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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뺑소니 살인행위

 

[조정래칼럼] 뺑소니 살인행위

 

 

힘이 없는 나라의 불쌍한 선원들이 서해바다에 생매장 되었다.

인륜이니,도덕이니를 떠나 나라의 힘이 약하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공직자들이 있기에 국민들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도 시신조차 찿을 수 없는 현실이다. 중국의 파렴치와 인본주의의 상실을 이참에 철저히 대응하여 상응한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한다. 월북자 압송,조선족 중공군 개입,동북공정의 야망,한국민에 대한 차별대우,짝통천국,첨단기술 중국유출,납덩이 수산물 수출,가짜상품 원산지 등 중국이 유독 한국에 대한 처사는 그만큼 우리 한국을 무시하고 있는데 기원하고 있다. 정부는 이사실을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될 것이다.

[한겨레 2007-05-16 17:48]    

[한겨레] “중국에서는 아버지도 가짜다.” 중국 여행을 하면서 이 말을 듣고 한동안 어리둥절했었다. 가짜가 얼마나 많은가를 중국인들 스스로 입증하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상표를 도용한 담배나 시계, 핸드백 같은 것들은 생명에 해가 없으니 접어둔다. 납덩어리 넣은 생선들, 성분 미달이거나 수은이 든 약들, 화학약품을 탄 술들까지, 생명에 치명상을 입히는 중국의 가짜들에 우리는 10년이 넘도록 시달려 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중국 사람들을 막무가내로 험담하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그건 우리가 관대하거나 아량이 넓어서가 아니었다. 어서 빨리 잘살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혀 그런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중국인들의 모습은 저 1960년대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던 것이다. 배고픔에 허덕거리던 60년대의 우리는 회충도 수출했고, 시멘트를 보내기로 계약해놓고 모래나 자갈을 보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 사람들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큰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중국 배가 한국 배와 충돌하고는 뺑소니를 쳐버러 한국과 인도네시아·미얀마 선원들까지 16명이 망망대해에서 실종되게 해버린 것이다. 그 뺑소니는 갈 데 없는 살인행위다.

 

굳이 유엔 해양법이나 국제해사기구협약 등 국제규약을 들먹일 것도 없다. 바다에서 조난당한 사람을 무조건 구해야 하는 건 전시에도 지켜지는 인간으로서의 기본행위다. 그런데 평화의 바다에서 충돌을 일으켜 상대편의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 중국 배는 뺑소니를 쳐버렸다.

 

중국 선원은 “충돌한 줄 몰랐다”고 했다고 한다. 그건 말이 안 된다. 충돌한 줄 몰랐으려면 중국 배가 한국 배보다 백배는 컸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 배와 한국 배는 비슷한 크기였다. 한국 배가 가라앉을 정도였으니 중국 배가 받은 충격도 엄청났을 것이다. 그리고, 충돌한 줄 몰랐으면서 7시간반 이상 지난 후에 사고 사실을 신고한 것은 무엇인가? 거짓말도 최소한의 조리는 맞아야 한다.

 

이제 문제는 중국 당국에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국과 중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 걸쳐 있는 국제문제다. 중국 당국은 이 ‘뺑소니 살인행위’를 철저히 조사해서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국제적으로 실추된 중국의 체면을 회복하는 길이며, 관계국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는 뜻이 될 것이고, 중국인들이 다시는 이런 사고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또 우리나라 공무원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중국 공무원들 못지않게 우리나라 공무원들도 늑장을 부린 것이 드러난 것이다. 공무원들의 온갖 비리와 함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그런 근무태도는 신생 대한민국 건국 이후 6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새삼스럽게 묻자. 공무원, 그들은 무엇인가? 나랏일 잘하라고 국민들의 혈세로 먹여살리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왜 그들은 줄기차게 나라의 크고작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무성의와 무책임을 드러내면서도 건재하는가? 이 대답은 자명하다. 국민이 세금을 안 내면 반드시 처벌하는 엄한 벌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공무원 처벌법은 납세자 처벌법처럼 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철밥통’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직무유기 앞에서 공무원들이 상투적으로 써먹는 말이 있다. “인력이 모자라서.” 사고 당한 가족들의 애타는 피눈물 앞에서 또 그 말이 통해야 하나?

 

조정래 작가·동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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