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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진도 참사를 애도를 표하며.....

 

 

진도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며.....

 

이건 사람이 사는 세상이 아니다.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무질서와 무법천지 세상이다. 규정도, 법도 없고 질서도 없고 양심도 없고 부끄럼도 없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연안해양 실태에 대한 대한민국의 원시적이고 후진적이며  미개한 무법, 무책임, 무양심적인 행태가 여지없이 낱낱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정부의 재난사고에 대한 위기관리도, 재난응급대책도, 절차도 아무것도 지켜지지가 않았고 혼란과 무질서,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아까운 귀중한 생명들이 허망하게 맹골수도의 거친 흙탕물살에 실려가고 말았다.

 

국민이 울고 부모가 울고 친구들이 울고 대한민국 온 산천이 깊은 슬픔에 잠겼다. 이게 인간이 사는 세상인가?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건도 이러지는 않았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서서히 숨을 거두는 자식을 생각하며 부모.가족들은 기대와 걱정이 점차 분노와 허탈함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영웅적인 사람도  사랑의 애절한 마음도 기대와 희망도 희미하게 꺼저가는 불빛처럼 거센 물길 속에 사라지고 말았다. 이게 대한민국이 내부적으로 썩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며 오늘날 현실이다.

 

   
▲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대한민국이 재난 사고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온 국민이 깊은 슬픔과 애통함에 빠져 눈과 귀가 TV와 라디오, 인터넷을 통해 진도 앞바다 거친 파도와 흙탕물이 회돌이치는 바다 속에 전복되어 가라앉은 악마같은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비는 내리고 바람이 불고 성난 파도는 급류를 일으키며 선체를 삼키고 있다. 총체적 재난 구조의 무질서와 부실함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법과 규정을 미준수하고 형식적인 관리, 안전규정 미준수, 구조적인 부실, 관행적인 태도로 돈만 벌기 위해서 인명을 경시하는 우리 사회의 후진적인 모습을 적라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국민들의 안타까움과 부모들의 애통함이 서해 바다에 메아리치고 있지만 회돌이치는 물살의 위력앞에 힘없는 인간의 소망과 기도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듯하다. 자연의 위대한 힘을 우습게 보고 규정과 규칙을 무시하고 겸손하지 못한 인간들의 탐욕과 무책임이 불러온 엄청난 재앙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함을 견디기 힘든 부모와 가족들의 애통함은 마음과 육신이 녹아내리고 피를 말리고 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식음을 전폐하고 초조한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리지만 구조는 악천후와 급류로 인해 계속 더디고 지연되고 있어 점차 기대는 사라지고 애통함이 가슴을 조여오고 눈물이 범벅되어 실신하고 있다.

 

거센 파도와 물살은 수많은 구조요원에게 어려움을 더하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시시각각 쪼그라들어 가고 있다. 부디 살아 있어만 다오. 

 

일생에서 가장 추억에 남을 수학여행. 꿈많고 발랄하던 그들이 들뜬 마음과 설레이는 마음으로 전날밤 배에 올라 낭만이 넘치는 바다여행을 시작했다. 밤하늘의 별들이 검은 파도가 출렁이는 밤마다에 반사되어 반짝이며 먼 수평선 너머 미지의 땅으로 여행을 간다는 것에 누구에게나 설레이는 아름다운 추억의 여행임에는 틀림없었을 것이다. 배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은 다른 육지 여행길보다 특히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낭만이 넘치는 여행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즐거움과 낭만에 젖어 밤잠을 설치며 망망대해 밤바다를 바라보며 미래의 희망과 꿈에 젖어 들뜬 마음의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며 밤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9시경, 갑자기 거대한 배가 기우뚱하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엄청난 비극은 이 세상을 경악시키는 대참사로 발전하고 말았다. 그들의 꿈과 낭만이 일순간에 사라지는 비극의 순간이 닥치는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동안 소극적인 구조 작전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구조대를 투입한다고 한다. 애만 태우던 구조가 가족들의 질타를 받자 조류에 관계없이 투입한다고 한다. 감추고 모른다 하고 서로 책임을 떠 넘기고 갈팡질팡하던 구조작전이 할 수 없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러다가 또 구조대의 아까운 생명을 잃을지도 모른다.

 

해상사고가 어디 한 두번인가? 사고 발생시 함정별로 메뉴얼이 있을 것이다. 또 장소와 위치에 따라 구조 순서와 투입해야 할 장비도 다를 것이다. 조류와 물살이 거센 장소, 깊은 장소, 얕은 장소 그리고 배의 종류에 따라 여객선, 일반 화물 수송선, 가스수송선, 연료수송선, 일반 군함. 잠수함, 핵잠수함 등에 따라 우선적으로 현지 대책본부 규모 및 책임자 지정, 통합 지휘체계 수립, 부표 설치 및 긴급구조와 동시에 사고유형에 따른 투입 장비와 물자, 구조대 규모 및 인원/장비, 구조방법, 기상상태, 투입 크레인/도크/벌크선/잠수정/함정/지원함 종류와 규모, 물막이 및 급류차단 위한 해양건설장비 투입여부, 보도 및 홍보체계, 대피해가족에 대한 실시간 구조진행상태 보고 및 안정책 강구, 피해 가족 DNA 검사 및 보호 관리, 의식주 등 각종 편의시설 준비, 피의자 조사. 사고 관련자 압수수색 및 출국금지, 사망자/부상자 후송 및 관리 대책, 유언비어 차단 대책, 각종 물자 및 자원봉사자 지원대책 등 사고에 대한 통합적인 메뉴얼이 작성되었다면 이런 혼란과 무질서로 가족들의 분노를 자아내지는 않을 것이지만 총체적인 부실로 후진국형 재난구조대책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안타까움이다. 

 

정부, 해경, 해군을 믿지 못하는 국민, 믿지 못해서 민간구조대 투입을 요구했건만 해경이 막았다며 사실이 아닌데도 가족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휘체계도 혼란하고 구체적인 통합적인 지휘통제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수많은 본부가 독자적인 운영과 보고의 혼선과 중복, 보도 내용도 일원화 되지 못하고 해경, 해군총장이 내려가고 총리가 내려가고 대통령까지 내려갔다. 구체적인 메뉴얼이 없다. 구조대별로 제각각, 상황파악도 제각각, 통계 집계도 중복 누락이 반복되고 가족들의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이제 생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의 끈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침몰하는 대한민국호에는 선장이 없었다

 

침몰하는 세월호는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다. 세월호의 선장과 조타수, 3등 항해사는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을 남겨두고 먼저 탈출했다. 위기에 처하면 몰래 빠져나가는 재벌 회장, 국회의원 같은 한국 사회지도층의 모습과 닮은 꼴이다.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사장은 대국민 사과 직후 사고 현장으로 가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미국 포브스 온라인판까지 “그간 한국의 기업 문화로 미뤄 짐작해볼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사고가 터지면 먼저 빠져나가는 사회지도층과 달리 평범한 일반 국민들은 괜찮다는 말만 믿다 결국 손해를 본다. 이번에도 선내 방송을 듣고 선실에서 기다리던 승객들은 대부분 배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서울을 사수하겠다는 대통령의 라디오 방송을 믿고 서울에 남아 있던 국민들이 떠오른다. 64년이 지났지만 한국 사회는 변한 것이 없다.

정부나 사회지도층에 대한 권위와 신뢰는 사라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책임자 엄벌과 신속한 구조를 약속했지만, 돌아온 것은 거친 욕설이었다. 가족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불안감에 떨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대통령의 약속은 위로가 되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해경과 해군을 믿지 못하고 민간 잠수부 투입을 강하게 요구했다. 해경이 민간 잠수부 투입을 막고 조롱했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더 힘을 얻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 스스로 권위와 신뢰를 깎아먹은 탓이 크다. 정부는 사고가 발생한 16일부터 세월호 탑승자와 구조자, 실종자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구조작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했다. 안전행정부가 중심이 된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은 ‘쪽대본’으로 불렸다. 해경과 해양수산부는 업무 분장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국민들에게 실상을 제대로 전달해야 할 언론도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다. 290여명의 생사가 밝혀지지 않은 긴박한 상황에서 일부 언론은 세월호를 이용해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기사를 쏟아내는데 여념이 없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보도도 계속됐다. 정체가 불분명한 민간인을 인터뷰해 구조작업에 혼란을 준 언론마저 등장했다.

사고 발생 나흘째. 현장의 혼선은 계속되고 있다. 그 사이 꽃 같은 우리 아이들은 차디찬 바닷물속에 스러지고 있다. 속절없이 아이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가 어찌 정부인가.

희망의 상징 같았던 세월호 선수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세월호만 침몰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도 침몰하고 있다. 침몰하는 대한민국호에는 눈 씻고 찾아봐도 선장이 없다.

 

 

부실의 총체적 모습 드러낸 세월호

 

◇ 진도 세월호 침몰 참사 중간정리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6,852톤급(길이 146m, 폭 22m) 여객선으로 청해진해운 소속이다.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340명의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 및 교사를 비롯해 총 475명이 탑승해 있었다. 더불어 승용차와 화물차 등 150대의 차량도 실려 있었다.

 

지난 15일 밤 9시쯤 인천항을 출항한 세월호는 16일 오전 12시쯤 제주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당초 저녁 6시 30분쯤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짙은 안개 등으로 출항이 연기됐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16일 아침이다. 해경은 이날 오전 9시쯤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1.8마일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즉시 헬기와 경비정 등을 투입해 구조에 나섰다. 이어 해군과 SSU, UDT/SEAL, 민간구조대 등도 현장에 투입돼 구조 및 수색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면서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17일부터는 사고 해상의 빠른 유속과 더불어 기상까지 악화되면서 구조 및 수색은 더 큰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17일 오후 8시 기준 구조자 179명, 사망자 9명, 실종자 287명으로 공식집계 되고 있다.

 

   
 

 

◇ 희망에서 절망으로…  혼란만 키운 미숙한 대처

당초 사고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이들은 충격과 우려를 금치 못했다. 특히 고등학생 350여명이 포함돼있다는 소식은 더욱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잠시 후 걱정은 안심으로 바뀌었다.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는 등의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적처럼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 전해진 소식이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안심하는 분위기가 퍼지는 사이 현장은 희망보다 절망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세월호가 완전히 바다로 자취를 감추는 순간 희망은 잔인한 희망고문으로 변했다.

 

 

   
▲ 실종자 가족이 사고 해역을 바라보고 있다.

 

 

오후가 되면서 비극적인 소식도 하나 둘씩 전해지기 시작했다.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는 말이 무색하게 안산단원고등학교 정차웅 군이 두 번째 사망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나마 368명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위안거리였지만 이마저도 ‘착오’였다. 무사한 사람은 17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구조와 수습 과정에서 미숙한 모습으로 탑승객 가족과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잡기는커녕 정부당국의 공식발표 숫자도 수시로 바뀌었다. 구조자 수 공식 발표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것은 한심하기 그지없었고, 실종자 가족들의 피를 말리는 것이었다. 정부당국은 애초에 정확한 탑승객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능한 정부당국의 모습에 국민들은 ‘과연 2014년 대한민국이 맞나’라는 생각과 함께 분노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 사망한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고려대 안산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충격의 연속… “움직이지 말라”며 탈출한 선장

이번 참사는 그야말로 충격의 연속이다. 사고 규모와 비극성, 정부당국의 허술한 대응에 이어 사고 원인과 선장이 보인 행동에 이르기까지 온통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당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암초’에 의한 파공 및 침수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고 해상은 암초가 없었고, 더 큰 선박들도 문제없이 지나다니는 곳이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사고 원인은 ‘변침’이다. 해경은 17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사고의 원인을 ‘무리한 변침’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다. 우측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고, 이 과정에서 화물칸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 및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여객선이 중심을 잃고 기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선장을 비롯한 여객선 직원들의 대처는 실종자를 키우는 결정적인 요소였다. 여객선 외곽으로 서둘러 대피를 시켰다면 생존자가 충분히 더 늘어났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현 위치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만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선장 등은 재빨리 탈출해 구조됐다.

 

실종자 가족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양사고에서 ‘시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사실상 생존자가 남아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기상 악화로 인해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초유의 해양사고는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미 선장과 여객선 회사, 정부당국 등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추후 책임소지와 처벌 등을 놓고도 큰 논란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가장 비극적인 것은 희생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현실이다.

 


이제 희망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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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몰한 세월호의 선수(船首) 부분마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18일 오후 구조대원들이 사라진 선수를 지탱하고 침몰 지점을 표시하기 위해 원뿔 모양의 '리프트 백'(고무주머니)을 설치했다. 그 뒤로 이날 오전 침몰 현장에 도착해 구조ㆍ인양 작업 투입을 기다리고 있는 대형 크레인이 보인다. 진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진도 앞바다 물 위로 선수를 내밀고 있던 세월호가 완전히 바다에 잠기며 '에어포켓(선실에 갇혀있는 공기)'에 걸었던 마지막 희망이 희미해지고 있다. 침몰 사흘째에 시도한 구조대 선체 진입작업도 반가운 소식을 가져오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다리를 휘청이며 바다만 바라보았고, 대한민국은 그런 그들을 미어지는 가슴으로 지켜봤다.

18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과 해군, 민간 잠수부로 이뤄진 수중구조대는 이날 오전부터 수차례 릴레이잠수를 하며 선체 진입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강한 조류에 막혔다. 구조대는 정조(停潮) 때에 맞춰 오후 3~4시대와 오후 9~10시대에 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였다. 진입 작업은 조명탄을 쏘며 밤새 이어졌다.
몇 차례 진입 실패 끝에 오후 3시 24분쯤 민간 잠수부 2명이 2층 선수 화물칸 출입문을 여는 데까지 성공했으나 화물 목재가 길을 막아 되돌아 나오는 등 선체 내에서 생존자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오전 11시 19분쯤 조타실로 추정되는 5층 선체에 지름 19㎜의 에어호스도 연결했다. 구조대는 선체에 갇혀 있을지 모를 실종자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공기를 계속 주입하고 있다. 세월호가 전복돼 선수만 남기고 바다에 잠긴 지 약 48시간이 경과한 시점이다.

한 때 박수를 치며 구조작업에 기대를 높였던 실종자 가족들은 작업이 순조롭지 않다는 소식에 가슴을 쳤고 실신하기도 했다. 국민들도 구조 소식에 마음을 졸였고 현대삼호중공업이 플로팅 도크를 이용해 선박 인양을 제안하는 등 각계의 구조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이날 낮 12시 57분 세월호가 물 밖에 드러난 부분이 거의 없을 만큼 완전히 침몰해 안타까움은 더했다. 세월호는 썰물 시간대인 오전 8시쯤 선수 높이 1m 정도만 간신히 수면 위에 내놓고 있다 결국 완전히 물에 잠겼다. 17일 썰물 때는 높이 2~3m, 선저 길이 20~30m가 드러났지만 하루 만에 더 내려앉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력과 부력이 균형을 이루던 상태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부력이 줄어 가라앉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과 해양경찰청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승객을 남겨둔 채 배를 탈출한 선장 이준석(69)씨 등 핵심 승무원 3명에 대해 도주선박의 선장 또는 승무원에 대한 가중처벌과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