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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고은 시인, 쓴소리...

 

고은 시인, 노대통령 직설화법에 쓴소리

 

시인 고은씨는 노 대통령의 직설적 화법에 대하여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대통령의 언어는 위선적 품위나 품격이 필요하며 자신만의 문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입만 알지 남의 귀의 소중함 잊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7-06-13 18:21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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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시인 고은(74)씨는 13일 "노무현 대통령의 언어는 일단 대통령의 언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노 대통령의 '직설적 화법'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또 연말 대선을 앞두고 시끌시끌한 정치권에 대해서도 "자신만이 진리요, 정의라고 외치는 입만 있지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귀는 없다"고 질타했다.

 

고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광화문문화포럼(회장 남시욱) 주최로 열린 제73회 아침공론 마당에 강연자로 참석, "최근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한 회원의 질문에 "(파격적 언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미증유의 대통령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언어에는 위선적 품위나 품격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명분을 벗고 적나라한 언어를 하는 것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치에서 (품위있는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필요한 자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씨는 또 "나는 역대 대통령의 언어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자신만의 문체를 가진 사람은 이승만, 김대중 전 대통령 두 명에 불과했다"고 회고한 뒤 "이 전 대통령은 늘 문장화된 문자언어를 썼으며 비서가 써주는 문장이 아닌 자기만의 문체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만물의 '만남'과 '소통'을 주제로 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강연에서 그는 "최근 언어들이 참 뜨겁다. 나도 올 대선용으로 발언을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러 발언들이 나오고 있어 내 언어는 필요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집에서 시나 쓸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고씨는 특히 "대선 정국 아래에서는 자기 언어만이 진리이고 정의다. 자신의 입만 알지 귀의 소중함은 잊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귀는 없고 입만 필요한 시기에서 뜨겁게 살고 있다"고 역설했다.

 

정철훈 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