이 바로 소양강을 지나 소양댐으로 흘러드는 강원 인제군 내린천이다.


내린천은 그야말로 최고의 1급수로 90년대 초반에만 해도 최고의 청정 하천이었다. 자가용이 거의 없던 시절, 내린천이 흐르는 인제군 현리로 가려면 버스나 타고 홍천-아홉사리 고개- 오미재를 지나 몇 시간이 결려 겨우 갈 수 있었던 내린천은 한마디로 오지였다. 그러나 90년 이후 사람들의 자가용 차량 소유가 점차 늘어나면서 방송을 통해 가볼만한 곳으로 내린천이 소개되면서 여름철이면 사람들이 점차 몰려들기 시작했다. 


현역으로 근무하던 당시만 해도 여름철이면 간부들과 같이 주말이면 부대앞 내린천에서 천렵을 하며 강변 자갈밭에서 주말을 즐기곤 했던 곳이었다. 그러나 방송에서 청정지역인 내린천이 소개되자 해가 지날수록 여름철이면 사람들이 대규모로 몰려들었다. 그러자 1~2년 사이에 내린천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쌀을 앓았고 금방 오염된 강물로 변하고 말았다. 그렇게 깨끗하던 물속 자갈에는 미끄러운 이끼가 잔뜩 끼기 시작했고 강변 주변에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가 방치되었다. 인제군에서는 단속을 한다지만 장사를 하거나 입장료, 주차비를 받는 곳의 주민들은 단속이 손님을 쫒는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결국 내린천은 2급수 이하로 변하고 말았다. 폭우가 내려 홍수가 나면 일단 청소는 되지만 또 사람들이 몰려드는 한여름철이 지나면 내린천은 다시 요염된 강물로 변하는 상태를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강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발이 진행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감에 따라 오지까지 점차 오염되어 가고 있다. 아침마다 운동을 하면서 호만천에 널부러진 각종 오물과 쓰레기가 그런 생각을 나게 한다. 이런 하천의 발원지부터 이토록 오염되어 가는데, 서울이 가까운 곳일수록 그 오염도는 더욱 심각하다고 생각된다. 왕숙천, 중량천을 말할 것도 없고 내린천이 흘러드는 소양강과 소양댐, 북한강이 흘러드는 춘천댐, 그 아래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은 쓰레기로 몸쌀을 앓는다. 충주댐, 안동댐도 말할 것도 없고 낙동강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강들이 오염도가 증가하고 식수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지하수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전염병이 돌 때마다 폐사시켜 땅에 묻은 각종 가축, 지하수 개발 후 폐공 방치, 각종 축사에서 흘러나오는 폐수, 산업단지에서 배출하는 오폐수 등이 정화되지 않고 방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가 올 때는 공단 등지에서 오페수를 대량으로 흘러보내는 몰염치한 인간도 많다. 전국 곳곳의 관광지에는 여름철 행락객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가 해안가, 골짜기, 강변 등지에 버려져 저수지와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앞으로 우리들의 식수원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환경에 대한 교육과 가르침이 부족하다. 학교도 마찬가지로 이런 교육이 절실해 보인다. 문제는 부모들 자신부터 각종 쓰레기를 갈가에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녀들도 무심코 그런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저지른다는 점이다. 주차장에 가면 생리대, 기저궈, 빈병, 과자껍질,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기 넘처난다. 이런 모든 공공성이 없는 행위는 이웃을 배려할 줄 모르고 이 사회와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대부분 사람들이 사익만 챙기고 공익에 대해서 무감각한 의식과 태도가 점차 확산되어 가고만 있다. 공공의 이익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사회와 나라가 망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금수강산이 오염강산, 쓰레기 강산으로 변하고 있으니 우리 스스로 우리들의 목숨을 앞당기고 있는 듯하다.





역사의 흐름과 물의 흐름은 비슷한 유형이다.


역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면서 발전하지만,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면서 오염된 물이 정화되는 것은 같은 이치다. 즉 역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면서 발전하듯이, 물도 낮은 곳으로 흘러가면서 지구상의 각종 오염 물질을 수용하고 흘러가면서 점차 정화된다. 역사가 새로운 생성과 소멸을 보이지 못하고 정체하는 경우 역사는 발전하지 못하면 역사는 암흑기를 맞이하게 된다. 인류 역사에서 종교가 지배하던 중세, 새로운 이상과 이념에 빠진 독재자가 탐욕을 부린 끝에 내전이나 전쟁이 발발한 시기는 대부분 암흑기라고 보면된다. 


이런 시기에는 인류 문명이 퇴보하고 인권이 유린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는 불행한 시대였다. 물도 마찬가지로 흐르지 못하고 일정 지역에 고이게 되면 그 물은 점차 썩게 되고 오염되어 물고기들이 살지 못하게 된다. 개발을 빌미로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지인 갯뻘을 막아 해수의 흐름을 차단했던 서해안 여러 방조제 내부가 썩고 오염되어 지금도 문제가 되어 다시 수문을 열었듯 그런 사실이 잘 보여주고 있지 얺는가.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탐욕으로 원시시대 이후 집단간에 전쟁과 투쟁이 지속되어 왔다. 인류가 행복한 시대보다 불행한 시대가 더 오래 지속되었던 것은 바로 정복과 피정복, 지배와 피지배라는 전철을 반복하면서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며 진행되어 왔지만, 그러한 모든 악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치유되었고 인류의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흐르는 물이 최초에는 깊은 꼴짜기에서 발원하여 1급수로 흐르다가 주변의 인간들에 의헤 오염되지만 하류로 흘러가면서 자갈과 모래, 수초 등에 의헤 정화되는 것처럼 최초에는 낙원같았던 인류 사회가 수많은 악행과 범죄가 저질러졌지만 일부 선지자와 뛰어난 지도자, 지식인 등에 의해 인류 사회가 점차 발전해온 것처럼 지난 악행의 악몽은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인류의 기억에서 사라져왔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인 오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지난 역사의 오류를 기억하지만 막상 자신이 지도자의 위치에 오르면 역사의 오류를 반복하는 전철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 지구상에는 지역간, 민족간, 국가간에 사상과 이념 투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결국 집단 간의 영역 싸움 때문이다. 고대에는 힘에 의한 정복과 지배의 역사엿으나 지금은 이념과 사상의 정복과 지배의 역사로 변질되어 집단 간의 투쟁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역사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성되지만 각자 삶을 살아가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 지혜로운 지도자를 만나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역사는 인류에게 불행한 역사를 기록해왔다. 뛰어난 일부 선지자들이 각종 종교를 만들어 인간의 탐욕을 경고하고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는 천국같은 세상을 만들기를 갈파했지만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탐욕으로 그렇지 못했다.


인간은 자신이 보고싶은 것만 보고 자신이 경험하고 체득한 사상과 이념에 몰입되어 자신의 생각과 사고만 가장 헙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여론을 무시하고 통계를 조작하고 자신들의 실적이 뛰어나고 자신들의 판단만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오늘날 우리 정치권의 실태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민물의 영장으로 지혜롭지만 어쩌면 어리석음의 덩어리인지도 모른다. 사람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지식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기억력의 한계로 아무리 지식을 주입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강한 충격을 받은 기억은 오래간다. 그것이 바로 젊은 시절 강한 충격으로 받아들인 사상과 이념의 충격이다. 그 충격은 오랜 기간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어 사상과 이념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어떤 제도가 국민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지를 생각해 보지 않고 무조건적인 이상향에 빠진 무리들에 불과하다. 


오늘날 점차 변질되고 부패해져가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위를 생각하면 공산주의와 사회주의가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한 어떤 정치 시스템보다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을 가장 행복하게 해주고 만족시켜주는 정치.사회 시스템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오늘날 변질되고 부패해져가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현실을 개혁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세스템을 개선한다면 그것이 더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현정부 지도층 인사들의 사고에는 이미 무너져버린 과거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사상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레서 우리 정부와 엇박자를 낳고 있는 국제.국내 정세는 한마디로 우리의 미래를 불행한 길로 끌고갈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적을 적이라 부르지 못하고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하는 그들, 그들이 진보를 빙자한 사상과 이념은 머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이상적인 국가, 즉 유교이상국가를 신봉하던 조선의 선비들과 마찬가지로 폐기된 사상과 이념의 함정에 빠져 있기에 이는  결국 국가 붕괴를 초래할 지 모른다는 뜻이다.


우리의 미래가 어떠한 불행한 미래를 맞이하든 역사는 물흐르듯이 도도히 흘러갈 것이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묻어 돌아가는 흙처럼, 황토물에 흘러가는 흙처럼 우리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살다가 소리도 희미하게 남기고 역사속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