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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강남의 가을 5 : 추석을 보내며...... 2

 

 

강남의 가을 5 : 추석을 보내며...... 2 (서울숲~남산길 걷기)

 

 

 

                                                                                             서울숲 입구 전경

 

오늘은 추석연휴 주말 토요일이다. 딸부부와 같이 산행을 가기로 한 날이라 새벽 자전거 길에 김밥을 사려 하였으나 김밥집들이 아직 연휴라 대부분 문을 닫아 사지 못하고 과일, 떡, 음료수 등을 준비하여 10시경 딸 부부와 출발하였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교대-선능에서 새로난 분당 연장선을 타고 한강을 지하로 지나 서울숲 역에서 내렸다. 지하철 출구 밖으로 나오니 가을 햋빛은 찬란하게 빛나고 하늘은 청명하여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는 서울숲으로 들어가 몇 군데 구경을 하고 응암산 쪽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서울숲은 매우 넓은 곳이라 한 번에 모두 구경하기도 힘들다. 이곳은 원래 뚝섬 경마장이 있던 곳이다. 서울 뚝섬이 고향인 마누라와 결혼 후 큰 동서와 처남과 같이 주말에 이곳 경마장에 온 적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성 소리가 들리고 마권 판매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매회마다 열심히 마권을 구입하는 광경에 놀랐다. 큰 동서와 처남은 가끔 이곳에 오는 모양이었다. 경주마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고 오늘은 어느 어느 경주마 조합이 우승 가능성이 높다며 마권을 몇 장 구입하여 경주를 지켜 보았다. 출발 신호 와 함께 경주마들이 힘차게 달리기 시작하였다.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말 위에는 기수들이 엉덩이를 든채 연신 채찍을 내리치고 있었고 말이 추월하여 순서가 뒤바뀔 때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도 마권을 산대로 기대하고 있는 말이 1, 2위로 꼴인 하기를 조마조마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한 마리가 1등이나 2등하면 다른 말이 처지고, 기대한 말이 1, 2위로 들어오다가 결승점 근방 직전에 다른 말에게 아슬아슬하게 추월당하는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마였다. 곧 기대한 말이 1,2위를 할 것 같고 돈만 여유있다면 계속 투자할 것 같았다. 그러나 결국 우리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고 허탈한 마음으로 한 번 더 마권을 사면서 다음 경기를 잔뜩 기대했지만 결국 기대에 어긋났고 돈은 경마장에 털리고 말았다. 마권에 기대한 말이 1,2위로 들어오면 투자한 원금의 몇 배에서 몇 백배까지도 가능한 것이 경마의 유혹이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마권을 사지 않고 조금 더 구경을 하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경마나 주식, 도박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 요즘은 경마장을 가지 않고도 시내 곳곳에는 사설경마장이 생겨 화상으로 실내경마가 가능한 곳이 수두룩하다. 점포만 열면 사람들이 몰려들고 대부분 털리고 가니 엄청난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것이 경마업이다. 한국 마사회의 년간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러한 사설경마장까지 인.허가를 해준다면 그 먹이사슬은 엄청날 것이다.

 

또 언젠가 서울 시내 한 빠찡고장에 지인의 안내로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기계를 돌리고 있었고 가끔 이곳 저곳에서 경광등이 켜지고 경고음을 올리며 돌아가면 짹이 터졌다며 종업원들이 고함을 치고 호들갑을 떨고 장내 손님들이 모두 부러운듯이 바라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이 충혈되어 있었고 담배를 꼬아물고 커피를 마시거나 컵라면을 먹으면서 열심히 바찡고 기계를 돌리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10만 원권 수표를 앞에 수복히 쌓아 놓고 열중하는 사람도 보였다. 몇 날 며칠을 도박장에서 밤을 세웠는지 어떤 사람은 꽤째째한 얼굴에 머리는 헝클어지고 눈은 초점을 잃은 모습으로 신사복을 입고서 도박에 빠진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불쌍하게도 보였다. 이처럼 도박장도 엄청난 수입을 올리는 황금업종이다. 그래서 그런 업종의 인.허가에 수많은 지자체 공무원, 재벌, 검.경찰, 국정권, 국세청 등 공무원, 그리고 권력기관, 조폭들의 먹이사슬이 얽혀 있을 것이다. 

 

강원랜드가 생기고 나서 수많은 사람들이 가산을 탕진하고 노숙자가 되었고 몸을 파는 여자들까지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는 뉴스를 볼 때 마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동물인 모양이다고 생각된다. 경정, 경륜, 당구, 바둑, 골프, 도박장 등 이런 도박업은 인간의 교묘한 심리를 이용하여 일확천금을 부추기고 가능성을 다소 보여주며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사람들을 유혹하여 돈을 털고 있으며 통상 사람들은 자제심이 없고 주머니가 든든하냐 아니냐를 떠나 대부분은 그러한 유혹을 극복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도박에 빠진 사람은 자신과 가정은 물론 패가망신 당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횡단보도를 건너 서울숲을 들어서니 방향 가늠이 잘되지 않는다. 모두 초행길이라 가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선 가로질러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응봉산 방향으로 걷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서울숲을 검색해 보았다.

 

 

서울숲

 

 

서울숲의 위치는 서울특별시 성동구 뚝섬로 273번지 일대에 원래 경마장이 있었던 곳을 숲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서울숲

공원개요

  • 당초 골프장, 승마장 등이 있던 뚝섬일대를 주거업무 지역으로 개발할 경우 약 4조원에 달하는 개발이익이 예상되었으나 서울심들의 웰빙공간을 영국 하이드파크(Hyde Park) 뉴욕센트럴파크 (central Park)에 버금가도록 마련하고자 공원조성사업비 235.259백만원을 투자하여

    - 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숲
    - 시민과 함께 만드는 참여의숲
    - 누구나 함께 즐기는 기쁨의 숲인 서울숲을 조성함

면적

  • 1,156,498㎡ (약 35만평)

개원

  • 2005. 6. 18

주요시설

  • 5개 테마공원 : 문화예술공원(220,000㎡), 자연생태숲(165,000㎡), 자연체험학습원(85,000㎡), 습지생태원(70,000㎡),
    한강수변공원(66,000㎡)
  • 주요시설 : 야외무대(4,000㎡), 서울숲광장(6,900㎡), 환경놀이터(3,000㎡), 자전거도로, 산책로, 이벤트마당, 곤충식물원 등

주요식물

  • 수 목 : 소나무, 섬잣나무, 계수나무 외 95종 415,795주
  • 식물원 : 선인장 등 231종 7,755본
  • 초 화 : 개미취, 구절초, 갈대 외 8종 3,250본

 

 

요도를 보니 응봉산 방향은 비봉교를 지나 가면 지름길이라 서울숲을 구경하고 서쪽으로 가면 비봉교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진입하였다. 그러나 서울숲은 너무 넓은 관계로 시간을 허비하기 쉽고 가을 햋빛이 따가울 정도로 강렬하다.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하다. 지난번 자전거로 뚝섬에 오는 길에 이곳에 들런 적이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도 한참을 달려야 반대편이 나올 정도로 넓다. 드문드문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젊은 커플도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도 보이고 나들이 나온 어린이도 보인다. 추석연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는 편이다.

 

조금 걸어가니 나비정원이 나타났다. 정원안에 들어서니 각종 나비들이 사방에 날아다니고 나비집과 애벌레도 보이고 꽃마다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마누라와 딸은 연신 탄성을 발하면서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에 감탄하고 있다.

 

 

 

나비정원에는 각종 나비들이 양육되고 있었는데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손을 가까이 다가가도 달아나지 않고 꽃의 꿀만 열심히 빨고 있다. 나비의 천국같지만 정말 천국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휴대폰으로 근접촬영을 해도 달아나지 않고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 신기하다. 요즘은 오염된 세상이라 나비들이 그리 많지가 않은데 이런 곳에서 집단으로 양육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새롭다.

 

농촌에는 반딧불도 사라지고 있고 개구리, 메뚜기, 토종벌 등 국산종 곤충들이 외래종과 농약, 요염된 자연환경으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자연이 휘손되면 곤충과 동물들이 사라지고 황폐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동물은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에서 살아갈 수가 있다. 오곡이 풍성하게 수확이 되려면 기후가 적절해야 한다. 지구 기상 변화는 이러한 식량 생산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파괴하긴만 하고 복구하지 못하면 지구는 병들고 만다.   

 

 

 

내 모자위에도 나비가 달라붙어 날아가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는 모습을 찍었다. 이 나비는 나와 같이 이곳을 탈출하려는 모양이다. 그러나 밖으로 나간다 해도 변화무쌍하고 오염된 자연에서 과연 잘 살아갈 지도 의문이다.

 

 

 

다음에는 옆에 있는 식물 곤충 정원에 들어가 구경했다. 각종 선인장과 화초들이 아릅다운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

 

 

 

 

 

서울숲을 삥삥 돌아 사슴 농장에 들러 사슴을 구경했다. 사람들이 먹이를 주고 해서 그런지 무서워 하지 않는다. 사슴 대가족이 한가롭게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맹수들의 위협이 없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이곳에서 사는 저들은 과연 삶이 행복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자유가 구속된 상태에서 아무리 배가 불러도 사슴은 모르겠으나 인간은 자유를 갈망하기 마련이다.

 

가난해도 자유가 그립고 배고파도 자유가 그리운 것이 인간이다. 정치적인 권력에, 종교적인 구속에, 힘센자에 의한 통제에 인간은 대부분 자유롭지 못했다. 노예처럼 살아야 했고 그들에게 수탈을 당하며 살아야 했다. 어떤 종교집단은 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자살폭탄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부추기고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그들이 조종하는 대로 자살폭탄을 안고 폭사하고 있다. 그것이 종교적인 의무이며 천구으로 가는 길이라고 그들은 교육시키고 있다.

 

종교집단이나 정치집단이나 대부분 탐욕과 부패로 망하게 되어 있다. 종교지도자들은 신을 빙자하여 아무리 그럴듯한 사상과 이념으로 천국을 내세우지만 종국에는 모두 부패와 독재, 무능으로 몰락하게 되어 있다. 건축헌금을 받아 높은 성전을 세우고 더 많은 신도를 끌어들이기에 혈안이다. 그들끼리도 신도수를 가지고 서로 위세를 자랑하며 종교집단 지배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교주와 신도가 서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종교집단이 어디 한 둘인가? 그들은 전지전능 하신 하느님, 예수에게 심판을 요청하지 않고 왜 인간의 법에 심판을 요청할까? 종교집단을 이용하여 권력과 재물을 향유하고 종교권력을 세습하려는 것은 김일성 집단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을 번 전재산을 종교단체에 기증하고 노예처럼 거지처럼 살고 있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들이 질병이나 노환으로 죽게 되면 그 시체는 의과대학 실험용으로 몰래 팔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치집단은 권력이라는 닷맛이 나는 과일을 따먹고 나면 그 맛을 두번 다시 잊지 못한다. 권력은 부를 가져다주는 데 권력과 재물은 공생관계다. 권불십년이란 말처럼 사람이 권력을 휘두르다보면 반드시 탐욕이 뒤따르고 부패하게 되어 있다.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에 예속되어 밤낮으로 일하면서 노예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유자식 상팔자' 프로에 나오는 청학동 훈장 아들 경민군이 생각난다. 그 소년은 창학동 훈장이라는 엄한 가장 밑에서 유학을 공부하며 집안의 험한 농사일을 하며 착하게 자랐고 아버님 말씀에 절대 복종하는 요즘 시대에 보기드문 박물관 기록에서나 볼 수 있는 순수한 소년이다. 그런데 그 소년이 그랬다. "자유가 그립다"고......

 

 

 

사슴 농장을 구경하고 우리는 비봉교 방향으로 나갔다. 그러나 비봉교에는 인도가 없고 건너가는 길이 차단되어 있었다.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서 구름다리를 타고 서울숲을 가로질러 한강변으로 나갔다. 서울숲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덥고 지치기 시작했다. 우리는 강변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걸었다.

 

 

                                                                                        강변북로 전경 (한남동 방향)

 

평일이면 이 도로는 차량이 무척 많이 다니는 도로다. 핵방사능 낙진으로 사람들이 서울을 빠져나간 뒤의 모습처럼 썰렁하기만 하다.

 

                                                                                          강변북로(영동대교 방향)

 

 

강북도로와 한강을 바라보며 세상사에 잠시 잠겨본다. 오늘을 살아가는 선구적인 지식인들의 생각을 잠시 살펴본다.

 

 

한국 사회갈등 지수

 

한국 사회갈등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국가 중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82조~246조원에 이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어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제2차 국민대통합 심포지엄’에서다.

 

블랙아웃(대정전)이 염려되는 전력난 속에서도 밀양에 전봇대 하나 세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국 사회갈등이 통제 불능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는 바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통합하고 조율해야 할 정치권이 갈등의 진원지 구실을 하고 있다. 여야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법안들은 제때 통과되지 못하고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등 소모적 정쟁(政爭)으로 인한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권뿐만이 아니라 4대강 사업, 원전 비리, 밀양 송전탑, 현대자동차 파업 등 수많은 현안이 하루가 멀다하고 분출된다. 국민들로서는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시한폭탄’들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무조정실이 중점 관리 대상으로 꼽은 갈등 과제만 69개다. 정책 갈등과 정치 갈등까지 포함하면 수백 건이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 보자고 국민대통합위원회까지 발족했지만 뾰족한 성과가 없다. 당장 사회ㆍ경제적 비용이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이 같은 갈등들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성장동력을 떨어뜨리는 축이 되고 있으니 문제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갈등 해결은 쉽지 않은 과제다. 미국은 전ㆍ현직 판사들을 갈등 조정 기구에 참여시키고, 영국은 갈등 현안을 접수하는 콜센터를 운영한다. 우리도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사회적 갈등을 통합 관리하고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 사회갈등지수를 10%만 낮춰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5.4% 높아진다고 추산했다. OECD 국가 중 사회갈등지수가 가장 낮은 네덜란드(0.25)와 독일(0.35)은 노사 대타협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도 탄탄한 경제 성장을 달성했다. 갈등지수 국제 낙제생이란 오명은 반드시 떨쳐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정치권이 대오각성해야 한다. 갈등 유발자가 아닌 갈등 해결자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바란다.

 

 

우리는 지금 추락의 씨앗을 파종하고 있는가?

 

이석기와 그의 부류들이 온 나라를 뜨들석하게 만들었다. 1980년대에 뿌려진 모순의 씨앗이 독버섯처럼 번져 결국 권력 교두보를 구축하고 중심부를 넘보고 있었던 거다. 이젠 대중적 혐오가 깊어져 사란(思亂) 정도에 그칠 종북세력이 이 땅에 자생한 이유는 전두환 정권의 강성 독재에 있다고 한다. 역사는 뿌린 대로 거둔다. 종북세력은 사그라질 터지만, 우리 자식들의 미래를 짓밟을 더 심각한 씨앗들을 뿌리는 현재의 풍경들로 눈을 돌려야 한다.

현대자동차 파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망가진 디트로이트 시와 울산 시를 겹쳐 떠올린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기본급과 복리후생비가 뒤섞인 통상임금 공방이 법정싸움으로 번진 한국, 번창하던 산업기지가 조만간 잡풀이 무성한 공터로 변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경기는 최악인데 징세(徵稅)에 열을 올리는 정부, 사분오열된 대오를 야영 노숙으로 수습해 보려는 야당의 길거리 정치로는 한국의 막힌 통로를 뚫지 못할 거라는 비관이 앞섰다. 모두 자식들의 미래를 좀먹는 씨앗을 파종한다는 점에서 공통이다.

돈이 돌기를 멈췄다. 서민들의 정서는 돈가뭄과 함께 말랐다. 집 근처 호프집, 직장인들로 북적일 밤시간 홀에는 주인과 친구가 달랑 앉아 있었다. 인근 회사들에서 야근이 없어진 탓이란다. 지난봄부터 침몰하던 경기는 급기야 여름 장사를 사정없이 망가뜨렸다. 백화점에는 그런대로 고객들이 붐볐으나 인근 상가에는 발길이 뜸했다. 귀금속가게나 용산전자상가에서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그런대도 통계청은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근래 제일 높아졌다고 통계적으로 발표했지만, 임차료를 내는 사람들이 제때 임차료 내는 사람들이 드물다는 사실을 보면 서민들이 몸으로 겪는 실물경기가 형편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 견학차 방한한 신흥국 기자단이 한국을 방문하고 한결같이 경제성장의 비법을 묻는다고 한다. 자국에 비법을 전수해 빈곤 탈출이 소원인 이 계몽적 민족주의자들은 교육열, 국가의 지원시스템, 치열한 경쟁, 성취동기 등 사회학적 요인들에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향후 경쟁력의 자원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 앞에서는 답이 궁색해진다고 한다.
새로운 도약을 향한 국민적 열의보다 이익투쟁에 찢긴 풍경을 더 많이 목격했던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길이 없었다.

신흥국들이 부러워하는 우리는 휴대전화, 자동차, 조선 등 응용경제의 총아 외에 눈이 번쩍 뜨이는 혁신상품을 내놓은 적이 없다. 국가경쟁력은 하락 일로다. 헤리티지재단은 31위에서 34위로, 세계경제포럼은 19위에서 25위로 추락한 한국의 금년 성적표를 발송했다.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영역별 격차에 숨어 있다. '제품'(하드웨어)은 최상위권인데 '제도'(소프트웨어)는 최하위권, 두 영역을 합한 점수가 날로 떨어진 거다. 낙후된 금융, 호전적 노조, 정부규제, 정치 불신, 경직된 고용체제에서 브라질·인도만도 못하다는 평가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혁신의 동력은 사회제도 즉 소프트파워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우리는 다 같이 합심해 제도가 자랄 토양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아니 그런 제도가 뭔지 모르고, 앞으로도 그렇게 투박하고 거칠게 살 예정이다.

디트로이트 노동자들은 1980년대에 일본차를 부쉈고, 90년대에는 한국차를 부쉈다. 분풀이였다. 속은 후련했겠지만 자식들이 먹고살 생계의 터전을 때려부쉈다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기업은 급속히 한국을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은 해외투자율이 작년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노동자, 정부, 국민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자본의 생존본능이다. 공동화란 다른 것이 아니다. 기업이 떠나고, 노숙자가 떠돌고, 상점이 문을 닫은 그 음산한 풍경 속에서 작동을 멈춘 휴대전화, 자동차, 가전제품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우린 지금 다 같이 추락의 씨앗을 파종하고 있다! 이익투쟁에 나선 강자들이 부르는 오늘의 승전가는 내일 자식들의 신음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야말로 하드웨어에 매진해온 '반개(半開)의 한국'이 꼭 되새겨야 할 명심보감이다. 제도혁신이 문명개화의 목표라면, 한국은 아직 반만 개화한 '반개의 나라'다.

 

 

 

무너지는 현대차

 

현대자동차는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차종은 '엑셀'이었다. 우리에겐 자동차 수출국 대열에 오르는 징표로 뿌듯한 일이었지만, 한국산 차는 이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엑셀을 브랜드 대신 별명으로 불렀다. '일회용차', '붙어 있는 건 다 떨어지는 차'. 1998년 10월 30일 밤 11시, 미국 CBS 코미디 토크쇼 진행자인 데이비드 레터맨은 퀴즈를 냈다. "우주에서 장난칠 수 있는 것 10가지는 무엇일까?" 답 중 하나는 '우주선 계기판에 현대차 로고를 붙여라'였다. 우주비행사가 고장 잘 나는 현대차 로고를 보고 지구로 귀환하지 못할 수 있겠다고 깜짝 놀라게 만들 수 있다는 풀이였다.

수출 초기 때 회자되던 이 얘기는 우리에겐 수치였지만, 능력이 고작 그래서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절치부심했고, 2년 전 5월 말의 외신(外信)에 더 감격했는지 모른다. 2011년 5월 현대·기아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꿈의 시장점유율'이라는 10% 선을 돌파했다. 진출 25년 만에 벤츠, BMW, 도요타를 제치고 수입 자동차로 미국 내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환호했고,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임직원들의 품질 경영에 박수를 보냈다.

거기까지였다. 2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박수는 질타로 바뀌고 있다.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많은 국민이 '귀족 노조의 탐욕(貪慾)'이라며 혀를 찬다. 현대차 직원의 1인당 연봉은 평균 9400만원(2012년)으로 1억원에 가깝다. 삼성전자의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이고, 포스코의 연봉은 6080만원이다. 그런데도 올해 노조는 기본급(13만원) 인상 외에 정년 61세로 연장, 작년 순이익의 30% 지급, 상여금 800% 추가 지급, 대학 못 간 자녀에게 1000만원 기술 지원금 등 무려 180가지 세부 임금협상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한 사람당 1억원가량이 더 들어간다'며 황당해한다.

실망은 우려로, 우려는 불안한 현실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수입차에 밀려 점유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고, 미국 시장점유율도 2년 전 10% 돌파에서 8%대로 되밀린 상태다. 유럽에서도 마이너스 성장세다. 차 한 대 만드는 시간(30.5시간)이 미국 자동차 회사들(15.4시간)보다도 길고, 과도한 인건비 비중(매출의 13%)은 투자 여력을 잠식하고 있다. 1등 도요타만 해도 인건비 비중이 10%가 채 안 된다.

실망, 분노의 끝에 소비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서 있다. '현대차 안 사고, 수입차 산다'는 이가 부쩍 늘고 있는데, 이유를 들어보면 납득이 간다. "현대차 귀족 노조 배불려 주는 바보 같은 짓은 이제 그만하겠다" "나보다 연봉 더 많이 받는 현대차 노조원들에게 분노를 느낀다"…. 머지않아 현대차 불매운동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현대차는 글로벌 5위인데, 현대차 임직원, 노조원들만의 노력, 공(功) 때문이라고는 스스로도 얘기 못 할 것이다. 국산 차이기에 해외보다 비싸도 두말 않고 사주고, 서비스가 형편없어도 불평 않고 몰아주고, 잦은 파업으로 납기를 못 맞춰도 부지하세월 참아주고, 경쟁력을 이유로 단가를 후려쳐도 악전고투하며 버텨 준 협력업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현대차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우리도 안 사겠다는 차를 다른 나라 소비자들에게 '사달라'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내 기반이 무너지면 바깥에서 찬밥 신세 되기는 시간문제다. '기분 나빠서 현대차 안 타겠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지 않으면 10년 후 현대차는 지금의 현대차와는 전혀 다른 회사로 남게 될 것이다. 나라와 회사에 모두 비극이다.

 

 고령화 생산현장

 

생산 현장에서 청년들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평균 연령이 2000년 40.3세에서 올해 44.6세로 부쩍 높아졌다. 특히 생산직의 경우 평균 연령이 같은 기간 40.9세에서 48.3세로 7.4세나 상승했다. 1980년 생산직 평균연령이 27.1세에 불과했으니 고령화가 얼마나 급속히 진행됐는지 알 수 있다. 생산직 근로자의 절반가량(48.3%)이 50대 이상이며 청년층(15~29세)은 10명 중 1명꼴도 안 되는 8.8%에 그쳤다. 기계·철강·조선·섬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종의 근로자 평균 연령이 이미 40대를 넘어섰다.

고령화의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젊은이들이 지방 공장 근무를 꺼린다. 대다수 제조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할 수 없어 외국인 근로자를 쓰는 상황이다. 반대로 젊은이들도 가고 싶어하는 일부 제조 대기업 공장의 경우 강성 노조로 인한 고용 경직성이 문제다. 고임금과 정년 보장으로 근로자들이 자리를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자연히 생산직 신규 채용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이 주로 해외에서 이뤄지는 현대차가 그런 꼴이다.

문제는 숙련된 기술을 전수해줄 사람이 없어 발생하는 '기술 단절' 현상이다. 이는 기업의 연속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근로자들의 나이를 봤을 때 앞으로 10년 안에 기술 전수가 이뤄져야만 한다. 이런 식의 고령화가 계속되면 생산성 향상도 요원해진다. 고령화와 이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기업이 활력을 잃어버린 사례를 이웃 일본에서 숱하게 보지 않았던가.

 

귀족 노조

 

지난 21일 울산의 몇몇 신문 1면에는 독특한 광고가 실렸다. 제목은 '소득 상위 5%, 세계 자동차업계 최고 수준 임금에도 파업 투쟁만 한다'. 20일부터 하루 두 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광고는 김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실은 것. 골자는 대략 이랬다. '현대차 근로자 1인 평균 급여(연봉)가 9400만원이다. 우리나라 가구 소득 상위 5%에 해당한다. 그런 현대차 노조가 올해 교섭에서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던 미국 디트로이트의 흥망성쇠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내용에 과장은 없었다. 실제 현대차 직원은 연봉을 그만큼 받는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 협상에서 손을 크게 벌렸다.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줄 것, 상여금을 월 통상임금의 750%에서 800%로 늘릴 것 등이다. 전부 관철되면 연봉을 1인당 3000만~4000만원 더 받게 된다.

이뿐 아니다. 복지 요구도 있다. 정년을 58세에서 61세로 늘릴 것 등이다. 이쯤에서 2009년 파산한 미국 자동차회사 GM을 떠올렸다면 지나친 것일까.

GM은 일본 차가 몰려오는데도 노조가 파업을 일삼고, 퇴직자에게까지 의료비를 지원하다 파산했다. 여파는 간단치 않았다. 주력 기업이 흔들리자 소재지인 디트로이트가 슬럼화되면서 결국 올해 파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노조 요구에 휩쓸린 자동차회사의 몰락이 도시에 파경을 가져온 것이다. 김 회장이 광고에서 '디트로이트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한 이유다.

현대차 노조가 유념해야 할 점은 또 있다. 곁에서 씁쓸히 파업을 바라보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이다. 경주의 한 협력업체 직원 김모(28)씨는 “우리보다 두세 배 많이 돈을 받으면서도 매년 파업하는 걸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가 파업을 할 때마다 우리 회사가 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제발 우리 입장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마음을 현대차 노조는 얼마나 헤아렸을까. 협력업체의 뒷받침 없이는 오늘날 현대차 직원들이 높은 임금과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었을 텐데 말이다.

김 회장이 얘기한 것처럼 현대차 근로자는 소득으로 볼 때 평균적으로 대한민국 상위 5%에 속한다. 소득 지위가 높다면, 그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과 같은 울산시민 이상환(57)씨의 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말이다. “우리는 결코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되고 싶지 않다.”

 

 

 

 

                                                                                      멀리 성수대교가 보인다

 

이 길은 지난번 자전거를 타고 뚝섬까지 갔다가 마누라와 같이 걸어온 길이라 잘 아는 길이다. 젊은이들이 쌩쌩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패달을 밟으며 지나가고 있다. 엄청 속도를 내고 지나가는 데 한쪽에서 도보로 걷는 보행자들에게는 위험한 길이기도 하다.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면 사람을 부딪히는 경우가 있고 자전거 끼리 서로 충돌하는 사고도 빈발한다. 헬멧 등 안전장구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채 폼을 잡고 과속으로 달리는 사람들을 보니 몇 년 전내가 처음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던 생각이 나서 혼자 웃었다. 폼잡고 자전거 타다가 사고나면 바로 죽는 황천길이라는 사실은 사고가 나 봐야 알 것이다.

 

한강변 도로는 자전거 타기에 매우 좋다. 경치도 좋고 자전거족도 많다. 서로 경쟁적으로 과속으로 달리기 때문에 성능이 떨어지는 자전거는 빨리 달릴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능이 좋은 고급 자전거를 사게 되고 또 자랑이라도 하듯이 과속을 하게 된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자전거도 과속을 하게 되면 사고가 많이 난다. 특히 휴일에는 강변에 놀러나온 여성과 노약자, 어린이들이 많다. 가는 방향을 알 수 없는 어린이를 피하려다 마주오는 자전거와 부딪히는 경우에는 헬멧을 쓰지 않으면 심지어 사망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경우도 많다.

 

                                                                                                동호대교 전경

 

우리 사회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모든 정보가 노출되고 길거라마다 무인카메라가 설치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낱낱이 녹화되고 있다. 길거리뿐만 아니라 사무실, 복도, 현관, 엘리베이트, 식당, 화장실까지 사람들의 동선이 움직이는 곳이라면 어디던지 무인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범죄자도 이젠 무인카메라를 피하지 못하면 십중팔구 잡힐 수밖에 없고 골목길을 지나가는 차량도 언제, 어디서, 어느 방행으로 지나 갔는지 녹회되어 기록으로 남기때문에 범죄 차량이 움직이는 경우 반드시 잡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범죄인들은 도난 차량을 이용하고 변장을 하고 갖갖디 방책을 강구하지만 어디에 무인카메라ㅣ가 설치되어 잇는지 알 수가 없기에 함부로 행동이 불가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구글 안경을 착용하던가 아니면 만년필, 넥타이핀, 단추, 렌즈, 모자 가방 등에 극소형 무인카메라가 설치되어 사람을 상대하거나 길을 가더라도 모든 정황을 촬영하고 녹화하며 바로 영상으로 저장하며 모든 대인 관계 자료가 생생한 기록으로 남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들이 키;메라 앞에서 달라지듯이 사람들이 모두 달라지는 사회가 될 것이다. 누구나 카메라 앞에서면 천사가 되고 공손해지며 예의바른 사람이 되고 성인군자가 되듯이 이 사회가 변모할 것이다.

 

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 노출은 물론 인권침해 논란이 가중될 수도 있다. 그러한 영상 쵤영을 차단하는 기술이 개발될 것이고 자신의 방어막을 칠 것이다. 방어막이란 자신의 신체 주변은 전자방어막을 쳐서 영상이 촬영되지 않는 기능을 말한다.

 

   

 

구글 미래형 안경

 

출현은 불안 유발자다. 새로운 기술이나 별종이 등장할 때 우리는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을 느낀다. 미디어의 역사가 그랬다. 인쇄술이 보급될 때 금속활자가 수기(手記)의 신성함을 훼손하는 악마의 산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TV 출현기에는 영상이 지적 문명의 파괴자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인터넷도 마찬가지였다. 황당한 정보가 난무하는 불신 사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사회가 이런 우려를 무난히 소화해냈기에 이들 미디어는 주류가 될 수 있었다.

지금 미국에서는 구글 글라스(안경)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뜨겁다. 음성 명령만으로 검색·전화·촬영을 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다. 영화 속의 아이언맨처럼 이 기기를 쓴 사람이 “오케이 글라스”라고 말하면 눈앞에 투명 스크린이 펼쳐진다. 그 상태에서 순식간에 인물을 탐색하고 현장을 촬영한다. “은밀함과 교묘함이 이 기기의 특징”(임동진 박사, 한양대 강의교수)이다. 구글은 지난 5월 시제품을 만들어 1000명에게 뿌렸다. 시제품 사용자들이 올리는 사용 후기가 구글 안경의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26세의 여성이 있다. 교통사고로 팔다리를 못 쓰는 사람이다. 구글 안경을 쓰면서 다시 세상과 통할 수 있게 됐다. 손을 쓰지 않고 전화를 걸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는 찬양하는 글을 올렸다. 소방관이나 응급구조대원도 수호자다. 급박한 상황에서 부상자나 화재 장면을 그대로 소방본부로 전송하면 피해를 확 줄일 수 있다.

게임 회사들은 마법 안경의 미래에 주목한다. 바로 눈앞에 펼치지는 화면에서 실감 게임을 즐기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독을 들이는 쪽은 포르노 업계다. 카메라로는 잡아낼 수 없는 생생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 이미 구글 안경을 활용한 포르노앱이 등장했다.

수호자만큼이나 고발자도 많다. 한 다큐 제작자가 길거리에서 사소한 폭행으로 경찰에 끌려가는 일반인을 찍었다. 이 영상을 올리자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불 붙었다. 구글 안경은 최고 감각기관인 눈에 바짝 붙어 있다. 미세한 움직임에도 즉각 반응할 수 있게 만든다. 구글 안경 착용자는 움직이는 CCTV인 셈이다.

범죄 악용의 우려도 쏟아진다. 눈앞에 지나가는 사람을 노려본다, 그 행인이 올린 인터넷 게시물을 검색해 신상·주소를 파악한다, 졸졸 따라가 나쁜 짓을 한다는 식의 시나리오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이 내 학력·친구·취향을 조용히 검색하고 있다면 얼마나 끔찍한 세상인가. 이런 우려 때문에 미국 일부 지역의 스타벅스에서는 구글 안경 착용자의 출입을 금지하고 나섰다.

근대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 사람의 감시 수단은 바로 사람이었다. 그 후 녹음기·카메라·CCTV 같은 도구가 사람을 대신했다. 구글 안경의 출현은 새로운 감시 사회의 조짐이다. 사람의 몸에 지능형 감시 도구가 달라붙은, 인간과 컴퓨터의 합체적 존재가 언제든지 감시자로 돌변할 수 있는 사회, 사이보그(cyborg) 감시 사회의 그림자다.

인간에게는 도구를 몸에 최대한 가까이 붙이려는 욕망이 있다. 봉화대·공중전화·휴대전화로 변신해 온 통신 수단이 그랬다. 그 욕망은 구글 안경 같은 '인체 밀착 스마트기기'로 이어진다. 삼성·LG·소니는 스마트시계를 개발 중이다. 머지않아 귀걸이 컴퓨터나 인체 이식칩이 그 바통을 이어받게 될지 모른다. 기술의 허들이 갈수록 낮아지는 지식융합 시대에서 이런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마법의 안경·시계 출현은 어떤 사람에게는 새 삶을 준다. 신(新)산업의 씨앗도 된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의 사생활 침해와 범죄도 만들어낸다. 진행 중인 미국 사회의 논쟁은 우리에게는 백신이 될 수 있다. 미래상에 맞는 제도·규범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사이보그 감시 사회는 눈앞에 와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

 

한 대형 세단이 움직인다. 그런데 운전자가 없다. 이 차에 탄 유일한 사람은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이다. 오른쪽 뒷좌석에 앉았던 그는 차가 멈추자 문을 열고 내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모터쇼를 열광시킨 벤츠의 자율주행 차다.

이 자율주행 차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 자동차 회사마다 상용화 경쟁을 벌인다. 벤츠, 닛산 등은 2020년을 상용화 목표로 잡았다. 7년도 채 남지 않았다. 개발 속도를 봐선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아마도 내년께 시제품이 잇따라 나올 듯하다.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다. 구글은 이미 2년 전 자율주행 시험을 끝냈다. 자동차 회사도,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도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인다. 그 경쟁에 우리나라 기업만 없다. 자동차 회사들은 시제품은커녕 개발과 상용화 계획도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 ICT업체들은 전혀 상관없는 시장으로만 여긴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와 ICT 업체를 거느린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물론 전혀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아차, SK텔레콤, 삼성전자, 유디테크 4개사는 지난 7월 말 차세대 스마트 차량 서비스 사업에 제휴했다. 하지만 거의 `올인`한 외국 기업과 비교해 너무 조용하다. 자율주행과 같은 핵심 프로젝트 협력도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를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기기와 똑같이 봐야 한다. 다만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갈 뿐이다. 전통 엔진까지 사라지면 사실상 디지털 기기와 다를 바 없다. 세계 디지털 하드웨어 시장에서 힘깨나 쓰는 우리나라로선 스마트카가 엄청난 기회다. 그런데 기업도, 정부도 이에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자동차와 ICT 업체 간 교류가 활발해져야 한다. 그래야 외국의 특허 공세에 대응할 기술을 빨리 개발하고 시장 선점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정부는 국책 연구개발 프로젝트라도 띄워 붐을 조성해야 한다. 대기업에 비해 영세해 엄청난 연구개발 투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중소 부품소재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뛰어들어야 개발이 활발해진다. 스마트카는 자동차산업 뿐만 아니라 우리 디지털산업의 미래다.


 

                                                                        서울숲~남산길 안내간판이 쥐꼬리만하다

 

 

 

 

 

응암역에서 응암산을 오르는데 가파른 언덕길에 그만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계속 걷다보니 가는 길 안내판이 잘 보이지도 않고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반복하면서 그늘도 많지 않아 걷기에 불편했다. 날씨가 나무 맑고 청명하여 햋빛이 따가울 정도다. 더위와 반복된 오르막 내리막길이 나에게는 좀 무리였던 모양이다.

 

 

 

응암동, 금호동, 약수동 일대는 가는 길 주변에는 아파트촌이 즐비했다. 사진을 찍었지만 어느 곳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가는 길은 그 지역 공원을 연결하여 남산까지 트래킹 코스라고 했지만 초행길인 사람에게는 안내판이 부실하고 가는 길이 여러 갈래라 정확한 길을 찿아가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올라가는 길도 계단이 많지만 내려가는 길도 계단이 많다. 다리가 붚편한 사람에게는 그리 좋은 길은 못된다. 아침에 자전거를 타지 말았어야 했는데 무릎에 좀 무리가 온 모양이다. 그래도 딸 부부를 따라 마누라는 잘도 걷는다. 사위를 따라 처음 가는 길이라 힘이 나는 모양이다. 지난번 북악 둘레길을 걸을 때와는 좀 다르다. 사위가 좋긴 좋은 모양이다.

 

                                                                          안내판이 잘 보이지도 않고 쥐꼬리만하다

 

 

 

 

음암산을 지나 독서당 공원에 들어섰다. 공원은 조그만 하고 주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생각된다.

 

 

내가 뒤로 처지자 사위와 마누라가 앞서가다가 쳐다보고 있다. 나무도 작고 그늘이 부족하다. 덥고 짜증이 날 정도이다. 그래도 참고 걸었다.

 

 

가는 길은 도로변을 따라 나무로 만들어 놓은 길이 많다. 지역 공원을 연결하다보니 연결도로가 별도로 없고 도로를 따라 연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드디어 금호산 공원(응봉근린공원)에 도착하여 지나고 있다.

 

 

공원 정상에 올라서니 멀리 한강이 보인다.멀리 성수대교가 운무속에 아련하게 보인다. 이런 곳에 옛날에는 팔각정을 지어 선비들이 유유자작하면서 인생을 즐기던 곳이라 생각된다.

 

 

고개를 넘고 도로를 지나고 근린공원을 지나기를 여러 번, 드디어 베티고개 정상에서 남산이 보인다. 버스가 넘어가는 고개를 넘어면 바로 신라호텔과 동국대학교가 나온다. 베티고개 생태도로를 따라 남산 자락에 들어섰다. 골프장을 지나고 고급 식당을 지나 내려가니 남산 국립극장이 나타났다.

 

 

 

우리는 남산 국립극장 앞에서 남산 정상까지 걸어 가기가 힘들어 버스를 기다렸으나 사람들이 많아 타기가 힘들것 같아 우리는 그만 동국대역으로 내려가서 점심을 먹고 3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따가운 가을 날씨에 땀으로 범벅된 몸은 지치고 더 이상 걷기에 내가 힘들어 하니 원래 남산을 올라 남대문 쪽으로 내려갈 계획을 취소하고 점심이나 먹기로 한 것이다.

 

                                                                                  베티고개에서 바라 본 남산과 골프장

 

남부터미널 역에 내려 찜질방에 가기로 하였으나 그것도 힘들어 그냥 집으로 가자고 했다. 딸부부도 지치는지 그냥 집으로 가자는 말에 동의했다. 다음 날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보니 찜질방도 추석연휴라 문을 닫은 상태였다.

 

 

                                                                                    베티고개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