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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깊어가는 가을 밤에......


깊어가는 가을 밤에......





                                                                     새벽 동틀 무렵 전경


천국과 지옥의 도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떠나 이곳 남양주로 이사온 지도 벌써 반년이 지나간다. 그동안 이곳에 정착하면서 30여년 동안 살았던 서울을 벗어난 것을 늦은 나이지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선 이곳은 자연환경이 너무 좋다.  마치 고향을 찿아온 것처럼 시골이라 공기도 맑고 주변 자연환경이 친환경적이다. 시골이면서도 도시같은 이곳은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고 이마트, 사가연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전철도 가깝고 서울가는 버스도 많다. 우리집에서 아들집도 가깝고 자전거 타기도 좋다.




평내.호평 전철역 전경


깊어가는 아파트 가을 풍경





서울 좁은 집에서 오랫 동안 살다가 이곳 대권같은 넓은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살다보니 구석구석 청소하기도 힘들다.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방영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보다가 그 음식을 따라 만들어 보기도 하고 푸추, 오이, 양배추, 노각 등으로 김치로 담그고 옛날 초등학교 시절 옥수수 가루로 만든 옥수수 가래떡을 맛있게 먹던 생각이나서 만들어 보았지만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어린 뽕잎도 따서 말리고, 감기에 좋다는 대파 뿌리도 말리고, 추석 지내면서 남은 대추도 말리고, 오징어 젓갈과 섞어 먹기위해 무우도 말리고, 천연 조미료로 고구마도 말려 긴긴 겨울철에 먹기로 했다. 겨울을 대비하여 뽁뽁이를 구이하여 창문마다 부착하고 커텐도 치고 확장된 방에는 내부에 뽁뽁이로 완전 차단했다. 그래도 찬기운이 있어 커텐까지 설치했다.











지난 주말에는 마누라와 같이 천마산을 올랐다. 지난번 올라갔던 길이 아니라 임광 아파트를 지나 오르는 길인데, 지난번 주말에 우연히 발견한 길이다. 올라가다보면 파라곤 아파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치는 삼거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약수터 쪽으로 계속 올라가다 우측으로 헬기장 쪽으로 올라가면 바로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지난해 마누라와 같이 이곳을 방문해서 천마산 정상으로 올라갈 때는 지치는 줄도 모르고 아들집에 간다는 희망에 열심히 올라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곳에 이사를 오니 정상을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삼거리에서 파라곤 아파트 쪽으로 내려오기로 하고 천천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올라가다보니 예상한대로 삼거리가 나왔다.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길인데, 마치 천마산 둘레길처럼 느껴진다. 앞으로도 이 길을 애용하기로 했다. 










                                                                                    열심히 앞서가는 마누라



이곳에는 주변이 천마산을 비롯하여 야산이 많다. 그래서 각종 참나무와 밤나무가 많다. 지난번 추석이 지나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길 옆에 있는 밤나무에서 떨어져 있는 알밤을 줏기 시작했는데, 몇 되 정도는 주운 것 같다. 산책하는 아줌마들도 열심히 알밤을 줏는 모습을 많이 본다. 주운 밤은 바로 삶아서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 봉지씩 꺼내서 전자랜지에 덥혀서 간식으로 매일 한줌씩 먹었다. 애견 땅콩이도 밤맛을 알고 내 옆에서 열심히 얻어 먹고 있다.  


자전거길 옆 야산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밤나무들이 무성하다. 천마산 쪽으로 올라가는 곳에도 큰 밤나무들이 많은 곳을 발견했다. 다람쥐도 열심히 알밤을 까먹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산밤은 알이 적고 맛이 좋다. 물론 다람쥐 먹이도 고려하여 도토리나 알밤을 조금씩만 주어가면 좋으련만 사람의 욕심은 그것이 아닌 모양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회전하는 곳에 창고가 있고 창고 옆에 강아지 한 마리가 묶여서 주인이 키우고 있엇다. 그냥 지나다니다가 불쌍해서 간식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가 매일 간식을 가져가서 주곤했더니 내가 나타나면 좋아라 하며 나와서 꼬리를 흔들며 무척 반가워 한다. 나 뿐만아니라 이곳을 산책하며 지나가는 아줌마들도 강아지가 불쌍하여 간식을 주는 모양이다. 지난번에 주변에 어슬렁거리던 숫놈 노숙자 개를 보았는데 그놈하고 교미를 한 모양이다. 그러다가 지난 주에 세끼 네 마리를 낳았으나 두 마리가 추위로 죽었다. 따뜻한 국물과 돼지고기를 삶아 갖다주었는데 불쌍하기 그지없다. 어찌 키우려는지 걱정이다. 주인은 한 번도 보지못했는데, 물과 먹이는 열심히 주고 있었다. 지난주 새끼를 낳고 추운 밤에 보온이 부실하여 얼어 죽은듯하다. 저 강아지를 어떻게 할 건지......족보도 없어보이고 좀 못생긴 강아지라 누가 새끼를 분양 받아 가져갈 사람도 없을 듯하다.


남은 두 마리를 애지중지 품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개보다 못한 것이 사람이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낳은 자식을 두고 집을 나가는 주부, 살기 힘들다고 자식과 같이 자살하는 주부, 운다고 때려죽이고 생매장하는 사람을 보면 이런 사람 모두가 이 강아지보다 못하다고 생각된다. 개보다 못한 것들......





호평동 주민센타 앞 전경


호평동 벼륙시장 행사장 전경


무대 향사






행사장 풍물패




각종 먹거리와 물건














지난 주말에는 벼륙시장 축제가 열렸다. 무대도 설치하고 젊은이들이 나와서 축하무대를 펼쳤다. 갖가지 먹거리는 물론 옷가지 신바 등 갖가지 물건이 전시되어 사람들이 물려들었다. 마누라와 같이 구경을 하고 먹자 골목에서 과자도 사고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가을 축제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가면 나이 많은 사람도 많고 젊은 가족들도 많다. 나처럼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 이곳으로 온 사람도 많고 서울에서 살기 어려워 이곳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도 많다. 마트와 시장도 가깝고 상가도 가깝고 차량도 한산하다. 새벽 자전거 타기는 계속 열심히 지속하고 있고 주말이면 마누라와 애견 땅콩이를 데리고 주변 산책길이나 호만천을 산책하기도 하고 천마산을 오르기도 하고 맛있는 맛집도 찿아가서 입의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한다.


요즘 흔들리는 나라꼴이 걱정이다. 나라가 이대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혼란이 계속된다면 우리들의 미래는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이번사건으로 우리 지도층의 후진적인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천민자본주의와 민주주의로 전락한 한국 정치권과 지도층이 결국 이러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고 생각된다. 이러다가 이곳에서 지내는 나의 조그만한 삶 마저도 무너지게 만들 것 같아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