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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여름 7 :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

두바퀴인생 2014. 7. 27. 03:34

 

 

강남의 여름 7 :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

 

 

 

 

삼복더위와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폭염이 지속되더니 지난주에는 장마가 찿아와서 타들어가던 농촌 들녘 산천에 모처럼 가뭄을 해소하게 만들어 주었다. 비는 황사는 물론 한반도 및 대도시 상공에 쌓여있는 공해 덩어리 먼지를 비롯하여 나쁜 공기를 청소하고 도로와 길거리 구석구석을 청소해준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각종 미세오물을 씻어주는 역활을 하는 것이 바로 비다. 비는 지상에 맑은 물을 공급하고 초목이 자라도록 해주며 곡식과 과실을 얻게 만들어 준다. 만약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면 이 땅은 고비, 사하라같은 사막화될 것이다. 태풍과 지진도 드물며 사계절이 뚜렸하고 기온이 온화하며 사계절을 통해 풍화된 토질은 곳곳에 퇴적되어 대부분이 비옥하여 농작물이 잘 자라는 이 땅은 분명 축복받은 땅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열대농작물이나 다른 나라 농작물에 비해 한국의 농작물이 특히 몸에 좋은 이유는 이러한 사계절의 다양한 기후에다가 비옥한 땅에서 겉자라지 않고 여러해를 두고 여물게 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인삼을 비롯하여 각종 약초를 보더라도 한국산이 가장 우수한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또 계절마다 달라지는 다양한 풍경은 인간의 사고를 넓혀주엇고 삶을 더욱 단련시켜주었으며 심신을 다양한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도록 변화시켜 주었다. 외국의 산천은 웅장하거나 거칠거나 허허벌판이지만 우리나라는 아기자기하고 아담하며 소박하며 야무지다. 그래서 이 땅을 바로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부르고다.

 

 

자유를 만끽하다

매일 그리고 이틀에 한 번씩 블로그에 역사글을 올리다가 이제 자유를 찿았다. 한국사를 올린 지난 4년 동안 어쩌면 나에게는 고통의 긴 시간이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 데 스스로 결정하여 올리기 시작한 연재가 어느새 블로그를 찿아주시는 애독자들에게 의무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혼자생각인지는 몰라도 매일 기다리는 방문 애독자를 위하여 새벽에 일어나 때마다 글을 올려야 했고 새벽잠을 설치면서 반복된 생활을 하다보니 어느새 나에게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요즘도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나게 되고 이제는 글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한편으로 허탈하기도 하다. 신문이나 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들의 고통을 이제야 조금아나마 알 것 같다. 글을 쓴다는 고통, 특히 창작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역사를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강요에 의해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선택했다. 역사에 무지했던 나 자신이 역사에 대해 배우고 제대로 알아보기로 했던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중국사, 한국사에 대한 역사 연재가 끝나고 나니 이제는 심신이 유스러워졌다. 그동안 절제되고 억눌렸던 생활에서 너무나 많은 자유가 한꺼번에 찿아오니 허탈감은 물론 절제가 풀려 방탕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고난의 역사......

그런데 이런 좋은 삼천리 금수강산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의 5천년 역사는 너무나 비참하고 고난스런 역사였다. 아시아 동쪽 태평양을 향해 툭 튀어나온 한반도, 그래서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세력이 교차하는 충돌지점이었다.

 

고조선이 전한 무제에게 멸망당하였고 주몽이 세운 고구려가 만주 땅을 호령하면서 동북아의 강자로 군림하면서 수.당의 침공을 견제하며 잘 버티었으나 연개소문 이후 결국 내분으로  당에 망하고 말았다. 온조가 세운 백제, 김수로의 가야, 박혁거세의 신라가 한반도 남쪽 지역에서 스스로 일어나 패권을 다투며 자웅을 겨루었다. 백제는 근초고왕대에 왜와 연합하여 신라를 위협하였으며 고구려에 대항하였고 중국 대륙 산동반도, 양자강 일대까지 영역을 확장하였으나 잠깐이었다. 마지막 의자왕대에는 신라를 위협하였으나 사치와 방탕에 빠져 내분을 겪더니 나당연합군에 멸망당하고 말았다. 신라는 가야를 흡수하고 백제의 위협에 전전긍긍하다가 김춘추, 김유신에 의해 당나라와 나당연합군을 편성하여 백제를 멸하고 뒤이어 고구려를 멸하였다.

 

그후 통일 신라는 한반도의 신라와 백제를 점령군으로 계속 지배하려던 당군을 물리치고 진정한 통일을 이루어 고구려의 뒤를 이은 발해와 같이 남북조시대가 전개되었다. 신라는 통일대업을 이룩한 태종무열왕 이후 천년사직을 유지하면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으나 후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사치와 부패가 심화되면서 권력투쟁이 격화되었고 국력은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신라 조정이 무력해지고 백성들이 토탄에 빠지자 전국 각지에서 반란군이 일어나면서 분열되어 후삼국시대로 접어들었다.

 

후삼국시대는 궁예, 견훤, 왕건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치열한 자웅을 겨루는 50여 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영웅호걸이 나타났다가 사라졌고 결국 마진국의 궁예를 제거한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과 겨루다가 종반기에 후백제의 견훤이 내분으로 혼란을 겪더니 결국 견훤이 아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고려 왕건에게 귀부함으로써 왕건은 후백제를 멸하고 고려를 창업하였다. 만주땅에는 고구려 뒤를 이은 발해가 잠깐 산동반도를 점령하는 등 맹위를 떨쳤으나 2백여 년을 존재하다가 내분으로 결국 거란족에게 망하였다. 일설에는 백두산 화산 폭발이 발해 멸망의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여 자립으로 건국한 고려는 광종대에 과감한 개혁으로 기반을 조성한 다음 거란족의 3차에 걸친 침입을 물리치고 잘 견디어 냈으나 중반 이후 무신정권 80년 전횡으로 나라가 쇠약해지자 당시 떠오르던 세계 최강국 몽고의 수차에 걸친 침략으로 최씨 무신정권은 강화도까지 천도하여 대몽항쟁을 벌였으나 결국 무신정권이 붕괴되고 인종대에 몽고에 항복함으로써 몽고의 부마국, 즉 속국이 되고 말았다. 몽고가 명나라에 쫓겨 북으로 물러나자 고려 공민왕은 친몽세력을 구축하고 실지를 회복하였고 신돈을 중용하여 과감한 개혁정치를 펼쳤으나 공민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우왕대에 최영의 요동정벌론에 따라 군대를 이끌고 출병하였던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함으로써 우왕과 최영이 제거되고 실권을 장악한 이성계와 정도전 등 신진사대부들에 의해 고려가 멸망당하고 이성계에 의해 조선이 개국되었다. 

 

이성계의 조선은 명에 절대사대하며 태종, 세종, 세조,성종 등 200여 년을 잘 지내다가 해양세력인 왜국의 미치광이 군주 풍신수길의 침략을 받고 전국토가 유린되는 등 풍전등화 위기에서 이순신 장군 등 충신, 곽재우 등 의병, 그리고 명군의 도움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청이 일어나며 위세를 떨치더니 정묘.병자호란을 당하여 치욕적인 삼전도 항복을 계기로 청에 사대하며 겨우 조선 왕조의 명맥을 유지했으나 말년에는 청.일 등 외세를 끌어들여 권력쟁탈을 벌이다가 러일,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군구주의 일제에게 강압적인 불평등조약을 맺고 친일파 주도하에 나라를 송두리채 빼앗겼다.

 

36년의 고통스런 식민지 지배를 받다가 어느날 갑자기 해방을 맞았으나 점령군 미.소에 의해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는 남북에 각각 점령군에 의해 정권이 세워졌고 1950년 6월 25일 북한 김일성이 '민족통일전쟁'이라는 미명하에 일으킨 6.25전쟁의 침략을 받고 붕괴되기 시작한 한국정부는 거의 불꽃이 꺼져갔으나 미국과 유엔군의 도움으로 전세를 회복하여 북진통일을 거의 앞둔 시점에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를 거듭하여 지리한 공방전을 펼치다가 평화회담이 아닌 휴전회담이 성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은 중지 상태이다.

 

 

현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저대로 실감하며 지내는 한국 사람은 극소수인 듯하다. 대부분은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르듯이 경제가 좀 발전하여 이제는 먹고 살만하고 서구 자본주의가 번창하여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으니 역사가 무엇이 필요하며 과거가 무엇이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제것도 모르면서 남의  것에 환장하고 고려시대 몽고말을 배우듯이 지금은 영어를 배우고 미국 유학을 가지 못해 안달이다. 그래서 나라야 어찌되던 나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시민정신이 팽배해진 오늘날이다. 그래서 모두가 먹고 마시고 즐기며 제 것, 제 식구, 제 무리만 챙기는 이기주의가 횡횅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한 여름 키타치며 잘 놀던 배삐장이 한 겨울에 개미에게 먹을 것을 구걸하러 가는 우화처럼 비슷하게 될 공산이 크다.

 

재림예수를 자칭하며 끝없는 탐욕을 추구하며 교세를 확장하던 사이비 교주가 세월호 침몰 사건 원흉으로 지목되자 수사망을 피해 도주하다가 허망하게 죽어 백골로 변하고 말았다. 검경 등 공권력의 어리석음과 무기력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고 교주 죽음의 정황으로 보아 여러 의문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사건은 혼란을 거듭하고 미궁에 빠지는 듯하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그 많은 돈은 어디로 갔는지, 죽은 때가 언제인지, 초동수사의 부실함은 혀를 찰 정도다. 검경이 저 정도 수준으로 수사력을 지닌 정도라면 의도적인지 몰라도 무언가 앞 뒤가 맞지 않다. 백골 상태로 보아 유병언은 이미 오래전에 죽었는지도 모른다. 어리석은 신도들은 그가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사회 비리와 부패의 결정판이나 다름없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은 이제 우리가 어느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명백하게 알려주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실기를 놓치고 지지부진하다. 국가개조던 국가개혁이던 지금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는 월남과 같은 비참한 종말을 겪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역사의 기로에서......

주변 4대 강대국은 호시탐탐 우리 한반도를 집어삼킬 궁리에 몰두하고 있고 북한의 도발은 핵무기를 앞세우고 비무장상태나 다름없는 한국을 어름장 놓고 있다.  일본의 군사력 재무장과 평화헌법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고 북한과 교류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와 미.일의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경제도 그렇고 외교.안보적으로도 그렇다. 역사적으로 한반도 통일에 중국은 절대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세력판도가 불리하면 언제라도 손을 뗄 수가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동남아, 남미 등 후진국에 발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티베트 독립운동 탄압, 신장-위그루 분리운동 탄압, 남지나해 도서분쟁, 신카쿠 열도 분쟁, 무역분쟁, 방공망 설정 분쟁, 어업분쟁, 문화분쟁 등을 포함하여 역사를 변조하고 지배권을 확립하려는 동북공정, 서북공정, 서남공정  등을 보다라도 중국의 패권주의는 경제력을 앞세워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미국과 일전도 불사하려 하고 있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중국의 급격한 대국으로의 성장에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을 재무장 시켜 중국에 대응시키고 한반도는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인 듯하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소련의 분리주의 지원정책은 주변국에게 갈등을 부추기고 세력 확장에 열중하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에 한국이 동참하는 점에 대하여 중국, 러시아가 경고를 보내고 있다. 미사일 방어망 자체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런 난국을 정부는 세월호 사건 등 국내문제에 발목이 잡혀 허둥거리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급변하는 주변 정세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권력싸움질과 이념투쟁, 그리고 사회전반에 깊게 뿌리내린 비리와 부패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등 사회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내다가는 일제에 나라가 망한 조선 말기 상황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그 시대의 역사 흐름속에서 자신의 생을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삶이 역사의 주체가 되느냐 아니냐는 둘째로 치더라도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 것일까?

 

아마 누구던지 의식주가 풍족하며 여유있는 삶을 누리며 가족이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소망일 것이지만 평범하게 살다보면 인간은 누구나 남들보다 더 낳은 삶을 살고 싶어한다. 남에게 군림하고 남을 마음대로 부리며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픈 것이 마슬로우가 주장하는 인간 욕구의 최종단계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현대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재물이 삶의 전반적인 면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재물을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의 것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데 평생을 다 바친다. 가족의 의식주는 물론 육아와 양육에 따르는 고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 사회다. 돈이 인간에 우선하고 인간사 모든 것에 우선하게 된 것은 자본주의사회가 가져다준 말기적 현상이다.

 

새벽부터 출근하는 강남의 빌딩 청소일을 하는 아줌마들이 버스를 타고 줄줄이 내려 빌딩숲으로 달려간다. 그 아줌마 중에는 해외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 땅을 밟은 교포들이 부지기 수다. 그러나 잘 사는 나라 한국의 아줌마들은 새벽부터 하는 힘들고 더러운 그런 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좀 산다는 나라 아줌마들이 저런 새벽일 그것도 청소일을 하려고 할 것인가? 대궐같은 큰 저택에서 홈드레스를 입고 베란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호수에서 피어 오르는 아침 물안개를 바라보며 고고함을 느껴야 하는 한국의 아줌마들이다. 남편이 출근하면 치장을 하고 각종 명품을 걸치고 친구들과의 모임에 나간다. 그럴싸한 외국식당이나 호텔 레스톨랑, 카페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카페, 찜질방, 맛사지, 미용실 등을 돌며 입방아를 찍기 바쁘다. 모임에는 서로 자랑과 시셈이 난무하는 가운데 속도 쓰리고 자기보다 더 잘 사는 친구에게는 상대적 소외감 내지 박탈감을 느낀다. 모임에서는 옷자랑, 가방자랑, 패물자랑, 남편자랑, 자식자랑, 시댁자랑을 하거나 흉을 보는 게 대부분이다. 자녀 출산, 양육, 사교육, 대학입시, 과외, 취업, 성형, 불륜, 결혼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한마디로 오늘날 서울 강남의 중산층 부인들의 삶이며 통상 지내는 일과다.

 

지금 우리시대는 사람들이 돈의 노예가 되어 자신의 삶이 송두리채 저당잡혀 살아가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돈이라면 충과 효는 물론 나라도 조상도 부모도 가족형제도 일가친척도 필요없다. 도덕과 윤리는 물론 양심과 예절이 사라지고 철학 등 인문학이 갈 길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돈의 노예가 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과연 배부르고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가 의문이다. 돈이 사람의 신분을 결정짓고 돈으로 치장한 외모에 모두가 허상에 빠진줄도 모르고 탐닉하고 있다. 돈이면 자존심도 양심도 버리고 신념과 의지도 사라진다. 인간은 보이지 않고 돈만 보이는 세상, 이런 세상이 과연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대인지 의문이다. 치열한 돈벌기 경쟁에서 지는 자는 노숙자가 되고 이기는 자는 값비싼 외제차에 호텔 레스토랑에서 양식을 먹으며 양귀비같은 젊은 애첩을 거느리고 밤을 즐기는 귀족이 되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 가난한 서민이 살아가기 너무나 힘든 시대, 가진자들의 천국이 바로 오늘의 현실이다. 옛날에는 가난해도 행복했지만 지금은 상대적 박탈감, 허탈감, 열등의식에 분노하며 배는 불러도 정신이 허탈하여 심신이 황폐화되어 가고 있다. 재물을 극복하고 인간성을 되찿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가 어디로 가던 역사는 쉬임없이 흘러갈 것이다. 우리도 그 역사의 한 흐름에 몸을 맡긴채 노예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삶은 윤택해졌고 편리해졌지만 정신적으로 황폐화되어 가고 있다. 지금 우리들의 삶이 반드시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민중들의 삶보다 더 낳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시의 민중은 육신은 피곤했지만 정신은 맑았고 가난했지만 행복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육신이나 정신이나 같이 무너져 가고 있다. 모두가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평등하고 공평한 세상, 정의가 살아있고 공정하며 도덕과 윤리가 바로서서 서로 존중하고 공경하며 다같이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는 천국같은 세상은 결코 오지 않는 것일까?