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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X세대...

 

 

개인주의에 빠진 디지털1세대

헤럴드경제 | 기사입력 2007-06-22 12:17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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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그들은 누구?
 

1970~80년대 문화부활의 주축이 되는 30대는 한때 매스미디어를 통해 ‘X세대’라 명명된 이들이다. 명확한 정의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X’라는 알파벳이 붙었듯 바로 이전 세대와의 단절과 문화적 차이가 두드러졌던 세대다. 70년대 본격적인 경제 성장과 정부의 산아제한정책에서 비롯된 핵가족 속에서 풍요를 누리며 성장한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컬러TV와 뮤직비디오로 새로운 영상 감각의 세례를 받았고, 다양한 대중문화의 영향 속에서 개인주의적인 취향과 가치를 내면화한 세대다.

 

▶아날로그의 마지막, 디지털의 1세대=30대는 애초에 앞선 세대와 문화적 토양부터 달랐다. 70년대 중반 일본에서 수입돼 방영되기 시작한 ‘마징가Z’와 1976년 개봉된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영화 ‘로버트태권V’를 벗 삼아 살았고, 90년대 초 ‘노래방문화’가 퍼지면서 대학시절 민중가요만 부르던 선배들과는 달리, 발라드와 댄스곡이 더 친근했다. 이들은 92년 출현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문화적 세례를 받았다. 포크와 트로트, 록 대신 댄스뮤직과 랩에 열광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91학번인 회사원 김형우 씨는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춤추고 노래하는 등의 놀이문화가 양지로 나왔던 때인 것 같다”고 회상했다.

 

90년대 초 정부의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로 해외배낭여행과 어학연수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도 바로 지금의 30대다. 여기에 더해 PC통신을 거쳐 인터넷문화와 처음 접속한 디지털 1세대이기도 하다. 포크.이념.집단.민족이 전 세대의 키워드였다면 랩.문화.개인.세계는 지금 30대의 감성을 특징짓는 말이다.

 

▶취향에 열광하는 그들, 적극적인 문화소비자=학창시절 밴드에서 기타를 쳤던 이재만(35) 씨는 현재 IT업체에 근무하지만 지금도 주말마다 아마추어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약한다. 여가로 컴퓨터게임과 인터넷서핑을 즐긴다.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아직 싱글. 그는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기고 살기에 결혼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자신의 취미를 위한 소비활동에 적극적이며, 취향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다른 세대에 비해 IT업체나 금융계에 종사하는 고소득 전문직이 많기 때문에 대중문화계에서 주요 소비군단을 형성하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스타크래프트, NBA, TV 시트콤 ‘프렌즈’…. 지금의 30대에서 비롯된 문화열풍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관심사는 음악에서 TV, 컴퓨터게임,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며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어도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은 여전히 강하다.

 

정은정 기자(koal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