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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직업 드라마...

 

전문직 이어 이색직업 드라마가 뜬다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7-06-06 15:18 기사원문보기

“재벌 2세, 변호사, 의사, 형사는 이제 지겹다.” 지상파 드라마 속 직업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를 보면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도 주인공이 될까’ 의문이 들 정도로 이색적인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소재 다양화를 외치는 시청자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고, 방송국 또한 추락하는 시청률 만회를 위한 자구책으로 이색 직업을 가진 주인공을 내세운 드라마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SW는 드라마에 불고 있는 ‘톡톡 튀는 직업의 세계’를 심층 분석해본다.
 

‘전문직’ 종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에 이어 안방극장에 ‘이색직업’ 종사자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드라마의 제작붐이 일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히트’ 등과 같이 의사나 형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이색 직업’을 가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최근 수목 드라마 지존의 자리에 등극한 SBS의 ‘쩐의 전쟁’은 사채업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박신양이 냉혹한 사채업자로 등장해 가끔 정의감을 불태우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의 주역들이 사채업자와 채무자들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색적이다.

 

KBS 월화드라마 ‘꽃 찾으러 왔단다’는 장의사가 주인공이다. 장의사의 딸로 등장한 강혜정은 첫 방송부터 병원 영안실에서 시체를 다루기까지 한다. 그의 상대역인 차태현 역시 빚쟁이에 쫓기다 장의사가 된다는 설정이다.

 

국가정보원 요원과 공항 운영실장 역시 드라마에서는 생소한 직업이다. MBC 드라마 ‘에어시티’는 이정재와 최지우가 각각 국정원 요원과 공항 운영실장으로 등장한다. 이외에도 얼마 전 종영한 SBS의 ‘사랑에 미치다’는 남녀 주인공 모두 항공 정비사였으며 최근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불량커플’ 역시 주인공인 신은경이 할리우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상케 하는 패션잡지 편집장으로 출연한다.

''에어시티'' 공항 운영실장(왼쪽), ''꽃 찾으러…'' 장의사

‘이색 직업’은 올 가을에도 이어질 전망.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SBS의 ‘엔젤’은 로비스트들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 대작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이색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드라마의 제작붐을 놓고 방송가의 관계자들은 “최근 투자와 제작이 급격하게 위축된 국내 영화계의 불황으로 투자자본이 드라마 쪽으로 몰리면서 이러한 제작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배우들 역시 영화 제작이 뜸해지자 드라마 출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신양을 비롯한 고소영, 최지우, 이정재 등 스타급 배우들이 이번에 드라마로 대거 복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청자들 역시 이러한 ‘이색직업’ 종사자들이 드라마에 대거 등장하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30대 초반의 한 회사원인 유 모씨는 “그동안 정보요원들이나 로비스트들의 세계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는 본 적이 있지만 국내 정보요원과 로비스트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가 등장해 흥미롭게 시청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드라마 소재가 등장한다면 ‘미드(미국드라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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