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에 1
깊어가는 가을에 1
새벽 풍경, 금곡역 근방에서
새벽 날씨가 차다. 서늘함을 머금은 새벽 공기가 얼굴과 팔을 스치며 지나가는 느낌이 점차 가을이 깊어가는 듯하다. 자전거길과 산책길 주변에는 밤나무에서 밤송이와 알밤들이 길바닥 위에 떨어져 산책하는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밤줍기에 여념이 없다. 밤이 떨어지는 이 시기는 일찍 일어나 산책하는 사람들미 많다. 서로 경쟁적으로 맨 먼저 밤나무에 도착하는 사람이 대부분을 싹쓸이 해간다.
작년까지만 해도 길을 벗어난 산 속 밤나무에서 밤을 줍기도 했는데 요즘은 밭을 갈듯이 사람들이 밤을 싹쓸이 해간다. 새벽에 후라쉬를 들고 나서서 주변 일대의 밤나무 밑에는 먼저온 사람이 싹쓸이 해가버리는 바람에 조금이라도 늦게 가는 사람은 거의 줍기가 힘들 정도다. 야생 들짐승도 먹을 것이 없을 정도다. 아줌마들이 밤을 줍기 위해 산책로를 경쟁하듯이 부지런히 걸어간다. 공짜라는 자연이 주는 혜택에 사람들 누구나 집착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밤을 먹고 살이 찌면 잘 빠지지가 않는다고 한다. 작년에는 여러번 밤을 삶아 먹었는데, 다 먹지도 못하고 껍질을 까서 냉동실에 보관해두고 갈비찜을 할 때 조금씩 사용하곤 했다. 그래서 금년에는 밤을 조금만 주웠다.
도로변에는 배추, 무우, 깨, 고구마, 옥수수, 파 등 채소들이 마음껏 자라 추수하기에 바빠진다. 남의 농작물을 훔쳐가는 사람도 있는 듯 경고 간판을 내건 곳도 있다. 대부분 자신의 땅이 아니라 도로변 짜투리 땅인데 국유지가 많다.
금년 초에 호평동 자전거 길 옆에 급수장이 설치되었는데, 배관을 묻기 위해서 1킬로미터 가량을 굴착하여 배관을 묻고 포장을 했다. 오랜 기간 중장비, 덤프 차량 등이 드나들고 흙이 질퍽거리는 좁은 길로 다니고 흙먼지와 비만오면 질퍽거리는 도로를 주행하느라 여름내내 애를 먹었는데, 공사감독관은 물론 공사업자도 물청소도 하지 않고 주변 정리도 지저분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불량한 공사관리 탓이다. 자전거길을 굴착하여 배관 공사를 하고 포장을 했는데 일부 꺼진 곳은 물론 노면 상태가 극히 불량하여 재포장을 해야하지만 불량한 상태로 도로가 방치되고 있어 주행에 위험과 어려움 등 불편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번 국민신문고에 이런 실태에 대해서 민원을 올렸다. 아직도 불량한 상태의 방치된 도로를 재포장 해달라고 했고 자전거 도로 옆 축사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와 축사 출입문의 위험성 등에 대해서 국민신문고에 민원글을 올렸더니 지난주 깨끗하게 포장을 하고 차선 긋기 등 정리를 해주어 담당자에게 고맙게 생각된다.
도로변에는 벼가 고개를 숙이고 코스모스가 만발했다. 들국화가 피고 오리 가족이 호만천에서 물놀이를 하고 백로가 날아와서 먹이 사냥을 하고 까치 가족들도 요란스럼게 나무 위에서 소리를 내고 있다. 지형이 분지인 호평 평내 일대는 안개가 자주 낀다. 그래서 세벽길에는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드라마 시청과 광고가 시청자를 우롱하고 있다. 원래 광고는 소비자를 속이는 기법이라고 생각되는데, 반복. 지속적으로 나오는 광고, 유명 연예인들이 사채 광고는 물론 장례 업체 광고 등 각종 광고에 거액을 돈을 받고 나온다. 유명인이 하는 언행은 믿어버리는 대중의 우매한 심리를 이용하여 잇속을 챙기려는 수법이다.
드라마 한 편 보려면 수많은 광고가 중간 중간에 서너차례 이상 나온다. 그것도 잠깐이 아니라 수십분 이상 계속되기 때문에 금방 채널을 돌리게 만든다. 각종 보험 광고와 장례 업체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시키는데 가입하면 값비싼 가전 제품을 공짜로 준다고 한다. 그것이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은 잘 모른다. 그것은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인데, 만약 중도 해지시 위약금을 엄청나게 된다. 공짜로 준 가전 제품은 새제품 값을 내야하고 그동안 받은 각종 혜택도 모두 위약금으로 물어내야 한다는 점을 사람들이 망각하고 공짜에 눈이 멀어 함정에 빠지게 된다. 각종 보험에 지병이 있는 사람도 가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런 이유로 실제 보상금은 쥐꼬리만하다는 점을 소비자는 잘 모른다. 그래서 제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광고를 한 해당 연예인도 같이 책임을 지는 제도(일명 광고책임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무리하게 장관으로 임명한 한 사람으로 인해 온나라가 들끊고 민심이 흉흉하다. 정권의 위기론까지 나올 정도이니 문대통령의 생각이 얼마나 우둔한 것인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줄줄이 고구마 줄기처럼 터저 나오는 가족들의 각종 비리 뉴스는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우리 사회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들이 우굴거리는 사회가 되고 맗았다. 자신의 행위는 당연하고 정의롭고 합법적이며 권력과 권세를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면서도 타인이 저지르면 비난하고 분노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이런 나라가 제대로 역사를 이어갈 것인지는 의문이다. 민심이 이반하고 지도층이 사익만을 추구하면 결국 정권의 종말을 가져온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기 전에 북한의 핵위협이 날로 증가하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까지 개발 완료되면 미국의 핵우산도 소용이 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국가가 망해도 잠수함은 은밀히 바다속에 숨어 있다가 상대국에 치명적인 핵공격이 가능하기에 그 위협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북 문제는 북미회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미국의 한국에 대한 냉대는 점차 노골화되어 가고 있다. 정권의 하는 짓들이 미국의 눈쌀을 찌프리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정책은 이 나라의 안전보장과 국민의 보편적인 복지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지도층이 바르지 못하면 그 사회는 불법과 탈법이 만연하게 되고 결국 쇠락하게 되는 법이다.
밤새 강한 바람이 휘바람 소리를 내며 불었다. 가로등에 비치는 창문에는 나무 가지들이 밤새 춤을 춘다. 야산에 가을 열매들이 줄줄이 땅으로 떨어질 것이고 기온도 급강하한다니 겨울도 빠르게 다가올 것 같다. 깊어가는 가을에 자신의 한해를 되돌아보고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욕심을 버리고 사심도 버리고 추운 겨울을 맞이하는 야생동물처럼 우리도 월동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