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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무언지......2​

산다는 게 무언지......2

"현충일을 보내며"

5월이 무르익어가는 거리의 수목들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온 천지는 새로운 생명들이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다. 점차 연한 연두색으로 짙어가는 온 천지는 점차 짙은 녹음로 변해가고 있으며 이제 대지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녹음이 뒤덮은 실록의 계절을 향해 달리고있다. 과도한 개발은 명산의 경치를 가리고 푸르름을 가리고 바람을 가리고 낮에는 태양빛을 가리고 밤에는 달빛까지 가리운다. 자연을 피괴한 전형적인 예다.

산책로와 옆에 흐르는 개울 모습도 수목으로 뒤덮혀 가고 있다. 이 개울도 주민이 늘어나면서 오폐수량도 많아졌고 오염도도 심해져 가고 있다. 수량이 적으면 냄새도 난다. 그러나 폭우가 내리면 이 개울은 순식간에 수위가 오르면서 홍수로 변하면서 각종 폐수와 오물이 한꺼번에 씻겨나가는 시간이다.

윗쪽에 사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바람에 방류하는 오폐수 양이 만만치 않다. 소형 보를 설치하여 물이 고이게 한다면 생태 환경은 좋아질지 몰라도 평소 비가 내리지 않는 날에는 하천에서 나는 역한 냄새가 산책로 주변 공기를 오염시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기분이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울타리에 핀 장미가 너무나 진한 붉은 색상과 아름다운 모습에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인간은 풍요와 아름다움에 취하는 순간부터 이성이 점차 마비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풍요로 사람의 만족감을 느끼고 주변 산하의 아름다움을 찿아가서 보면서 마음의 치유도 받고 평화를 느끼지만 그것이 중복되거나 반복적으로 찿게 되면 일종의 중독 현상이 찿이온다.

오늘날 우리 나라는 빠른 경제 발전 덕분에 이제는 풍요를 누리게 되었고 삶의 질이 향상되어 국민들이 만족감을 느끼며 살고 있다. 세계 각지를 여행다니며 K 문화와 문명을 전파하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세게인들이 보기에 우리 나라 전체가 매일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즐기는 나라로 인식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방이 강대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적으로 우굴기리는 한반도, 그것도 남쪽 반쪽에서 경제 발전으로 인한 막대한 풍요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주변에 이런 적들을 눈 앞에 두고 외로운 섬처럼 넘겨진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렇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 우리를 바라보는 세계인들은 아마 의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고대 로마가 풍요를 누리다가 서서히 멸망해가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풍요는 인간 사회를 멸망의 길로 안내하는 지름길이다. 눈을 통해 아름다움을 보고 귀를 통해서 아름다운 음악에 심취하고 맛난 음식을 통해 혀끝의 말초적인 즐거움과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즉 아름다운 경치에, 감동어린 선율에, 혀끝을 마비시키는 음식에 점차 육체와 정신이 마비되어 이성을 상실하고 감성에 빠져 냉철한 판단력이 흐려지게 된다. 마치 마귀에 속아 넘어 가듯이 마귀가 시키는대로 말초적인 동물로 전락한다는 뜻이다. 그런 상태를 "풍요가 가져다 주는 병"이라고 나는 이야기 하고 싶다.

고대 로마는 로물루스가 창업한 이래 아탈리아 반도를 병합하면서 점차 지중해 지역 신생 강국으로 성장하던 중, 포에니 전쟁을 통해 지중해 최강자였던 카르타고와 100여 년이 넘는 기간동안 3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1차는 시실리아 쟁탈전, 2차는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의 이탈리아 반도 침공으로 로마는 16년간 풍전등화 같은 위기를 겪으면서 버티가다 젊은 스키피오 장군이 북아프리 카르티고 본국을 침공하자, 본국의 급보를 받은 한니발은 급거 이탈리아 반도를 철수하여 스키피오와 마지막 전쟁을 치르게 되는데 바로 '자마평원 전투'였다. 이 전투에서 한니발은 일생 일대의 마지막 패전을 하게 되면서 로마와 강화를 맺고 로마의 지배를 받는 패전 국가로 전락하게 된다. 3차는 카르타고가 반란을 일으키자 로마는 카르타고 수도를 3년이 넘게 공격하여 점령하고 남자는 모두 노예로 끌려가고 땅은 소금을 뿌려 갈아엎었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포에니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는 지중해 패권자로 등장하게 되면서 많은 노예와 풍부한 물자, 세수가 늘어나고 대규모 농장이 집단적으로 건설되면서 점차 경제적으로 막대한 풍요가 찿아오고 윤택한 생활로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자, 시간이 지나면서 지도층의 공공심은 점차 사라져 갔고 부유층과 가난한 사람의 빈부 차이가 점차 심화되어 갔다. 그것이 바로 1~2세기의 최대 전성기를 누리게 되는 오현제 시대다.

카이사르 이후 로마는 제정으로 점차 이행하면서 서기 1~2세기에는 오현제 시대를 거치면서 최대 번영기를 누리게 된다. 그러나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뒤를 이은 콤모두스 황제부터 내리막 길을 걷게 된다. 야만족의 침입 격화, 군인 황제들의 반복적인 출현, 야만족의 침입으로 농촌의 황폐화, 도시 빈민의 급격한 증가, 그리스도교 등장, 지방자치제도의 유명 무실화, 공공시설의 유지관리 미흡, '카라칼라 칙령'으로 전속주민의 로마 시민화, 로마 황제의 페르시아 포로 사건, 제국 분열과 혼돈은 로마 제국을 멸망으로 가는 수렁으로 빠뜨리게 된다.

이는 오늘날의 우리 나라도 비슷한 전철을 가고 있는 듯하다. 5천 년의 가난을 물리치고 60~70년대에 허리끈을 졸라메고 경제적 부흥을 일으켜 드디어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냈다. 이런 기적과 부흥으로 우리에게는 풍요가 찿아왔고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 삶을 현재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휴대폰을 주력으로 한 무역 강국은 물론, K 문화와 문명을 전세계에 퍼뜨리면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문화 예술 분야 수훈자들, 한국 음식 세계 전파에 힘쓰는 사람들, 각종 체육인의 세계 재패, 해외 진출 선수들의 맹활약, 대규모 방산 수출 달성, 자체 제작 위성 발사 달성, 민주적인 정권 교체 달성으로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빈부 격차, 공공심 저조, 권력형 부정 부패, 사회적 계층 사다리 상실, 시대적 지식인 부재, 진보와 보수 갈등, 좌익과 우익 대립, 북한의 상존 위협 가중화와 비대칭 전력 문제, 대미 예속과 종속적 위치 탈피 어려움, 안보와 경제의 동시 달성의 어려움, 정부 재정 지출 과다, 실업자와 취업 인구 변동, 사회적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의 심각화, 사회적 안전망 허술, 교통 사고 다발국 오명, 자살율 세계 1위, 농촌 공동화와 노령화 문제, 저출산 고령화 문제, 도시 실업자 문제, 사회적 약자 보호 제도 미흡 등등 수많은 난제들이 쌓여 있지만 정치권은 오로지 권력 쟁탈에만 염두에 있을 뿐, 국가 안보와 국민의 인간다움 삶을 누리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바로 고대 로마가 망해가던 길을 그대로 우리도 가고 있는 듯하다.

땅 속에서 부화한 애벌레들도 가지를 타고 올라가 연한 잎사귀를 갉아 먹으며 몸집을 키우고 여러번 탈피하여 성충이 되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여러 날벌레로 거듭난다. 한편 자연의 먹이사슬은 이채롭기만 하다. 이런 애벌레를 하늘을 날아다니는 각종 날집승들이 잡아 새끼에게 먹이며 키운다. 이런 어린 조류 새끼를 중간 먹이사슬에 위치한 짐승들이 잡아 자신의 새끼를 먹이며 키운다. 한편 강한 바람에 떨어지거나 형제에게 밀려 떨어지거나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는 대부분 죽지만 사람이 주워다가 키우면 새끼는 자기를 먹이고 키워준 사람을 자신의 어미로 생각하고 따른다. 이러한 먹이사슬은 대자연의 균형잡힌 순조로운 생명 먹이사슬을 이룬다.

연한 잎사귀에 애벌레가 달려가듯, 사람도 애띤 나이의 10~20대가 아마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런 여린 생명들에게 각종 애벌레가 먹이를 위해 달려들듯이 사악하고 못된 인간들이 자신의 말초적인 쾌락을 위해 여린 생명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 애벌레에게 먹힌 잎이나 과일은 시들거나 낙과를 하거나 벌레먹은 괴일은 상품 가치가 떨어지고 페기 처분되기 쉽다. 이처럼 여린 생명에게 못된 짓을 서슴치 않은 인간들은 지금도 수도 없이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성폭행, 성추행 범들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러한 성에 대한 인간들의 욕구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대부터 공창이 번성해왔듯이 인간의 성적인 욕구는 시대가 변해도 나이가 들어도 사라지지 않고 숫가락을 들 힘만 있으면 몸속에서 서물서물 솟아나게 되어 있다.

갖 피어난 장미처럼, 연한 잎이 뒤덮은 나무들이 자연을 수놓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사람도 변하고 자연도 변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과거에 메여사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듯이, 자신이 처한 현재와 미래를 미리 예측하고 연구하여 찿아가는 사람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누구도 완벽한 인간이 되지는 못하기에 절대로 신이 될 수는 없다.

집이 아파트 1층이라 창가에 매년 심어온 고추를 심었다. 심어놓고 물만 주었더니 작년에는 피해를 입어 올해는 살충제와 영양제를 만드는 법을 인터넷으로 배워 뿌려 주었더니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다. 살충제는 계란 노른자와 식용유, 물로 만들었고 영양제는 살뜨물과 설탕, 소주을 섞어 만들었다.

요즘은 병원도 자주 가는 편이다. 나이가 들수록 잇빨에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오래동안 마시고 피운 술과 담배 때문일 것이다. 갑자기 흔들리거나 빠지기도 하고 아래 위에 마구 발생하니 가가찬다. 벌써 일플란트를 여러 개를 했다.

건강보험 공단에서 건강 검사하라고 성화가 빗발친다. 건강보험 하나는 세계 최고다. 술먹고 담배 피우면 흉부 촬영, 위암 검사, 대장암 검사는 필수다. 당뇨, 혈압약은 이미 열심히 먹고 있고 어제는 손주와 마누라가 퍼뜨린 독감에 나도 걸려 포도당 수액 주사도 맞고 처방받은 약을 포함하여 매일 먹는 약이 수복하다. 죽음을 향해 달리는 선수처럼 약을 열심히 먹는 모습이 처랑하기만 하다.

오늘이 현충일이다. 국가 보훈처가 국가 보훈부로 승격된 모양이다. 앞으로는 보훈처장이 보훈장관이 되겠다. 부처를 승격한다고 우리 보훈 정책이 일취월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독립유공자, 6.25와 월남전, 국민 방위군 사건, 4.3사건, 여순반란사건, 무장공비 소탕 작전, 납북자, 국군 포로, 경찰 소방 등 국가 공무로 묵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훈 정책을 수행하여 왔는지는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허술한 보훈정책으로 수많은 보훈 가족들에게 가슴에 한을 남긴 나라다. 과연 앞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질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오늘이 현충일이지만 아파트에 태극기가 내걸린 집은 찿아보가 힘들다. 국민들의 이런 모습이 국가의 보훈 정책의 현주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