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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강남의 초봄 3 : 우울한 국방력

 

  

강남의 초봄 3 : 우울한 국방력

 

  

                                                                                      화사하게 핀 벗꽃

 

 

   

지난 토요일이 청명, 일요일이 한식이었다. 고속도로는 한식을 맞아 조상을 찿아가는 차량과 봄철 꽃구경을 떠나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루었다. 살기는 힘들어도 조상을 숭배하는 효심이 넘치는 민족이라 선산의 조상묘을 찿았고 먹고 살기 힘들다지만 나들이를 떠난 사람도 많다. 서울의 수많은 빌딩 주인들은 대부분 임대료만 받아도 평생 놀고 먹으며 살아도 될 사람들이니 그들 수만 따져도 고속도로를 메우고도 남을 것이다.

 

대기업 오너, 경영진들의 연봉이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받고 있는 것만 보아도 서민들이 안 먹고 안 쓰며 평생 벌어 모아도 벌기 힘든 엄청난 금액에 그만 머리가 띵할 지경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서민들 대부분은 어떤 마음을 가졌을 것인지 상상이 간다. 더러운 세상 확 뒤집어 버릴 날이 언제올 것인가 하고......차라리 이런 불공평한 세상에 살 바에는 모두가 배가 고프더라도 못살아도 좋으니 평등한 세상에 살고 싶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공산주의 사회다.

 

그래서 소련에서 왕정을 무너뜨리고 볼세비키 혁명이 성공하자 공산주의 사상은 전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하였고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지역에도 전파되었다. 왕정의 폭압과 수탈 속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같이 평등하게 노동자, 농민들이 천국같은 세상을 만들어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공산주의 사상은 손쉽게 전파되었고 일제시대 독립군을 포함하여 임시정부에도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 간에 깊은 골이 생겨 분열과 주도권 싸움을 지속하였다.

 

공산주의 사상은 한마디로 가난한 서민들이나 지식인들에게 너무나 희망적인 사상이 되어 우리나라도 70~80년대 맑스-레닌 사상에 심취한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운동권에 소속되어 사상서적을 읽고 자본주의 사회를 뒤집을 열정에 불타올라 자신의 목숨과 인생을 걸고 용감한 투쟁을 전개한 젊은이도 많다. 그중에는 인생을 망친 사람도 많을 것이며 지금은 운동권 출신으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된 사람도 많고 지자체 도백이나 시장이 되어 관직에 오른 사람도 있다. 그들이 분개하던 자유민주주의 사회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금은 권력을 탐하며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 지금도 친북, 종북 세력이 되어 한국정부를 뒤엎으려는 반정부 세력으로 남아 투쟁을 벌이는 불쌍한 사상의 함정에 빠진 광신도 부류도 있다. 개혁적인 사상은 종교나 도박, 마약과 같아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헤어나기 힘들고 결국은 이성을 잃고 광신도가 되기 쉽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들이 소련의 영향과 지원으로 기존 권력이나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산주의 사회를 만들었고 동구와 북한은 소련군이 진주하여 점령하는 바람에 공산화되었고 공산주의자들이 소련의 비호하에 정권을 잡자 그들은 부자와 귀족, 부패한 관료를 척결하고 토지개혁을 실시하여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실시했다. 국민들은 새로운 평등한 사회가 도래하였다며 처음에는 환호했다. 그러나 토지를 무상으로 분배해 주었지만 토지에서 생산되는 수확량도 모두 국가 소유로 선포하여 전량 공납케 하고 점차 지역마다 대규모 집단농장화시켜 모든 인민이 같이 일하고 생산하여 식량을 배급받고 사상교육을 받으며 형식적인 선거를 통해 공산당 일당독재체제가 지속하면서 그들이 말하는 노동자.농민들의 천국인 그런 이상사회를 만들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런 천국같은 사회는 결코 오지 못했다. 아무리 이상적인 사상이나 세계적인 종교 집단이 권력을 잡고 나면 점차 인간은 부패해지기 때문이다. 교황의 말을 듣지 않는 왕을 파면하고 타종교 짐단에 대해서 무처별적인 마녀사냥이 전개되며 그리스도교 천국을 지향하던 로마 교황이 지배하던 중세는 암흑시대였고 부패한 그리스도교에 반발하여 종교개혁을 부르짖은 결과 그리스도교는 구교와 신교로 두 쪼각 나 버렸다. 오늘날 천주교는 구교로 교황시대의 잔재물이며 기독교는 신교로 종교개혁의 산물이다. 중국 청조말 홍수전이 일으킨 태평천국의 난도 그리스도교로 이상사회를 만들겠다는 허무맹랑한 사상에 빠져 일으킨 반란이었다. 결국 종교란 눈에 보이지 않는 천국, 천당, 극락이라는 상품으로 민중들을 현혹시켜 치부를 일삼고 권력화하여 종교지도자들이 권력을 쥐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다단계 방식의 사회체제에 불과하다. 오늘날 북한이나 이슬람권 국가들이 아직도 사상과 종교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난과 폭압속에 세계적인 문제국가로 남아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공산주의 사회는 그들이 선포한대로 눈에 보여야 하는 천국같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상사회를 내걸었지만 공산당 일당독재의 폐해와 경제발전을 구가하지 못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지 못하고 모두가 가난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사실 때문에 그런 사회가 오지 않자 민중들의 반발로 결국 실패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소련이 붕괴되고 동구권이 붕괴되었다. 다같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였고 공산당 일당독재로 인하여 폐해가 극심하였기 때문이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생산품은 조잡하기 그지없으며 자발적인 노동이 아니라 강제노동이기 때문에 개인 소유가 아니면 사람들이 절대로 스스로 열과 성의를 다하여 생산에 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공산당의 반복된 권력투쟁으로 정치가 불안정하였고 당간부들만 부귀영화를 누리는 모순이 반복되었고 숙청의 회오리 바람에 수많은 민중들이 죽음을 당하였다. 권력투쟁 가운데 자국민 수천 만명을 숙청시킨 소련의 스탈린이 그랬고 중국의 모택동이 그랬다. 현재는 소련이나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의 모순을 실감하고 개혁을 시도한 결과 지금은 자본주의 체제를 가미시킨 수정형 내지 통합형 사회체제다. 소련은 어느정도 민주주의 방식으로 권력을 이어가지만 중국은 지방 대표들로 구성된 대의원들로 간접선거를 통해서 일당독재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유일하게 남은 북한은 공산주의 사회체제로 김일성 독재세습정권이 3대째 이어오고 있다.

 

우리는 북한이라는 희대의 사생아로 인해서 반세기 넘게 한반도가 분단되어 고통받으며 살고 있다. 탈북자, 꽃제비 등 민중들은 지독한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지만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군사력을 유지하며 핵무기까지 보유한 호전적인 그들이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남한을 초토화시키고 적화시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그들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능멸전술과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으며 100만이 넘는 정규군에다 특수전 부대, 침투 전력, 생화학무기 등 비대칭전력을 포함하여 중.단거리 미사일, 핵무기까지 보유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군을 상대로 과연 현재의 한국군이 그들의 도발을 억제내지 방어할 수 있을까? 대답은 '노'이다. 우리군의 허약한 정신상태나 저조한 사기, 허수 전투력, 부실한 대응태도와 자세, 진척없는 내부개혁 문제, 미흡한 위기대처 능력, 매번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군의 실수를 감추려는 거짖말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척없는 군개혁을 포함하여 부패고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군납분야, 불량품 투성이 무기개발분야, 부실한 부대운영, 실력보다 인맥위주에 목멘 진급제도, 전투지속이 불가한 부족한 탄약, 부실한 군수지원체제, 부족한 생화학무기, 허약한 비대칭전력, 대량살상무기 미보유, 벗어나지 못하는 미사일 족쇄, 불평등한 원자력협정, 형식적인 훈련 등에서 북한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드러난 군용납품 장비, 물자에 대한 시험성적서 조작사건이 발생하였고 방산비리, 군고위층 부인들의 방산업체 주식보유 문제, 군납비리, 진급비리, 계급과 직위를 이용한 여군 성폭압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노크 귀순,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으로 쏘면 터지고 깨지는 군이 내부적인 개혁은 커녕 부패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주에는 무인기 사건으로 청와대 경호실을 포함 국방부가 또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군의 방공실태를 보고 서울 상공에 거물을 쳐야할 판이라고 꼬집는 사람도 있다. 과연 우리군이 이처럼 호전적인 북한을 상대하며 그들의 다양한 도발을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고 방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유사시 전면전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우리군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방배동 삼호아파트 벗꽃

 

전면전 시나리오

 

지난해 11월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조보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이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진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군 수뇌부가 내뱉은 이 같은 발언은 북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국방예산을 지출하면서도 왜 우리가 이길 수 없는지에 대한 의문과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남북한이 미국과 중국 등 제3자의 지원 없이 단독으로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누가 이길까. 아래는 군사전문가 신인균씨의 글을 참고로 싣는다.

 

■ 개전 직전 단계

1950년 6월 25일 새벽, 우리 군은 북한군의 기습 남침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당시 북한이 대규모 남침을 감행할 것이라는 첩보보고를 묵살한 군 수뇌부의 오판과 남·북한의 현격한 군사력 격차 때문이었지만, 6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현재 한미연합군의 전쟁 조기경보 시간은 약 72시간이다. 북한의 남침을 적어도 72시간 전에는 파악하고 경보를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전 조기경보 능력의 핵심은 제501군사정보여단으로 대표되는 주한미군의 감시정찰 전력이다. 시나리오의 전제조건대로 미군의 지원을 제외한다면 당연히 이 전력을 통한 조기경보를 받을 수 없을 것이고, 북한의 남침 징후를 우리 독자적인 전력을 통해 파악해야만 한다.

 

북한은 병력 재배치 없이도 남침이 가능하도록 병력의 7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배치했다. 우리 군이 보유한 정찰자산인 백두·금강 정찰기나 아리랑 위성의 영상과 통신감청을 통한 독자적인 전쟁 경보는 아무리 빨라도 48시간 이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우리 군은 이틀 동안 전쟁을 결심하고 모든 병력을 막사가 아닌 방어진지에 배치해야 한다.

 

북한은 전면전 개전 이전 단계부터 ‘제4세대 전쟁’을 시도할 것이다. 제4세대 전쟁이란 1989년 미국의 군사전문가 윌리엄 린드가 처음으로 정의하고, 미 해병대 대령 출신인 토머스 햄즈가 발전시킨 개념이다. 햄즈는 제4세대 전쟁의 목적을 적국의 군사적 패배가 아니라 전쟁 수행의지를 파괴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개전 이전에 대규모 사이버전, 특수부대를 이용한 후방 교란, 남한 내부 종북세력과 연계한 반정부 소요 사태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개전 수개월 전부터 인터넷과 SNS를 통해 ‘전쟁 발발 시 수도권 포기’ 등 각종 허위사실과 유언비어를 대량으로 유포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정부와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확산하고, 사회적인 불안을 야기하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이탈하게끔 만들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다.

 

사이버 선동, 반정부 소요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에 대비해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하고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사이버전 대응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2013년 3월 20일과 6월 25일 대규모 사이버 테러를 막지 못한 전례가 있다. 또 이번에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이 정치 쟁점화하면서 그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나 사이버 심리전을 우리 정부와 군이 효과적으로 방어해낼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한국 사회 혼란을 어느 정도 조성했다고 판단하면 정규군의 남침에 앞서 특수부대 병력을 침투시킬 것이다. 북한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상어급·유고급 잠수함은 완전무장한 1개 분대 규모의 특수부대를 수송할 수 있다. 아마 여러 특수부대가 해안을 통해 들어올 것이다. 이들은 한국 후방에서 종북세력과 연계해 반전·반정부 소요 사태를 조종할 것이다.

 

또한 이들은 개전 직전에, 최근 혁명조직 RO가 유사시 공격 목표로 삼았던 것처럼 KT혜화지사, 평택유류기지, 주요 항만 시설에 대한 테러는 물론 철도, 도로, 교각에 대한 폭파 공작을 수행할 것이다. 이는 유사시 한미 상호군수지원협정에 따라 탄약 등 각종 군수품이 하역되고 이송될 보급로를 차단해 우리 군의 전쟁 지속 능력을 약화시키고 후방 제2전선 형성을 통한 전방으로의 전력집중을 방해하기 위해서다.

 

한국 정부는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 각국 대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등을 통해 자국민을 철수시킬 것이다. 내국인들의 예금인출, 해외탈출 시도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주식거래는 중단되고 대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나서겠지만 아마도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다. 수도권에선 피난 차량으로 인한 교통마비, 사재기로 인한 유통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 전면전 발발 단계

북한은 특수부대와 종북세력에 의한 후방 교란 작전이 소기의 효과를 거뒀다고 판단하면 재래식 군사력을 동원한 본격적인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다.

 

현재의 군사력으로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어떤 양상을 띠게 될까. 이 시나리오는 한 가지 전제조건하에 전개될 것이다. △북한군은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개입은 일절 없으며 △북한군의 전면 남침에 맞서 우리 군은 전면전 작전계획 5027-04에 따라 전쟁을 수행한다는 전제가 그것이다.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경우 제대로 된 방어 작전 수행 자체가 불가능해지며, 이는 곧 한국의 패전으로 직결되어 시나리오 전개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국군 포탄 절대 부족

개전 시기는 하천의 수위가 낮아 도하(渡河)가 용이한 늦겨울부터 초봄 사이가 될 것이다.

 

전면전 개전 개시 시각에 맞춰 수도권 이북에 배치된 340여 문의 장사정포가 불을 뿜는 것과 동시에 전연(전방) 4개 군단이 남하를 시작할 것이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파주시 이북의 장단군 일대에 240mm 방사포 200여 문, 170mm 자주포 140여 문가량이 배치돼 있다. 사정거리 약 60km에 달하는 240mm 방사포는 가평-남양주-과천 지역까지 타격 가능하다. 이들 240mm 방사포는 1회 일제 사격을 하고 다시 갱도로 숨어 들어갈 때까지 4200여 발을 퍼부을 수 있다. 포탄의 살상 반경을 고려하면 여의도 면적의 3배인 25.92㎢가 순식간에 초토화된다.  연사속도가 느린 170mm 자주포는 차치하더라도 수도권 곳곳에서 군과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군단급 이하 포병들은 첫 번째 일제 사격을 통해 우리 군의 대(對)화력전 수행부대 주둔지를 집중 포격할 것이다.

 

물론 우리군의 대포병 사격으로 북한군 장사정포의 상당부분은 파괴될 것이다. 그러나 몇몇 장사정포는 살아남을 것이고 북한군은 이들 잔여 전력을 총동원해 두 번째 일제 사격을 가할 것이다. 아마 한국군의 핵심 예비전력인 기계화부대가 주된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경기도에 배치된 20사단(포천), 수도기계화사단(가평), 8사단(포천), 26사단(양주), 30사단(고양), 1기갑여단(포천), 2기갑여단(파주), 5기갑여단(양주)의 주둔지에 대규모 포격을 가할 것이다.

우리 군은 서부전선을 담당하는 제3야전군사령부 예하 대화력전수행본부를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 각급 부대의 포병 전력과 공군력을 통합해 북한군 장사정포와 전방 포병 부대들을 타격하도록 돼 있다. 작전계획 5027-04 포병지원계획에 따라 24시간 이내에 북한 장사정포 70%를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탄약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3년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화력전 수행의 핵심 장비인 K-9 자주포의 전시탄약 비축량은 10일분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 10일분은 통제보급률에 근거해 산출한 것이다. 일일 단위로 최다 사용 가능한 탄약 수량을 사전에 지정해놓은 것인데, 이에 따르면 1개 대대 18문의 야포 1문당 하루 10여 발 정도만 쏘게 돼 있다. 전면전이 발발한 상황에서 야포가 하루에 10여 발 정도만 사격하는 게 말이 되는가. 그것마저 10일치밖에 없는 황당한 현실이다. 전시라면 길게 잡아도 이틀이면 포탄이 바닥나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올 것이다.

 

공군력 타격도 클 듯

포병과 함께 대화력전의 한 축을 담당할 공군력 역시 개전 초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공군 전투기는 야간전투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우리 공군 역시 야간에는 초계임무 항공기를 상당히 적게 운용한다. 따라서 북한은 이 점을 노려 동이 트기 직전인 새벽 시간대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개전과 동시에 우리 군의 주요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시도할 것이다. 이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공군기지들은 유일한 종심 타격 능력을 가진 제11전투비행단(대구), 수도권 스크램블 임무가 부여된 제10전투비행단(수원), 핵심 공군전력인 제19전투비행단(충주)과 제20전투비행단(서산)이다.

 

북한은 스커드 계열 미사일의 낮은 명중률을 보완하기 위해 각 표적당 4~6기의 미사일을 동시에 사격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이 가운데 1~2발이 활주로에 명중될 경우, 2013년 을지포커스 훈련 당시 상황에 비춰보면, 복구에 3시간가량이 소요된다. 3시간 동안 전투기들이 이착륙을 못하는 것인데 북한은 우리 공군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게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쏠 것이다. 이 때문에 개전 직후 상당 시간 동안 공군력에 의한 방공망 제압, 지상군 저지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사일 공격에서 살아남은 전투기들이 작전에 투입되더라도 우리 공군에는 세계 최고의 밀집도를 가진 북한 방공망을 파괴할 전문 항공기나 전자전기가 없다. 북한 지대공미사일기지들을 파괴하기 전에는 우리 공군이 북한 상공에서 마음껏 작전할 수 없다. 결국 우리 공군은 상당수 전투기가 피해를 당하더라도 북한 방공망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 지대공미사일을 다 파괴하는 데 며칠이 걸릴지, 또 얼마나 많은 전투기가 격추될지 예상조차 하기 힘들다. 현재의 한미연합군 상태에서는 단 하루 만에 가능한 일인데 말이다.

 

방어전에 급급

개전 초기 공군과 포병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육군은 악전고투를 벌여야 한다. 휴전선 방어사단인 1사단, 25사단, 28사단, 5사단, 6사단, 3사단, 15사단, 7사단, 12사단, 21사단, 22사단(서쪽부터)은 막대한 타격을 받고 동원예비군으로 재편해야 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전쟁의 핵심은 이 11개 사단이 궤멸되기 전까지 우리 공군과 포병이 북한의 장사정포, 지대공미사일, 공군을 섬멸할 수 있느냐에 있다. 그래야 2선에 있는 9사단, 30사단, 26사단, 8사단, 11사단, 27사단, 2사단(서쪽부터)이 비교적 피해를 덜 본 상황에서 역습에 나설 수 있다. 만약 공군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포병부대가 포탄 부족으로 삐걱거리면 이들 2선 부대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역습은 꿈도 꿀 수 없고 오직 방어전만 수행해야 한다.

 

해군은 유일하게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데프콘 격상에 따라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대기하다 전면전이 발발하면 NLL 이북으로 북상한다. 순항미사일과 함포로 북한 주요 해군기지의 잠수함과 수상함을 파괴하고 적 종심의 전략 시설물을 타격할 것이다. 이후 해군은 북한의 생존 잠수함들이 후방에 특수부대를 침투시키거나 남해로 진출해 우리 상선에 대한 테러를 못하도록 대잠수함 작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한국군은 개전 직후 3무(無) 때문에 타격을 받을 것이다. 3무란 북한의 핵심 비대칭 전력인 탄도미사일을 막을 미사일 방어체계가 없고, 북한의 대규모 포병 화력에 맞서 수도권을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는 포병 전력과 비축 탄약이 없으며, 북한 방공망을 신속히 제압할 첨단 공군전력이 없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한국은 전쟁 억제에 실패할 것이고 핵심 전력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며 주요 국가기간시설과 산업단지가 파괴되어 돌이키기 어려운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이다.

 

 

 

                                                                                    새벽 조명 속 벗꽃

 

■ 반격 단계

작전계획 5027-04의 3단계 작전에 의하면, 증원된 미군 기동군단과 우리 군 제7기동군단이 주축이 된 지상부대가 북상해 서부전선 일대의 북한군 잔존 병력을 소탕하고 평양을 포위해 군단급 부대인 평양방어사령부 전력을 격멸한다. 또 한미 연합 해병대가 군단급 부대를 구성해 상륙작전을 개시, 남포의 3군단이나 함흥 일대의 7군단을 격멸하고 평안도 지역과 함경도 지역을 접수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그러나 미군 증원을 배제하는 경우 이 작전은 수행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지상에서 북상을 맡을 2개 기동군단 가운데 하나가 사라져버릴뿐더러, 7군단을 구성하는 주요 부대들 역시 개전 초 북한의 대규모 포병 화력에 노출돼 전력 손실을 입은 상태이기 때문에 온전한 기동군단을 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지상을 통한 북상이 어렵다. 해병대의 상륙작전 역시 우리 군의 능력이 연대급에 불과해 군단급 방어병력이 버티고 있는 북한 후방 지역에 상륙을 감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한군의 공세를 막아내고 반격으로 전환할 경우 20사단, 수도기계화사단 등으로 구성된 7군단을 중심으로 북진을 시도하겠지만 황해도 이북 지역까지 진군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아무리 7군단이 최신예 K1A1 전차로 무장한 전력이라고 해도 북한군의 방공망이 제압되지 못해 대규모 공중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전력을 온전히 보존하고 준비된 방어진지에서 대규모 예비전력의 지원을 받는 평양방어사령부를 제압할 수 없다. 평안북도와 함경북도까지 진출하기는 고사하고 전선은 평양 남부인 황해북도 일대에서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황해북도에서 전선 고착화

이후 한국은 압도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력을 재정비해 평양 남부 방어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북한 전역으로 빠르게 진격하기는 어렵다. 우리 군에는 미군과 같이 종심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에 대한 보급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10년을 끈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보듯 미군은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난 뒤에도 수도 카불 일대에 대해서만 정치적·군사적 통제권을 가졌다.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대부분은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었다.

 

북한에는 20만 명의 특수부대와 770만 명에 달하는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 같은 예비전력이 있다. 이들은 북진하는 우리 군 기동부대에 유격전으로 맞설 수 있다. 후방 보급로를 집요하게 공격할 수도 있다. 우리 군은 이에 대응할 교리도, 병력도, 실전 경험도, 장비도 없다. 따라서 우리 군의 실질적인 진격 가능 한계는 평양-원산선을 넘지 못할 것이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전과 이라크 전에서 게릴라식 공격에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차량을 방탄 및 지뢰방호차량 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약 3만8000여 대에 달하는 국군 표준차량 4종 가운데 지뢰방호차량은 단 1대도 없다. 한국 육군의 시가전 능력은 최하급이라고 판단된다. 전차나 장갑차는 북한군이 분대별로 2정씩 보유한 RPG-7로켓을 방어할 장비를 갖고 있지 않다. 또 시가전에 유용한 무인 기관포탑도 없다. 실전적이지 못한 이런 장비 구성으로 인해 개성 등 대도시를 통과할 때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 육군 7군단의 K1A1전차, K-21장갑차, K-9자주포 등 기갑차량의 수는 1000여 대에 달한다. 이들 기갑차량에 1회 연료를 보급하려면 5t 연료보급트럭 300여 대가 동원돼야 한다. 이밖에 탄약, 식량 등 각종 물자도 대줘야 하므로 기동군단 보급 작전에는 적어도 수백여 대의 차량이 동원될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 북한 특수부대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지역에서 과연 보급부대가 무사히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까.

 

요컨대 우리 군의 반격 작전은 3무로 인해 정상적인 수행이 불가능할 것이다. 만에 하나 북한 전역을 장악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후에 ‘점령지 안정화’ 작전을 펼 부대가 없다는 문제에 직면한다.

 

아프가니스탄전을 보면 미군은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켰지만 이후 2만5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탈레반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군·경 20만여 명, 미군과 나토군 10만여 명 등 30만여 명의 병력을 투입했으나 아직도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는 아프가니스탄보다 더 심각하다. 무장, 조직력, 정신무장 수준이 더 뛰어난 20만 명의 특수부대와 770여만 명의 예비 병력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군은 24개 상비사단, 11개 향토사단, 4개 동원사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3개 사단은 개전 초 공방에 의해 치명적인 병력 손실을 입을 게 뻔하다. 11개 향토사단은 한국 후방에 투입된 북한 특수부대와 종북세력 소탕에 동원돼야 한다. 북한 안정화 작전에 실질적으로 투입 가능한 부대는 병력 손실이 적은 일부 상비사단과 4개 동원사단, 철책사단의 잔존 병력을 모아 구성한 몇 개 사단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아프간보다 힘든 ‘안정화’

이렇게라도 안정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국내 정치적 환경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 종북세력은 사상자 발생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반전 여론 확산을 꾀할 것이고 일부 정치세력 역시 이런 여론에 부화뇌동해 정부에 종전(終戰)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다. 일부 국민은 전기, 상하수도 공급 차질 등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이에 동조하리라고 본다. 군은 안정화 과정에서의 사상자 발생과 국내 반전 여론에 주요 점령지에서 철수하고 북한 지도부와 또다시 휴전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요컨대 한국군은 반격에 나서더라도 평양-원산선 이북으로 진격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고 기존 휴전선에서 약간 북상한 수준의 경계선에서 북한과 휴전 협상에 나설 것 같다. 북한은 휴전 협상 중에도 산발적인 탄도미사일 공격이나 테러 공작으로 한국 사회의 전쟁 피로감을 증대시킬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 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은 채 승전의 명분만 취할 것으로 보인다.

 

■ 핵·생화학무기 사용 상황

이와 같은 남·북한 1대 1 전면전 시나리오의 전제조건과 달리 북한이 핵이나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한국군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북이 생화학무기를 탑재한 스커드 미사일로 한국 공군기지들을 공격하는 경우 활주로 등 시설물뿐만 아니라 전투기 운용 인력도 큰 피해를 본다. 한국군은 며칠 동안 아예 전투기를 가동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이때 물량 면에서 북한군에 중과부적인 우리 육군이 공군의 지원 없이 휴전선 50km를 방어해내리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공군의 지원 없이는 서울이 순식간에 함락될 수 있다.

 

서울이 함락된 이후에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을까.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진다”라는 국방정보본부장의 발언은 이와 같은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라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국방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관심이 필요하다. 방어의 3무(無), 즉 미사일방어체계, 화력 전력, 첨단 공군력에 대한 우선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방어의 3무(無)를 3유(有)로 바꿔 개전 직후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승기를 잡는다면 이제는 반격의 3무를 3유로 바꿔야 한다. 기동군단 확충, 기동함대 건설, 보급전력 강화로 종심 작전 능력을 구비해 평양을 조기에 점령해야 한다.

 

평양 점령 이후 개마고원을 비롯한 함경도 지역 점령을 위한 산악전과 그 이후의 안정화 작전을 위해선 현재의 육군병력 감축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군 복무기간도 더 단축하지 말고 현상을 유지하거나 24개월 체제로 환원해야 한다. 복무기간을 1개월 단축할 경우 2개 사단 병력인 약 2만 명의 병력이 사라진다. 18개월이 되면 6개 사단이 허공으로 날아간다.

 

이를 위해선 군 통수권자의 강력한 의지와 정치권의 각성, 국민의 이해가 필요하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 ‘죽느냐 사느냐’를 놓고 전쟁에 달려드는 북한과 달리,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서 잃을 것이 너무 많은 우리는 ‘얼마나 덜 잃고 승리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각국 연구소들이 ‘제2의 한국전쟁’ 발발 시 수백만의 인명 피해와 수천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예측하고 있는 마당이다. 수십조 원짜리 ‘국방보험’은 현명한 투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터미널 쉼터 목련

                 

      남북한 군사력 비교

 

 

 

 

 

 

 

한국군 현실태 : 한국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북한군 전차에 이길 수 없는 한국 전차

한국군의 기계화사단은 막강하다. 170여대의 전차, 200대 가량의 장갑차, 그리고 72대의 자주포로 구성되는 한국군의 기계화사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려 2조7,600억원이나 투입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항공 전력과 정보 전력을 제외한 지상 전력으로만 싸운다면 미국의 어느 사단과 싸워도 승산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군과 싸우면 이기기 어렵다. 그 것은 무기의 성능 때문이 아니고 바로 잘못된 훈련방식과 진급심사시스템 때문이다.

 

역사를 지배한 기갑

얼마 전 인기 TV 드라마였던 ‘주몽’에서 고조선과 부여를 유린하는 한나라 철기병을 보았다. 물론 상당한 픽션이 가미되기는 했지만 고조선이 멸망하고 부여가 한나라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금방 드러난다.

 

바로 강력한 장갑으로 무장한 철기병의 위력이다. 이 같은 철기병은 초창기 철제무기로는 도저히 뚫을 수 없다. 철기병이 적진 깊숙이 돌격해 진형을 흐트러뜨리고 적의 사기를 떨어뜨린 후 혼란에 빠진 적진으로 본대가 총공격을 가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인 작전은 없다.

 

고구려 또한 동북아의 강자로 군림했던 이유 중 하나가 ‘개마기병’의 강력한 종심돌파 전술에 있었다. 고구려 개마기병은 말의 눈만 내놓고 모든 부분을 철갑으로 둘렀다. 사람 또한 목 분분까지 철갑으로 보호한 완벽한 장갑기병이었던 것이다.

 

활을 쏘아도 안 되고, 창으로 찔러도 안 죽는 무시무시한 장갑 기병대. 그런 장갑 기병대 수백기가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자욱한 흙먼지를 동반 한 채 돌격해 오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 개마기병대 앞에 오금이 저리지 않을 적이 어디 있겠는가. 임진왜란에서 우리 민족을 구원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 또한 기갑의 위력을 십분 활용한 분이셨다.

 

물론 이순신 장군이 올린 23전 23승의 신화는 치밀한 정찰, 완벽한 지형 숙지, 숙달된 훈련, 적을 능가하는 강력한 화력, 최강의 전투함인 판옥선 등 모든 분야를 두루 갖추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장갑함이라는 거북선의 역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다.

 

‘기갑’ 하면 반드시 회자되는 사람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육군의 기갑부대를 이끌었던 하인츠 빌헬름 구데리안이다. 구데리안은 히틀러에게 기갑을 통한 종심돌파 전격전을 제안해 오스트리아, 폴란드, 프랑스를 일거에 무너뜨리고 소련을 유린한 사람이다.

 

실제 오스트리아를 침공한 구데리안은 단 하루 만에 수도 빈을 함락시켜 항복을 받아냈고, 폴란드는 단 4일 만에 방어선을 무력화 시켰다. 그 유명한 프랑스의 마지노선은 벨기에의 아르덴 숲을 우회 기동하는 예상치 못한 전략으로 무너졌다. 소련 침공도 예외는 아니다. 구데리안은 소련의 광활한 영토를 종횡무진으로 휘저으며 모스크바를 점령했다. 특히 민스크에서는 30만명, 로크비스타 인근에서는 60만명에 이르는 소련군을 생포하는 믿지 못할 전공을 올렸다.

 

그의 전술은 강력한 장갑으로 무장한 전차를 앞세워 적의 종심을 돌파하는 것이다. 이때 측면을 공격하는 산발적인 저항은 완전히 무시하고, 철저히 적의 본대만 공격하는 작전을 구사한다. 본대가 무너지면 적의 사기는 급속도로 떨어지고, 기강은 와해되기 마련이다.

 

 

 

 

 

북한의 기갑 전격전 6.25

분단 후 소련의 지원을 받아 창설된 북한군 105 전차여단은 휘하에 107, 109, 203 전차연대 등 3개의 전차연대를 보유했다. 이때 편제된 전차는 역사상 최고의 전차라고 평가받았던 T-34 전차. 여기서 최고라고 하는 것은 ‘최강’의 뜻은 아니고 가장 효율적이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T-34 전차는 5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85mm 주포에 7.62mm 기관총 2문, 55발의 주 포탄을 장비하고 있다. 또한 493마력의 디젤엔진으로 시속 64km까지 달릴 수 있는데, 개전 초기 북한은 T-34 전차를 150대 가량 투입해 38선을 넘었다.

 

그 중 약 120대가 105 전차여단의 3개 연대에 배속된다. 각 연대 당 T-34 전차의 숫자는 39~40대. 요즘 우리 군의 시각으로 보면 대대급 규모의 부대였다. 북한군은 서울을 향한 기동 축선을 크게 3개로 설정하고 선두에 105 전차여단의 각 전차연대를 앞세웠다.

 

개성-문산 축선은 203 전차연대가 선봉이고 후미는 북한군 1사단, 6사단이 맡았다. 동두천-의정부 축선은 107 전차연대가 선봉, 후미는 4사단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포천-의정부 축선은 109 전차연대가 선봉이고, 북한군 3사단이 후속을 맡았다. 단 한 대의 전차도 보유하지 못한 한국군은 T-34 전차의 강력한 돌파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불과 이틀 만에 의정부까지 함락당한 후 미아리 고개에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 저항에 나서지만 이것도 얼마가지 못한다.

 

미아리에서 한국군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몇 시간 동안 진격을 못한 북한군은 마치 2차대전 때 우회기동으로 마지노선을 격파한 구데리안처럼 남양주의 홍릉 방면으로 2대의 전차를 우회 기동 시켰다. 후방에 전차가 나타났다는 소문에 미아리 방어선은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고, 채병덕 참모총장은 한강다리를 폭파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된다. 결과론이지만 전차 2대 때문에 서울 전체가 공황에 빠지고 함락돼 버리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전차가 주는 충격과 공포의 효과다.

 

도하 장비가 빈약한 북한군을 상대하기 위해 한강다리를 폭파하고 저항을 시작한 한국군 8연대와 18연대는 북한군 4사단의 도하를 잘 막아냈다. 하지만 한강철교를 수리한 북한군은 7월 3일 새벽 4시에 전차 4대를 도강 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전차 4대의 도강으로 결국 한강 방어선은 무너졌고, 북한군은 그 여새를 몰아 낙동강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오게 된 것이다.

 

한국군 전차의 종류

T-34 전차 150대에 의해 나라가 멸망할 뻔 했던 우리 대한민국은 전차 전력 확보에 많은 공을 들였다. 현재 북한의 전차는 약 3,800대며, 한국군의 전차는 약 2,300대 정도다.

 

하지만 1987년 ‘88전차’라는 닉네임으로 탄생한 K-1 전차의 대량 양산 이후 남북한의 전차 전력 격차는 점점 줄어들었다. 현재는 수적 열세를 질적 우세로 커버하고 오히려 더 강력한 전차 전력을 구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다. 먼저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차를 살펴보자.

 

한국군 전차 중 가장 약한 전차는 M-48A3K다. 이 전차는 90mm 전차포를 장착해 공격력도 빈약하고 주물로 만든 구형의 장갑은 최대 두께 178mm로 북한이 보유한 T-62의 115mm 전차포를 막아 낼 수 없다. 결국 전차끼리 맞붙는 기갑전에는 부적합한 전차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주로 전차가 기동하기 힘든 동부전선에 배치돼 있으며, 총 38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M-48A5K. 이 전차는 90mm 전차포를 장착한 M-48A3K를 105mm 전차포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방어력은 M-48A3K처럼 빈약하지만 공격력은 강력해 북한의 T-62 전차를 충분히 격파할 수 있는 유용한 전력이다. 보유 대수는 총 500여대.

 

최초의 국산 전차인 K-1 전차는 모두 1,027대에 달하며 각 기계화 부대에 배치돼 있다. 기동 중에도 주포를 발사할 수 있고, 사격 중에도 다른 표적을 확보할 수 있는 ‘헌터-킬러’ 기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대부분의 전차가 정지간의 사격만 할 수 있는데 반해 기동사격과 야간사격 기능이 있는 K-1 전차는 105mm 주포를 탑재했지만 북한의 모든 전차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K-1 전차의 105mm 주포는 M-48A5K와 같은 모델인 M68 강선포다.

 

여기서 105mm, 120mm, 그리고 125mm 주포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자. 러시아,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들이 주로 125mm 주포를 탑재한다. 이에 맞서 서방세계도 120mm 주포를 탑재한 전차를 개발하게 됐다. 특히 1990년대 초반 북한이 125mm 주포를 탑재한 T-72 전차를 도입했다는 정보가 있자 우리군도 이에 대응해 K-1 전차의 주포를 120mm로 업 건(UP-GUN)하는 개량사업을 실시한다. 이 전차가 바로 현재 한국군 최강의 전차 K1A1이다.

 

K1A1은 지난 2002년부터 양산되기 시작해 2008년까지 총 480여대가 생산될 계획이다. 대당 가격은 약 45억원. 그리고 35대로 소수지만 러시아 전차 중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T-80U 전차도 보유하고 있다. 6공 시절 러시아에 빌려준 차관을 현물로 받는 사업인 ‘불곰사업’을 통해 들어온 T-80U 전차는 1개 대대가 편제돼 역시 러시아제 BMP-3 보병전투차 2개 대대와 함께 동부전선에 배치돼 있다.

 

내친김에 한국군은 세계 최강의 전차를 개발했는데, 그것이 바로 XK-2 흑표전차다. 흑표전차는 적의 대전차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기능은 물론 탄약수가 필요 없는 자동장전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또한 K1A1 전차에 비해 약 30% 강력해진 55 구경장 120mm 주포, 인공지능 사격장치, 적 기갑의 상부를 공격할 수 있는 원거리 곡사포 기능 등 실로 엄청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가격은 약 100억원 정도. 한국군은 이 XK-2 전차를 약 800대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국군 전차부대 현황

한국군은 현재 수도기계화사단, 20사단, 26사단, 30사단, 11사단, 8사단(기계화 창설 순) 등 6개의 기계화보병사단이 있다. 또한 각 군단 예하에 군단 직할의 기갑여단 5개를 두고 있다. 그리고 해병대 1사단에도 강화된 전차대대가 있는데, 이 모든 부대들이 북한군 전차보다 훨씬 우수한 성능인 K-1 전차 이상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기동군단인 7군단 휘하의 수도기계화사단과 20사단은 120mm 주포를 장착한 K1A1 전차를 편제하고 있다. 또한 ADD와 로템이 개발한 XK-2 전차가 양산되면 최우선적으로 7군단에 보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신예 국산 보병전투차인 XK-21도 양산과 동시에 7군단에 배치 될 계획이다.

 

그러면 이런 기계화사단을 하나 만드는데 얼마의 돈이 들까. 2010년경 XK-2 전차와 XK-21 보병전투차로 재편될 20사단을 예로 들어보자. 부지, 건물, 인적자원, 각종 보급자원 등은 배제하고 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 기갑장비만 계산한다. 기계화보병사단에는 기본적으로 기갑 수색대대 1개와 4개의 전차대대, 5개의 기계화보병대대(장갑차), 4개의 자주포대가 있다. 이것을 숫자로 환산하면 약 170여대의 전차와 200대 가량의 장갑차, 그리고 72대 가량의 자주포가 필요하다. 이를 가격으로 환산해 보자. 100억원짜리 XK-2 전차가 1조7,000억원, 40억원짜리 XK-21보병전투차가 8,000억원, 그리고 37억원짜리 K-9 자주포가 2,664억원이니 눈에 띄는 기갑장비의 가격만 해도 총 2조7,6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이 부대의 외형적 전력은 항공 전력과 인공위성 등 정찰 및 정보 전력을 빼고 포·전·보 등의 순수 지상 전력으로만 싸운다면 미군의 어떤 사단과도 승산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북한군과 싸워도 압승할 수 있을까. 필자는 우리군의 강력한 기계화 부대들이 외형적으로는 북한을 압도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북한에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기의 성능 때문이 아니고 훈련시스템 때문에 그런 불행한 규정을 내리게 된다.

 

이상한 한국군의 기갑부대

전차에는 두 개의 탑승 공간이 있다. 첫 번째로 포탑 안에 전차장과 포수, 탄약수가 탑승해 전투를 벌인다. 전차장은 전차장 조준경을 통해 표적을 확보, 포수에게 사격명령을 내린다. 그러면 포수는 전차장의 표적 지정에 맞춰 해당 표적을 조준, 사격을 한다. 이때 탄약수는 전차장이 원하는 종류의 포탄을 꺼내 포에 장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XK-2 전차나 T-80U 전차같이 자동장전장치가 있는 전차는 탄약수가 없는 대신 기계가 자동으로 원하는 종류의 포탄을 포에 장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두 번째 탑승 공간은 조종석. 거대한 탱크의 덩치와 달리 조종석은 상당히 협소하다. 그도 그럴 것이 적 전차의 포탄을 방어하기 위해 탱크의 전면 장갑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두껍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조종석의 의자는 승용차 운전석을 뒤로 반쯤 눕힌 것처럼 각도가 크다. 조종수는 그 의자에 눕듯이 앉아 잠망경을 통해 밖을 보며 조종을 하는 것이다. 조종석의 뚜껑을 ‘해치’라고 하는데, 전차는 적의 포탄으로부터 조종수를 보호하기 위해 아주 조그만 4~5개의 창을 가진 잠망경을 통해 보고 조종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승용차를 운전하듯이 똑바로 앉아서 운전하는 것과 달리 반쯤 누워서 잠망경을 통해 밖을 보며 조종을 하는 것. 이것은 인체 메커니즘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부단한 훈련을 하지 않으면 능숙해지기 어렵다. 승용차를 운전할 때 정면으로 햇빛이 비치면 선바이저를 조금 내리고 운전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앞 유리창의 면적이 조금 작아졌을 뿐인데도 금방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55톤짜리 탱크를 반쯤 누워서 잠망경을 통해 밖을 본다면 얼마나 많은 훈련을 해야 능숙한 조종수가 되겠는가.

 

지난 2002년 우리나라를 반미의 촛불로 넘실거리게 했던 ‘효순이, 미선이 사건’도 바로 미군 장갑차 조종수가 해치를 닫고 조종하다가 일어났다. 시야가 좁아져 여중생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서 생긴 사고였던 것. 하지만 사고를 두려워하는 우리 한국군은 일반도로뿐 아니라 전용 훈련장에서도 조종석 해치를 열고 의자를 세워 머리를 밖으로 내밀고 조종을 한다. 이는 비단 전차뿐만 아니고 장갑차, 자주포도 마찬가지다. 특히 용맹의 상징인 해병대의 상륙돌격 장갑차마저도 조종석 해치를 열고 머리를 내민 채 조종을 한다.

 

만약 전시에 어느 골짜기를 돌아가다가 적 전차를 만났을 경우를 가정해보자. 언제 해치를 닫고 전투를 하겠는가. 조종수는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적 전차의 공격뿐만이 아니다. 북한군의 박격포가 시한신관을 사용해 전차 상부에 포탄을 터트려 버린다면 조종수는 그 파편을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된다. 북한군이 보유한 그 어떤 무기로도 파괴할 수 없는 세계 최강의 전차가 어이없게도 보병무기인 박격포에 무력화될 수 있는 것이다.

 

박격포뿐인가. 북한군은 분대 당 1명의 저격수를 운용하고 있다. 저격수가 가진 소총으로 조종수를 저격해 버린다면 전차는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해병대의 상륙돌격 장갑차는 해치를 완전히 열지는 않는다. 해치를 머리에 이고 얼굴을 밖으로 내민 채 조종을 한다. 하지만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떠오려 보라. 전방의 해안 참호에서 기관총을 비 오듯이 갈겨 대는데, 해치를 머리에 이고 얼굴을 밖으로 내민 조종수가 생존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데 더 웃기는 일은 독수리훈련 등에서 우리 해병대와 같이 훈련하는 미 해병 상륙장갑차는 똑같은 지점을 공격하면서도 반드시 해치를 닫고 조종을 하는 것이다. 미국 해병대와 우리 해병대의 상륙장갑차는 모델마저도 똑같은데, 훈련에 임하는 자세는 이렇게 다른 것이다.

 

그러면 주변국은 어떤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우리 주변국은 훈련을 할 때 반드시 해치를 닫고 조종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모든 나라는 물론이고 인도, 파키스탄 등도 반드시 해치를 닫고 조종을 한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만 해치를 열고 머리를 밖으로 내민 채 조종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진급심사 시스템 개선해야

유사시에 북한이 보유한 전차군단을 격퇴하고 고속 기동전을 펼쳐 최단시간에 평양을 점령, 전쟁을 조기종결 시켜야 할 우리 전차부대들. 그러나 현실은 북한의 보병분대에게도 무력화 될 수밖에 없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매일 훈련해도 될까 말까 한데, 1년에 몇 번 연병장에서 해치를 닫는 전투조종 연습을 하는 것이 고작인 게 우리 기갑부대의 현실이다. 한국 지형 특유의 논두렁과 밭두렁을 용맹하게 타넘어야 하고, 도로 옆으로 나있는 실개천도 넘어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시가전에서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야 할 때도 있을 텐데, 연병장에서 몇 번 연습한 것 가지고 어떻게 실전에 능숙한 조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전차의 생명은 기동에 있다. 구데리안의 독일 전차군, 북한군의 T-34 전차들도 끊임없이 기동했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었다. 100억원짜리 전차, 40억원짜리 장갑차면 뭐하나. 조종수가 죽으면 기동도 할 수 없는데. 훈련에서의 기량이 실전에 100% 발휘되기를 바라고 그 힘든 훈련을 한다. 하지만 한국군은 사고가 두려워 아예 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 얼마나 큰 문제인가.

 

비싼 가격의 고성능 전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차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군 생활할 때 훈련 중 사고가 발생하면 모두가 무의식중에 중얼거리는 말이 있다. ‘큰일 났다. 우리 부대장 진급에 지장 생기겠다.’ 적극적인 훈련행위를 하다가 생긴 사고는 인사고과에 결코 반영 되서는 안 될 것이다. 비록 규정에는 없더라도 정상적인 훈련행위 중 발생하는 기물파손, 인명사고 등이 진급에 영향을 주는 그런 풍토는 없어져야 한다. 비록 100억원짜리 전차를 완전히 부숴버리는 사고를 내더라도 진급에 지장이 없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비로소 우리 한국군은 북한군을 상대로 필승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기갑부대의 가장 큰 적은 북한군의 T-62 전차가 아니라 복지부동의 훈련자세인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 한국군도 다른 나라처럼 조종석 해치를 닫고 기갑 본연의 자세 그대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해야 한다.

 

 

 

 

한.일해군이 동해에서 전투를 벌인다면?

 


한국과 일본 해군간에 전투가 벌어진다면 그 결과는 ‘굴욕적’이기는 하지만,우리 해군이 ‘KO패’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방력 강화를 위한 시민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www.KoreaDefense.Net)’의 신인균 사무처장은 21일 한·일 해군력을 비교한 글에서 “양국 해군간에 전투가 벌어질 경우 우리 해군의 KD-2 구축함 3척과 KD-1 경구축함 2척이 격침돼 2조원 상당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그보다도 아까운 우리 해군 장병 1000명이 수장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신 사무처장에 따르면 양국 해군은 일단 규모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우리 해군은 함대함 전투가 가능한 전투함을 37척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일본 해상자위대는 우리 해군의 기동전단과 같은 개념인 호위대군이 4개가 있다.우리 해군은 2015년에야 1개의 기동전단이 완성된다는 점을 상기할 때 그 차이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일본 전투함의 수는 62척이지만, 크기와 장착 미사일의 수 등은 우리 해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잠수함에 있어서도 우리는 수중배수량 1200t짜리 9척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3600∼2500t급 23척을 갖고 있다. 우리가 8대 갖고 있는 초계기를 일본은 무려 100대나 보유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동해(1함대)와 평택(2함대),부산(3함대)에 각각 함대를 두고 있다. 특히 부산에 있는 3함대는 사령부를 두고 있으면서도 전용 부두가 따로 없어 진해의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신 사무처장의 예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독도 인근 수역에서 양국 해군 사이에 전투가 발생할 경우 서해에 있는 2함대는 동해로 갈 시간이 없고,북한을 견제해야 하므로 움직일 수도 없다. 진해에 있는 3함대는 사세보에서 공격하는 2호위대군에 의해 진로가 막혀 대한해협도 통과할 수 없다. 우리가 일본 함정에 미사일을 발사한다 해도 일본의 이지스함인 묘코함과 쵸카이함의 지휘에 의해 모두 요격 당할 것이며 KD2 구축함들은 일본의 미사일에 허무하게 쓰러지고 만다.

신 사무처장은 “우리나라가 국방력 강화를 게을리한 처참한 결과”라면서 “현대 해전은 이순신 장군처럼 지형 지물을 이용한다거나 용기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의 해군력 세계 3위인 반면 우리나라는 11위에 불과하다”면서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또 “이 비참한 예상을 뒤집으려면 ‘국방개혁2020’계획을 다시 세우고 해군의 계획대로 3개의 기동전단 체제로 가는 방법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포천변 벗꽃과 개나리

 

군 고위 인사 방산업체 주식 보유 논란

 

군 관련 고위 인사의 방산업체 주식 보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관보에 게재된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신고를 바탕으로 본지가 취재·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방효복 국방연구원장의 부인이 군 작전 시뮬레이션 업체인 심네트의 주식 4348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 소요를 검증하고 사업 타당성을 조사하는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의 최고책임자 부인이 방산업체 주식을 보유한 것은 액수를 막론하고 도덕적 해이를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 업체가 여러 차례에 걸쳐 국방 관련 사업을 수주하고 현재도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관련 인사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해당 업체의 사정을 누구보다 소상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업체는 일반인의 주식 구입이 쉽지 않은 비상장회사다. 그런 만큼 일반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선 군 관련 고위 인사의 부인이 이 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군단장인 김유근 중장과 국방대 총장인 박삼득 중장이 탄약을 생산하는 방산업체 풍산의 주식을, 군사령부 부사령관인 한동주 중장의 부인은 국산 초음속 훈련기 등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KAI)의 주식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가 최근 판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문제는 “액수가 얼마 되지 않아 별문제가 없다고 봤다”는 국방연구원 감사팀의 해명이다. 군 관련 고위 인사들이 맡고 있는 직책을 감안하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이렇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도덕적 해이 문제에 얼마나 무감각한지를 짐작할 수 있겠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원의 방산업체 주식 보유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군 관련 인사들의 방산업체 주식 보유와 관련한 지침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군 조달사업에서 철저히 ‘갑’인 위치를 활용해 다른 투자자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군수업체 주식투자를 할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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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사건, 허술한 방공망, 갈팡질팡 국방부

 

무인기 사건 축소

국방부가 파주와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정찰기에 대해 “북한의 소행 가능성을 두고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힌 것은 그제 오후였다. 지난달 24일 처음 발견된 지 무려 9일 만이다. 파주 무인기가 수상하다며 등산객이 신고한 뒤에도 군은 대공(對共) 용의점이 없다고 발표했다. 백령도 무인기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면 군은 청와대 영공이 북한에 뚫린 사실도 은폐하려 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국방부는 2일 브리핑에서 파주 무인기의 카메라 성능을 평가절하하면서 무인기의 청와대 접근 여부나 무인기가 찍은 사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3일 한 매체에는 파주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에서 ‘24일 오전 9시 22분 02초’에 찍었다는 사진이 실렸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가 새어나간 책임을 물어 국방과학연구소장을 문책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쪽은 이번 사건의 축소, 은폐와 부실 대응 의혹을 받고 있는 국방부다. 심지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예산으로 30조 원 이상을 써도 북한 무인기가 어디서 발진했는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 많은 혈세를 쓰고도 국민이 안보 불안에 떨어야 한다는 말인가.

군이 북의 도발을 축소, 은폐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때 해군 2함대사령부는 ‘어뢰 피격으로 판단된다’는 천안함의 보고를 상부에 전하지 않았다. 합참은 폭침 시간도 조작했다. 국방부는 위기관리반을 소집하지 않고도 소집했다고 장관에게 허위 보고했다. 2012년 강원 고성군 전방초소에서 발생한 ‘노크 귀순’ 때는 북한 군인이 우리 군 막사의 문을 두드려 귀순했음에도 “CCTV로 확인했다”고 거짓 보고를 했다가 장성 5명과 영관급 9명이 문책 당했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명백한 경계 작전 실패와 상황보고 체계상 부실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작년 이맘때는 북의 잇단 도발 위협에 군이 경계 태세를 강화한 상황에서 탈북자가 훔친 어선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월북해 김 장관이 또 사과를 했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북의 도발을 가차 없이 응징하겠다”고 수도 없이 공언해 왔다. 작년 말 김 장관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 동향 파악을 위한 정보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며 각종 감시정찰장비를 늘려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무인기 사건을 보면 말짱 빈말이다. 예산 부족을 탓하기에 앞서 늘어진 군의 정신 상태부터 뜯어고쳐야 하는 것 아닌가.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국가시설인 청와대 영공이 북에 무방비로 뚫린 이번 사태를 또 한 번의 의례적 사과로 넘어갈 수는 없다. 김 장관부터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북한 무인 항공기들이 청와대 등 남한 상공을 정찰한 사건에 대해 군 당국이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소형 비행체가 백령도 근처에서 레이더에 포착됐던 정황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다른 북한 무인항공기가 대남 정찰 임무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북한으로 귀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 이 무인기들이 틀에서 찍어내는 금형 방식으로 제작되는 등 대량생산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북한 무인기 사태가 점점 심각한 상황으로 밝혀지는 가운데 군 당국의 축소 은폐 의혹 및 말바꾸기에 대해서는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4일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에 대해서는 군 당국과 국가정보원 등이 합동조사에 나섰지만 일주일간이나 이것이 북한제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 문제는 지난달 31일 백령도에 또다른 무인기가 추락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넘어갔을 지 모른다. 군당국은 지난 2일에야 비로소 이 무인기가 파주와 서울 지역을 촬영했으며 북한제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군 당국의 대응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토에서 200장에 가까운 사진을 찍고 그중에는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비교적 선명한 청와대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북한은 일단 유사시 특수부대 침투경로를 확인하고, 우리 해병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백령도 등 서북 도서에 직접적인 포격 도발을 하기 위해 사전 정찰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군은 당연히 북한이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심부터 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도 발표나 대책회의가 늦어진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청와대 상공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것은 일단 수도방위사령부와 대통령 경호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또 김관진 국방장관이나 무인기 합동조사의 실질적 책임자인 이재수 기무사령관도 역시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무사가 당초 이 무인기가 북한제인지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보고하지 않았다면 보고 태만이거나 은폐 시도이다. 만일 국방장관이 보고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파주에서 무인기가 추락한 지 무려 9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이 문제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북한은 최근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해상사격을 하는등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미국의 국방예산 삭감으로 인해 한반도 유사시 후속병력을 증파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이면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도 안이한 경계태세로 국민에게 안보 불안을 안겨준 것이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4일 "시험용 무인정찰기라고 하더라도 시험용이 이렇게 드나들 정도로 우리 하늘이 이렇게 허술했는가"라며 "북한군이 '똑똑' 노크하고서야 귀순한 것을 알았던 '노크귀순' 사건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개탄했다. 6·25전쟁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김관진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현재 초보적 사진촬영 정도라면 구글 사진과 유사한 수준이므로 아직 안보상에 심각한 위협으로는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사진촬영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무인기의 존재나 영공 침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는데 있다. 군의 정보 수준과 경계 태세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군의 각성(覺醒)을 촉구한다.

 

국방부는 지난 2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에서 제작된 초보 수준의 정찰용으로 판단된다고 1차 발표했다. 기체 배터리에 북한말이 표기된 점, 북한지역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의 연료가 남아 있었던 점, 민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십자형 낙하산으로 착륙하는 방식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몇가지 궁금증이 남는다.

군은 북한지역에서 발사대를 이용해 무인기를 이륙시킨 뒤 휴전선을 넘어와 파주에서 사진촬영을 시작, 청와대까지 찍고 돌아가다가 어떤 이유에선지 중간에 착륙한 것으로 분석했다. 파주 무인기는 발견 당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분석 결과를 보면 추락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낙하산에 매달려 착륙했고 기체 상태가 온전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최소 수백m 상공에서 낙하산 없이 떨어졌다면 기체가 파손돼야 정상이다. 최소한 착륙 과정 만큼은 정상적이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최초 발견자는 경찰에서 "낙하산에 매달린 무인기가 천천히 내려왔다"라고 진술했다.


왜 북한지역으로 복귀하지 못했을까?

당시 바람의 영향은 없었다. 경찰은 "무인기 발견 당시 파주지역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람 때문에 복귀 항로를 잃고 중간에서 착륙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군 당국은 기계적인 오류로 중간에 착륙했거나 애초 착륙 좌표를 잘못 찍었을 가능성 등을 확인 중이다. 무인기 기술이 발달하고 부품이나 보조 장치 가격이 싸졌는데 초보 수준의 무인기가 사용된 것도 궁금한 대목이다.

군은 파주 무인기가 군사나 테러 목적, 고도의 정찰 수준이 아니라 일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시간 영상 송·수신이 불가능하고 소형 카메라로 정지영상을 촬영한 뒤 회수하는 방식이며 실제 찍힌 사진도 구글에서 받는 것(위성사진)보다 해상도가 낮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때문에 고도의 정찰 활동이 아니라 값어치 낮은 무인기를 활용한 초기 단계의 정찰이나 우리 방공망을 시험하기 위해 무인기를 띄웠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사진촬영이 파주지역에서 시작된 데다 촬영 시작점 인근에 착륙한 점, 탑재된 카메라 렌즈의 초점 링을 청테이프로 고정한 점 등은 북한지역이 아닌 누군가가 파주지역에서 무인기를 이륙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이륙 후 특정지점부터 촬영하려면 고도의 기술로 프로그램을 입력하거나 GPS를 활용해야 한다는 게 수준급 동호인의 설명이다. 한 무인기 전문가는 "북한에서 제작된 게 확실시되는 만큼 어떤 경로로, 어떤 목적으로 무인기를 보냈는지 정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의 향후 대응도 우왕좌왕이다. 기존의 레이더로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는 데 제한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탐지 가능한 저고도 레이더를 조속히 도입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답변 외에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예산 타령만 해대고 있다. 이미 백령도에서 또 다른 무인기가 정찰 후 북으로 복귀한 정황까지 드러났는데 레이더 도입 이전에는 병사들이 하늘만 쳐다봐야 한다는 건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국방부 장관도 인정했듯 좀 더 발전하면 자폭기능까지 탑재할 수 있는 북한 무인기의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은 이제라도 명쾌한 해법을 내놓고 미더운 존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새벽 가로등과 벗꽃

 

주한 미군사령관 발언

미국 국방예산 삭감의 후폭풍이 한반도에 미치기 시작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그제 미 하원 국방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있거나 위기가 고조될 때 병력을 신속히 배치해 대비해야 하지만 재정적 문제로 후속 부대가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한 한반도 방어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 남침에 대비해 ‘작전계획 5027’을 세워두고 있다. 유사시 미군 병력을 신속히 추가 투입해 한국군과 힘을 합쳐 북한 목표물을 타격하는 작전계획이다. 한반도에 투입될 수 있는 미군 전력은 가히 위력적이다. 미국 본토와 일본, 하와이, 괌 등의 미군 69만여명과 함정 160여척, 첨단 항공기 2000여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작전계획이라도 실행할 수 있을 때 실효성을 갖는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말은 이 계획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니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의 발언은 예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부채를 감축하기 위한 미국의 재정정책과 미군 감축 계획을 놓고 보면 결코 엄살이 아니다. 미국의 재정난이 한·미동맹의 방어전력을 약화시킬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미국은 외교·군사 정책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이동하겠다고 했다. 한반도 안보 공약도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 말을 믿어도 되는가. 의지는 분명하지만 실천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북한은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엊그제 “오직 총대로 최후의 승리를 이룩해야 한다”고 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을 향해 포격을 가하고 무인항공기까지 청와대 상공에 띄웠다. 4차 핵실험 위협도 한다. 안보 위험은 커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자면 안보태세를 더 굳건하게 다져야 한다. 한·미동맹 체제를 공고히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해결할 방도는 한 가지다. 우리의 안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2020년까지 병력 18만명을 감축하는 ‘국방개혁 2020’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계획에서 국방예산 증가율은 연평균 4.8%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 되더라도 물가를 감안하면 동결에 가깝다. 축소 지향적인 국방예산 정책으로는 자주국방을 이루기 힘들다. 예산이 새는 구멍은 없는지 면밀히 따져 재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돈만 쓰고 효율은 떨어지는 무기체계에 따른 누수는 없는지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악화된 우리의 재정난을 이겨내고 안보태세를 강화할 수 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경고에서 국방정책이 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