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대의 흐름과 변화/욕심에 대하여

제이유 사건에 연루된 견미리.이홍헌 부부

JU사건에 연루되며 물의 빚은 견미리·이홍헌 부부 입 열다
[레이디경향 2006-08-17 10:21]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오는 다단계 사건. 이번에도 사건의 흐름은 여느 때와 비슷했다. ‘환상 마케팅’에 속았다는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제이유’ 다단계로 손해를 입은 사람만 무려 35만 명에 달한다. 그리고 이내 유명 연예인의 이름이 하나 둘 ‘제이유’ 사건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네티즌으로부터 가장 뭇매를 맞은 이가 바로 탤런트 견미리다. 견미리는 부부가 함께 제이유 사건에 연루돼 눈길을 끌었다. ‘제이유’ 사건에 대한 견미리 부부의 입장 최초 공개.

“우리도 알고 보면 피해자. 하지만 누구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2003년 로터리클럽 한 지인의 소개로 가맹점 가입”

‘제이유’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대충 이렇다.

250% 수당 지급을 약속했다. 소비가 곧 소득이 된다더니 실제로 물건은 샀으나 지급받은 수당은 얼마 안 됐다. 다단계 사업을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퇴직금에 아파트 담보 대출까지 있는 돈에 없는 돈까지 다 끌어다 제이유에 갖다 바쳤다. 그런데 남은 건 빚밖에 없다. 심지어는 돈도 잃고 가족에게 버림까지 당했다.

때문에 견미리는 그간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자신 또한 피해자였음에도 말이다. 더 큰 피해를 입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견미리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녀의 남편 이홍헌씨를 만난 건 지난 17일 응봉동 자택에서 이홍헌씨는 “이 모든 게 자신이 부족해 생긴 일인데 누굴 탓하겠냐”며 힘없이 말을 이었다.

견미리가 제이유와 처음 연을 맺은 건 지난 2003년 말 서울 청담동에 자신의 스킨케어 숍 ‘미리美’를 오픈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로터리클럽 한 지인의 소개로 제이유를 알게 됐다. 제이유를 소개한 지인은 “제이유의 가맹점에 가입하면 새로 시작하는 사업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업 삼아 해볼 것을 권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가맹점에 가입하는 건 그다지 문제될 게 없었다. 제이유의 스킨 케어 가맹점에 가입하려면 1천2백만원 가량의 물건을 사 포인트를 올려야만 가능한데 견미리는 어차피 새로 숍을 오픈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야 할 물건이 넘쳐났다.

“정수기, 커피메이커부터 시작해 작게는 생필품까지 당시에 구매해야 할 물건이 상당했어요. 어차피 살 거 그럼 제이유 통해서 사자 한 거였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맹점 계약을 맺게 됐구요. 소개한 사람 말마따나 그로 인해 사업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됐으면…. 단순히 그렇게만 생각한 거예요.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정말 시작조차 안 했을 겁니다.”

첫발을 내딛은 이후로는 여느 다단계 중독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레 견미리도 승급 단계를 밟게 됐다고 한다. ‘실버’에서 ‘골드’로, ‘골드’에서 또 ‘루비’로 그렇게 생활 소비지수를 높여간 것. 견미리의 생활 소비 등급은 현재 ‘사파이어’까지 확인되고 있다. 제이유의 피해자들은 “사파이어 등급에 올랐다는 건 곧 7억원에 가까운 돈을 제이유에 투자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하고 있다.

견미리가 여느 다단계 연루 연예인보다 더 뭇매를 맞는 이유는 부부가 함께 이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 정황이 밝혀지면서부터. 견미리는 제이유 최고 경영자와의 만찬 행사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공식 행사에서 직접 사회를 보기도 했다. 게다가 남편 이홍헌씨는 화장품을 제조해 제이유에 납품하는 일도 해왔다. 때문에 사건이 터진 직후 인터넷에는 이들 부부의 이름이 동시에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한 남편 이홍헌씨의 해명 아닌 해명은 이렇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 부부가 굉장히 사행성 짙은 사람으로 비춰질까 일단 걱정부터 앞서네요. 제이유를 알기 전까지 우리 부부는 단 한번도 다단계에 이름을 올려본 적이 없어요. 다단계에 ‘다’ 자도 모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다 제이유를 알게 됐는데 우리라고 왜 처음에는 거부감이 없었겠어요. 그런데 듣고 보니 꽤 괜찮은 마케팅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제이유 쪽에서도 항상 ‘우리는 단 한 명의 피해자도 만들지 않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구요.

집사람이 제이유 행사에서 사회를 본 건 부업 차원의 용돈벌이였지 제이유와 무슨 큰 관련이 있어서가 아니었어요. 제가 제이유에 화장품을 납품한 것도 단순한 사업 차원에서 그런 거구요. 제이유가 이상한 사기꾼 집단이다 생각했으면 아무리 돈이 좋아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건 분명해요. 그렇지 않다 믿었기 때문에 집사람도, 그리고 저도 제이유 일에 그렇게 적극적일 수 있던 거예요. 그러니 이제 와서 손해를 보았다 한들 누굴 탓하겠어요. 한숨만 절로 납니다.”

이홍헌씨는 “제이유 사건에 연루돼 있는 연예인들도 분명 피해자인데 왜 사람들이 가해자 보듯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의 말처럼 제이유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연예인들 또한 제이유의 이미지 마케팅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주수도 회장이 이끄는 제이유 그룹은 그간 대외적인 활동에서 연예계를 적극 활용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국내 최고 권위의 영화제인 대종상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후원사로 참여한 것. 제41회 대종상 시상식을 후원해 조직위원장을 맡은 주수도 회장은 감독상 시상자로 시상식 무대에 오르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다. 주 회장은 지난 2003년 국내 영화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폭넓은 후원 활동으로 영화인협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제이유 피해자들은 저명인사들이 자문위원단 등 제이유그룹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어 제이유의 환상 마케팅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말하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연예인도 같은 입장에서 제이유를 믿었을 수 있지 않을까?

이홍헌씨가 밝히고 있는 제이유로 인한 피해 금액은 대략 3억~4억원가량. 총 7억~8억원 투자했는데 그중 반은 수당으로 돌려받았고, 나머지 반은 아직 제이유에 그대로 묶여 있는 상태라고 했다. 경황 없이 터진 일이라 이들 부부는 아직 제이유 회원 탈퇴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제이유 활동은 무조건 중단할 예정이라고.

“단 한 명의 피해자도 발생하지 않는다 해서 시작했는데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그만둬야죠.”

견미리는 현재 MBC-TV 대하사극 ‘주몽’에서 원후 역으로 출연 중이다. ‘주몽’은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인기 드라마. 일각에서는 이 일로 드라마의 인기에 타격을 입게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중간에 서게 된 탤런트 견미리. 그녀는 요즘 경제적·심리적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자신의 피해를 하소연할 수도, 그렇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도 없는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 남편 이홍헌씨는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아내가 요즘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면서도 잠을 잘 못 이룬다”며 아내를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