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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과거사 헤집기...

<사설>과거사 헤집기 위해 혈세 얼마나 더 쓸 것인가

 

이제는 그만하고 현실개혁과 미래구상에 국민들이 응집해야...

 

 

[문화일보 2007-05-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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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가 과거사정리위원회를 통해 실현하자는 것이 과연 과거사정리기본법 제1조가 명문화한 그대로 ‘민족의 정통성 확립, 국민통합’인가. 출범 자체부터 학문의 영역을 정치 영역으로 잘못 끌어들였다고 지적해온 우리는 비대해지는 위원회 외형을 지켜보며 더 많은 예산을 축내 더 많은 과거사를 헤집는 것밖에 안된다고 믿는다. 15일 국무회의가 집단희생조사국과 행정지원국 등을 신설하기 위해 32명을 더 충원하기로 의결한 취지에 공감하기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위원회는 지금도 상임·비상임 위원 15명을 비롯해 192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올 한해 예산만 119억원에 이른다. 여간 큰 조직, 여간 큰 예산이 아니다. 독립위원회임을 기화로 그 조직, 그 예산도 모자라 32명을 더 늘리고 23억원을 더 쓰겠다고 나서면 기존 조직의 업무와 효율성부터 다시 짚어보는 게 제대로 된 정부가 제대로 일하는 모습일 것이다. 하기야 위원회가 3월14일까지 접수된 진실규명 신청사건 1만860건 가운데 9154건의 조사개시를 결정한 것부터 예산이 얼마나 들든 과거사를 시시콜콜 헤집겠다는 식의 발상에 가깝다. 위원회의 ‘과욕’에도 불구하고 그 활동기간은 최초의 조사개시 결정일 이후 4년으로 앞으로 3년이 채 남지않은 2010년 4월 문을 닫아야 한다. 그때 가서 조사기간을 2년 더 늘려 최장 6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벌여놓은 일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 정부의 각종 과거사위가 그래왔듯이 위원회도 조사 대상 대부분에 대해 새 증거를 찾아내 진실을 규명하기보다 ‘미뤄 짐작컨대’ 식의 상황논리를 앞세울 개연성이 짙다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다. 위원회가 3월28일 주최한 토론회처럼 박정희 정권 시절 긴급조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 유신헌법 무효를 선언하자는 식의 공론(空論)을 계속한다면 연말 대선 정국을 향한 정략적 의도까지 의심받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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