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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이 강남을 대체한다고?

 

 

 

[기자24시] 동탄이 강남을

                대체한다고?


"신도시가 강남의 기능을 대체할 것입니다 ." 지난 1일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을 분당급 신도시로 발표하면서 했던 말이다. '동탄면은 강남 수요를 흡수하는 분당급 신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너무 멀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신도시가 강남을 대체한다는 얘기는 '거리'의 대체가 아니라 '기능'의 대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말을 들은 기자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른바 '강남'이라는 서초ㆍ송파ㆍ강남구는 비즈니스ㆍ문화ㆍ교육의 중심이다. 현대자동차ㆍ포스코 등 주요 기업 본사와 명문 학교ㆍ학원 등이 밀집해 있다. 강남 집값이 비싼 것도 좋은 직장ㆍ학교ㆍ문화시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기능을 동탄면이 어떻게 대체한다는 뜻일까. 대기업 본사와 명문 학교 가운데 동탄면으로 옮겨 갈 곳이 한 곳이나 있을까.
 



지난달 말 한국토지공사 고위 관계자를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 관계자는 기자가 말을 꺼내기도 앞서 스스로 "화성시 동탄면은 분당급 신도시로는 부적절하다.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서울에서 가까워야 분당급 신도시가 되죠. (동탄면처럼)그렇게 멀어서는 분당급이 아니죠." 동탄면은 서울에서 너무 멀어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동탄은 서울 도심에서는 직선 거리로 무려 45㎞, 강남에서도 35㎞나 떨어져 있다.

토지공사는 정부를 대신해 택지를 조성하고 신도시를 건설하는 공공기관이다. 국내에서 신도시를 건설한 경험을 바탕으로 알제리 등 외국 정부에 신도시 건설의 노하우를 자문하고 있다.

이 같은 신도시 전문기관이 '분당급 신도시가 안 된다'고 일축한 지역을 놓고 정부는 "강남 기능을 대체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정부는 과거에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신도시를 만들면서 "강남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시장은 그 같은 공언을 믿지 않았다.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부동산부 = 김인수 기자 ecokis@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